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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로냐, 붉은 길에서 인문학을 만나다
맛, 향기, 빛깔에 스며든 인문주의의 역사
메디치미디어 | 부모님 | 2021.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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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미식의 수도, 뚱보의 도시, 붉은 도시, 현자의 도시. 이탈리아의 북부 도시 볼로냐의 별명은 오래된 도시의 역사만큼이나 다채롭다. 이탈리아로 요리 유학을 떠났던 저자는 동료의 추천으로 볼로냐에 머물면서 그곳의 매력에 푹 빠져든다. 처음에는 미식의 수도다운 풍성한 음식의 맛에, 사람들의 친절함과 도시의 개방성에, 맛의 기원을 탐구하는 과정에서 만난 인문주의에 깊이 빠져든다. 저자는 ‘왜 볼로냐는 이탈리아의 도시는 물론이고 미국이나 유럽의 도시와도 다른 에너지가 느껴지는가’ 하는 의문을 갖게 되었다. 이 책은 저자가 가진 그 의문과 거기에 대한 나름의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담고 있다.

로마, 밀라노, 피렌체, 나폴리가 아니라 왜 볼로냐로 갔냐고 고개를 갸우뚱할 사람들이 있겠지만, 이 책의 마지막 장을 덮을 때쯤이면 그 의문은 사라질 것이다. 볼로냐처럼 멋진 도시를 소개하는 책이 없음을 안타까워하며 책을 쓴 저자의 바람처럼, 이 책이 대학도시이자 미식도시 그리고 미술과 음악의 도시이기도 한 볼로냐에 대한 국내 여행자들의 관심을 열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출판사 리뷰

