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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칸 더트
쌤앤파커스 | 부모님 | 2021.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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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푸에르토리코 출신 이주자의 손녀이자 아일랜드 출신 이민자의 아내이기도 한 저자 제닌 커민스는 중남미 난민들을 둘러싼 선입견 뒤에 존재하는, 그동안 간과되어 온 한 사람, 한 사람에 주목한다. 특히 《아메리칸 더트》를 통해 난민 중에서도 여성과 어린아이들이 겪게 되는 고통을 생생하게 그려내며 숨 돌릴 틈 없는 이야기 속에서도 인간의 존엄과 생명의 가치, 이제는 우리의 숙제이기도 한 난민 문제에 대해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출판사 리뷰

나는 그들과 함께 학살의 현장에서 숨을 죽이고 있었고,
피 말리는 선택의 순간에 고뇌했으며, 열차의 지붕 위에서 가쁜 숨을 내쉬었다.
도저히 작품에서 빠져나올 수 없다.
- 오프라 윈프리

★ 《뉴욕타임스》, 아마존 베스트셀러 1위
★ ‘오프라 윈프리 북클럽’이 선정한 최고의 소설
★ 영화화 확정, 〈블러드 다이아몬드〉 찰스 리빗 각본
★ 《워싱턴포스트》, 《뉴욕타임스》, 《타임》, 《엔터테인먼트 위클리》… 수많은 매체의 ‘원픽’ 소설!

잔혹한 카르텔이 벌인 살육의 현장에서 가까스로 살아남은
모자의 처절한 여정, 그 속에서 알게 된 그날의 비밀……!


리디아의 조카이자 대녀의 열다섯 살 생일을 축하하는 성인식인 킨세아네라 현장에 들이닥친 세 명의 괴한. 그들은 얼음이 담긴 잔에 맺힌 이슬이 채 마르기도 전에 열여섯 명의 가족을 싸늘한 시신으로 만든다. 리디아는 총성이 멈춘 뒤 발견한 남편 세바스티안의 시신 위에서 “나 때문에 내 일가족이 죽었다”는 메시지를 발견한다. 그 순간 리디아는 기자인 남편이 쓴 카르텔에 대한 기사 때문에 벌어진 사건이라는 것을 알아차린다. 리디아는 사랑하는 열여섯 명이 순식간에 쏟아진 냉정한 총알에 맞아 죽었다는 사실에, 남편의 시신이 대부분 온전하다는 사실에 감사한다. 그들은 가슴에 마테체를 꽃아 팻말을 달아두었을 수도, 본보기를 보이기 위해 더는 사람의 몸이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시신을 훼손할 수도 있었다. 이렇게까지 멀쩡하게 죽였다는 것은 카르텔에게 있어서는 일종의 기형적 친절임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다.
현장에 도착한 형사는 “제가 살아 있다는 걸 알면 다시 사람을 보낼 거”라는 리디아의 말에 배후가 누구인지 정확히 아느냐고 묻는다. 그는 이 참혹한 상황에서 농담을 하자는 것일까? 아카풀코에서 이 정도 학살을 벌일 수 있는 사람은 단 한 명뿐이다. 하비에르 크레스포 푸엔테스. 이 도시 사람이라면 그가 누구인지 다들 알고 있다. 입 밖으로 그의 이름을 말하지 않을 뿐.

리디아,
이제는 당신 손에도 피가 묻었군. 당신과 나의 고통을 정말로 유감스럽게 생각해. 우리는 이 슬픔으로 영원히 하나가 되었어. (…) 하지만 걱정하지 마. 내 영혼의 여왕이여. 당신의 고통은 금방 끝날 테니.
하비에르
(81쪽)

사건 직후 은밀히 피신해 있던 곳으로 날아든 하비에르의 편지. 그는 리디아가 어디에 있든 결국 찾아낼 것이다. 그렇기에 당장 루카를 데리고 사라져야 한다. 지금 당장. 아카풀코를 떠나야 한다. 그가 절대 찾을 수 없는 아주 먼 곳으로. 리디아를 “영혼의 여왕”이라 불렀던 하비에르. 그들의 관계는 왜 이렇게까지 파멸에 이르게 되었을까. 세바스티안이 하비에르에 대한 기사를 쓴다며 걱정했을 때도 아무 일 없을 것이라 장담했건만.
매 순간 목숨을 건 선택이 이어지는 엘 노르테를 향한 여정에서 알게 된 그날의 진실은 리디아를 깊은 슬픔과 두려움, 분노에 빠트리는데……. 라 베스티아, 즉 “짐승”이라 불리는 난민 열차에 몸을 실을 수밖에 없게 된 리디아와 루카의 앞날에는 어떤 일들이 기다리고 있을까. 두 모자는 목숨을 건 여정 끝에 “아메리칸 더트(미국 땅)”를 밟을 수 있을 것인가.

