도서 소개
국내에 첫 소개되는 중국 저층문학 개척자 조정로의 대표 장편이자, 중국 내 출간 금지로 대만에서 발표된 문제작. 문화대혁명 당시 해방군이던 '나'는 죽은 줄 알았던 옛 전우를 만난 후, 당시의 투쟁과 첫사랑을 회상한다.
우파로 몰렸다 복권된 조반파 홍위병 '소명'의 일기는 그녀의 순수한 이념과 혁명에 대한 질문, 하향해 만난 농민들과의 삶과 교훈, 지식인 아버지의 최후를 추적하며 굴레에서 벗어나는 과정 등을 적고 있다. 투쟁과 사랑 사이에서 갈등하며 엇갈린 '나'와 '소명'은 세월이 흐른 후 문혁 시절을 어떻게 기억하고 있을까.
작가 조정로는 자신의 실제 체험에 기반하여 문화대혁명 당시 청년들의 고뇌를 사실적으로 그렸다. 기존의 문혁 서사가 외면한 조반의 과정을 세심한 심리 묘사로 파헤쳐 조반의 진상과 내면을 드러내고, 복잡한 시대의 흐름에 휩쓸렸지만 '혁명'과 '사회주의'의 의의를 성실하게 질문하며 역사와 마주하는 여주인공을 통해 오늘날 '민주'의 의미까지 환기시킨다.
출판사 리뷰
“우리 중 누구도 역사를 선택할 수는 없다.
그런데 정말 어떤 사람이 될 것인지도 선택할 수 없는 걸까?”
문화대혁명 당시 해방군이던 ‘나(조 간사)’는 죽은 줄 알았던 옛 전우 엽삼호를 우연히 만난 후, 당시의 투쟁과 첫사랑 소명을 회상한다. ‘동방홍공사’라는 T시 중학 조반 조직의 연락원인 소명은 아버지의 거짓 자백으로 인해 반우파로 몰려 비판받았던 경험이 있다. 소명에게 첫눈에 반한 조 간사는 소명의 과거를 알게 된 후 그녀를 돕고 싶어하고, 둘은 해방군 주둔지 뒷산에서 만나며 사랑을 키워 간다.
그러나 투쟁과 사랑 사이에서 갈등하며 자신이 품은 애정이 ‘소자산계급 부르주아’의 사상이라고 단정한 소명은 조 간사에게 이별을 고하고, 그녀의 복잡한 배경과 출신 성분에 갈등하던 조 간사도 소명이 하향을 결정한 후 만나러 왔을 때 피하고 만다. 훗날 소명이 보내 온 일기를 보며 자신을 기다린 그녀의 마음을 안 조 간사가 그녀를 찾아가지만, 두 사람의 인연은 또 다시 엇갈린다.
한편, 소명은 하향한 석문관 마을에서 농민들과의 생활을 시작한다. 소명을 비롯한 지식청년들은 농촌 생활을 통해 노동의 가치를 배워가고 농민들과 교류하며 혁명의 의미를 되새긴다. 그러던 중 줄곧 부정하고 원망했던 아버지의 부고를 접한 소명은 그의 죽음에 관한 진상을 파헤치게 되고, T시에서 새로운 진실과 마주한다.
문화대혁명의 고통스러운 내면과
인간의 상처까지 들여다 본 ‘기억의 투쟁’
오늘날 대다수의 한국인에게 문화대혁명은 홍위병으로 상징되는 희대의 집단 ‘광기’다. 모택동의 선동에 의해 문화예술과 유물을 파괴하고 폭력을 행사하며 지식인을 학대하는 홍위병의 비이성적인 모습은 문화대혁명의 원인과 목적을 가린 채 깊이 각인되어 있다. ‘문화대혁명’이라는 사건의 이름은 모두가 알지만 이토록 해석이 엇갈리고 오해가 뿌리박힌 역사는 드물다. 한마디로 규정하기 어려운 복잡하고 다층적인 이 사건에 대해 많은 연구와 후일담이 있지만, 문화대혁명을 직접 경험한 작가 조정로는 이 현상을 ‘전복을 두려워하는 지배계급의 은폐’로 규정한다.
