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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과학 108호 - 2021.겨울
포퓰리즘 문화정치
문화과학사 | 부모님 | 2021.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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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문화과학 108호 특집은 《포퓰리즘 문화정치》이다. 정치의 바람이 거세지 않는 대선정국에 포퓰리즘 현상을 통해 누적된 대중들의 불만을 읽어낸다. 포퓰리즘 현상 이면에 내재한 대중의 요구와 열망, 가능성을 조명한 8편의 원고를 수록하였다.

  출판사 리뷰

- 특집《포퓰리즘 문화정치》: 정치의 바람이 거세지 않는 대선정국에 포퓰리즘 현상을 통해 누적된 대중들의 불만을 읽어낸다. 포퓰리즘 현상 이면에 내재한 대중의 요구와 열망, 가능성을 조명한 8편의 원고 수록!
- 8편의 특집원고는 포퓰리즘에 대한 이론적인 검토와 함께 주류 정치인의 미디어전략, 안산 선수를 둘러싼 ‘페미 논란’, 정치팬덤, 촛불집회, ‘이대남’, ‘노무현주의’, 혐중 정서 등 현재의 다기한 문화적인 현실을 포퓰리즘과 관련하여 재조명하고, 포퓰리즘 개념에 내재한 불만을 넘어 정치적인 것이 귀환하는 장면이 있는지 면밀하게 탐색!
- 동시대 분석 : 교수·연구자운동과 대학개혁운동이 절실한 대학과 지식제도의 파국에 대한 통렬한 진단을 비롯, 약탈적 사회를 탈구축할 상상력은 사라진 텍스트로서《오징어게임》분석과 현실세계의 착취 도구와 ‘분신노동’의 양산자로서 메타버스 플랫폼 비판글 수록!
- 이론의 재구성 : ‘취약성’이 삶의 조건과 밀접하게 연관되는 동시에 더 정당하고 평등한 조건을 만들기 위한 수행적 행위가 될 수 있는지를 논증한 주디스 버틀러의 번역글 게재!

