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그린비 교양만화 깜빡역사 시리즈. 인종주의라는 편협한 사고에 빠지지 않기 위해 부모와 자녀가 함께 읽어야 할 다문화 시대의 필독서이다. 만화로 그려졌기 때문에 아시아의 다양한 사건에 대해 술술 이해가 될 것이며, 자연히 우리가 갖고 있던 고정관념들도 어느 순간 사라질 것이다.
특히 <아시아의 기억을 걷다>, <아시아의 오늘을 걷다>의 작가 유재현의 냉철한 판단이 더해져 아시아가 핍박받게 된 이유, 서양 제국주의의 침탈, 열강 간의 분쟁과 합종연횡 등 다양한 역사적 판단기준을 학습할 수 있을 것이다.
1권에서는 아시아가 세계의 문명을 주도하고 있었을 당시의 역사적 장면들을 보여 주고, 2권에서는 세계대전이라는 소용돌이 속에서 아시아가 경험하게 되는 부침을 그리고 있다. 3권에서는 베트남, 캄보디아, 라오스 인도차이나 3국의 세계대전 이후의 역사가 펼쳐진다.
출판사 리뷰
다문화 시대의 필독서,
아시아의 역사를 만화로 만난다!
―교과서가 깜빡한 아시아의 근대사 요목조목 살펴보기
2009년 여름, 성공회대 연구교수 인도인 보노짓 후세인은 버스 안에서 한국 남자로부터 “더럽다”, “냄새 난다” 등의 인종차별적 폭언을 듣게 된다. 후세인 교수는 한국 남자를 모욕 혐의로 고소했고 재판부는 그에게 벌금 100만원을 내리면서 유죄를 인정했다. 이 사건은 국내 사법사상 인종차별적 발언을 유죄로 인정한 첫 사례이지만, 대량 학살이나 전쟁이 아니더라도 일상적인 아시아의 비극이 여전히 계속되고 있는 것을 확인해 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후세인 교수를 비롯해 한국에 들어와 살고 있는 외국인 수는 120만 명. 이미 우리는 다문화 사회에서 살고 있다. 그러나 후세인 교수의 경험을 통해 알 수 있듯이 의식적인 면에서 아직 우리는 다문화 시대에 살고 있지 못하다. 우리는 일본과 우리나라를 제외한 거의 모든 아시아 국가들에 대해 세계의 변방, 못 사는 나라들, 열등한 민족이라는 편견을 떨쳐 버리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은 우리의 이웃이며, 우리와 같은 아픔을 겪은 나라이며, 또 우리처럼 민주화를 위해 힘쓰고 있는 민족이다. 세계의 거리가 좁혀지고 있는 만큼 이제 우리도 이들 아시아에 대한 인식의 거리를 좁힐 필요가 있다.
고소 이후 한 잡지와의 인터뷰에서 후세인 교수는 인종주의는 학습과 사회화를 통해 습득되는 것이라며 아이들에게 미국이나 유럽뿐 아니라 아시아나 아프리카의 사회와 문화에 대한 교육도 확대해 주기를 당부했다. 또한 아이들이 외국인을 대하는 태도는 부모로부터 배우는 것이라며 부모들이 먼저 인종차별에 대해 인식을 하고 있어야 한다고도 했다.
아시아 르포르타주 작가와 만화운동 1세대의 만남
'교과서가 깜빡한 아시아 역사'는 이런 후세인 교수의 문제 제기와 동일한 문제의식 아래 탄생했다. 그린비출판사가 처음으로 펴내는 교양만화인 이 시리즈는 전 5권을 목표로 이번에 1차분 3권 ― 1권 아시아 문명의 몰락 과정, 2권 세계대전 시기의 아시아, 3권 독립 과정의 상흔(인도차이나를 대표로 해서) ― 을 선보인다. 인종주의라는 편협한 사고에 빠지지 않기 위해 부모와 자녀가 함께 읽어야 할 다문화 시대의 필독서이다. 만화로 그려졌기 때문에 아시아의 다양한 사건에 대해 술술 이해가 될 것이며, 자연히 우리가 갖고 있던 고정관념들도 어느 순간 사라질 것이다.