“한국의 독자들에게 중국의 문화대혁명은 어떤 모습일까? 아마도 많은 중국의 젊은이와 마찬가지로 홍위병이 군복을 입고, 허리에 혁대를 차고, 입만 열면 욕을 하는 흉악무도한 사람이라 여기지 않을까? 지금 세계의 주류 미디어가 전파하는 문혁의 모습은 이런 것일 테다. 이러한 황당무계하고, 스스로 모순되며, 논리를 결여한 묘사들이 영원히 문화대혁명의 참모습을 은폐할 수는 없다. 전 세계의 통치자들은 이미 묵계를 형성해 문화대혁명을 성토하고 있다. 진정한 민주가 자본의 지구화에 이롭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문혁을 악마화하는 것이 그들의 공통 선택이 된 것이다.” (《민주 수업》 한국어판 서문 중)
《민주 수업》에 등장하는 다양한 인물은 문화대혁명이라는 역동적인 시대의 흐름 앞에서 고뇌하고, 휩쓸리고, 주저하고, 의심하는 불안한 인간의 내면을 있는 그대로 드러낸다. 좌파지지 무장부의 엘리트 군인인 화자 조 간사는 주변 상황을 객관적으로, 때로 냉소적으로 묘사하며 지극히 현실주의적 입장을 가진다. 조 간사가 존경해 마지않는 정치위원 강요가 점차 집착에 가까운 인물로 변모해가는 과정도 규정하기 어려운 문화대혁명의 성격을 대변한다. 이외에도 임표와 닮은 얼굴 때문에 웃지못할 고난을 겪는 군인 엽삼호, 체제에 순응하지 않는 길을 택한 지식인 류사리 등은 각자 다른 방식으로 혁명의 의미를 묻고 있다.
이는 소련 사회주의의 실패와 ‘위로부터의 혁명’의 한계를 고민한 작가 조정로의 이념과도 맞닿아 있다. 작가는 “돈을 확보하기 위해 권력을 확보해야 했고, 권력을 확보하기 위해 이질 분자를 타격해야 했으며, 이질 분자를 타격하기 위해 각종 정치 운동과 정치 역량을 빌려야 했”(378쪽)던 당시 논리를 소명의 입을 빌어 회고한다.
“1세대 혁명 참여자가 목숨을 걸고 타도
작가 소개
저자 : 조정로
1949년 상해 출생. 심천대학 문학원 교수를 역임한 1급 작가로, 상산하향, 군인, 노동자, 기관 간부 등을 경험했다. 지은 소설로 장편 《부패 지침서(貪污指南)》, 《이례적 다크호스(非典型黑馬)》, 《창망한 대지에 묻노니(問蒼茫)》, 《민주 수업(民主課)》, 중편 소설집 《네가 계속 걷고 있기만 한다면(只要還在走)》, 《조정로 중편소설정선(曹征路中篇小說精選)》, 《그곳(那兒)》, 《좋은 사람은 손 드세요(請好人手)》, 단편 소설집 《발단(開端)》, 《산 귀신(山鬼)》이 있고, 이론 저술로는 《신시기 소설예술 변천(新時期小說藝術流變)》이 있으며, 시나리오 《바람은 산들산들 분다(風兒輕輕吹)》, 《내 마음도 낭만적이야(我心也浪漫)》, TV 드라마 각본 《추락하는 나뭇잎(墜落的樹葉)》, 《조직부에 또 새 사람이 왔다(組織部又來了年輕人)》 등의 작품이 있다. 2013년 심천 해천출판사에서 《조정로 문집(曹征路文集)》이 총 7권으로 출간된 바 있다. 엄중한 사회 현실을 과감하게 작품 속에 반영하여, 중국 ‘저층(底層) 문학’ 의 개척자로 알려져 있다.
목차
한국어판 서문
제1장
제2장
제3장
제4장
제5장
제6장
제7장
제8장
제9장
제10장
제11장
작품 해설: 《민주 수업》 그 이후_(성근제 서울시립대학교 중국어문화학과 교수)
역자 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