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2001년 <아름다운 집>을 발표한 이래 분단과 통일 서사에 줄기차게 천착하며 민족문학을 탐색해 온 손석춘의 열 번째 장편소설이다. 정치와 역사 같은 거대담론이 사라지고 미세담론이 주류를 이루는 오늘날의 문학에 묵직한 역사의식을 담은 <호랑이 눈썹>은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사회와 정치 그리고 그 안의 개인의 이야기를 '문학'이라는 도구로 들여다볼 수 있는 새로운 인식틀을 제공한다.
양친을 '빨갱이'에 잃고 반공을 최고의 가치로 교육받은 주인공, 오로지 조국을 사랑하며 평생을 태극기 아래에서 보내온 강연호의 일생에 폭풍이 몰아치듯 위기가 찾아왔다. 60대 후반에 잇따라 연호를 강타한 충격은 칠순을 넘기며 무장 커져가 끝내는 자살을 숙고하는 지경으로 몰아간다. 손석춘은 연호라는 인물에 대해 평가하지 않으며 처음부터 끝까지 관찰자의 시선으로 그의 삶을 독자들에게 오롯이 내어놓는다. 굴곡진 현대사를 살아온 한 사내의 고백을 따라 우리 사회의 아픈 마디마디를 톺아본다.
출판사 리뷰
베트남전, 5.18, 태극기부대와 촛불집회까지…
굴곡진 현대사를 살아온 한 사내의 고백
단비의 새 책 『호랑이 눈썹』은 2001년 《아름다운 집》을 발표한 이래 분단과 통일 서사에 줄기차게 천착하며 민족문학을 탐색해 온 손석춘의 열 번째 장편소설이다. 정치와 역사 같은 거대담론이 사라지고 미세담론이 주류를 이루는 오늘날의 문학에 묵직한 역사의식을 담은 『호랑이 눈썹』은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사회와 정치 그리고 그 안의 개인의 이야기를 ‘문학’이라는 도구로 들여다볼 수 있는 새로운 인식틀을 제공한다.
양친을 ‘빨갱이’에 잃고 반공을 최고의 가치로 교육받은 주인공, 오로지 조국을 사랑하며 평생을 태극기 아래에서 보내온 강연호의 일생에 폭풍이 몰아치듯 위기가 찾아왔다. 60대 후반에 잇따라 연호를 강타한 충격은 칠순을 넘기며 무장 커져가 끝내는 자살을 숙고하는 지경으로 몰아간다. 손석춘은 연호라는 인물에 대해 평가하지 않으며 처음부터 끝까지 관찰자의 시선으로 그의 삶을 독자들에게 오롯이 내어놓는다. 굴곡진 현대사를 살아온 한 사내의 고백을 따라 우리 사회의 아픈 마디마디를 톺아본다.
가해자로 남은 역사의 희생자
책은 연호가 그간 겪어온 세 번의 전쟁을 각 3부로 구성하여 보여주고 있다. 1부는 연호의 성장과 베트남전에 참전하여 자신의 생일에 살인을 하고, 이후 살인의 추억을 더 많은 살인으로 덮어가며 자신이 쏘는 총성을 호랑이의 포효로 스스로 인식할 정도로 전투에 몰입하여 ‘미친 맹호’로 불리던 연호와 그의 동료들의 모습을 통해 베트남전에서 한국군이 민간인을 상대로 저질렀던 끔찍한 만행을 가감없이 보여준다. 2부는 직업군인의 길을 가게 된 연호가 11공수부대에 배치되어 80년 5월 광주에서 1부의 참상을 고스란히 되풀이하는 모습을 참혹하리만큼 사실적으로 묘사하여 마음이 여리던 평범한 소년 연호가 역사의 피해자이자 가해자로 살아가는 모습을 철저히 관찰자적인 필치로 담백하게 그려낸다.
