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재난의 시대, 사회적경제의 길 찾기.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초유의 재난 상황에 처해 있다. 호혜와 연대의 가치를 지향하는 사람들은 이런 재난 상황에서 협동의 가치를 어떻게 실현하고 헤쳐 나가야할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가야할지 고민해 본다.
출판사 리뷰
재난의 시대, 사회적경제의 길 찾기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초유의 재난 상황에 처해 있다. 호혜와 연대의 가치를 지향하는 사람들은 이런 재난 상황에서 협동의 가치를 어떻게 실현하고 헤쳐 나가야할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가야할지 고민해 본다.
인간이 결코 혼자 살 수 없음은 지극히 당연한 사실이다. 그런데 상품 및 서비스 구매로 충족되는 자본주의 체제에서는 돈이 개인의 자립을 보장하는 토대로 여겨진다. 사실은 시장을 통해 더욱 긴밀하게 상호의존하고 있는데도, ‘능력’(=재력)을 갖추면 ‘자립’했다고 생각한다. 세계를 주목하게 한 K-방역의 비결은 상당 부분 탁월한 사회적 유대에 있다고 할 수 있다. 마스크 쓰기와 사회적 거리두기 그리고 필요에 따라 자가격리 등의 불편을 기꺼이 감수한 것, 대구에서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의료 붕괴의 위험으로 치달을 때 전국에서 의료진이 달려온 것, 병상이 모자라 몸 둘 곳이 없는 대구의 환자들을 광주 등 여러 도시의 병원으로 모셔온 것 등은 다른 나라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광경이었다. 극도로 고립되어 생활하면서 오히려 넓고 깊게 연결되는 운명공동체, 그 경이로운 역설을 이번 감염 재난을 통해 깨닫게 되었다. 그러면서 또한 확진자에 대한 낙인, 특히 소수자 집단에게 가해진 혐오, 병원이나 가정 등 돌봄의 현장에서 이뤄진 막대한 초과노동 등이 과제로 제기되었다.
숨 가쁘게 전개되는 상황 속에서 사회적경제는 어떻게 대응했는가? 그동안 추구해온 사회적 가치는 이 중대한 위기 속에서 어떤 모습으로 구현되었는가? 앞으로 길게 이어질 재난과 그에 따른 상시적 경제 위기 속에서 버티어갈 수 있는 저력은 있는가? 더 나아가 이 비상국면을 활용하여 사람 중심으로 경제를 전환시킬 수 있는 지렛대는 무엇인가? 이번 호는 그런 질문을 중심으로 꾸려졌다.
《특집》에 실린 원고들은 현장의 긴박한 움직임을 생생하게 전해준다. 사회적경제 조직들은 ‘사회적경제 코로나19 대응본부’를 구성, 현장의 실태를 파악하여 정부 정책 실행에 조언을 하고 산업 분야를 통틀어 최초로 ‘고용조정 제로’를 선언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특히 대구에서 사회적경제 조직들이 곤경에 처한 이웃들에게 마스크나 도시락 등을 발 빠르게 전달하고 소통과 협동으로 ‘위기관리 거버넌스’를 조직해 간 과정은 사회적경제가 지역과 접목되는 구체적인 사례로 기록될 것이다. 전국 각지에서 구호 물품이 답지했지만 과부하가 걸린 행정 시스템이 현장에 원활하게 전달하지 못하는 ‘병목 현상’을 아이쿱생협이 돌파한 스토리도 흥미진진하다. 민간 재난구호 협업 플랫폼이라는 것을 가동하여 번거로운 절차 없이 현물을 선지급하는 방식은 나눔의 혁신 모델로 평가된다. 한국가사노동자협회에서 가정에 ‘청결 서비스’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돌봄노동자들의 방역에 힘쓴 일이나, ‘콩나물 키우기’나 ‘요리하기’ 등의 주제로 온라인 커뮤니티를 만들어 상호 유대를 활성화한 협동조합도 다뤄졌다. 코로나 확산으로 어려움을 겪는 유럽에서도 지역과 국가의 경제를 넘어 사회적경제의 연대와 협력을 신속하게 도모한 상황들도 상세하게 보고되고 있다. 자발적 결사체들의 힘으로 호혜적 관계망을 구축하고 위로와 연대의 생활공동체를 실현한 것은 사회적경제의 뿌듯한 발자취로 기억될 것이다.