특히 아시아를 발로 뛰며 그들의 삶에 대해 질문을 던져 온 작가 유재현(그는 이미 아시아 각지를 여행하며 '아시아의 기억을 걷다', '아시아의 오늘을 걷다', '메콩의 슬픈 그림자, 인도차이나' 등 무려 6권의 아시아 책을 낸 르포르타주 작가이다)의 냉철한 판단이 더해져 아시아가 핍박받게 된 이유, 서양 제국주의의 침탈, 열강 간의 분쟁과 합종연횡 등 다양한 역사적 판단기준을 학습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림을 그린 김주형은 한국 만화운동 제1세대로서 1980년대 만화운동을 주도한 <두렁>의 창립동인이다. 작가 유재현과는 동남아시아를 함께 여행한 후 열대과일 문화기행서 '달콤한 열대'의 그림을 그리기도 했으며 그 역시 틈나는 대로 아시아를 여행하면서 보고 들은 것들을 디지털 판화 작업으로 남기고 있다.
‘아시아’의 눈으로 다시 그린 아시아
'교과서가 깜빡한 아시아 역사'는 우리가 지금껏 갖고 있는 내면화된 편견을 깨는 데 한몫한다. 아시아는 열등한 민족인가, 에 대해 그건 서양이 침략하고, 식민지로 삼고 수탈하고, 전쟁에 동원하였으며, 심지어 지금도 식민지적 착취를 일삼고 있기 때문이라고, 당당하게 말한다. 예컨대 인도는 영국이 침략하기 전에는 세계 2위의 부자국가(산업생산 면)였고, 인도의 농업 노동자나 직조업 노동자들은 같은 시기 영국 노동자의 임금을 상회할 정도였다. 물론 영국이 침략하고는 완전 망했다(1권 144~145쪽). 라오스는 험난한 산악지대가 대부분인 건질 것 없는 땅이었지만 양귀비 재배가 가능하다는 것을 깨달은 프랑스가 오늘날 가장 거대한 마약 재배지인 ‘골든 트라이앵글’로 만들고 세계적 범죄국가로 자리매김시켰다(3권 227쪽). 우리는 쉽게 아시아의 가난을 손가락질하고 범죄를 질타하지만 이 책을 읽다 보면 그 뿌리에는 서양의 침략이 있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상징적으로 메르카토르의 세계지도를 예로 들 수 있다(1권 14쪽). 북아메리카는 실제로는 아프리카의 1/3 크기지만 거의 비슷한 크기로 그려지고, 인도와 실제 면적이 비슷한 유럽이 인도보다 훨씬 크게 그려지는 등, 메르카토르 지도는 유럽과 북아메리카 이외의 지역을 왜소하게 표현함으로써 유럽 중심의 정신사를 구축하는 데 일조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메르카토르 이전의 시대만 하더라도 오히려 세계의 역사는 아시아를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몽골제국은 유럽의 거의 전 지역을 제패했고, 이슬람 상인들의 활약으로 동서양 간의 문물교류가 활발해졌다. 아시아가 열등하다는 편견은 역사적으로 볼 때도 잘못된 것임이 금세 드러난다.
아시아에 대한 지식과 정보를 알려 주는 책이나 학습만화는 적지 않지만, 내면화된 편견의 기원으로 거슬러가 시각을 바로잡아 주는 책을 찾기란 쉽지 않다. 그렇기에 이 책은 아시아에 대한 편견을 당장 깨 버리라고 다그치거나 모두가 평등한 존재라고 선언하는 대신, 있었던 사실 그러나 우리에게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던 사실을 조단조단 그림을 통해 보여 주는 방식을 택했다. 재미있는 그림과 다양한 예화를 통해서 우리들은 어느새 책장을 넘기는 것만으로 아시아를 보는 새로운 눈을 갖게 될 것이다.
