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유라시아 대륙에는 실크로드, 스텝로드, 모피로드라는 크게 세 개의 길이 존재한다. 16세기실크로드의 기능이 쇠퇴하고 대항해 시대가 시작될 때 생긴 길이 모피로드(Fur road)이다. 러시아는 이 길을 개척하는 과정에서 한반도와 만나게 된다. 17세기 청나라의 요청으로 조선의 군대가 러시아와 전쟁을 벌였다. 1860년 러시아가 연해주를 차지하자 조선은 국경을 맞대는 이웃 나라가 되었다. 아관파천, 러일전쟁은 조선의 운명을 바꾸어 놓았는데 당시 조선은 세계 변화에 무관심했고 그 결과 식민지와 분단이라는 민족사의 비극을 겪었다.
출판사 리뷰
모피로드!
시베리아의 강, 타이가, 툰드라, 베링해를 넘는 지상 최대의 교역로
유라시아 대륙에는 실크로드, 스텝로드, 모피로드라는 크게 세 개의 길이 존재한다. 실크로드의 기능이 쇠퇴하고 대항해시대가 시작할 때 모피로드(Fur road)가 생겨났다. 16세기부터 소빙하기가 지구를 덮치면서 사람들은 따뜻한 모피를 찾기 시작했는데, 러시아는 이 모피를 찾기 위해 시베리아와 극동, 그리고 알래스카까지 진출했다.
모피로드는 우랄산맥을 넘으면서 시작한다. 타이가와 산맥을 뚫고 나갈 기술이 없던 그 시기 모피로드는 강과 강으로 연결된다. 모피로드의 첫 번째 강은 오비강의 지류인 이르티시강이다. 유럽으로 수출되는 모피는 오비강 위의 모피 집결지인 토볼스크에 최종적으로 모인다. 모피를 찾는 여정도 여기서부터 시작하여 튜멘, 옴스크, 예니세이스크, 일림스크, 이르쿠츠크, 야쿠츠크 등 강 주변의 도시로 이어진다.
야쿠츠크에서 모피로드는 두 갈래 길로 나누어진다. 동북쪽으로는 야쿠츠크에서 콜리마강을 넘어 아나디르반도, 오호츠크해, 캄차카 그리고 베링해를 넘어 알래스카까지 가는 길이다. 우랄산맥에서 태평양 해안인 오호츠크해까지 모피로드는 약 4,480km다. 오호츠크해에서 모스크바까지 썰매를 타고 걷거나 말을 타고, 또한 수로를 타고 가면 2~3년이 걸렸다. 오호츠크해에서 캄차카까지는 배로 이동했는데, 아비차만에서 범선을 타고 지구상에서 제일 험한 바다 베링해를 건너야 했다. 모피로드는 아메리카 대륙의 알래스카까지 연결되었다.
야쿠츠크에서 동남쪽으로 가는 모피로드는 아무르강을 따라 이어진다. 네르친스크, 알바진, 블라고베셴스크, 하바롭스크, 니콜라옙스크나아무레를 거쳐 태평양으로 빠지는 길이다. 러시아는 이 길을 개척하는 과정에서 한반도와 만나게 되었다. 모피로드는 먼 나라 이야기가 아니다.
모피로드는 정복과 제국의 길이 아니라 교역의 길!
이 책은 모피로드가 정복과 제국의 길이 아니라 상업의 길이라고 주장한다. 러시아는 자신을 가로막은 시비르 칸국을 정복한 이후 진전을 가로막을 유목 국가의 칸도, 외교도 필요하지 않은 시베리아의 강과 산림을 헤치며 태평양에 도달했고, 캄차카를 발견하고 베링해협을 건너 알래스카까지 나아갔다. 1585년 예르마크가 시베리아 원정을 시작했는데 불과 54년 뒤인 1639년 이반 모스크비틴이 태평양의 오호츠크해에 도착했다. 그리고 약 100년 뒤인 1741년 비투스 베링은 배링해협을 넘어 북아메리카의 알래스카를 발견했다.
이 위대한 탐험의 길은 군사적 원정도 정복도 아니었다. 러시아의 상인과 코사크는 금처럼 귀중한 모피 동물을 찾고 교역을 위해 유라시아의 가장 북쪽에 길을 만들었다. 지구상에 최대 영토를 가졌던 러시아 제국은 그 결과물이라는 것이다.
그렇지만 러시아는 시베리아를 식민지처럼 관리했다. 시베리아는 유럽 러시아 내부의 사회적 모순을 해결하기 위한 출구였다. 농노제가 없는 자유로운 땅이 아니라 강제 이주와 유형수만 득실거리는 ‘혼돈과 유배의 땅’이었다. 자유가 주어졌을 때 이 땅에서 대규모 엑소더스는 당연했다. 1991년 극동 시베리아의 인구는 약 일천만 명이었지만, 2020년에는 600여만 명으로 줄어들었다.
