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파란시선 16권. 박순원의 네 번째 시집. 박순원 시인은 충청북도 청주에서 출생했으며, 2005년 「서정시학」을 통해 시인으로 등단했다. 시집으로 <아무나 사랑하지 않겠다> <주먹이 운다> <그런데 그런데>가 있다. 시집 <에르고스테롤>은 총 4부로 구성되었다.
출판사 리뷰
남들은 장난인 줄 알지만박순원 시인의 네 번째 신작 시집 <에르고스테롤>이 2017년 11월 10일, ‘(주)함께하는출판그룹파란’에서 발간되었다. 박순원 시인은 충청북도 청주에서 출생했으며, 2005년 <서정시학>을 통해 시인으로 등단했다. 시집으로 <아무나 사랑하지 않겠다> <주먹이 운다> <그런데 그런데>가 있다.
“남들은 장난인 줄 알지만”(나는 바로) 나는 애국가를 “따라 부를 때마다” “몸에 애국의 기운이 퍼진다”.(애국가를 들을 때마다) 그러나 이미 “나는 정치적으로 파산하였다 재기할 길이 없다”.(파산) 그러거나 말거나 나는 ‘분홍당’을 만들겠다. ‘분홍당’을 만들어 “지조도 의리도 신념도 개념도 없는 당원들과 닐리리야” 미친 듯이 “노래 부르고 춤추고 비틀거리겠다”.(녹색당) 그리하여 나는 “이 세상의 모든 惡을 없애고 소탕하고 뿌리뽑겠다”.(惡-樂) “남들은 장난인 줄 알지만” “나는 오늘 하루 종일 컴퓨터로 마작 게임을 했다 여덟 시간 반 동안 딸깍딸깍 패를 맞추고 생각대로 안 되면 다시 하고 두유에 빨대를 꽂아 입에 물고”.(부처님 오신 날) 고백하건대 “남들은 장난인 줄 알지만” “이 정도면 나도 쓰겠다 싶어서 시를 쓰기 시작했다 온몸으로 쓰기 시작했다”.(김수영 시를 보고) “소녀시대 걸스데이 아이유 티아라 인간 암컷이라면 사족을 못 쓰는”(어쩌다 마주친) “나는 피부는 그대로 두고” “안쪽을 통째로 바꿀 수 있다”.(나는 바로) “남들은 장난인 줄 알지만” “나는 불의를 보면 마음속으로 인 자를 세 번” 쓴다.(바다 5) “이번에는 사람의 가죽이었다 태어나 보니”.(가죽) “내 몸의 삼 할은 라면이다 나머지는 밥 떡 술 고기 나물 김치 등등 갖은 양념 빵 아이스크림 약간 커피 담배 연기도 내 몸속으로 들어갔다”.(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 “남들은 장난인 줄 알지만” 나는 “제법” “시인 흉내를 낸다”.(두텁게 두텁게) 내가 만약 일제시대에 태어났더라면 “나는 친일을 했을 것이다 아니 친일할 기회가 없어서 기회가 오기만을 기다렸을 것이다”.(밝은 달은 우리 가슴 일편단심) “남들은 장난인 줄 알지만” “내가 죽을 경우 살아남을 경우 다칠 경우 수술할 경우 입원할 경우 모든 경우 경우의 수를 대비해서 치아보험 임플란트보험도 들고 천재지변에도 보상해 주는 자동차보험도 따로 들고 사나이 한 목숨 죽을 때 죽더라도”(나는 한때) 나는 “중복 세력이다”. “남들은 장난인 줄 알지만” “나는 중복이 정확하게 거듭되는 것들이 우리를 구원할 수 있다고 믿는다 그러니까 나는 골수 중복 세력이다”.(나는 거듭거듭) “정권에 빌붙지도 못 하고 저항도 못 하고”.(언젠간 가겠지 푸르른 이 청춘) “나는 브르통이 아니지만” “초현실주의자 행세를 한다”.(나는 브르통이 아니지만) 물론 “현실에서는 일찌감치 결혼도 했고 그 후 순서대로 아들 하나 딸 하나가 생겼다”. “남들은 장난인 줄 알지만” “정말 꿈같은 일이 일어난 것이다”.(저 순해 빠진 기쁨과는 다른 어떤 것) 나는 가끔 “우라 우라” “미국 노래를 부르다” “혀가 말리기도” 한다.(ㄹ) “남들은 장난인 줄 알지만” 나는 “내 시집을 내 돈을 주고 사기도 한다”.(비약 삐약삐약) 그러니 “남들은 장난인 줄 알지만” 나는 “표절을 하겠다 대놓고 제목부터 표절을 하겠다”.(자꾸만 바라보면 미워지겠지) 나는 “누가 박순원인지는 잘 모르겠다 그리고 또 내가 알지 못하는 박순원 박순원들 나도 이 세상의 다종다양한 박순원 중의 한 사람으로서 내가 박순원이라는 것을 한시도 잊은 적이 없다”.(지구는 둥그니까) 어쨌든 “나는 지금 오징어에 대해 쓰려고 한다”.(오, 징어 징어) “다른 사람들이 내가 깨달음을 얻었다는 것을 눈치 채지 못하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깨달음을 얻었을 때) “남들은 장난인 줄 알지만” “매니저도 소속사도 없이 밥 먹는 연기를 한다 출근하는 연기를 하고 출근해서도 연기를 한다”. “전체적인 흐름도 모르고 리허설도 없이 그때그때 애드립으로”.(각본도 연출도 없이) “남들은 장난인 줄 알지만” 이 모든 게 “나트륨 때문이다”. “나트륨 섭취를 줄이면” “곧 좋아질 것이다”.(시인의 말) “남들은 장난인 줄 알지만” 나는 “목숨을 걸었다”.(비약 삐약삐약)
