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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없을 저녁
북인 | 부모님 | 2021.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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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1989년 ROTC 장교로 장래가 촉망되는 사회생활을 하다가 느닷없이 들이닥친 교통사고로 모든 것을 다 잃고 32년째 누워서 살며 입에 문 마우스 스틱으로 창작활동을 하고 있는 황원교 작가가 두 번째 에세이집 『다시 없을 저녁』을 출간했다.

“굼벵이는 느리지만, 목적지를 향해서 쉼 없이 기어간다. 가다가 비탈길에선 구르기도 하고, 낭떠러지에선 떨어지기도 한다. 혹여 조류나 천적들의 먹이가 될지언정 뒤로 가지 않는다”고 자신의 글쓰기의 각오를 「작가의 말」에서 밝힌 황원교 작가는 “32년째 누워서 살다보니 맺힌 것도 풀어야 할 것도 부지기수다. 그렇게 지난 세월 틈틈이 써놓은 산문들이 얼추 100여 편이었다. 그 중에서 최종적으로 42편을 추렸다”고 밝혔다.

황원교 작가의 창작환경은 열악하지만 그의 관심은 무궁무진하다. 에세이집의 첫 작품 「그림자놀이」는 큰맘 먹고 집 근처 호수로 산책을 나갔다가 길게 늘어진 자신의 그림자를 보고 어릴 때 했던 ‘그림자밟기’ 놀이를 떠올리며 “성실한 사람은 태양 아래 걸어가면서 자신의 그림자를 잘 간직하는 법이지”라는 문장이 있는 독일 작가의 소설 『그림자를 판 사나이』를 기억해냈다. 거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자신의 전동 휠체어가 역사 속 유명 장수들의 명마처럼 여겨지면서 사회에서 느끼는 남들의 곱지 않은 시선과 편견, 값싼 연민과 동정을 깨부수기 위해 더 치열하게 살고 싶다고 말한다.

「초짜 컬렉터 분투기」는 어느 새해 수원의 한 시립도서관으로 강연을 갔다가 잠시 짬을 내서 들렀던 ‘행궁길 갤러리’에서 만난 여성 화가의 맨드라미꽃 그림을 보고 반하였고 청주 집에 와서도 계속 눈에 밟혔다. 그 까닭은 맨드라미꽃 그림을 구입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몇 해 전에 돌아가신 선친과 옛 집 화단에 얽힌 이야기와 자작시를 그 화가에게 문자 메시지로 보냈고 그 사연에 감동한 화가로부터 맨드라미꽃 그림 두 점을 얻게 된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출판사 리뷰