제국의 길은 개방적일 때 번성한다. 로마로 가는 길은 모든 이민족이 참여할 수 있는 길이었다. 16~18세기 모피로드도 열린 길이었다. 러시아에서 따돌림받는 코사크, 폴란드인, 우크라이나인도 이 길에 뛰어들어 돈을 벌거나 명예를 얻었다. 그러나 20세기 이후 러시아는 모피로드를 통제하기 시작했다. 1916년 시베리아횡단철도를 만들었지만, 누구나 자유롭게 이 열차를 이용하지 못하고 강제이주민과 유형수로 채워 넣었다.
최근 유라시아의 길은 깨어나고 있다. 한반도의 종단열차와 연결되는 시베리아횡단철도와 북극항로가 그것이다. 새로운 유라시아의 길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역사를 돌아보아야 한다. 과거 모피로드의 성공은 개방적인 길이었기 때문에 성공했다. 상업을 앞세우고 정치적 간섭은 최소화할 때 길에는 사람들이 다니고 번성했다. 때문에 러시아는 좀 더 개방적이어야 한다. 북극항로를 지중해로 만들고 극동에 대한 규제를 대폭 풀어야 한다.
이 책의 장점은······
첫째, 지금까지 실크로드에 관해서는 수천 권의 책이 나왔지만, 우리에게 이보다 더 중요한 모피로드에 관한 책은 거의 없다. 게다가 이 책은 시베리아와 극동 개발을 정복이나 제국사의 관점에서 보지 않고 교역사의 입장에서 서술하기 때문에 그 가치가 높다. 인류사 최초의 무역 품목인 비단, 모피, 그리고 영국의 면화 제품은 세계사를 바꾸어 놓았다. 시베리아와 알래스카에서 생산된 모피는 러시아 제국의 번영을 이끌었으며 결과적으로 러시아를 유라시아 제국으로 성장시켰다는 것을 규명했다.
둘째, 모피로드는 위대한 탐험의 여정이었다. 바다같이 거대한 강과 타이가와 툰드라, 그리고 지구상에 가장 사나운 바다인 베링해를 돌파한 불굴의 탐험가들의 이야기를 우리는 잘 모른다. 예르마크, 포야르코프, 하바로프, 데즈네프, 아틀라소프, 베링, 바라노프, 프르제발스키, 아르세니예프 등은 인간이 상상할 수 없는 어려운 환경을 헤치고 위대한 탐험과 개척에 성공했는데, 이 책은 이들 인물의 이야기를 흥미진진하게 다룬다.
셋째, 러시아의 모피 원정은 동아시아 은둔의 나라였던 조선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나선 정벌, 네르친스크조약, 러시아의 동방정책으로 주인이 바뀐 아무르와 연해주, 시베리아횡단열차와 만주철도, 러일전쟁, 만주에서 한국의 독립운동, 고려인의 강제 이주, 소련 극동군의 8월 진격과 김일성의 북조선 장악 등은 모피로드에서 일어난 사건이다. 이 책은 기존 한국의 시각이 아니라 러시아의 시각에서 다루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역사적 사건을 입체적으로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이다.
모피 제품 중에 가장 인기가 있는 것은 검은담비(sable) 털로 만든 것이었다. 담비는 족제빗과 동물로 털이 조밀하고 부드럽다. 귀는 털 밖으로 나와 있고 머리는 가늘고 주둥이는 뾰족하다. 꼬리는 몸통 길이의 반을 넘을 정도로 길다. “담비 꼬리가 부족하니 개 꼬리로 잇는다”라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인기 품목이었다. 특히 최상품인 시베리아산 검은담비는 검은 털 밑에 은은한 청색 광택이 난다. 검은담비 모피는 사람들의 촉감과 시각을 모두 사로잡았다.
시비르 칸국의 영토는 웬만한 유럽의 한 나라에 버금가는 넓이다. 모피가 도착한 시기도 절묘했다. 러시아는 당시 발트해를 두고 폴란드와의 전쟁에서 패배한 직후였다. 이반 4세는 기대하지 않았던 모피 선물에 기뻐했다. 감사 예배를 드리며 부하들에게 모피를 선물했다. 교회는 종을 울리며 새로운 땅과 보물을 찾았다며 차르를 칭송했다. 승리와 축제의 분위기가 도시 전역으로 퍼져나갔다.