녹색당분홍당 나는 분홍 빛깔로 당을 만들겠다 온 세상을 녹색으로 물들이려는 세력들을 저지하겠다 분홍 빛깔 당을 만들겠다 분홍이라면 귀천을 가리지 않고 함께하겠다 검은 색깔 또는 다른 색깔이 더러더러 섞인 분홍이라도 다 받아 주겠다 연분홍 꽃분홍 진분홍 우리는 분홍만큼 누리고 분홍만큼 참여하겠다 분홍의 몫을 주장하겠다 활짝 피고 분분분 날리기도 하고 우리 대표를 정치판으로 보내 노래 부르고 춤추고 비틀거리겠다 어여쁘고 가냘프고 소심하고 수줍은 정관을 작성하고 지조도 의리도 신념도 개념도 없는 당원들과 닐리리야 전당대회를 대회장 한가운데에서는 연분홍 치마 미친년이 널을 뛰고 미국에서 핑크빛 무드를 초청하고 의석 딱 한 개를 확보해서 녹색 의사당 한 귀퉁이에 하늘하늘 분홍 점 하나 ***
밝은 달은 우리 가슴 일편단심1
일제시대 태어났더라면 나는 친일을 했을 것이다 아니 친일할 기회가 없어서 기회가 오기만을 기다렸을 것이다 어떻게 하면 출세를 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돈을 벌 수 있을까 일본 사람한테 잘 보여 한몫 잡을 수 없을까 아니면 일본 사람한테 잘 보여 한몫 잡은 사람한테 잘 보여 조그만 몫이라도 챙길 수 없을까 일본이 망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지하에서 은밀히 떠도는 독립운동 독립투사 임시정부 이야기 따위야 현실감 없는 먼 나라 딴 나라 이야기로 귓등으로 흘리며 현실에 충실하고자 했을 것이다 총독부에 다니는 사람 은행에 다니는 사람들을 부러워했을 것이다 일본어가 유창하지 못해서 스트레스를 받았을 것이다 자동차를 타 보고 싶었을 것이다 청요리를 먹고 싶었을 것이다 신사참배하러 가는 긴 줄 속에 있었을 것이다
2
여기는 무궁화 삼천리
화려강산 나는 한밤중에
카드를 긋는다 내리긋는다
남산 위의 저 소나무가
철갑을 두른 듯 나를
지켜 줄 것이다 내일 아침에도
바람 소리는 불변할 것이다
한밤중에 나는 카드를 긋고
찌릭찌릭 혓바닥처럼 올라오는
계산서에 날아갈 듯 사인을 하고
마지막 장을 떼어 꼬깃꼬깃
호주머니에 쑤셔 넣고 택시를
잡아탄다 무궁화 삼천리 화려강산
나는 택시를 타고 강남으로
갔다가 다른 택시로 갈아타고
청주로 간다 통행료 만 원은
현찰로 내고 택시비 십이만 원은
또 카드로 긋는다 별일
없을 것이다 대한 사람 대한으로
이 정도쯤이야 음냐음냐
한동안만 죽은 듯이 살면 ***
작가 소개
저자 : 박순원
충청북도 청주에서 출생했다. 2005년 <서정시학>을 통해 시인으로 등단했다. 시집으로 <아무나 사랑하지 않겠다> <주먹이 운다> <그런데 그런데>가 있다.
목차
시인의 말
제1부
녹색당 13
밝은 달은 우리 가슴 일편단심 14
따라서 17
비약 삐약삐약 18
일곱 시간 20
컬러 TV 시대가 열렸는데 21
금년에 봄은 어떻게 왔는가? 24
나는 거듭거듭 26
애국가를 들을 때마다 28
언젠간 가겠지 푸르른 이 청춘 29
욕실에서 32
제2부
나에게는 일장일단이 있다 35
스테인레스 스틸 36
어디쯤 가고 있을까 38
지구는 둥그니까 40
영화를 보았을 뿐인데 41
두텁게 두텁게 42
가죽 44
부탁 45
바울의 청바지 46
토끼풀 48
바다 5 49
튤립 50
톨 51
기타 등등 52
惡-樂 53
포동포동 54
제3부
양떼구름 59
나는 새록새록 60
깨달음을 얻었을 때 61
임직원 일동 62
믿음이 약한 자들 63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 64
어쩌다 마주친 66
비유 68
돼지 70
일송정 푸른 솔 71
플라스틱 72
오, 징어 징어 73
병아리 떼 쫑쫑쫑 74
ㄹ 75
제4부
파산 79
배꼽 80
각본도 연출도 없이 82
김수영 시를 보고 83
이른 아침 84
나는 브르통이 아니지만 85
나는 바로 86
부처님 오신 날 88
저 순해 빠진 기쁨과는 다른 어떤 것 89
시 쓰는 노예 90
나는 한때 92
자꾸만 바라보면 미워지겠지 93
달라이 낙타 94
눈.비 95
해설
장철환 일상의 분발과 불발된 침묵 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