어제의 절망을 희망의 메시지로 바꾸는 황원교 에세이집 『다시 없을 저녁』
1989년 ROTC 장교로 장래가 촉망되는 사회생활을 하다가 느닷없이 들이닥친 교통사고로 모든 것을 다 잃고 32년째 누워서 살며 입에 문 마우스 스틱으로 창작활동을 하고 있는 황원교 작가가 두 번째 에세이집 『다시 없을 저녁』을 출간했다.
“굼벵이는 느리지만, 목적지를 향해서 쉼 없이 기어간다. 가다가 비탈길에선 구르기도 하고, 낭떠러지에선 떨어지기도 한다. 혹여 조류나 천적들의 먹이가 될지언정 뒤로 가지 않는다”고 자신의 글쓰기의 각오를 「작가의 말」에서 밝힌 황원교 작가는 “32년째 누워서 살다보니 맺힌 것도 풀어야 할 것도 부지기수다. 그렇게 지난 세월 틈틈이 써놓은 산문들이 얼추 100여 편이었다. 그 중에서 최종적으로 42편을 추렸다”고 밝혔다.
황원교 작가의 창작환경은 열악하지만 그의 관심은 무궁무진하다. 에세이집의 첫 작품 「그림자놀이」는 큰맘 먹고 집 근처 호수로 산책을 나갔다가 길게 늘어진 자신의 그림자를 보고 어릴 때 했던 ‘그림자밟기’ 놀이를 떠올리며 “성실한 사람은 태양 아래 걸어가면서 자신의 그림자를 잘 간직하는 법이지”라는 문장이 있는 독일 작가의 소설 『그림자를 판 사나이』를 기억해냈다. 거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자신의 전동 휠체어가 역사 속 유명 장수들의 명마처럼 여겨지면서 사회에서 느끼는 남들의 곱지 않은 시선과 편견, 값싼 연민과 동정을 깨부수기 위해 더 치열하게 살고 싶다고 말한다.
「초짜 컬렉터 분투기」는 어느 새해 수원의 한 시립도서관으로 강연을 갔다가 잠시 짬을 내서 들렀던 ‘행궁길 갤러리’에서 만난 여성 화가의 맨드라미꽃 그림을 보고 반하였고 청주 집에 와서도 계속 눈에 밟혔다. 그 까닭은 맨드라미꽃 그림을 구입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몇 해 전에 돌아가신 선친과 옛 집 화단에 얽힌 이야기와 자작시를 그 화가에게 문자 메시지로 보냈고 그 사연에 감동한 화가로부터 맨드라미꽃 그림 두 점을 얻게 된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표제작이라 할 「다시 오지 않을 저녁」에서는 불의의 사고로 장애를 얻게 된 자신이 지금껏 “목숨을 부지할 수 있는 것은 남들이 미처 모르는 가족의 눈물겨운 희생과 헌신, 따뜻한 이웃들의 격려와 매일 하늘에 가닿는 기도 덕분이다. 항상 고마운 마음으로 살아야 하는데 간혹 그걸 당연한 거로 생각하고 망각할 때가 있다”는 고백을 먼저한 뒤, 그래도 아직 자신이 살아야 하는 이유 중에는 희망을 포기하기에 이른 나이이기에 “지금 할 수 있는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내게 허락된 시간에 모든 걸, 내가 아는 모든 이에게 아낌없이 나누고 베풀자. 이 세상 끝날에 조금이라도 덜 후회하려면 말이다. 지금은 더욱더 지혜로운 삶에 대해서 거듭 숙고하게 되는 초로(初老)의 시간이다. 인생에 다시 오지 않을 아름다운 저녁”이라는 숙연한 자성의 글을 남겼다.
강원고 후배인 최준 시인은 “황원교 작가는 누워서 천 리를 보는 게 아니다. 우주 끝자락까지 영혼여행을 감행한다. 산문이 서정적이고 감성적이어야 한다는 세간의 편견과 결연히 이마를 맞댄다. 작가의 궁극은 그가 사랑하는 인간이고, 사회이고, 세계다. 예민한 청진기로 현재를 진단함으로써 더 행복한 내일을 꿈꾼다. 어제의 절망을 작파하고 시대의 정수리에 희망 메시지를 내리꽂는다. 아니, 절망마저도 껴안아 희망으로 바꾼다”며 『다시 없을 저녁』에 의미를 부여했다.
방귀희 (사)한국장애예술인협회 회장은 “찰리 채플린이 말했다. 인생은 멀리서 보면 희극이지만 가까이에서 보면 비극이라고. 이 말은 누구나 나름의 슬픔을 갖고 있다는 뜻이다. 그런데 장애인은 멀리서 보면 비극이지만 가까이에서 보면 희극이다. 특히 황원교 작가는 사지가 마비되는 비극을 희극으로 만들었다. 그는 ROTC 장교를 할 정도로 건강하고 장래가 촉망되는 사회생활을 시작하다 느닷없이 들이닥친 교통사고로 모든 것을 다 잃은 듯했다. 하지만 그는 문학으로 삶을 주워 담으며 희극의 주인공이 되었다. 에세이집 『다시 없을 저녁』에서 작가는 비극을 희극으로 만드는 법을 소개하고 있다. 이 책을 다 읽고 덮는 순간, 독자의 입가에 미소가 절로 번질 것이다”라며 에세이집 출간을 축하했다.

매일 밤 잠자리에 들기 전 나 자신에게 묻고 또 묻는다. 매 순간 최선을 다해 살았는가? 남을 위해 어떤 선행을 얼마나 베풀었는가? 과연 삶을 어떻게 살아야 마지막 순간에 후회가 남지 않을까? 그때마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명상록』을 통해 내 어깨에 죽비를 내리친다.
“사람은 죽음을 두려워할 게 아니라 진정한 삶을 시작하지 못하는 것을 두려워해야 한다”라고.
그렇다. 어쩌면 행복은 자기기만일 수 있다. 억지로 행복한 삶을 만들려고 애쓸 필요는 없다. 행복은 대단히 주관적이다. 상대적이며 이기적 느낌의 그 무엇이다. 이 나이 들어 생각하는 행복의 3대 요소는 건강, 돈, 친구다. 한데 건강은 세월과 함께 점점 더 쇠락해진다. 평생을 거의 실업자로 살았으니 모아둔 재산도 없다. 다만 가끔 만나 마주 보고 막걸릿잔을 기울일 수 있는 친구 몇몇이 있을 뿐이다. 실패한 인생인 것은 틀림없다.
하지만 희망을 포기하기엔 아직 이른 나이다. 누군가 희망은 멈추지 않고 끝까지 밀고갈 때 비로소 진정한 희망이 된다고 역설했다. 이 동굴을 박차고 자유의 빛을 향해 달려나가야 한다. 설사 널따란 초원에는 닿아보지도 못하고 더 큰 동굴에 갇힐지도 모른다. 그것 또한 나의 인생이고 운명이다. 모든 문제에 대한 해답은 이미 내 안에 있다. 내가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그 결과는 확연히 달라질 것이다.
‘옴니버스 옴니아Omnibus Omnia’(라틴어로 모든 이에게 모든 것이라는 뜻)
지금 할 수 있는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내게 허락된 시간에 모든 걸, 내가 아는 모든 이에게 아낌없이 나누고 베풀자. 이 세상 끝날에 조금이라도 덜 후회하려면 말이다. 또한, 그분의 자비의 그늘에서 지금의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다행으로 생각한다. 온 마음을 다해 감사의 기도를 올리자. 지금은 더욱더 지혜로운 삶에 대해서 거듭 숙고하게 되는 초로初老의 시간이다. 인생에 다시 오지 않을 아름다운 저녁이다.
― 「다시 오지 않을 저녁」 중에서