로마가 아닌 볼로냐로 간 기이한 이탈리아 여행자
그가 찾아낸 행복한 도시 볼로냐의 비밀, 모든 것은 맛에서 시작되었다

대다수 여행자들은 이탈리아 반도의 절정을 느낄 수 있는 밀라노-베네치아-피렌체-로마-나폴리를 다녀온다. 하지만 책의 서문에서 스스로를 기이한 이탈리아 여행자로 규정했듯이 이 책의 저자는 이런 고전적인 이탈리아 여행 루트에서 벗어나 볼로냐를 선택했다. 그가 볼로냐로 간 까닭은 요리학교의 스승과 동료들의 추천을 받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저자는 볼로냐에 머물면서 미처 생각지 못했던 매력을 발견한다. 처음에는 미식의 수도다운 풍성한 음식의 맛에, 친절한 볼로냐 사람들에게 그리고 볼로냐가 지닌 에너지와 자유로움에 푹 빠져든다.
‘곳간에서 인심난다’는 우리 속담처럼 볼로냐는 개방적인 이탈리아에서도 가장 개방적인 도시이다. 저자는 ‘왜 볼로냐는 이탈리아의 도시는 물론이고 미국이나 유럽의 도시와도 다른 에너지가 느껴지는가’ 하는 의문을 갖게 되었다. 이 책은 저자가 가진 그 의문과 거기에 대한 나름의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담고 있다.
저자는 볼로냐에 있을 때는 정작 볼로냐 사람들이 왜 늘 웃고 다니는지 알 수가 없었지만, 한국에 돌아와 비로소 볼로냐 사람들의 표정에서 느껴지는 행복감의 정체를 깨달을 수 있었다고 고백한다. 저자에 따르면 그 실마리는 역시 음식이었다. 미식의 수도답게 먹거리가 풍성한 덕분일까? 풍성한 먹거리의 바탕에는 햄, 치즈, 와인, 커피를 싼값에 먹을 수 있게 해주는 협동조합 시스템이 있다.
자유도시 볼로냐는 강대국의 거대자본에 대항하는 경제적 자치를 꿈꾸었고, 이탈리아에서 가장 많은 양의 와인을 생산하는 리유니테와 같은 협동조합을 결성했다. 덕분에 볼로냐는 ‘협동조합의 수도’로 불리기도 한다. 볼로냐의 싸고 맛있는 데에는 도시 구석구석에 미치고 있는 협동조합의 힘이 크다.
어디 그뿐인가. 시민들이 손을 잡고 교황과 황제에 맞서 자유를 얻어냈던 이 도시의 역사는 인류 역사에서 참 특별했다. 시민들이 왕을 쫓아내고 자치도시를 만들었고 도시의 깃발에 ‘자유’라는 단어를 새겨넣었다. 또 학생들은 스스로 대학을 만들었다. 볼로냐 대학에서는 근대 법과 근대 의학 그리고 천문학이 싹텄다. 현대 학문의 기원을 파고들면 많은 부분이 볼로냐의 붉은 벽돌 건물과 회랑에서 튀어나왔다.
작은 도시 볼로냐가 이처럼 특별한 성취를 이룬 것은 역사의 수수께끼가 아닐 수 없다. 미식의 수도라는 별명을 얻게 한 햄, 치즈, 와인, 커피, 붉은색 도시 볼로냐라는 별명을 얻게 한 도시를 뒤덮은 긴 회랑, 현자의 도시라는 별명을 얻게 한 근대 법과 의학의 성과 등을 하나씩 살펴가면서 저자는 우리를 볼로냐 인문학 기행으로 이끈다. 맛, 향기, 빛깔의 3가지 주제를 저자의 시선으로 따라가다 보면, 우리는 볼로냐에 깊이 스며든 휴머니즘(인문주의)의 역사를 읽을 수 있다. 볼로냐는 왕이나 신이 아니라 사람을 가장 최우선으로 여겼으며 볼로냐 사람들은 그 공동체에서 서로를 믿으며 서로가 빛날 수 있도록 도왔다는 것을.
그런데 저자는 볼로냐처럼 멋진 도시를 소개하는 책이 국내에 한권도 없다는 사실이 무척 의아했다고 한다. 물론 이탈리아에 로마, 베네치아, 피렌체처럼 유서 깊고 아름다운 도시가 워낙 많아서 그렇겠지만, 볼로냐빠인 저자의 입장에는 무척 아쉬운 대목이다. 저자는 이 책이 많은 별명만큼 다채로운 매력을 지닌 볼로냐에 대한 국내 여행자들의 관심을 열 수 있기를 소망한다.

볼로냐를 비롯해 많은 에밀리아로마냐의 도시에서는 여전히 고집스럽게 손으로 생면을 만들어 먹는다. 그리고 자신들의 소스인 볼로네제 라구 소스는 기계로 뽑은 스파게티에 얹어먹어서는 안 된다며 열을 올린다. 나는 볼로냐 사람들의 이 고집스러운 ‘면부심’이 재미있다. 볼로냐가 미식의 수도라는 칭호를 얻은 것은, 그저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먹었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특이하게도 볼로냐는 음식과 관련해서는 처음부터 끝을 생각했던 것 같다. 프로슈토도, 치즈도, 파스타도 그렇다. 서양 요리와 음식 문화의 정점인 와인에 있어서도 그렇다. 볼로냐는 언제나 이탈리아 음식의 시작과 끝에 서 있으려 한다. 그래서 볼로냐는 ‘뚱보의 도시’라는 별명과 ‘현자의 도시’라는 별명을 동시에 차지했나 보다.
-1장 맛 파스타의 맛 중에서

