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무심한 듯 절절하게 써내려간 3기 말 암 환우의 삶 이야기. 2017년 여름, 저자는 건강검진에서 유방암 3기 말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누가 봐도 부러운 삶이었고 멀리서 보면 유유히 순항 중이었다. 그러나 실상은 달랐다. 결혼생활은 소통 부재로 조금씩 균열이 생기고 있었다. 불만과 불안에 반발하듯 집 안을 채운 책과 옷과 물건들을 정리하고 내다버렸다. 그런데 어느 날, 암에 걸리자 더는 버릴 게 없어 보이던 집 안이 온통 버릴 것투성이로 보였다.
저자는 궁금한 것을 물어보라는 의사에게 평소 별로 즐기지도 않는 커피를 마셔도 되냐고 물었다. 병원에 가는 길은 드라이브 코스! 불행 속에서도 모래알만 한 작은 행복을 찾아내는 것이 인간이었다. 몸이 좀 괜찮아지면 좋아하는 책을 읽고 빌리기 위해 숲속도서관에 갔다. 그리고 집에서는 걸신들린 사람처럼 빌려온 책과 영화들에 파묻혔다. 우울하고 허무했던 이십대, 쓸데없는 짓만 일삼던 그 시절의 자신으로 돌아간 것 같았다.
출판사 리뷰
됐고! 일단 지금을 살자
-무심한 듯 절절하게 써내려간 3기 말 암 환우의 삶 이야기
“도대체 제가 암에 걸린 이유가 뭘까요?”
“랜덤입니다.”
2017년 여름, 당시 중학생과 고등학생 자매를 둔 저자는 건강검진에서 유방암 3기 말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누가 봐도 부러운 삶이었고 멀리서 보면 유유히 순항 중이었다. 그러나 실상은 달랐다. 현실주의자인 남편과 몽상가인 아내의 결혼생활은 소통 부재로 조금씩 균열이 생기고 있었다. 불만과 불안에 반발하듯 집 안을 채운 책과 옷과 물건들을 정리하고 내다버렸다. 그런데 어느 날, 암에 걸리자 더는 버릴 게 없어 보이던 집 안이 온통 버릴 것투성이로 보였다.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 어떻게 살 것인가? 살아오면서 내가 원한 무엇이 되어 본 적이 있었던가?
자기 안의 많은 것들이 안으로 안으로 모여들어 썩고 있는지도 모르고, 세상 다 산 사람처럼 굴었던 자신을 발견했다. 많은 약을 처방받았다. 하지만 마음의 통증을 막아줄 슬픔억제제와 절망억제제는 어디에서도 처방받지 못했다. 스스로 조제해야 했다.
끝없이 기다려야 하는 병원 대기실, 각오했던 것보다 더 지독한 항암치료와 통증, 방사선 치료 그리고 임상. 그런데 이런! 또 재발이란다.
계절은 자꾸 바뀌었지만 거대하고 현대적인 병원 시스템 속에 들어선 환자는 각종 검사결과와 의사의 지시에 따라 움직여야 하는 한 마리 동물에 불과했다.
“커피 마셔도 되나요?”
저자는 궁금한 것을 물어보라는 의사에게 평소 별로 즐기지도 않는 커피를 마셔도 되냐고 물었다.
병원에 가는 길은 드라이브 코스! 불행 속에서도 모래알만 한 작은 행복을 찾아내는 것이 인간이었다. 몸이 좀 괜찮아지면 좋아하는 책을 읽고 빌리기 위해 숲속도서관에 갔다. 그리고 집에서는 걸신들린 사람처럼 빌려온 책과 영화들에 파묻혔다. 우울하고 허무했던 이십대, 쓸데없는 짓만 일삼던 그 시절의 자신으로 돌아간 것 같았다.
암과 함께한 몇 년은 인생 최고의 시간!
-1년 후는 어쩌면 오지 않을지도 모른다
해가 바뀌기 전 새 다이어리나 달력을 받으면 눈앞이 아득했다. 늙어보지도 못하고 죽을까 봐 불안했다. 아무것도 되고 싶지 않았는데 하고 싶은 것이 하나 둘 생겨났다. 숲해설가, 독서토론 리더, 도서관 사서…. 독서 모임에 가입했다. 기회가 생겨 북 큐레이션을 직접 해보니 그렇게 즐겁고 좋을 수가 없었다.
내년에도 도서관에 앉아서 빨간 화살나무와 수크령을 볼 수 있을까? 친구가 보낸 2021년 벽걸이 달력, 그 365일을 살고 싶다.(p.198)
무심한 어미인 줄 알았더니 가슴 뜨거운 어미였다. 금욕주의자인 줄 알았더니 엄청난 탐욕주의자였다. 그 온갖 욕망은 젊을 때, 건강할 때 누려보지 못한 활기와 꿈을 부여했다.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저자는 비로소 진짜 자기 자신을 만날 수 있었다고 고백한다.
가면을 벗은 민낯의 나는 ‘괜찮은’ 사람이 아니었다. 내가 경멸했던 어떤 이의 모습이었고, 내가 혐오했던 (…) 어떤 이의 모습이었다.
