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독일 낭만주의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E.T.A. 호프만의 소설집 『모래 사나이』가 ‘문지 스펙트럼’ 시리즈로 새롭게 리뉴얼되어 출간되었다. 현실의 시공간을 신비와 몽상으로 가득 채우고, 환상이 현실이 되는 삶을 꿈꾸는 인물들을 그려낸 호프만은 “꿈과 환상의 작가”로 불리며, 도스토옙스키, 고골, 보들레르, 발자크, 포 등의 대문호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쳤을 뿐만 아니라 바그너와 차이콥스키 등의 작곡가들에게도 예술적 영감을 주었다.
『모래 사나이』는 그런 그의 작품들 중 대표작으로 손꼽히는 세 편(「모래 사나이」 「적막한 집」 「장자 상속」)을 선별해 묶은 책으로, 낙관적이고 진취적인 계몽주의의 밝은 빛 속에서는 보이지 않는 인간의 어두운 내면과 의식적으로 간과되는 심리 현상을 예리하게 포착해내고 있다. 이성이 모든 것을 설명할 수 있다고 여겨지는 이 시대에 우리가 작가 호프만을 특히 주목하는 이유다.
호프만은 낮에는 법관으로, 밤에는 화가, 작곡가, 작가로 일하면서 열정적인 예술가의 삶을 살았다. 예술은 범속함을 신성함으로 바꿀 수 있고 황량한 삶을 아름다운 시로 만들 수 있지만, 예술가는 현실과 환상의 경계가 허물어진 세계에서 혼란과 분열을 겪게 된다. 따라서 호프만의 작품은 대개 그러한 예술가의 운명을 그린 예술가 소설이며 운명비극이다.
출판사 리뷰
“모든 것, 삶 전체가 그에게는 꿈과 예감이 되었다”
현실 속 환상, 환상 속 현실의 세계를 그려낸
꿈과 환상의 작가 E.T.A. 호프만의 대표 단편선!
독일 낭만주의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E.T.A. 호프만의 소설집 『모래 사나이』가 ‘문지 스펙트럼’ 시리즈로 새롭게 리뉴얼되어 출간되었다. 현실의 시공간을 신비와 몽상으로 가득 채우고, 환상이 현실이 되는 삶을 꿈꾸는 인물들을 그려낸 호프만은 “꿈과 환상의 작가”로 불리며, 도스토옙스키, 고골, 보들레르, 발자크, 포 등의 대문호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쳤을 뿐만 아니라 바그너와 차이콥스키 등의 작곡가들에게도 예술적 영감을 주었다. 『모래 사나이』는 그런 그의 작품들 중 대표작으로 손꼽히는 세 편(「모래 사나이」 「적막한 집」 「장자 상속」)을 선별해 묶은 책으로, 낙관적이고 진취적인 계몽주의의 밝은 빛 속에서는 보이지 않는 인간의 어두운 내면과 의식적으로 간과되는 심리 현상을 예리하게 포착해내고 있다. 이성이 모든 것을 설명할 수 있다고 여겨지는 이 시대에 우리가 작가 호프만을 특히 주목하는 이유다.
호프만은 낮에는 법관으로, 밤에는 화가, 작곡가, 작가로 일하면서 열정적인 예술가의 삶을 살았다. 예술은 범속함을 신성함으로 바꿀 수 있고 황량한 삶을 아름다운 시로 만들 수 있지만, 예술가는 현실과 환상의 경계가 허물어진 세계에서 혼란과 분열을 겪게 된다. 따라서 호프만의 작품은 대개 그러한 예술가의 운명을 그린 예술가 소설이며 운명비극이다.
꿈, 환상, 예감, 비밀, 광기……
이성의 밝은 빛 저편에 있는 어두운 심연을 살피는 날카로운 시선
이 책의 표제작인 「모래 사나이」는 호프만의 작품들 중 가장 많이 회자되는 단편으로, 오페라 「호프만의 이야기」의 원작 소설이자 프로이트의 유명한 분석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소설 제목이기도 한 ‘모래 사나이’는 동화에 자주 등장하는 초자연적인 존재다. 작품 속 주인공 ‘나타나엘’은 어린 시절 유모에게서 모래 사나이에 얽힌 이야기를 듣게 된다.