볼로냐 어딜 가더라도 만날 수 있는 이 도마 안주의 주축은 모르타델라와 프로슈토로, 이 도시를 대표하는 햄이다. ‘음식’이라고 하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는 이탈리아인들 사이에서 볼로냐가 ‘미식의 수도’라는 칭호를 얻게 된 것은 이 햄들의 공이 크다.
프로슈토는 돼지 뒷다리를 바람에 말려 얇게 썰어 먹는 햄이다. 우리나라에는 스페인의 하몽이 좀 더 널리 알려져 있는데, 실은 프로슈토의 역사가 더 길다. 이탈리아의 프로슈토는 고대 로마 때부터 대중적으로 즐겨먹었으며 기원전에 이미 염장하는 방법을 기록으로 남겨두었을 정도로 유서 깊은 음식이다. 모르타델라는 우리나라의 인기 반찬인 핑크빛 소시지와 비슷한데, 밀가루를 넣지 않고 훨씬 더 굵게 만든 것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살루미는 사실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음식인 피자나 파스타보다 한 수 위다. 고대 로마 시대부터 시작해 지금까지 그 본래의 모습을 그대로 지켜오고 있는 음식으로, 파스타나 피자가 중세 이후 외국과 교류하던 중에 자연스레 탄생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파스타는 아랍에서, 피자는 대항해 시대 이후 토마토가 신대륙에서 들어온 뒤에 등장했다. 따라서 살루미는 세계에서 인정받는 가장 오래된 이탈리아 음식의 대표 주자다.
-1장 맛 돼지의 맛 중에서

유럽 협동조합 가운데 매출이 가장 큰 상위 8개 기업이 이탈리아 협동조합이며, 이 가운데 에밀리아로마냐가 협동조합이 가장 발달한 곳이다. 볼로냐에 발달한 협동조합은 볼로냐의 생활물가와 실업률을 낮추는 데 큰 기여를 하고 있다. 전체 실업률은 물론, 30퍼센트에 육박하는 이탈리아의 청년실업률이 가장 낮은 곳도 볼로냐를 비롯한 에밀리아로마냐의 도시들이다. 더불어 여성의 취업률도 가장 높다. 볼로냐에 가면 느낄 수 있는 이곳 사람들의 친절함은 이런 경제적인 이유에서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볼로냐는 이미 오래전부터 이런 넉넉한 풍경이었던 듯하다. 러시아의 작가 파벨 무라토프는 19세기 말 《이탈리아의 이미지》라는 책에서 볼로냐를 이렇게 찬양했다. “볼로냐는 복잡하지 않고 경쾌하며, 눈을 즐겁게 하는 가벼운 무언가가 있다. 이곳 사람들의 마음에는 기쁨이 가득하고 신체는 건강하다. 이곳은 기름진 곡창 지대와 유명한 와인을 생산하는 포도밭으로 둘러싸여 있다. 풍성함과 다양함에서 볼로냐를 따라올 도시는 없다.” 볼로냐에 가면 100년 전 러시아 작가가 느낀 감정이 과장이 아니라는 것을 금세 알 수 있다.
-1장 맛 토마토의 맛 중에서

  작가 소개

지은이 : 권은중
요리를 하기 전에는 음식이 그저 칼로리 충전 또는 남과 구별 짓는 연성 권력soft power, 이 둘 중 하나이거나 그 중간쯤이라고 여겼다. 그렇지만 2006년 요리를 시작한 뒤부터 ‘음식이 삶의 대부분’이라는 급진적 사고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결국 20년간 해오던 기자를 그만두고 이탈리아로 요리유학을 다녀왔다. 많은 나라 가운데 이탈리아를 택한 건 ‘요린이’ 시절, 처음 만들어 먹었던 요리가 파스타였던 탓이다.이탈리아 유학시절 이탈리아식 요리 스킬보다 올리브유, 치즈, 살루메, 와인 같은 식자재에 끌려 올리브 과수원, 치즈 공장, 와이너리 등을 열심히 찾아 다녔다. 개별 음식보다 그 음식을 이끌어내는 식생, 역사, 문화 등에 관심이 많다. 앞으로 서양 음식 문화의 발상지인 이탈리아를 오가며 이탈리아 음식을 탐닉할 계획이다. 지은 책으로 《독학파스타》, 《10대를 위한 음식인류사》, 《음식경제사》 등이 있다.