끝나지 않은 세 번째 전쟁을 목격하다
소설은 연호의 어머니와 아버지, 그리고 연호의 자녀, 손주 들에 이르는 한국 현대사의 굵직한 사건들을 각 인물들과 퍼즐을 맞추듯 시기적절하게 배치하여, 역사의 수레바퀴를 짊어진 채 살아가는 개인에 대해 커다란 통찰을 불러일으킨다. 1부와 2부에서 역사의 피해자이자 가해자로 굴곡진 인생을 살아왔던 연호의 삶에 3부 ‘새로운 전쟁’에서는 커다란 위기가 연달아 강타하며 이야기는 전환점을 맞이한다. 노인 연호의 삶의 중심이었던 사랑하는 손주 ‘강산’의 죽음과 ‘어머니’의 죽음이 그것이다. 연호는 ‘강산’을 통해 자신이 광주에서 만났던 10대 투사를 떠올리며, 자신이 80년 광주에서 저지른 범죄를 망각의 검은 늪에 밀어 넣은 채 몽따고 지내온 기억들을 되찾게 된다. 여기에 그간 알지 못했던 아버지와 어머니의 죽음에 얽힌 사연이 드러나며, 아들이 ‘철학하는 민중’이기를 바랐던 어머니의 유언을 따라 세상에 대한 공부를 다시 시작하게 된 것이다.
돌아오는 길에 연호는 자문해 보았다. 5·18로 권력과 부를 만끽해 온 자들에게 자신과 윤석은 무엇이었을까. 별안간 불거진 ‘정녕 개돼지였을까’라는 의문이 고통 속에 숨진 전우들은 물론 윤석을 비롯해 태극기부대의 주축이 된 옛 전우들과 자신에게 더없이 절절해 보여 작은 목소리로 쓸쓸히 짖었다.
“멍멍.”
“꿀꿀.”
곰곰 생각했다. 자신은 누구에게 충성했는가. 대한민국은 하나가 아니라 ‘온갖 기득권을 누리는 사람들의 나라’와 ‘돈 없고 힘 없는 사람들의 나라’로 분단된 두 개의 국가라는 생각이 들며 그 휴전선에서 강산이 목숨을 잃은 것은 아닌가라는 의문이 스쳐갔다.
오랜 전쟁에서 새롭게 싸우기 위하여
소설 속에는 책의 제목인 ‘호랑이 눈썹’ 설화가 두 번 등장한다. 그중 한 번은 베트남전에서 연호의 눈을 가리기 위한 장치로 사용되어 연호를 가짜사람의 길로 이끌지만, 연호가 빛고을 묘역에서 눈물로 속죄를 한 뒤, 자신의 눈시울에 새 눈썹이 새싹처럼 솟아나 진짜와 가짜를 가려내는 혜안을 가지게 될 때에는 무지렁이들의 깊은 지혜와 민중의 슬기를 상징하게 된다. 연호는 이 눈썹을 통해 진짜와 가짜를 가려내며 해마다 애먼 노동인 2천여 명이 목숨을 잃는 전장이 베트남전이나 5.18민중항쟁보다 훨씬 격렬한 전쟁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태극기와 애국가 아래에서 보내온 세월이 송두리째 부정당하는 듯한 혼란과 아픔 속에서 자신이 저지른 죄를 진정으로 속죄할 길을 찾아 나가기 시작한다. 그가 5월 광주의 묘역을 찾아가 광주의 희생자들에게 고개 숙여 속죄하는 장면과, 자신의 죄를 모두에게 낱낱이 고백하기 위해 손녀를 찾아가는 마지막 장면은 죄를 지은 인간이 얼마나 아름다워질 수 있는지 가슴 절절한 감동으로 다가온다.
슬기가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세상은 이 오랜 전쟁에서 새롭게 싸워야 이룰 수 있지 않느냐는 손주의 환영을 뿌리치지 않고 제 한 몸 기꺼이 들무새로 역사에 내어놓은 연호의 선택에 고개가 절로 숙여질 것이다.
어둠살은 연호에게 일찌감치 다가왔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손석춘
청년 시절 문학평론 〈겨레의 진실과 표현의 과제〉를 발표하며 문학의 길에 들어섰다. 2001년에 첫 장편소설 《아름다운 집》 발표부터 분단된 현대사를 배경으로 《유령의 사랑》, 《마흔아홉 통의 편지》, 《뉴리버티호의 항해》, 《코레예바의 눈물》, 《파란 구리반지》, 《디어 맑스》, 《100년 촛불》을 창작했다.
목차
프롤로그 │ 4
태극기 아래 │ 13
애국가 합창 │ 97
새로운 전쟁│ 193
에필로그 │ 2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