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정신장애 자녀를 둔 가족의 아픔과 상처를 회복해가는 이야기. 정신건강사회복지사인 저자가 ‘영혼을 살리는 삶’이라는 인생의 사명을 실천하기 위해 정신장애 자녀를 둔 가족과 상담한 사례를 만날 수 있다. 저자가 자신의 아픈 과거를 되돌아보는 것에서부터 회복의 실마리를 찾은 것처럼 정신장애 자녀로 인해 오랜 기간 고통을 받은 가족의 아픔과 상처가 회복되는 과정을 담담히 들려주고 있다. 인생의 숲과 같은 이들의 삶을 통해 마음에 위로와 힘을 얻기를 기대한다.
출판사 리뷰
환자만큼 도움이 필요한 가족
“현장에서 일을 하면서 안타까웠던 부분이 가족이 정신장애인의 가장 큰 지지체계임에도 불구하고 정신장애 가족들의 힘이 너무 약하고 지쳐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저자 한지연은 12년째 정신재활시설 송국클럽하우스에서 정신장애인을 위해 일하고 있는 정신건강사회복지사이다. 그런데 10년 넘게 일을 하면서 관심을 기울이게 된 것이 환자만큼 도움이 필요한 가족을 상담하는 것이다. 환자가 가장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존재가 가족이지만 병이 길어지고 완치의 희망이 옅어질수록 가족이 겪는 어려움도 감내할 수준을 넘어서기 때문이다.
저자는 정신장애 자녀를 둔 가족을 상담하기 시작해 마침내 가족들의 자조모임인 송국가디언클업을 창단할 수 있도록 도움으로써 가족들의 아픔과 상처를 회복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인생의 숲을 거닐다》에는 저자가 정신장애 자녀를 둔 가족에게 관심을 가지게 된 사연에서부터 현재 정신장애 자녀를 둔 6명의 어머니가 고백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우리가 이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 까닭에 가슴 아픈 이들의 사연에 공감해 우리 사회가 정신장애 자녀를 둔 가족에게 도움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할 필요도 있지만, 모든 사람이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라도 각자 가지고 있는 상처와 아픔을 회복할 수 있는 실마리를 찾을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부모와의 정서적 빚잔치
“주체적인 나로 살아가기 위해 반드시 밟아야 할 첫 단계가 바로 나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를 아는 것 그리고 부모에게 받은 정서적인 빚(사랑, 인정, 용서)을 정산하고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시간을 갖는 것임을 알게 되었다.”
저자는 정신건강사회복지사가 되기 위한 수련과정 이후에도 현장에서 일하면서 지속적으로 상담이론을 배웠는데, 대상관계이론을 배우게 되면서 아픔과 상처를 회복할 수 있는 실마리를 찾게 되었다.
그것을 실천하기 위해 돌아가신 엄마와 빚잔치를 하려고 이모와 할머니를 만난다. 저자가 남에게 공개하기 꺼려할 만한 자신의 아픈 과거를 이렇게 공개하는 것은 자신이 부모와의 정서적 빚잔치를 통해 변화하는 과정을 보여주기 위함이다.
애잔하지만 변화의 힘이 있는 이 경험담을 통해 우리도 정서적 성장의 한계가 되는 부모와의 정서적 빚잔치를 할 수 있다. 그리고 저자의 경험이 정신장애 자녀를 둔 가족에게 적용되었을 때 어떻게 회복을 가능하게 하는지 구체적인 사례로 만나볼 수 있다.
나 죽은 후에
“기찻길 옆에 있는 두 칸 된 낡은 집에서 노총각 아들과 단둘이 살고 있던 어머니는 집이 누추하다며 절대 집에 오는 걸 결사반대했지만 서로를 의지하며 살아가는 어머니와 아들의 모습이 보기 좋았다.”
정신장애 자녀를 둔 가족이 겪는 어려움은 한두 가지가 아니지만 가장 큰 두려움은 결국 홀로 남겨질 자녀의 미래다. 다양한 노력을 통해 증상을 완화시키고 병원과 재활기관에서 제공하는 프로그램에 충실히 참여하는 자녀를 볼 때 안도하지만, 만약 자녀가 홀로 남겨진다면 그것을 지속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는 것이다.
우리가 《인생의 숲을 거닐다》를 읽어야 할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단순히 아픔과 상처를 회복한 휴먼 스토리에 공감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정신장애 자녀를 둔 가족의 고통에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기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기 때문이다.
저자 한지연이 이 책의 마지막을 ‘오늘도 꿈과 희망의 노랫소리에 맞춰 인생의 숲을 거닌다’라고 맺듯이 독자도 애잔하지만 희망을 자아내는 이야기를 통해 이 사회가 좀 더 따뜻해지는 계기를 만들 수 있기를 기대한다. 이 책의 판매수익금은 정신장애인의 가족을 위한 사업에 전액 사용된다.
나는 꽤 긴 시간을 돌아 지금의 나를 만나게 되었다. 인생의 숲을 거닐며 내가 깨달은 것은 ‘나는 소중한 존재’라는 사실이었다.
지난날 나는 나 자신을 사랑하지 못해 온전히 사랑을 받지도 못했고 사랑을 주지도 못했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이 나의 선택과 결단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탓으로 돌리고 원망한 것이 문제였다. ‘내가 이런 환경이었기 때문에’, ‘나에게는 엄마가 없기 때문에’, ‘사람들이 나를 사랑해주지 않기 때문에’라는 변명과 핑계로 나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지 못했고 인정하지 못했다.