지금 전개되는 사태에서 짐작되듯이, 이번 재난은 긴 그림자를 드리우면서 오랫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코로나19를 완전히 극복하는 것은 당분간 불가능하다. 이미 일부에서는 ‘위드 코로나’라고 명명하기도 하는데, 더불어 살아갈 수밖에 없음을 직시하자는 뜻이다. 따라서 그동안 막강한 위력으로 현실을 지배해온 자본주의 체제, 그리고 그것을 뒷받침하는 수많은 전제들은 이제 근원적으로 재검토되어야 한다.
사회적경제는 그런 리모델링의 한 가지 핵심축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가 역할을 제대로 해내려면 문명의 구도와 흐름을 명료하게 읽으면서 개입과 실행의 지점을 찾아내야 한다. 이번 호의 나머지 내용들도 그런 문제의식으로 기획되었다. 《좌담》에서는 현장의 실천가와 관련 전문가들이 모여 그것을 둘러싼 관점과 생각을 나눈다. 모든 것이 뒤집히고 엉클어지는 세계를 입체적으로 조감하면서 사회적경제를 확장시킬 수 있는 여지를 탐색하는 토론이 흥미진진하다.《이슈》에서는 지난 3월에 발표된 ‘제3차 협동조합 기본계획’의 쟁점과 함의를 정리해주는데, 협동조합의 입지가 넓어지고 있지만 정책적 취지가 올곧게 실현될 수 있도록 다듬어야 할 부분들을 조명하고 있다. 또 다른 한 원고에서는 이번에 전격적으로 시행된 재난지원금을 계기로 널리 담론화된 ‘기본소득’의 기본 취지를 살피면서 그 효과가 발생할 수 있는 조건과 맥락을 짚어준다. 그리고《주요개념 길라잡이》에서는 사회적경제와 관련하여 자주 쓰이는 ‘임팩트’의 정확한 의미와 쓰임새를 밝히는데, 사회적경제가 당위적 가치를 내세우는 것만으로 사업이 정당화될 수 없음을 다시금 확인하게 해준다. 《생협평론이 만난 사람》에서는 의료생협 활동을 발판으로 지난 4월 보궐선거에서 안성시장으로 당선된 김보라씨를 찾아가 사회적경제와 제도 정치의 연결 고리에 대한 다채로운 상상을 나눈다.
생협평론 소개
2010년 창간한《생협평론》은 협동조합을 둘러싼 다양한 사회, 경제, 문화적 이슈를 담아 전달하는 계간지로 협동조합에 대한 담론을 사회적으로 활성화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생협평론』은 협동과 나눔 그리고 평화에 대해 iCOOP생협이 가지고 있는 생각을 세상과 나누고 말 거는 통로입니다. 또한 협동조합에 대한 담론을 사회적으로 활성화시키는 역할을 떠맡겠다는 자청이기도 합니다. 그 세상은 조합원인 나와 나의 이웃이 함께 사는 세상입니다. 때로는 도발적으로, 때로는 잔잔하게 iCOOP생협이 가지고 있는 생각들을 세상에 던질 것입니다. 이러한 생각에 무성한 응답들이 있기를 기대합니다.
