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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 2
민음사 | 부모님 | 2006.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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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무지개』는 산업화 과정에서 도시로 편입되어 가는 농민들에 주목하고 있는 작품으로, 1840년경부터 20세기 초에 이르는 기간 동안 브랑윈 가의 삼대가 겪는 격동적 삶을 통해 당시 농민들의 삶을 그려내고 있다. 이때는 삶의 모든 면에서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났던 시기이다. 산업혁명이 사회적으로 더욱더 확고하게 자리 잡는 동시에 한층 더 발전하고, 그로 인한 부수적인 기술혁신―철도의 건설, 도시의 확대, 종교의 쇠퇴, 사회적 패러다임으로서의 과학의 정립, 교육의 발달과 같은-이 줄을 이었다.

『무지개』는 이러한 변화들을 직접적으로 다루는 대신, 인간의 의식과 감정, 특히 이런 변화들이 남녀 관계에 가져오는 내재적 영향을 탐구하고 있다. 그리하여 어슐라 브랑윈으로 대표되는 브랑윈 가의 마지막 3대째에 이르면, 근대적 의식의 출현을 보게 된다.

시골에서 농장을 경영하던 브랑윈 가는 삼대에 걸쳐 점차 도시로 이주하게 된다. 도시로의 이주는 곧 의식의 변화를 가져온다. 특히, 더 많은 교육을 받게 된 여성들은 평범한 농사꾼의 아내에서 자아실현을 추구하는 직업여성으로 발전해 간다. 이러한 자의식의 성장은 육체관계를 포함한 남녀 관계에서도 여성이 지배적인 역할을 하게끔 만든다. 대학을 졸업하고 초등학교 교사가 된 브랑윈 가의 손녀 어슐라는 최초의 현대적 여성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그녀는 원치 않았던 임신과 실연, 유산의 아픔을 차례로 겪는다. 어느 날 병상에서 창밖을 내다보던 그녀는 무지개를 발견한다. 구약성경에서 노아의 홍수가 지나간 후에 등장했던 무지개가 다시는 그러한 시련이 없으리라는 신의 암시였던 것처럼, 갖은 시련을 겪은 어슐라의 눈앞에 나타난 무지개 또한 앞으로 그녀의 앞날에 희망이 가득할 것임을 암시하고 있다.

  출판사 리뷰

로렌스의 동소체(同素體)적 세계관

로렌스는 브랑윈 가 사람들이 마시 농장의 자족하는 삶으로부터 복잡하고 다양한 문명사회의 삶으로 옮겨 가면서 나타나는 삶의 변화 과정을 우주적 관점에서 묘사하고 있다. 소설의 첫머리에 나오는 마시 농장에 대한 묘사는 인간과 자연이 똑같은 맥박으로 숨 쉬고 융합하는 상태를 보여준다. 로렌스의 인간관에 의하면, 인간은 우주 속에 외떨어진 문명의 고아가 아니다. 인간답게 산다는 것은 커다란 인간 문명의 체계인 사회라는 곳에 잘 순응하는 것이 아니라 보다 근원적인 요소와 합일하는 데서 얻어진다. 로렌스는 이러한 상태를 ‘동소체적(allotropic)’이라는 단어로 규정했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다른 작가들은 흑연이나 다이아몬드를 묘사하지만 그는 이들의 공통 원소인 탄소를 묘사한다. 인간에게는 불변하는 동소체적 ‘에고(ego)’가 있고, 이 에고에 의한 행위에는 개인적 차원의 개성을 뛰어넘는 근원적인 에너지가 들어 있다. 로렌스는 이러한 인간의 행태를 의식(ritual)의 차원으로까지 끌어올려 평범한 인간사에 항구적이고 우주적인 의미를 부여했다.

그 구체적인 예는 『무지개』의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안정되고 풍족한 농촌 생활을 즐기던 노년기의 톰 브랑윈은 읍내에 일을 보러 갔다가, 억수같이 쏟아지는 빗속에서 칠흑같이 어두운 시골 밤길을 지나 귀가하게 된다. 물바다를 헤치며 터벅터벅 걷는 말에 몸을 맡긴 톰은 노아의 홍수를 여러 번 언급한다. 인간 사회의 필연적인 순화 과정이었던 노아의 홍수는 일개인의 차원에 국한된 사건이 아니라 우주적 질서와 직결되는 것이었다. 그러므로 마시 농장 인근의 둑이 무너지면서 쏟아져 나온 급류에 휩쓸려 익사하는 톰의 죽음은 한 인간의 소멸이 아닌, 낡은 것이 새것으로 교체되는 섭리의 일환으로 읽힌다. 톰은 불가항력적으로 삶의 현장에서 퇴진할 수밖에 없는 인물이므로, 그의 익사는 대자연의 섭리에 따른 우주적 의미를 갖는 것이다.