* 108호 특집《포퓰리즘 문화정치》

대선 정국에 정치의 바람이 거셀 것으로 예상됐지만 아직 바람이 일기 전 불균질한 정치적 공기의 흐름만이 감지된다. 무엇보다 대중들의 불만이 누적되어 있어 정치의 계절이라는 수식이 무색하다. 대중들의 불만은 일련의 대중적인 사회운동들이 결론으로서 회귀하곤 했던 대의제 등 기성 정치제도에서 활로를 찾지 못한 것에서 비롯된다. 바람 없는 대선 정국에는 한편으로 대의제에 대한 여전한 기대와 다른 한편으로 여지없는 실망 사이를 오간 대중들의 경험에서 비롯된 뜨뜻미지근한 반응이 투영되어 있다. 대중들의 요구와 열망, 불만은 그리하여 다양한 포퓰리즘적인 현상으로 산재하여 표출되고 있다. 특집에 실린 8편의 글들은 ‘포퓰리즘 문화정치’라는 주제 아래에서 대중들의 불만과 요구가 어디에서 떠오르고 어떻게 형성됐는지, 새로운 대중은 어떻게 구성됐는지, 또 이 현상을 어떻게 볼 것인지에 공통적으로 주목한다. 나아가 포퓰리즘 개념의 경계를 살펴보면서 대중들의 요구와 불만을 넘어 집합의지를 구성하여 정치적인 것이 귀환하는 장면이 있는지를 따져본다.
하승우는 포퓰리즘 일반 개념의 출현 배경과 포퓰리즘과 관련된 이론의 지형—민주주의와의 관계, 보편성을 둘러싼 쟁점, 한국에서 포퓰리즘 논의의 수용 과정 등—을 서술하면서 포퓰리즘 이론을 전반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기반을 다진다. 특히 최근 부상하는 좌파 포퓰리즘 개념에서 다수화 전략과 명명 행위, 대표(재현) 등의 쟁점과 관련된 의미와 한계를 검토하고, 이에 대한 대리보충과 이론적인 확장을 꾀한다.
김선기는 미디어 영역이 포퓰리즘적인 실천과 관계 맺은 역사적 양상을 살펴보면서 ‘뉴미디어’ 환경과 포퓰리즘의 연관성을 좀 더 포괄적인 이론적 관찰을 바탕으로 논의한다. 구체적으로 주류정치인의 미디어 전략과 익명의 커뮤니티 이용자들의 우파 포퓰리즘 논리, 사회운동적 주체의 포퓰리즘적 성격을 살펴보면서 뉴미디어와 포퓰리즘의 관계가 보다 섬세하고 광범위하게 탐구될 필요성을 제기한다.
이준형은 셀러브리티라는 헤게모니의 결절점이 미디어를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대중에 의해 자생적으로 생산된다는 점을 강조하며, 이에 따라 좌파 포퓰리즘 전략은 대중이 어떤 방식과 요소를 사용해 ‘이미’ 스스로 주체화하고 있는가를 분석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구체적으로 양궁 국가대표 안산 선수를 둘러싼 ‘페미 논란’ 사례를 통해 셀러브티리 기표와 담론, 젊은 남성 주체의 생산 과정을 분석한다.
이승원은 보수정당과 중앙집권형 관료제 중심의 대의제 정치가 새로운 정치적 주체와 공간의 가능성을 차단하고 있는 한국의 정치 공간에서, 팬덤 정치와 포퓰리즘을 정치의 재활성화와 민주주의 확장에 이르는 경로로서 적극적으로 탐색한다.
박현선은 정치적 위기와 공백 상태가 계속되고 있는 현재 상황에서 진보적 민주주의의 조건이 될 수 있는 포퓰리즘, 정동, 젠더의 문화정치적 관계에 주목한다. 이러한 주장을 드러내기 위해 2016/17년 촛불집회의 기억과 그 이후의 변화를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들—옴니버스 프로젝트《광장》(2017)의 작품들과 윤가현 감독의《바운더리》(2021)—에 주목한다.
김내훈은 ‘이대남’ 현상은 한국의 20대에서 돌출됐던 현상이 국지적으로 이대남 고유의 문제로 축소되어 드러난 것일 뿐, 여기에서 젠더 갈등은 표피적이라고 주장한다. 지금 20대 남성과 여성은 공통적으로, 한국사회가 ‘공정하지 않음’을 성토하며 이 명제를 구심점으로 20대를 정치적으로 결집시키고 있다. 그런데 이 명제에서 ‘공정’은 비어 있는 기표이다. 여기에서 반리버럴 멘털리티를 새로운 급진정치로 전환할 수 있는 헤게모니적 기표를 찾는 일이 중요하게 제기된다.
정정훈은 한국사회에서 대문자 인민을 구성하는 포퓰리즘이 부재하는 대신, ‘노무현주의’와 같은 ‘작은 주인기표’를 중심으로 작은 포퓰리즘들이 각축하면서 이것이 체제 변혁과 연대의 주체 형성을 막는 교착 상태에 빠져 있다고 진단한다. 이 글은 한국 정치와 사회 현상에서 자생적인 대중운동들의 출현, 즉 ‘우리 인민’들의 분열상과 작은 ‘우리들’의 출현을 목격하면서 이를 ‘작은 포퓰리즘들’이라고 규정하고, 그 형성 과정을 라클라우와 무페를 경유하면서도 그 논리의 이면을 부각하여 새롭게 해석한다.
박자영은 혐중 정서가 넘쳐나는 시대에 명백히 중국에 대한 불만에서 비롯되고 확대 재생산된 정서를 감지하면서도 이를 혐오가 아닌 다른 보편적인 지향의 언어로 풀어내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러한 재서술의 작업은 중국의 일부 청년 네티즌이 촉발한 ‘소분홍’ 현상과, ‘군중 노선’을 재가동하는 시진핑 체제에 대한 비판적 서술을 경유하여 최근 중국 사상·문화계에서 집중하는 주제 중 하나인 ‘인민’을 둘러싼 논의를 검토하는 가운데 이뤄진다.

* 동시대 분석은 세 편의 글을 실었다.
천정환은 대학과 지식 제도의 파국 앞에서 최근 진행되고 있는 교수·연구자 운동과 대학 개혁 운동은 더욱 절실하다고 본다. 구체적으로 이 글은 교수들의 노동조합 운동, ‘새로운 학문 생산 체제와 지식 공유를 위한 학술단체와 연구자 연대’의 오픈액세스(OA) 운동, ‘연구자 권리증진과 차별철폐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의 「연구자 권리선언」 등의 실천적인 조직들과 ‘함께 버티는 길’을 제시하고 있다.
강정석은《오징어게임》의 세계관과 참가자들의 욕망을 분석하며 윤리적 비판을 시도한다. 드라마는 약탈적 금융자본주의를 게토화된 수용소적 상황을 통해 구체적으로 묘사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생존주의와 도덕주의라는 선택지의 서사만을 제시함으써 약탈적 사회 그 자체를 ‘탈구축’할 수 있는 상상력은 보여주지 못한 점이 비평된다.
안진국은 현실세계 착취의 도구와 ‘분신노동’의 양산자로서 메타버스 플랫폼의 섬뜩함을 비평한다. 이 글은 메타버스를 규정하는 증강현실, 라이프로깅, 거울세계, 가상세계에 대한 검토를 통하여 메타버스 개념 또는 이미지의 포괄성과 유동성을 지적하고 플랫폼 자본주의와 노동착취 구조, 가상자산 금융화 문제를 비판한다.

* 코로나 통신
권범철은 돌봄노동의 관점에서 팬데믹 시대와 자본주의 체제의 문제를 살펴보면서 이 체제의 문제를 드러내면서 돌파하는 길의 감각을 찾고자 한다. 코로나 이후 돌봄노동의 시간과 양은 늘어났지만 질적으로는 달라지지 않았다. 그런데 백신의 효과로 다시 ‘예전’의 사회로 돌아간다면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이 글은 이 질문과 함께 대안을 찾아간다.