_생협평론 창간호 길잡이에서
인간은 결코 혼자 살 수 없음은 지극히 당연한 사실이다... 본래 자기 것은 없다고. 서로 기대어 빌어먹고 빌어먹이는 것, 자기를 내어주면서 함께 걸식하는 것, 바로 그것이 우리네 삶이라고... 재난은 그동안 묻혀 있던 사회의 여러 취약점들을 드러내면서 동시에 의외의 가능성과 잠재력을 일깨워준다... 우리 모두가 서로에게 기대어 사는 여린 존재임을 자각하고 기꺼이 걸식할 수 있어야 한다.
예측하기 어려운 변화가 예고된 세상이라고 하더라도 협동과 연대를 통한 사람 중심의 가치가 변하지 않을 것이라 믿는다. 사회적경제는 협동과 연대의 힘을 모으고 나누면서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고, 이후의 아젠다를 어떻게 설정할지 고민해야 한다.
재난의 시대에 사회적경제인들은 사회적경제가 가져야 하는 사회적 유용성과 자발성의 가치를 잘 살려내면서 ‘시민들의 욕구에 잘 부응하는가’에 대해 계속 질문을 던져야 한다. 여러 주체에 의한 혁신적 협력 실험을 통해 시민 욕구에 더 다가가면서 사업을 발굴하고 대안도 꾸준히 모색해나가야 한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재)아이쿱협동조합연구소
(재)아이쿱협동조합연구소는 활동가와 실무자, 연구자가 실천적으로 협동하여 한국 생협 운동의 혁신적인 실천을 이론화함으로써 한국 생협 운동의 양적, 질적 발전에 기여할 것을 목적으로 하며, 미션으로 아이쿱생협의 발전을 촉진하는 ‘협동조합 생태계’ 조성은 물론 ‘지역사회를 바꾸어 가는 조합원 운동’, ‘협동조합인들의 삶의 문화 창조’의 연구의 거점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목차
길잡이
모두 함께 빌어먹는 세상을 위하여 004
재난의 시대, 사회적경제의 길 찾기
좌담
코로나19에 비친 사회적경제 014
코로나19를 이겨낼 소중한 치료제, 협동과 연대의 사회적경제___주태규 (사회적협동조합사람과세상 이사장) 038
코로나19 위기 속 사회적경제의 대응 : 대구 사례를 중심으로___김재경(사단법인 커뮤니티와 경제 소장) 051
지역과 국가의 경계 없는 사회적경제의 연대와 협력___신재민(해외정보분석연구 협동조합) 071
재난 속 생활 방역 그리고 돌봄 노동자___최영미(한국가사노동자협회 대표) 091
감염병 재난, 생활공동체로 살아남기___정미정(아시아태평양재난관리한국협회(에이팟코리아) 이사장) 096
이슈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떠오른 기본소득___홍기빈(칼폴라니사회경제연구소 소장) 116
‘제3차 협동조합 기본계획’의 쟁점과 정책적 함의___윤모린(서울시협동조합지원센터 성장지원팀 팀장) 126
생협 줌 인
우리에게 필요한 여행___김성광(작가) 138
기획연재 - 생협평론이 만난 사람
사회적경제와 제도정치를 잇는 안성시장, 김보라 __우미숙(『생협평론』 편집위원) 140
기획연재 - 주요 개념 길라잡이
임팩트란 무엇인가__도현명(임팩트 스퀘어 대표) 150
서평
가치를 넘어서 혁신으로, 세상을 바꾸는 소비 : 최인석, 『사회적 가치 비즈니스』
___오경아(평택시사회적경제마을공동체지원센터 센터장) 158
별난 사람들의 별난 기업 : 베아트리스 바라스, 『별난 기업으로 지역을 살린 아르들렌 사람들』
___ 정설경(성대골어린이도서관 운영자) 163
협동조합 소식
COVID-19에 대응하는 스페인, 이탈리아의 의료협동조합 ___이주희(SAPENet지원센터 국제팀장) 168
청년의 소리
사회적경제의 시선을 행간에 담다 ___송소연(라이프인 기자) 1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