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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평화수감자의 연애편지
2021 우수출판콘텐츠 선정작
소울마크 | 부모님 | 2021.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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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병역거부로 실형을 선고받은 루민, 그런 그와 편지를 주고받으며 감옥과 사회의 현실에 눈을 떠가는 그의 연인이자 저자인 루나의 이야기를 서간문 형태로 담아낸 책이다. 책은 가장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정치적 주제들을 가장 개인적인 사랑 속에서 감싸 안아보려고 시도하고 있다. 거대한 정치적 담론이기 보다 자신의 삶을 주인으로 살아보려는 연인의 대화다.

연인의 눈을 통해 감옥을 들여다본 저자는 전 세계의 감옥에 대해 배워가며 사회 역시 감옥과 닮은꼴이라는 점을 더 선명하게 인식해간다. 하지만 감옥의 죄인과 달리, 사회는 스스로 무엇을 하고 있는지 죄를 자각할 힘마저 잃어버린 상태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현대 사회의 교정 시스템 뒤에 가려진 진실을 발굴해가는 저자는 큰 절망을 느끼지만, 동시에 더 크게 확장된 사랑의 의미와 가능성도 발견하며 “구금은 정의에 이르게 할 수 없지만, 사랑은 정의를 향한 출발점이 된다”고 말해주고 있다.

  출판사 리뷰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2021년 우수출판콘텐츠 제작 지원’ 사업 선정작

감옥의 존재로 사회는 더 안전해지는가?

대중은 범죄자에게 분노하며 강도 높은 처벌을 요구하고는 한다. 특히 사회를 연일 떠들썩하게 한 범죄 사건의 주인공들이 포토라인 앞에서 드디어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 우리는 잠시나마 정의가 작동하고 있다는 위안을 받는다. 나쁜 놈들은 처벌받아도 싸고, 시궁창 같은 곳에서 몇 년 고생하며 정신 차리길 기대한다. 범죄자에 대한 대중의 관심은 주로 여기까지다. 하지만 그런 교정시설로 인해 사회는 더 안전해질까? 감옥은 교화의 공간으로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가? 감시, 처벌, 격리만이 정답일까?

일찍이 독일의 형법학자 리스트(Franz von Liszt)는 '가장 좋은 사회정책이 가장 좋은 형사정책'이라고 말한 바가 있다. 그리고 1년 넘는 기간 동안 병역거부로 수감된 애인과 편지를 주고받으며 감옥의 현실에 눈을 뜨기 시작한 저자의 생각도 크게 다르지 않다. 부조리한 사회는 그 자체로 범죄의 인큐베이터이고, 처벌과 격리에 방점을 두는 현재의 교정 시스템은 되레 범죄 증폭기가 되기 쉽다고.

『어느 평화수감자의 연애편지』는 병역법 개정안이 통과되기 전 수감되어, 대체복무제도가 시작된 이후 출소한 한 청년 루민의 삶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2019-2020년 사이에 주고받은 루민과 저자 루나의 편지 속에는 시시콜콜한 감옥의 일상에 대한 관찰에서부터 범죄와 범죄자, 현행 교정 시스템, 더 나아가 사회의 구조적 문제에 대한 다채로운 대화가 포함되어 있다.

강도 높은 처벌은 어떻게 소년수의 재범률을 높이는가? 남남男男성범죄는 얼마나 만연해 있을까? 죄수들은 왜 운동에 집착하나? 처벌과 격리가 아닌 교화에 목적을 둔 북유럽의 감옥들은 어떻게 다른가? 벌금 300만원을 낼 돈이 없어 매년 3만명이 감옥에 가는 한국 사회는 정의로운가? 마약이 순기능을 할 수 있는 사회도 있을까? 과밀화된 감옥은 어떻게 범죄 증폭기가 되는가? 책은 나쁜 사람이 아닌 아픈 사람을 보도록, 문제적 개인보다 문제적 사회를 먼저 인식하는 관점의 전환을 제안하며 새로운 사회적 대안을 모색해보고 있다.

동시에 교도소라는 공간이 가져오는 시간의 틈새, 그 사이로 건져 올린 선악과 종교, 몸과 환경, 권력과 성에 대한 사유가 담겨 있다. 마음이라는 심층해저를 탐사하며 더 큰 자유의 방향으로, 자신의 내적 명령을 따르는 개성화의 방향으로 나아가자고 손짓하는 글이며. 감옥이라는 공간에 대해 배우며 새로운 영성적 이해를 경험한 저자의 고백서이기도 하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소용돌이 같은 삶의 한 가운데에서도 아름다움을 초대하며 조화를 찾아가고자 하는 한 30대 연인의 사랑 이야기다.




