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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깊이 볼 수 있어 다행이야
시와반시 | 부모님 | 2021.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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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리뷰

별빛 편지

그곳에 가면
하늘 마을에 닿는 우체통 있다던가

별들이 발신한 은밀한 글들이
반짝반짝 설렘으로 배낭에 가득하다

해발 1124 미터 시루봉 오르자
노란장대 할미밀망 방울새란 산제비란

능선 가득 처음 마주친 꽃빛들
아찔한 천상낙원이다

절실한 이에게만 눈 맞춘다는 천체 망원경
그 큰 눈동자 밤 편지 펼쳐본다

캄캄한 밤하늘엔
별빛이 뿌려놓은 행복이야기 수두룩한데

어디에서 인간들은 길을 잃은 걸까
수십억 년 희뿌연 사연에 오금 저린다

지구를 숨 쉬게 하라는 깨알 같은 글귀
부적처럼 안고 온, 보현산 별빛 편지

바늘꽃

내사마 바늘 한 쌈만 있으모 소워이 엄겠따

뾰족한 할매 말투 한 땀 한 땀 귓전 찌른다

-이러키 뚜꺼분 놈을 무신 수로 당하노

시오릿길 천창 장을 땀 뻘뻘 걸어서

묵 한 그릇 못 자시고 사 온 대바늘 두 개

고리땡 광목 소똥에 찌든 군복 바지에

얄짤없이 부러져 패댕이 치는 말

-보들 야들 명주 속곳 언제 한번 꼬매보노

미안한 울 아배 할매 산소 옆에다

원 없이 쓰시라고 심어 놓은 바늘꽃

하늘하늘 하늘나라서 웃음꽃 만발이다

킬힐

간택의 눈길 애타게 기다려요

외출 서두르며 열어젖힌 신발장
형형색색 미끈한 뒤태들

키 작은 여왕을 받들기 위해
한결같이 치켜세운 까치발
갑가워라* 자주색 화靴와 눈 맞았네요

찰떡궁합에 또각또각
탭댄스 리듬 절로 타죠

위태함도 견뎌야 해요
뭉툭 옹이도 감수해야 해요

이순나이에도
공중곡예 버티는 까닭은 단지

하늘과 좀 더 가까워지려구요


*은근히 기쁜 속마음

  작가 소개

지은이 : 전영귀
경북 성주 출생2028년 영남문학 시 부문 신인상 수상남명문학상(김해일보), 한국꽃문학상, 관광체험문학상 수상대구문인협회, 영남문학예술인협회, 가톨릭문인협회, 남명문학, 신정문학 회원섬시, 텃밭시학 동인

  목차

1부

능소화
별빛 편지
바늘꽃
킬힐
젖어야 산다
순장
더 깊이 볼 수 있어 다행이야

괴테 형 왜 그래
봄날은 간다, 5절
打론
비밀 한잔
염습
홑이불
자라목

2부

라텍스 베개
스마트한 이별
꼬리
무심無心
야野한 뒷간 이야기
측간
그러니까, 모서리
한 입만
아코디어니스트
물방울 화가
달뜬 미용실
오케스트라
젖 고개
두 별
새 별

3부

어떤 年
詩한폭탄
전설남과의 하룻밤
몸신이라 불러다오
흑산 홍어
놈, 놈, 놈
동거
뜨개질
신혼 방
내부 고발자
문희와 오희
할미 벚나무
맏딸
앵벌이 꽃
꽃문

4부

플라맹고
하회탈
고스톱 판
마비정 골목
명자, 명자
무궁화
보랏빛 고해
버들눈
화가
미투리
코스모스
백색소음
맷돌
네일아트 10번지
오드리 될 뻔

해설 느낌, 혹은 서정 그리기 - 김동원(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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