상징성을 내포한 ‘비인성적’ 장면의 극치는 어슐라가 말 떼에게 쫓기는 장면과 무지개를 보는 장면이다. 어슐라는 스크레벤스키와 단교한 후 자신이 임신한 것을 알고는, 자아실현이라는 목표를 접어둔 채 평생을 평범하게 살기로 결심한다. 그녀는 스크레벤스키에게 자신의 ‘오만한’ 잘못을 용서하고 결혼해 주기를 간청하는 편지를 쓴다. 그러나 그녀의 마음은 편안해지거나 가벼워지기는커녕 오히려 무기력한 좌절감에 빠진다. 이러한 상태에서 답답한 집 안을 뛰쳐나가 비를 맞으며 들판을 걷던 그녀는 말 떼와 맞닥뜨리게 된다. 말은 예로부터 원초적인 생명력과 본능을 상징하는 동물로 간주되어 왔다. 그러므로 어슐라가 말 떼에게 쫓기는 것은 그녀의 의식 밑바닥에 짓눌려 있던 본능적 자아의 폭발적인 표출이라 할 수 있다. 그녀는 말 떼에게 짓밟히는 것을 겨우 모면하고 집으로 돌아온 후 오랫동안 고열에 시달리던 중에 유산을 하게 된다.

병에서 회복한 어슐라는 자신 속에 있던 잡다한 뭇 요소들이 정화되고, 자신이 새로이 거듭났음을 느낀다. 이러한 때에 그녀는 더러운 동네 지붕 위에 비껴 뜬 무지개를 보게 된다. 이것은 자연현상을 통해 어슐라의 앞날에 대한 전망을 단적으로 드러내 주는 비인성적 묘사라 하겠다. 무지개의 은유는 창세기에서 빌려 온 것으로, 하느님은 홍수로 악한 인간과 생물 들을 멸망시킨 후 다시는 인간을 그런 식으로 멸망시키지 않겠다는 언약의 표시로서 노아에게 무지개를 보여주었다. 노아의 홍수에 비유된 마시 농장의 홍수로 인해 할아버지 톰은 익사했지만 손녀인 어슐라는 여러 시련 끝에 무지개를 봄으로써 그녀의 앞날이 희망으로 충만할 것임을 시사한다.

로렌스에 따르면 예술 창작은 종교적인 관점에서 인간 세상에 질서를 부여하는 행위이다. 그래서 그는 그리스신화와 의식, 혹은 성서적 요소들을 작품 속에 수없이 차용했다. 신화와 종교는 하나의 개인이 절대적인 존재나 힘과 관계를 맺어, 구체적으로는 일개의 인간으로 존재하면서도 근원적으로는 절대적인 존재의 일부가 되어 합일의 조화를 이루는 양상을 제식으로 표현하게 한다. 바로 이러한 종교적 차원에서 로렌스는 인간을 판에 박힌 사회적 존재로서보다는 사회와 인간의 테두리를 벗어나 우주적인 생명력과 합일하는, 우주의 동소체적 존재로 파악했던 것이다.

추천평

각각의 삶은 독립적이지만 그 안에는 하나의 연속적인 흐름이 있다. 그것은 세대가 교체될 때마다 각각의 삶 속에서 다시 한번 새롭게 시작되며 지속된다. 이러한 관념을 환상적으로 실현함에 있어 『무지개』보다 더 설득력 있게 제시한 작품은 없다. ―F. R. 리비스(문학평론가)

로렌스는 일상적 경험의 숨어 있는 본질을 끌어내는 천재성을 가지고 있다.
―아나이스 닌(소설가)

대담하고 탁월하다. 무모할 정도로 야심적이고 열정적인 작품.
―《인디펜던트》

  작가 소개

저자 : 데이비드 허버트 로렌스
『채털리 부인의 사랑』의 저자 데이비드 허버트 로렌스는 영국 소설가이다. 1885년 노팅엄셔의 이스트우드에서 광부인 아서 존과 교사이자 시인이었던 리디아 로렌스의 넷째 아들로 태어났다. 약한 몸과 가난한 성장 환경에도 불구하고 1898년 장학생으로 노팅엄 고등학교에 입학했고, 졸업 후에는 회사의 서기와 초등학교 임시 교사를 거쳐 21세에 노팅엄의 유니버시티 칼리지에 진학했다. 1908년 이스트우드를 떠나 크로이든의 데이비드슨로드 학교에서 교편을 잡았다. 교사 생활 중에도 틈틈이 시와 단편소설을 썼다.