중국 남북조시대 송나라 때 종병(宗炳, 375~443)이라는 화가가 있었다. 산수화의 효시로 불리는 사람이다. 그는 늙어서 더는 산수유람(山水遊覽)을 할 수 없게 되었다. 고심 끝에 전국 명승지 산수화를 그려 자신의 방 벽에 걸어놓고 이렇게 자위했다.
“병들고 늙음이 함께 오니 명산을 두루 보기 어려울까 두렵구나. 오직 마음을 맑게 하고 도를 관조하면서 와유(臥遊)하리라.”
거기서 ‘와유’, 즉 누워서 즐긴다는 말이 유래했다. 한마디로 그는 어떤 대상을 취미로 즐기며 구경하는 완상(玩賞)의 경지에 오른 최초의 인물이라고 할 수 있다.
나는 30대 초반에 우연히 ‘와유’라는 말을 처음 접했다. 그걸 계기로 거사(居士)를 붙여 와유거사(臥遊居士)라 자칭했다. 일순간 나에게 타락할 수 있는 자유는 사라졌지만 게으를 수 있는 자유는 무제한으로 주어졌기 때문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것보다 나를 더 잘 표현할 말을 찾을 수 없었다. 또 ‘와유’에다 집 당(堂)자를 붙여 와유당(臥遊堂)이라 칭하니 당호(堂號)로서도 제격이었다. 그런 이유로 이 두 가지를 아호(雅號)와 당호로 줄곧 써오고 있다.
나는 화가 종병처럼 그림뿐 아니라 뛰어난 머리도 재주도 없다. 언감생심(焉敢生心) 완상의 경지를 누릴 수는 더더욱 없다. 그저 궁여지책으로 찾아낸 일이 독서와 글쓰기다. 그 일로 보낸 세월이 오래다. 하지만 부끄럽게도 제대로 된 밥벌이를 해본 적이 없다. 여태 변두리 무명시인으로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일마저 하지 않는다면 밥만 축내는 축생(畜生)의 삶과 다를 바 없다. 다행히 아직은 머릿속이 맑은 편이다. 은퇴 정년도 없는 일이라 다소 위안이 된다. 죽을 때까지 해도 뭐라 흉볼 사람도 없을 테니 말이다.
― 「와유거사(臥遊居士) 탄생기」 중에서

  작가 소개

지은이 : 황원교
황원교는 1959년 춘천에서 태어났다. 1989년 불의의 교통사고로 전신마비 장애인이 된 후 입에다 마우스 스틱을 물고 창작활동을 시작하여, 1996년 충청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과 2000년 계간 『문학마을』 신인상을 받았다. 그동안 시집으로 『빈집 지키기』, 『혼자 있는 시간』, 『오래된 신발』, 『꿈꾸는 중심』을, 산문집으로 『굼벵이의 노래』를, 장편소설로 『나무의 몸』 등을 펴냈다. 2013년 제3회 청선창작지원 대상을 받은바 있으며, 현재 청주시인협회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목차

작가의 말 | 쉼 없는 굼벵이처럼 몸부림치며 쓴다 · 4

제1장
그림자놀이‥13 | 와유거사(臥遊居士) 탄생기‥19 | 가을날의 초상‥24
아내를 시험에 들게 하지 마라‥29 | 모년 모월 모일의 일기‥34
초짜 컬렉터 분투기‥39 | 사랑의 힘‥44
꽃무릇을 추억하며‥49 | 너도 늙어봐라!‥54

제2장
다시 오지 않을 저녁‥61 | 운명의 장난인지, 장난의 운명인지‥67
나이의 무게‥73 | 파종(播種)‥78 | 술에 관한 단상‥83
거울 앞에서‥88 | 마지막 이틀‥93 | 저녁놀을 바라보며‥98
숲으로 돌아가리라‥103

제3장
죽음의 발견‥111 | 코로나블루 유감‥116 | 그들이 사는 세상‥121
만추의 외유(外遊) ‥126 | 랜선 여행‥131 | 에어컨 유감‥136
와유락(臥遊樂)‥141 | 자화상과 초상화‥146

제4장
노힐부득과 달달박박처럼‥153 | 아름다운 눈물‥158 |
우정의 속살‥163 | 끝없는 질문‥169 | 아류인생(亞流人生)‥174
여행은 미지의 문밖으로 떠나는 길‥179 | 국뽕에 취한 날‥184
코비드19 백신 대소동‥189

제5장
호모 스마트포니쿠스들에게‥197 | 불금의 그림자‥202
배설의 시대‥207 | 신(新) 등골브레이커‥212
외다리 축구선수와 시각장애인 박사‥217 | 도둑의 자물쇠‥222
다움과 노릇‥227 | 진정한 소통이 고프다‥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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