  목차

프롤로그

1장 맛
파스타의 맛
나의 첫 파스타는 이탈리아 파스타가 아니었다 / 파스타를 모르면 이탈리아를 모르는 것이다/생면 파스타의 성지, 볼로냐 / 볼로냐에 간 것은 행운이야 / 소스는 짧고 파스타는 길다 / 후배에게 볼로냐를 맛보게 하라 / 볼로냐에서 파스타보다 더 많이 먹는 음식은 / 볼로냐의 소울 푸드, 꼬마만둣국 / 곳간에서 파스타 나고 토르텔리니 났다
돼지의 맛
식욕을 자극하는 구수한 향기의 정체 / 볼로냐는 11월부터 이미 크리스마스 분위기 / 와인과 햄을 한가득 받아드니 웃을 수밖에 / 누군가를 떠올리게 하는 음식, 탈리에레 / 소보다 돼지를 높게 치는 이탈리아 / 소금, 바람 그리고 시간만 있으면 충분하다 / 뚱보의 도시에 오르게 한 1등공신, 모르타델라
토마토의 맛
토마토를 가장 먼저 음식에 넣은 사람은 누구일까? / 생긴 것도 맛도 남다른 나폴리의 토마토 / 이탈리아에서 소스에 큰 공을 들이지 않는 이유 / 나폴리가 토마토를 먹었던 까닭은 가난 탓/ 미국 덕에 나폴리가 파스타 국가대표가 됐다? / “스파게티로 만든 볼로네제는 신고해달라” /토마토소스도 볼로냐가 만들면 다르다

2장 향기
치즈의 향기
교황이 왕에게 하사하던 이탈리아 치즈 / 이탈리아인의 골수, 우유와 치즈 / 나는 왜 로마 제국의 치즈에 빠졌나? / 볼로냐에서 맛본 이탈리아 치즈의 정수 / 이탈리아 치즈 맛의 비밀은 ‘고집’
와인의 향기
볼로냐빠의 볼로냐 와인 흉보기 / 바롤로에서 레드 와인에 눈을 뜨다 / 와인 대신 내 혀를 탓하다 / 현자의 와인, 람브루스코의 반전 매력 / 탄산 거품을 품은 고대 로마의 물, 람브루스코 / 이탈리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와인은? / 이탈리아 요리 vs 프랑스 요리 / 가볍지만 무거운 거품, 그 모순의 비밀 / 이탈리아에 600여 종의 포도 품종이 있는 비결
커피의 향기
볼로냐 시내를 걷다 보면 흠칫 놀라는 이유 / 카공족이 머물 곳이 없는 도시, 토리노 / 책은 도서관에서, 커피는 카페에서 / 이탈리아인의 피에는 커피가 흐른다 / 볼로냐의 커피가 가장 맛있는 이유 / 왜 볼로냐 옆 로마냐에선 독재자가 나왔을까? / 붉은 이념 대신 노란 만두를 선택한 볼로냐

3장 빛깔
붉은색의 도시
겉도 속도 붉은 볼로냐 / 볼로냐의 성당은 붉고 밝다 / 볼로냐의 벽돌 사랑은 DNA 탓 / 붉은 볼로냐를 하늘에서 보는 두 가지 방법 / 기네스북에 오른 길고 긴 볼로냐의 회랑 / 회랑 가운데 가장 예쁜 산토 스테파노 성당 회랑 / 유독 진홍빛인 볼로냐 대학의 회랑 251
현자의 도시
나는 왜 볼로냐에 갔나 / 모든 법은 볼로냐로 통한다 / 법에 목마른 학생들이 모여 대학을 세우다 / ‘중세의 모스크바’는 어떻게 탄압을 피했나? / 볼로냐 대학의 또 하나의 횃불, 의학 / ‘현자의 도시’가 된 건 행운인가 실력인가 / 강철로 된 무지개를 밟다
미녀의 도시
나는 왜 볼로냐에 콩깍지가 씌었나? / 정말 친절한 볼로냐 여성들 / “한국어를 가르쳐 주세요” / 윙크의 도시, 볼로냐 / 인체 해부학, 볼로냐 여성에 의해 업그레이드되다 / 최초로 여성의 누드를 그린 볼로냐 여성 / 볼로냐는 왜 아마조네스가 되었나?

에필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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