첫 번째 소설 『하얀 공작』이 1911년에 출간되었으나 이 시기에 폐렴에 걸린 이후 평생 동안 폐질환으로 고통을 받았다. 1912년 그가 공부했던 노팅엄셔 칼리지 교수의 부인이자 여섯 살 연상의 독일인 여인 프리다 위클리와 사랑에 빠져 함께 독일과 이탈리아를 여행하고 1914년 영국으로 돌아와 결혼식을 올렸다. 1913년 『아들과 연인』을 출간했고 1915년에 출판한 『무지개』가 노골적인 성(性) 묘사를 이유로 발매가 금지되면서 1917년에 완성한 『사랑하는 여인들』도 이후 3년간 출판사를 찾지 못해 애를 먹었다. 1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유럽 전역과 오스트레일리아, 미국, 멕시코 등지를 여행했고, 1922년에 『아론의 지팡이』, 1923년에는 『여우』, 『대위의 인형』, 『무당벌레』가 출판되었다. 1924년 아버지가 사망하고 프리다와 함께 멕시코에서 지내는 동안 말라리아와 이질에 걸려 거의 죽을 뻔한 고비를 넘긴 후 다시 폐결핵 진단을 받았다.

1928년 로렌스는 이탈리아 피렌체의 한 출판사에서 『채털리 부인의 사랑』을 자비로 펴냈다. 영어를 모르는 이탈리아 조판공은 이 소설이 섹스에 관한 것이라는 설명을 듣고 '그런 건 매일 하는 게 아닌가'라고 말했다고 한다. 초판 100부를 찍은 후 로렌스는 이 책을 가까운 친구들에게 2파운드씩 받고 팔았다. 그러나 점차 입에서 입으로 소문이 퍼지자 수요와 공급에 문제가 생겼고, 이 때 해적판 출판업자들이 해결사로 나섰다. 런던뿐만 아니라 대서양 건너 뉴욕에서도 해적판 『채털리 부인의 사랑』이 15달러에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갔다. 단속을 나온 경관에게 이 책을 선물로 주고 무마했다는 서점 주인도 있을 정도였다.

1925년에 유럽으로 돌아온 이후에는 주로 이탈리아와 프랑스에서 지냈다. 여러 번의 수정을 거쳐 1928년에 제3판이 완성된 그의 마지막 소설 『채털리 부인의 연인』은 완성 직후 이탈리아에서 자비로 출판하여 친구들을 통해 배포했지만 많은 부수가 미국과 영국에서 행정당국에 의해 몰수되었고, 영국에서는 외설 시비로 인해 오랜 재판을 거친 후 1960년에야 비로소 최초의 무삭제판이 펭귄 출판사에서 출간되었다. 1930년 폐결핵으로 프랑스 남부의 방스에서 44세의 나이로 숨을 거두었다.

역자 : 김정매
이화여자대학교 영문과를 졸업하고 미국 조지아 주립대학교에서 석사 학위, 고려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하버드 대학교와 에머리 대학교 연구 교수, 이스턴 워싱턴 대학교 교환교수, UCLA 풀브라이트 연구 교수를 역임하였다. 한국 영미문학 페미니즘학회 회장, 한국 아메리카학회 회장, 한국 로렌스학회 회장을 역임하였으며, 현재 동국대학교 영문과 명예교수이다. 저서로 Themes and Techniques in the Novellas of D. H. Lawrence(Seoul: Korea University), 『어둠의 불꽃―로렌스 문학 연구』, 『한국에서의 로렌스 수용: 서지학적 연구』, 『페미니즘 소설 읽기』, 역서로 『로렌스 시선집』 등이 있다.

  목차

제10장 넓어져가는 세계
제11장 첫사랑
제12장 수치
제13장 남성의 세계
제14장 넓어져가는 세계
제15장 환희의 쓴맛
제16장 첫사랑

작품해설
옮긴이의 말
작가 연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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