그런데 오랜 시간이 지나도 쉽게 익숙해지지 않을 것 같은 점도 있어. 여기서는 스물네 시간 내내 불을 켜둬. 밤에도 LED 조명을 사방에 켜두어서 낮과 다름 없는 느낌이야...또 다른 한 가지는 화장실 문이 투명하다는 거야. 화장실에서 일을 보는데 누군가가 볼지도 모른다는 사실은 좀처럼 적응하기 힘들더라고. 푸코가 원형 감옥을 묘사하면서 감시탑은 어둡게, 죄수의 방은 밝게 해서 죄수에게 늘 감시받는 느낌을 주어 권력에 순응하게 한다고 했는데, 그 말을 몸으로 실감하고 있어.

‘한 아이를 키우려면 마을 전체가 필요하다’라는 아프리카 속담이 있어. 이제는 한국에도 널리 알려진 속담인데……그 뒤에 이어지는 내용이 더 중요하다고 말해. 그러니까 ‘청소년들이 삶으로 온전히 초대받지 못하면, 마을 전체를 불태워버린다’는 내용이야. 전통 사회의 공동체는 이 점을 잘 인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소년을 성인의 세계로 초대하는 정교한 성년식이 발달한 반면, 현대사회는 이 기능을 완전히 상실해서 언제 터질지 모르는 어른아이만 가득한 세상이야……법을 새로 만들거나 감옥에 보내는 건 대안이 될 수 없을뿐더러, 감옥은 오히려 소년들이 더 강도 높은 범죄자로 입문하게 하는 장소라는 거지.

  작가 소개

지은이 : 루나
바깥 세상을 여행하며 발견한 씨실들과 내면 세계를 여행하며 발견한 날실들을 모아 직조해보고 있는 저자의 첫 번째 이야기다. 일로, 학업으로, 여행으로 아프리카, 아시아, 중동, 북아메리카, 유럽 대륙의 40여개국을 경험하면서 사회적 변화는 내면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확신을 갖게 된 저자는 영성과 내면 탐색에 관심이 많다. 대학생 때에는 국가적 측면에서, 대학원 시절에는 사회적 측면에서, 직업인이 되어서는 정신적 측면에서 조화로운 삶에 대해 계속 고민하며 찾아가는 시간이었다고 한다. 저자는 병역거부로 인해 실형을 선고 받은 파트너와 편지를 주고받으며 지난 공부의 시간들이 하나로 연결되는 경험을 하게 되었고, 이를 계기로 나온 첫 번째 책이다.

  목차

프롤로그

1장. 낯선 동굴 속에서
01 밤에도 환한 불 ㅣ 02 옥중 예술 ㅣ 03 소년수는 누구인가 ㅣ 04 모크샤 ㅣ 05 내면 아이 ㅣ 06 민감해지는 감각 ㅣ 07 감방 놀이의 규칙 ㅣ 08 종교 집회 ㅣ 09 승방이나 감방이나 ㅣ 10 주머니 권력

2장. 은둔의 시간을 거쳐
11 아날로그 감성 ㅣ 12 남남 성범죄 ㅣ 13 삶의 주인공 ㅣ 14 토닥토닥 ㅣ 15 천주교 집회 ㅣ 16 과자 괴물 행자 ㅣ 17 단독자 ㅣ 18 처벌 vs. 교화 ㅣ 19 감옥: 사회의 거울 ㅣ 20 태극의 시간

3장. 적응하며
21 감옥 사회 ㅣ 22 대림처럼 ㅣ 23 아픈 수감자 ㅣ 24 법원 풍경 ㅣ 25 죄수 운동법 ㅣ 26 새해맞이 ㅣ 27 요가와 몸 ㅣ 28 꿈놀이와 교육 ㅣ 29 아레테 ㅣ 30 미래 사회

4장. 수면 위로 올라와
31 웰다잉 ㅣ 32 기각과 성찰 ㅣ 33 종교에 대한 사색 ㅣ 34 아카식 레코드 ㅣ 35 나쁘기만 한 건 없다 ㅣ 36 서로라는 거울 ㅣ 37 사회적 격리 체험 ㅣ 38 모르는 두려움 ㅣ 39 성범죄와 권력 ㅣ 40 자유를 위한 공부

5장. 현실을 마주할 때
41 우울 환대하기 ㅣ 42 시간의 노래 ㅣ 43 선무도 ㅣ 44 갑작스러운 이감 ㅣ 45 관계 ㅣ 46 스토리텔링 ㅣ 47 과밀 수용 ㅣ 48 선물 ㅣ 49 삶의 대기방 ㅣ 50 결정론과 자유의지

6장. 시작되는 변이
51 다시 연결하기 ㅣ 52 경계에서 길 찾기 ㅣ 53 인생의 사이드트랙 ㅣ 54 1번과 꼽 ㅣ 55 핵심 콤플렉스 ㅣ 56 교도소와 권력 ㅣ 57 아름다움 ㅣ 58 한 해 돌아보기 ㅣ 59 테스 형 ㅣ 60 새로운 시작

에필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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