대다수의 살인 사건이 미제로 남고, 카르텔은 어떠한 처벌도 받지 않는 곳
21시간마다 한 명씩 죽어가는 접경 지대의 암울한 현실……

‘난민’이라는 이름과 ‘불법’이라는 고정관념, 참혹한 현실에 가려져
보이지 않았던 사선 위에 위태롭게 서 있는 이들의 생생한 이야기


《아메리칸 더트》의 저자 제닌 커민스는 푸에르토리코 출신 이주자의 손녀이자 아일랜드 출신 이민자의 아내이기도 하다. 그래서였을까. 그는 중남미 난민들을 둘러싼 선입견 뒤에 존재하는, 그동안 간과되어 온 한 사람, 한 사람에 주목한다. 특히 《아메리칸 더트》를 통해 난민 중에서도 여성과 어린아이들이 겪게 되는 고통을 생생하게 그려내고 있다.

리디아는 부엌에서 저녁 요리를 하며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그들의 사연을 들었다. 엄마들은 유모차를 밀며 수천 킬로미터를 이동하고, 어린아이들은 바닥에 구멍이 뚫린 분홍색 크록스를 신고 걷는다. (…) 그들은 폭력과 가난, 정부보다 더 강력한 갱단에서 도망쳤다. (…) 그들은 미국에 가거나 아니면 가는 도중에 길에서 죽기를 원했다. 고향에 있어 봐야 살아남을 확률은 더 희박해지기 때문이다. 라디오에서 북쪽으로 걸어가는 엄마들이 아이들에게 불러주는 노랫소리가 흘러나오자 리디아는 갑자기 감정이 복받쳤다. (…) 하지만 사실은 사소한 감정이었다. 마늘이 떨어졌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때는 집안일에 대한 짜증으로 금세 지워져 버렸다. 저녁에는 밋밋한 음식을 먹게 될 터였다.
(448~449쪽)

카르텔의 살육을 피해 목숨을 건 여정을 떠나게 된 리디아는 라 베스티아 지붕에 올라야 하는 난민이 되기 전에는 그들의 삶에 귀를 기울이고, 그들의 어려움에 큰 관심을 갖지 않았다. 라디오에서 들려오는 안타까운 사연에 잠시 마음 아파하기도 했지만, 그보다 저녁 식사에 쓸 마늘이 부족하다는 사실이 더 중요하게 여겨지곤 했다. 커민스는 이렇게 늘 우리 곁에 있었지만, 쉽게 간과했던 난민의 처절한 삶과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한 번쯤 돌아보도록 만든다.
커민스는 저자의 말을 통해 “이전에도 종종 매도당했던 수많은 세대의 이민자들이 그들과 우리의 밝은 미래에 기여했는데도 그런 가능성을 가진 존재로 보지 않는다”고 말한다. 이 말을 통해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까지 미국으로 유입된 2,700만여 명의 전례 없는 이민자 물결이 미국의 토대를 세웠고, 그들의 땀으로 지금의 풍요가 일구어졌음을 되새기게 한다. 그러면서 ‘난민’이라는 이름 뒤에 가려져 어쩌면 끝내 듣지 못하게 될 수도 있는 수천만의 사연을 기리는 방법으로, 안정된 삶을 영위하는 이들과 지금도 목숨을 건 여정을 하고 있을 난민 사이의 ‘가교’ 역할을 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작품을 쓰게 되었음을 밝히고 있다.
《아메리칸 더트》는 경제 대공황 당시 가진 것을 모두 빼앗긴 채 오클라호마에서 캘리포니아로 이주할 수밖에 없었던 조드 일가의 삶을 다룬,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존 스타인벡의 대표작 《분노의 포도》에 비견되기도 했고, 소설가 돈 윈슬로는 “21세기의 《분노의 포도》로서 장차 고전이 될 작품”이라는 찬사를 보내기도 했다. 이처럼 《아메리칸 더트》는 숨 돌릴 틈 없이 빠르게 전개되는 흡인력을 보여주면서도 인간의 존엄과 생명의 가치, 이제는 우리의 숙제이기도 한 난민 문제에 대해 묵직한 메시지를 남긴다.