하지만 인생의 주인은 나이고 내가 선택하고 결단할 수 있는 힘이 있다는 것을 너무 늦게 깨달았다. 그리고 그렇게 하지 못한 나 자신을 돌아보고 깊이 반성하게 되었다. 그리고 지금의 나는 이 모든 것이 내가 만든 상황, 내가 판단하고 행동한 결과라는 것을 받아들이게 되었다. 가시 돋친 말과 행동으로 나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고 아픔을 줬던 지난날을 되돌아보며 그들에게 내가 준 상처에 대한 용서를 구하고 나 자신과의 진정한 화해를 하게 되면서 내 마음에 진정한 자유와 회복을 찾게 되었다.
할머니를 하나님의 품에 보내드리고 내려오는 길에 그동안 나의 뿌리를 찾는 과정을 떠올려봤다. 처음에는 빚잔치를 위해 용기 내는 것이 쉽지 않았지만 하나하나 나를 알아가는 과정 속에 마음속에 쌓아둔 숙제가 점점 해결되어감을 느낄 수 있었다. 나를 온전히 알기 전까지 나의 존재를 인정하고 사랑하지 못했지만 나를 알아갈수록 나는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의 사랑과 축복 그리고 기도를 통해 자라고 성장해온 소중한 사람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내가 알지 못했을 뿐이지 나를 기억하고 있고 그리워했던 사람들의 기도와 눈물로 나는 그렇게 사랑의 빚을 지고 있었다. 하지만 그 사랑을 너무 늦게 깨닫았다. 그리고 많은 시간을 원망과 미움으로 마음의 벽을 세운 채 그 속에 갇힌 모습으로 비뚤게 세상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동안 내가 느끼고 생각한 것이 나의 왜곡된 사고에서 비롯된 생각이었을 인식하자 그동안 나를 가둬둔 갑갑하고 어두웠던 암실에서 벗어나 자유롭고 밝은 세상이 나를 마주함이 느껴졌다. 나 자신을 온전히 인정하고 바라보는 세상은 이전과는 달랐다.
“아들이 갑자기 고등학교 때 수능치고 나서 담임선생님도 체크를 잘못한 거 아니냐고 할 정도로 점수가 나오지 않았어. 그리고 평소에도 말썽이 있고 문제가 있는 아이가 아니니깐 선생님도 우리 아들의 변화나 이상한 점을 미리 파악하지를 못했지. 그런데 그때부터 조금 그런 병이 일어났던 것 같애. 담임선생님도 말하는데 애가 말을 잘 안 하잖아요. 담임선생님도 문제가 있으면 신경을 썼을 텐데 미안하다고 하더라고. 그러고는 혹시 자폐는 아닌가, 하더라고. 애가 너무 말을 안 하고 혼자 멍하니 있다고 하면서.
사실 아들이 워낙 어릴 때부터 말이 없었어요. 늘 조용하니깐 그냥 성격인가보다 싶었죠. (중략) 대학교 다니면서도 증상이 계속 진행이 되었던 거죠. 사실 그때는 심각한 병인 줄도 몰라서 병원에는 안 가면서 괜찮아지려니 생각했지. 그런데 아들이 가족들하고 밥을 안 먹고, 방에 들어가면 문을 닫고 안 나와. 밥을 해놓고 늘 자리를 비켜주고 그런 생활이 지속되었고. 이상하다고 생각했는데 사춘기 때문일 거라고 생각했지 정신과 문제라고는 전혀 생각을 안 했고 몰랐지. 수능에서 워낙 점수가 안 나와서 본인이 원하는 대학에 못 가서 저러러니 사춘기려니. 복합적으로 스트레스로 인한 증상이겠거니. 괜찮아지겠지라고 생각했어. 그런데 대학교 1학년 말쯤 군복무 영장이 나오니 본인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더 이상 안되겠다 싶어서 병원에 가보게 되었지.”
작가 소개
저자 : 한지연
지역사회가 좋아 12년째 정신재활시설 송국클럽하우스에서 정신장애인을 위해 일하고 있는 그는 정신건강사회복지사이다. 학부에서 사회복지학, 대학원에서 사회복지 석사를 취득했다.‘영혼을 살리는 삶’을 인생의 사명으로 삼고 지역의 소외되고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위해서 무엇보다 자신의 삶을 성찰하는 것이 우선 되어야 한다는 철학을 가지고 있다. 회복, 성장, 자연을 좋아하며, 모든 사람은소중한 존재라는 가치를 가지고 개인의 강점과 가능성을 발견하는 데 보람을 느낀다.정신장애인이 지역주민과 어울려 사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글과 연구를 지속해나가는 것이 삶의 목표이다
목차
프롤로그
1. 숲, 나를 찾다
01 삶을 배우다
02 오월의 계절
03 뿌리를 찾다
04 화해와 용서
05 성장의 기쁨
2. 숲, 생명을 품다
01 기다림의 씨앗
02 흔들리며 피는 꽃
03 가시덩굴에 핀 사랑
04 열매에 숨겨진 비밀
05 아낌없이 주는 나무
06 인생의 계절
에필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