17세기 시베리아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빠르게 러시아 영토로 편입됐다. 러시아는 주로 강의 지류를 따라 이동했다. 1632년 러시아 원정대는 레나강을 타고 올라가 마침내 야쿠츠크에 도착했다. 그들 중 일부는 거기서 계속 시베리아 북동부 지역을 탐험했는데, 1639년 10월 1일에는 마침내 태평양의 오호츠크해 연안에 도착했다. 1640년 이반 모스크비틴(Ivan Moskvitin)과 그의 동료들은 현재의 마가단 지역과 그 일대 해안을 탐험했다. 1585년 예르마크 원정대가 우랄산맥을 넘어선 지 불과 54년 뒤 러시아는 거대한 강과 산, 타이가 지대를 넘어 태평양 연안까지 진출한 것이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윤성학
고려대학교 노어노문학과, 연세대학교 대학원 정치학과에서 러시아 경제를 전공하였다. 박사학위 논문은 「러시아 석유산업의 구조조정 연구」이다. 대우경제연구소, 우즈베키스탄 소재 UzDaewoo Bank, 러시아 IMEMO연구소, 대외경제정책연구소, 카자흐스탄 국립대학 동방학부 등에서 러시아 및 중앙아시아 경제를 연구하였으며 지금은 고려대학고 러시아 CIS연구소에서 연구 및 강의 활동을 하고 있다. 2010-2015년 산업통상자원부의 한-중앙아 통상자문위원을 역임하였다. 주요 논문으로는 「러시아 투자의 패러독스」, 「중앙아시아 진출 외국기업의 사회적공헌활동에 관한 연구」 등이 있으며, 주요 저서로는 『러시아 비즈니스』, 『중앙아시아 비즈니스 가이드』, 『러시아 에너지가 대한민국을 바꾼다』 등이 있다.Youtbe : 윤성학TV
목차
머리말
1. 예르마크 티모페예비치, 우랄을 넘어 모피로드를 열다
스트로가노프 가문의 모피 교역
볼가강의 수적 예르마크
예르마크의 시비르 칸국 정복
2. 튜멘에서 오호츠크해까지
시베리아의 강과 타이가
시베리아와 극동의 원주민들
모피로드의 역사
모피로드 건설과 관리
3. 러시아의 아무르강 진출과 중국과의 분쟁
부랴트족과의 전쟁
포야르코프의 아무르강 원정
하바로프의 아무르강 원정
러시아와 청나라의 충돌
조선, 러시아와 만나다
4. 네르친스크조약과 황금의 도시 캬흐타
네르친스크조약의 배경과 특징
캬흐타조약과 티로드
유목제국의 종식과 유라시아 지정학의 변화
5. 세묜 데즈네프, 베링해를 지나가다
데즈네프의 모험
데즈네프 등대
불굴의 축치족
6. 캄차카와 쿠릴열도, 그리고 사할린의 정복
유카기르족, 코랴크족, 이텔멘족과 캄차달
캄차카의 예르마크, 블라드미르 아틀라소프
쿠릴열도의 탐험
사할린의 발견과 일본과의 분쟁
7. 비투스 베링, 북아메리카를 발견하다
표트르대제의 명령
베링의 첫 번째 탐험(1725-1730)
베링의 두 번째 탐험(1733-1742)
황금의 섬 가마랜드
8. 알래스카의 마스터와 러시아의 실수
알래스카의 마스터 알렉산드르 바라노프
틀링깃족과의 전쟁
번창하는 RAC
러시아령 알래스카의 몰락과 매각
9. 무라비요프 총독의 아무르강 원정과 영토 확장
동북아에 몰아치는 제국주의 전쟁
무라비요프 함대의 아무르강 원정
아이훈조약과 베이징조약
10. 러시아의 대한반도 정책과 아관파천
연해주의 첫 러시아 탐험가 니콜라이 프르제발스키
《데르수 우잘라》의 작가 블라디미르 아르세니예프
연해주 지선허 마을과 조선인의 이주
아관파천과 러시아의 속내
11. 러일전쟁과 시베리아철도 시대의 개막
만주에 부는 철도 전쟁
시베리아횡단철도의 비전
러일전쟁과 시베리아횡단철도
12. 유형지로 가는 길, 모피로드
러시아 혁명과 극동의 혼란
조선독립운동과 강제이주
유형의 땅 시베리아
스탈린 이후 극동 시베리아의 침체
13. 한반도철도와 북극항로
신동방정책의 배경과 전략
한반도철도의 가능성과 한계
새로운 유라시아의 길, 북극항로
북극항로와 한반도
맺음말
참고문헌
모피로드 주요 연표
찾아보기
주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