“그는 아주 나쁜 사람인데 자러 가지 않으려는 아이들에게 와서 눈에 모래를 한 줌 뿌린단다. 눈알이 피투성이가 되어 튀어나오면 모래 사나이는 그 눈알을 자루에 넣어서 자기 아이들에게 먹이려고 달나라로 돌아가지. 그의 아이들은 둥지에 사는데 올빼미처럼 끝이 구부러진 부리로 말 안 듣는 아이들의 눈을 쪼아 먹는단다.” (12~13쪽)
이후 나타나엘은 아버지의 작업실에 찾아오는 변호사 ‘코펠리우스’를 모래 사나이라 믿으며, 그를 두려워하기 시작한다. 모래 사나이에 대한 공포는 성인이 된 뒤에도 ‘눈’이나 코펠리우스를 연상케 하는 사건을 겪을 때마다 생생히 되살아나며, 종국에는 나타나엘을 광기로 몰고 간다. 광기는 공포와 함께 호프만이 일생에 걸쳐 깊이 천착한 주제다. 평생 미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시달린 그는 “광기에 대해 광적인 관심을 갖고 있다”라고 고백하기도 했다.
두번째 수록작 「적막한 집」은 「모래 사나이」와 많은 점에서 유사하다. 유년기 체험에서 유발된 공포가 광적인 상상으로 인해 주인공 ‘테오도어’의 강박관념이 되고, 이탈리아 상인에게서 구입한 시각 기구인 거울이 환상과 마성의 도구가 되며, 다른 사람에게는 보이지 않는 여자의 눈에 이끌려 이성을 잃게 되는 등 「모래 사나이」에서처럼 고립되고 확대된 시선이 마성과 결합하여 주인공을 광기로 끌고 가는 과정이 묘사되어 있다. 그러나 「모래 사나이」와의 주된 차이점은, 나타나엘은 광기에 빠져 비참한 최후를 맞는 반면에 테오도어는 치유된다는 것이다. 자신의 의지력과 의사의 충고로 강박관념을 몰아내고, 마침내 영혼의 안정을 찾은 그는 자신이 겪은 이야기를 친구들에게 들려준다.
세번째 수록작 「장자 상속」은 호프만 자신의 현실이 많이 투영된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호프만과 마찬가지로 법관이면서 시인, 음악가인 소설의 주인공은 변호사로 일하는 작은할아버지를 따라 로시텐 성을 방문하고 이곳에서 기이한 사건을 경험한다. 과장된 사랑의 열정, 비밀스러운 살인, 유령의 등장, 우연, 다양한 사건 고리, 가문에 내려진 저주 등은 고딕소설의 전형적인 구조다. 그러나 앞선 두 작품과 달리 이 소설에서는 알 수 없는 어두운 힘이 운명을 불러오는 것이 아니라 시기, 교만, 증오, 복수심, 물욕, 권력욕 등 인간의 성격과 행동이 불행을 초래한다. 음울하고 통속적인 공포 소설의 소재에 비밀스러운 암시와 작은 예시 기법으로 긴장을 고조시키며 독자를 끝까지 붙잡아놓는 이 소설은, 정확한 성격 묘사와 정밀한 묘사 기법으로 사실주의 소설의 선구로 꼽힌다.
너무 오랫동안 편지를 쓰지 않아 모두 걱정하고 있겠지.
친애하는 독자여! 다른 모든 것을 몰아내고 그대의 마음, 감각, 생각을 완전히 사로잡는 무언가를 경험해본 적이 있는가? 그럴 때 그대 안에 끓어넘치는 열정은 불이 붙어 피가 솟구치고 그대의 뺨은 붉게 물들어, 그대의 시선은 다른 사람들 눈에는 보이지 않는 모습들을 허공에서 붙잡으려는 듯이 기이하며, 그대는 말을 하지 못한 채 슬픈 한숨만 지을 것이다. 그때 친구들은 그대에게 물을 것이다.
“왜 그래, 이 친구야. 무슨 일이야?”