맨 처음에 발사된 총알 중 하나가 루카가 소변을 보려는 변기 위의 열린 창문으로 날아든다. 루카는 그것이 총알인 줄도 모른다. 미간에 총알이 박히지 않은 이유는 순전히 운이 좋아서다. 자신을 지나친 총알이 뒤쪽 타일 벽에 부드럽게 박히는 소리도 듣지 못한다. 하지만 그 후에 이어진 총알 세례는 귀청이 떨어질 듯 요란해서 헬리콥터 날개가 돌아가는 듯한 두두두, 탕탕, 딸칵딸칵 소리가 울려퍼진다. 비명도 쏟아지지만 오래가지 못하고 이내 총격으로 전멸된다. 루카가 바지 지퍼를 올리고 변기 뚜껑을 내린 다음 그 위에 올라가 창밖을 내다보기도 전에, 저 끔찍한 아우성의 원인이 무엇인지 확인하기도 전에 욕실 문이 활짝 열리더니 엄마가 나타난다.
“미호, 이리 와.” 엄마가 어찌나 나직이 속삭이는지 처음에는 알아듣지 못한다.
엄마는 거친 손길로 루카를 샤워실 쪽으로 몬다. 루카는 샤워실로 올라가는 계단에 발이 걸려 앞으로 넘어지고 손으로 바닥을 짚는다. 엄마도 덩달아 넘어지면서 루카를 덮치는 바람에 루카의 아랫입술이 이에 찔려 찢어진다. 루카의 입에서 피 맛이 난다. 샤워실 바닥에 깔린 연초록색 타일 위로 핏방울이 붉고 작은 원을 그린다. 엄마는 루카를 샤워실 구석으로 밀친다. 이 샤워실에는 문이나 커튼이 없다. 그저 욕실 한쪽 귀퉁이에 타일 벽을 칸막이처럼 하나 더 세웠을 뿐이다. 높이가 168센티미터, 폭이 90센티미터쯤 돼서 둘을 가려줄 수 있다. 운이 따른다면. (핏빛 토요일)

“그들이 나도 죽일 거예요.” 이 말을 내뱉은 후에야 리디아는 정말 그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형사는 반박하지 않는다. 대다수 동료―정확히 누구인지는 모르지만 그건 중요치 않다―와 달리 그는 카르텔로부터 뇌물을 받지 않고 아무도 믿지 않는다. 사실 지금 이 순간 사건 현장인 집과 정원을 돌아다니며 탄피가 떨어진 자리를 표시하고, 족적을 검사하고, 피가 튄 자국을 분석하고, 사진을 찍고, 맥박을 확인하고, 리디아의 몰살된 가족들 시신 위로 성호를 긋는 스물네 명이 넘는 경찰과 의료진 중 일곱 명이 이 지역 카르텔로부터 정기적인 뇌물을 받고 있다. 이 불법 수당은 정부가 주는 월급보다 세 배나 많다. 사실 이미 한 명이 헤페에게 리디아와 루카가 살아 있다는 소식을 문자로 전했다. 나머지는 아무 일도 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바로 그러라고 카르텔이 돈을 주기 때문이다. 그저 제복을 입고 돌아다니면서 상황이 잘 통제되고 있는 것처럼 보이게 하라고. 몇몇 사람은 그런 현실에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만, 나머지는 아예 느끼지도 않는다. 어차피 그들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으므로 그들이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는 별로 중요치 않다. 멕시코에서 미해결 범죄율은 90퍼센트를 훨씬 넘는다. 제복 입은 경찰의 존재는 카르텔이 전혀 처벌받지 않는 현실을 은폐하는 데 꼭 필요한 반 환상을 제공한다. 리디아는 이 사실을 알고 있다. 모두가 알고 있다. 리디아는 지금 당장 여기를 빠져나가야 한다고 마음먹고 앉아 있던 갓돌 위에서 벌떡 일어난다. 놀랍게도 다리에 힘이 하나도 없다. 형사는 리디아에게 공간을 주려고 뒤로 물러선다.
“제가 살아 있다는 걸 알면 그가 다시 사람을 보낼 거예요.” 그러자 가슴이 욱신거리며 기억이 되살아난다. 마당에서 “아이는?” 이라고 외치던 목소리. 리디아는 다리가 후들거린다. “그가 내 아들을 죽일 거라고요.” (사라져야 해)

  작가 소개

지은이 : 제닌 커민스
미 해군이던 아버지가 스페인에 주둔하던 때 태어나 메릴랜드, 벨파스트, 뉴욕에서 살았다. 작가가 되기 전에 10년 동안 출판계에서 일하기도 했다. 푸에르토리코 출신 이주자의 손녀이자 아일랜드 출신 이민자의 아내이기도 한 그는 《아메리칸 더트》를 통해 중남미 난민을 둘러싼 선입견 뒤에 존재하는, 간과되어온 사람들 중에서도 특히 여성의 삶을 작품을 통해 잘 보여준다. 지은 책으로 잔혹한 범죄를 겪은 후 극복 과정을 담은 자서전 《찢어진 하늘》과 아일랜드를 배경으로 한 소설 《아웃사이드 보이》, 《구부러진 가지》가 있다.

  목차

01 핏빛 토요일
02 사라져야 해
03 알콘
04 첫 만남
05 영혼의 여왕에게
06 탈출
07 칠판싱고
08 라 레추사
09 침묵
10 피할 수 없는 선택
11 바퀴 달린 짐승
12 카사 델 미그란테
13 소문
14 뛰어내리다
15 동행
16 두 자매
17 로렌소
18 마르타
19 엘메르
20 계획
21 먹잇감
22 몸값
23 다시, 시작
24 조금만 더
25 베토
26 노갈레스
27 코요테
28 그의 흔적
29 솔레다드
30 국경을 넘다
31 사막 횡단
32 폭우
33 낙오
34 동굴
35 엘 엘
36 19번 도로

에필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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