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반시 시인선 13권. 오남희 시집. 대지의 부단한 지각작용을 통해 퇴적층이 형성되듯, 시는 삶의 온갖 파동에 의해 켜켜이 쌓인 인간의 희로애락을 품고 있는 퇴적물과 같다. 시 속에 내장된 이 퇴적물에는 생의 무수한 무늬들이 압축파일처럼 응축되어 있다가 누군가 마음의 촉수로 그것을 건드리게 되면 물결처럼 출렁이며 그 풍설風說들을 쏟아낸다.
출판사 리뷰
대지의 부단한 지각작용을 통해 퇴적층이 형성되듯, 시는 삶의 온갖 파동에 의해 켜켜이 쌓인 인간의 희로애락을 품고 있는 퇴적물과 같다. 시 속에 내장된 이 퇴적물에는 생의 무수한 무늬들이 압축파일처럼 응축되어 있다가 누군가 마음의 촉수로 그것을 건드리게 되면 물결처럼 출렁이며 그 풍설風說들을 쏟아낸다. 그러므로 시는 시인이 느끼는 숱한 정념情念들이 이미지로 농축되어 있다가 어느 한 순간 감동적으로 독자들에게 전달된다. 까닭에 짧은 서정시들이 수록된 시집은 가볍게 손에 쥐어지지만, 그 시집 속에 담긴 생의 울혈과 파노라마는 결코 가볍게 들어 올려지지 않는다. 만남과 이별, 사랑과 상처, 탐욕과 무상함, 애락哀樂과 생멸生滅 등 넝쿨처럼 엉킨 생의 비망록을 은밀히 품고 있는 한 권의 시집이 어찌 가벼울 수 있겠는가.
물멍
살 오른 수면, 바람은 자늑자늑 일렁이고
내려앉은 내 마음새 곱슬버들색처럼 순해
물의 가지에 걸터앉아 껌뻑껌뻑 숨 고른다
홀연히 비켜선 자리에 기억 새삼 돋아
어슴푸레 살아난 상흔 사풋이 지우고 싶다
적당한 자유다. 윤슬처럼 반짝이는 눈빛들
물멍
살 오른 수면, 바람은 자늑자늑 일렁이고
내려앉은 내 마음새 곱슬버들색처럼 순해
물의 가지에 걸터앉아 껌뻑껌뻑 숨 고른다
홀연히 비켜선 자리에 기억 새삼 돋아
어슴푸레 살아난 상흔 사풋이 지우고 싶다
적당한 자유다. 윤슬처럼 반짝이는 눈빛들
벽지
여러 겹 붙은 벽지 떼어보니 알겠다
붙이는 것은 순간이지만 어르고 달래 묵은 먼지까지 붙어 쉽지 않다
조각으로 뜯어지니 마음은 찢어진다
정도 그렇다
붙이는 건 한나절 안 되지만 떼어내는 건 눈물, 콧물 들어가야 한다
뒷모습까지도 멍이 든다
억겁의 시간들 속에 쌓인 것들이 말해 주듯
다 못 떼고 가는 것이 사람의 정이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오남희
경북 고령 출생한국방송통신대학 국문학과 졸업2015년 대구문학 등단대구문인협회 회원<섬시> 동인
목차
제1부 나비는 우편배달부가 되어
물멍
벽지
연둣빛 연서
목련
저무는 강에 기대어
화식조火食鳥
나비는 우편배달부가 되어
산책의 밀도
연산홍
용추龍湫
비진도
짜글이
묵정밭
짝사랑
만보기
그들은 ‘퇴근길’에서 퇴근한다
저항감이 있으니까
제2부 저녁, 는개에 젖어
복사꽃
열섬
알 수 없는 사랑
방음벽
내부 고발자
환지통
감천 마을
봄볕에 그리움 널어 말리며
요가1
요가2
요가3
요가4
졸음 쉼터는 객지다
아카시 꽃
솔가리
오징어, 푸른 도화지에 쓴 시
저녁, 는개에 젖어
제3부 사각 얼굴과 맞닥뜨리다
무화과
봄은 널름거리는 혀로 온다
추희
무죄
날개는 고요하다
홍교, 그를 읽어내다
여진
탐색전
위장항해술
사각 얼굴과 맞닥뜨리다
배경
뒷담화
은행털이범
태연한 목석
흔적
덕질, 그녀들 발 벗고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