그러면 그대는 온갖 불타는 색채와 빛과 그림자로 휩싸인 내면의 형상을 말하려고, 적어도 시작이라도 하려고, 적당한 단어를 찾으려고 애쓸 것이다. 그리고 곧 첫마디로 그 모든 경이롭고 비범하고 놀랍고 재미있고 무서운 일을 단 한 번의 전기 충격처럼 적절하게 표현해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들 것이다. 그러나 어떤 단어도 그대에게는 색깔이 없고 얼어붙고 생명이 없는 것처럼 느껴지리라. 그대는 찾고 또 찾지만 아무리 중얼거리고 더듬거려도 냉정한 친구들의 질문만 얼음같이 차가운 바람처럼 그대 안으로 파고들어 그대의 열정을 식히리라. 그러나 그대는 용감한 화가처럼 처음에는 몇 개의 대담한 선으로 그림의 윤곽을 그리고 그다음엔 좀더 쉽게 점점 빛나는 색깔을 칠하다 보면, 살아 있는 다양한 형상들의 혼란이 그대의 친구들을 사로잡게 되고 그들은 그대의 정서에서 나온 그림 한가운데에 그들 자신이 있음을 보게 될 것이다!
그때 나타나엘은 바닥에 피투성이가 된 채 뒹굴고 있는 눈알 두 개를 보았다. 그것은 나타나엘을 뚫어져라 응시하고 있었다. 스팔란차니는 다치지 않은 손으로 그것을 움켜잡아 나타나엘을 향해 던졌다. 눈알은 나타나엘의 가슴에 명중했다. 그 순간 불타는 발톱처럼 그를 사로잡은 광기가 내면에 파고들어 그의 이성과 사고력을 갈기갈기 찢었다.
“휘, 휘, 휘! 불의 동그라미여, 불의 동그라미여! 돌아라. 불의 동그라미여, 신나게, 신나게! 나무 인형이여. 휘, 아름다운 나무 인형이여, 춤추어라!”
작가 소개
지은이 : 에른스트 테오도어 아마데우스 호프만
독일 낭만주의를 대표하는 작가. 문학뿐 아니라, 음악, 미술 분야에서도 재능을 발휘하여 낭만주의의 ‘보편 예술’ 정신을 구현한 독보적인 인물로 꼽힌다. 1776년 프로이센 쾨니히스베르크에서 변호사의 셋째 아들로 태어났다. 생애 대부분을 법원 관리로 생계를 유지했으며, 1799년 징슈필 「가면」 작곡을 필두로 작곡과 평론 등 음악 활동으로 예술가의 길을 시작한다. 오페라단 단장직에서 해임당하고 생활고에 시달리던 시기인 1814년에 그간 집필한 「황금 항아리」 등을 모아 펴낸 소설집 『깔로풍의 환상집』이 선풍적 인기를 끌며 문학계 유명인사로 자리 잡는다. 이후 8년간 왕성한 집필 활동을 이어가며 장편소설 『악마의 묘약』(1815~16), 「모래 사나이」 등을 수록한 소설집 『밤 풍경』(1816~17), 중편소설 「키 작은 차헤스, 위대한 치노버」(1819), 「호두까기 인형과 생쥐 왕」 「스뀌데리 부인」 등을 수록한 소설집 『세라피온의 형제들』(1819~21)을 잇달아 펴낸다. 건강이 악화되는 와중에도 매년 수백 페이지를 써내며 『브람빌라 공주』(1820) 『수고양이 무어의 인생관』(1820~21) 같은 장편소설과 소설집의 후속권들을 쉼 없이 출간한다. 1822년 위중한 상태로 병석에서 『사촌의 구석 창문』을 구술로 마무리하고, 당국과의 마찰로 검열당한 『벼룩 대왕』을 출간하는 등 “죽기 전에는 살아 있기를 멈추지 않”으며, 온몸이 마비된 채 구술을 하던 중 생애를 마감했다. 환상문학의 전범이자 장르문학의 고전, 그로떼스끄의 대가, 심리묘사의 거장으로서 도스또옙스끼, 고골, 보들레르, 발자끄, 포 등 무수한 작가들을 매료했고, 음악계에서도 차이꼽스끼, 슈만, 오펜바흐 등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치며 뚜렷한 족적을 남겼다.
목차
모래 사나이
적막한 집
장자 상속
옮긴이의 말
작가 연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