깜빡하지 말아야 할 아시아의 비극을 다시 보다
“영국은 1856년 애로 호 사건이 일어나자, 이를 구실로 프랑스와 연합하여 톈진과 베이징을 점령하였다(제2차 아편전쟁). 청조는 톈진 조약과 베이징 조약을 맺어 추가로 항구를 개항하고 외교관의 베이징 주재를 허용하였다. 러시아는 이 사건을 조정해 준 대가로 연해주를 얻었다.”
한 세계사 교과서가 서술하고 있는 2차 아편전쟁의 전개와 결과다. 교과서에 서술되어 있는 것은 여기까지일 뿐이다. '교과서가 깜빡한 아시아 역사'에서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톈진 조약 체결 과정에서 합법화한 ‘쿨리무역’을 고발한다(1권 224~227쪽). 쿨리(苦力)란 중국과 인도의 노동자로 19세기에 들어 서양의 노예 제도가 점차 폐지되자 이를 대체하는 ‘신상’ 노동 상품에 다름 아니었다. 본국에서는 자유와 평등을 외치며 노예를 해방시켜 놓고 약소국의 국민을 데려다 노예로 부린 것은 둘째 치더라도 운임비까지 쿨리에게 채무로 전가시켜 강제노역을 시킨 것은 제국주의의 야만을 되돌아보게 하는 동시에 역사를 배우며 깜빡하지 말아야 할 것이 무엇인가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한다.
또 '깜빡 아시아'에서는 폴포트 공산 정권에 의해 200만 명이 학살되었다고 알려진 킬링필드(3권 178~183쪽)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한다. 200만 명이라는 숫자도 당시의 인구증가율을 따져 볼 때 불가능하지만, 희생자의 대부분은 아사자(餓死者)라는 것이다. 2차 인도차이나전쟁(베트남전쟁)에서 북베트남에게 보급로를 제공했던 캄보디아는 미국의 비밀폭격에 시달려야 했고 이로 인해 캄보디아의 곡창지대가 파괴되고 외부로부터의 식량 원조도 끊어져 대량 아사자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그간 공산정권의 만행으로 알려져 세계를 경악하게 했던 킬링필드 역시 현대까지 연장된 제국주의의 폭력이었다는 점에서 아시아의 비극이 어디에서부터 시작된 것인지를 다시금 가늠케 한다. 이 외에도 아시아인이 겪어야 했던 비극은 무수히 많다. 난징학살이라든가, 미라이 양민학살, 영국이 인도에서 저지른 만행, 2차 세계대전 말기 미국의 일본인 니세이(二世)들이 겪어야 했던 수모 등등……. 그러나 '깜빡 아시아'가 교과서에서는 굳이 밝히지 않은 아시아의 비극들을 드러내는 것은 뒤늦게 가해자를 비난하고 탓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오히려 과거를 드러내 보임으로써 이러한 과거의 상처들이 어디에서 기인했는지 그리고 그것을 청산하기 위해 어떠한 노력을 해왔는지, 또다시 이런 일이 되풀이 되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한번쯤 생각해 보는 기회를 갖게 하기 위해서다.
한 사람을 이해하는 데 그가 살아온 과정을 아는 것은 큰 힘이 된다. 다문화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바로 그런 앎이라면, 우리는 지금 ‘차이에 대해 인정하자’는 캠페인성 운동에 노출되는 것보다 따로 겪었지만 함께한 것이나 다름없는 아시아의 역사책이 더 필요한 게 아닐까? 그린비의 '깜빡 아시아'가 희망하는 자리는 바로 그곳이다.
목차
들어가며 04
1장 메르카토르의 세계, 유럽 중심의 세계지도
2장 아시아가 세계의 중심이었을 때
3장 유럽, 암흑 시대를 벗어나 대항해 시대로
4장 향료전쟁, 무력을 앞세운 무역
5장 영국은 어떻게 무굴제국을 꿀꺽했을까?
6장 네덜란드·영국·프랑스의 아시아 쟁탈전
7장 열강 앞에서 무너진 중국의 자존심과 타이완의 슬픈 역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