그런 나를 숨기고 감추느라 가면을 썼고, 그걸 감추기 위해 그 위에 또 다른 가면을 썼다. 살면서 가면은 계속 덧씌워졌다. 어떤 게 진짜 내 모습인지 알아볼 수조차 없었다.(p.151)
숙제하는 마음으로 자주 숲에 갔던 저자는 빨간 열매가 떨어지고, 하얀 꽃이 피고 지고, 초록 열매가 다시 빨갛게 변하는 순간을 지켜보면서 무려 2년 만에 팥배나무의 이름을 알게 된다. 또 나뭇잎에 알을 낳고 어미가 잘 말아서 떨군 거위벌레요람을 알게 된다. 그 숲에서 저자는 삶의 경이와 함께 지금 그대로의 자신의 모습을 온전히 받아들이게 된다.
그리고 ‘글쓰기’라는 대나무 숲으로 뚜벅뚜벅 걸어 들어간다.
숲에선 기이하게 휜 나무를 자주 보았다. 곧게 자라던 나무가 방향을 꺾었다. 그런 나무를 볼 때마다 꺾이던 그 순간 나무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궁금했다. 뭘 피하려고 저렇게 방향을 틀었을까? 그런 나무 앞에 서면 온몸을 비틀며 방향을 틀고 있는 내가 보였다.(p.158)
-됐고! 일단 오늘을 살자!
저자는 4년째 암과 함께 열심히 살고 있다.
■ 추천사
정재호(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교수)
진료실 안 의사와 환자는 말 그대로 의사와 환자로서만 대면하게 됩니다. 그들이 누구의 엄마인지, 누구의 딸인지, 직업이 무엇인지는 신경 쓰기 어렵습니다. ‘5분 진료’라는 현재의 의료 시스템을 고려할 때 환자의 증상에만 집중하기에도 시간이 모자라니까요. 실제 그 안에서는 사람들 모두가 마음이 바쁩니다. 질문을 더 하려던 환자는 다음 환자에게 미안해서, 설명을 더 하려던 의사 역시 시간에 쫓겨 말을 아끼죠.
《암과 살아도 다르지 않습니다》를 읽는 내내 ‘아, 그랬구나…’라는 혼잣말을 중얼거렸습니다. 수많은 환자를 만나왔음에도 그들의 생각과 실제 생활이 제가 느끼는 것과는 현저히 다르다는 걸 알았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이 글을 읽으며 다시 한 번 환자를, 아니 사람을 좀 더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들의 목소리를 이제 조금은 더 잘 들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렇듯 의사는 언제나 환자를 통해 배웁니다.
암은 예상치 못하는 시점에 불쑥 찾아와 우리를 괴롭힙니다. 인구 세 명 중 한 명은 암에 걸린다는 통계를 굳이 인용하지 않아도 주변에 암환자가 한 명도 없는 사람을 찾기 힘든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이 책 《암과 살아도 다르지 않습니다》가 암을 진단받고 치료 중인 한 환자의 투병기가 아니라 바로 현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의 가족, 친구 혹은 나의 이야기인 이유입니다. 많은 분이 이 책을 꼭 읽어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어느 날, 암이 찾아왔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이연
세상의 진정한 가치는 ‘쓸데없음’이라며 인생 허투루 살다가 별 볼 일 없는 중년이 된 그 어느 날, 암 환우가 되었다. 고통이 훑고 간 몸과 마음을 들여다보며 글을 썼다. 이제 좀 인생이 쓸모 있고, 별 볼 일 있으려 한다. 일상에 치여 미뤄둔 쓸데없는 짓 하며 ‘암 환우’로 조금 더 살고 싶다.
목차
프롤로그그따위 확률이 뭐라고!
아픔
어느 날 시간이 꺾였다 | 랜덤입니다 | 내 안에 갇힌 괴물 | 언니, 참지 마! | 슬픔억제제는 없나요? | 머나먼 우주, 그 어디 1 | 머나먼 우주, 그 어디 2 | 운 날은 많았지만 1 | 운 날은 많았지만 2 | 커피 마셔도 되나요? | 혈관이 보이지 않아요 | 제발 너 말고 다른 의사를 데려와 줘 | 뭘 그렇게 잘못했겠어요 | 앞으로 나빠질 일만 남았어요 | 암과 싸우는 사람들
관계
당신 아프지 말아요 | 걷다 보면 길이 보일 거야 | 그녀와 함께한 2년 | 아무한테도 말하지 마! | 괜찮냐고 그만 좀 물어봐 | 나도 어쩔 수 없는 어미였다 | 언제나 그 자리에 | 감정 쓰레기통? 그거 내가 해줄 게!
그리고, 삶
글쓰기를 시작했다 | 암과 살아가기로 했다 | 있는 그대로 | ‘전부’가 될 수 없는 것들 | 쓸데없이 살 걸 그랬어 | 아픈 사람처럼 보이지 않아요 | 무엇을 남길 것인가 | 아직도 종이 다어어리 써? | 오늘도 도서관에 간다 | 암과 살아도 다르지 않다고? | 응급실 밖에서 순환을 꿈꾸다 | 오늘은 꼰대 환자입니다 | 드디어 한량인데, 왜 행복하지 않죠? | 희망과 절망 그리고 기적 | 내 안에 욕망 있다
에필로그다시 3개월 삶을 허락받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