* 텍스트의 발견은 두 편의 주제서평을 실었다.
윤영도는 ‘혐중’의 시대 중국 현실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는 나침반으로 임춘성의 저서 『포스트사회주의 중국과 그 비판자들』과 백원담의 편저 『중국과 비중국 그리고 인터 차이나』를 소개한다.
곽성우는 기술과 자본주의 체제의 얽힘을 추적하고 포착하는 작업으로서 박승일의 『기계, 권력, 사회』와 이광석의 『포스트디지털』에 주목한다.

* 이론의 재구성
주디스 버틀러의 「취약성과 저항을 재사유하기」(백소하·허성원 옮김)는 취약성의 문제를 저항의 행위와 연결시킨다. 구체적으로 버틀러는 어떻게 취약성과 의존성의 테제들이 삶의 인프라적·환경적 조건과 밀접하게 연관되는 동시에 더 정당하고 평등한 조건을 만들기 위한 수행적 행위가 될 수 있는지를 논증한다.

108호 특집: 《포퓰리즘 문화정치》 (책임편집: 박자영·김현준·박현선 편집위원)

발간사 : 포퓰리즘 프리즘


바야흐로 정치의 계절이다. 대선 정국에 정치의 바람이 거셀 것으로 예상됐지만 아직 바람이 일기 전 불균질한 정치적 공기의 흐름만이 감지된다. 무엇보다 대중들의 불만이 누적되어 있어 정치의 계절이라는 명명이 무색하다. 대중들의 불만은 일련의 대중적인 사회운동들이 결론으로서 회귀하곤 했던 대의제 등 기성 정치제도에서 활로를 찾지 못한 것에서 비롯된다. 바람 없는 대선 정국에는 한편으로 대의제에 대한 여전한 기대와 다른 한편으로 여지없는 실망 사이를 오간 대중들의 경험에서 비롯된 뜨뜻미지근한 반응이 투영되어 있다. 대중들의 요구와 열망, 불만은 그리하여 다양한 포퓰리즘적인 현상으로 산재하여 표출되고 있다.
이번 호 『문화/과학』 특집은 촛불운동 이후 최근 한국에서 두드러진 대중들의 요구와 불만을 포퓰리즘이라는 개념을 통해 조망하면서 이때 드러나는 문화정치 지형의 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뤘다. 현재하는 대중들의 불만과 요구를 포퓰리즘이라는 프리즘을 통해 분광(分光)시켜 볼 때 변동하는 문화정치 지형과 그 위의 주체들과 목소리들이 현현한다. 포퓰리즘을 투과한 뒤 가시화된 문화정치의 지형을 재구성할 때, 보이지 않던 새로운 경계가 드러나고 현실의 변화를 이끌 새로운 계기와 시선이 발견될 수 있다. 그렇다면 한국의 포퓰리즘 현상은 어떠한가.
지금 한국사회에 거대한 포퓰리즘적 흐름은 없다. 그러나 다양한 포퓰리즘들이 산발적으로 존재하면서 기성 제도에 대한 불신과 불만을 표출하는 가운데 결속되어 뭉치로 떠다니고 있다. 이 중에는 지배적인 제도에 대한 대중들의 불만과 요구를 신자유주의적인 내셔널리즘으로 축소시키는 우파적인 포퓰리즘이 있다. 외국인 혐오, 난민 혐오, 비정규직 혐오, 여성 혐오 등의 수다한 혐오 담론은 포퓰리즘적인 불만을 자동적으로 신자유주의적 내셔널리즘으로 회귀시키는 주문이다. 다른 한편 신자유주의적 내셔널리즘에 결부되지 않고 경계를 확장하면서 평등과 주권에 대해 질문하는 포퓰리즘적인 흐름도 있다. 강남역 사건, 구의역 사건, 촛불 운동, 미투 운동과 반(反)성폭력 운동 등은 단속(斷續)적으로 이러한 질문들을 제기하면서 문제가 누적된 제도의 틈바구니에서 솟아난 대중의 행동들이 드러난 사례다. 이들 현상은 착취와 지배의 쟁점을 둘러싸고 이에 맞선 사회의 재구성을 요구하는 힘을 갖고 있다. 한편 최근의 ‘공정’ 기표를 둘러싼 대중의 요구는 ‘좌우’를 가로질러 재구성되고 있는 과두화의 문제, 곧 재편 중에 있는 기득권층에 대한 문제 제기이기도 하다. 현 야당이 이 기표를 공세적으로 장악했으되 이를 담지할 수 없는 것은 자명하다. 이 세력을 종속변수로 만들면서 ‘공정’의 기표화를 주도하고 과두제에 정치적 경계를 세우는 이들은 청년들이다. 포퓰리즘 현상을 살펴볼 때 무엇보다 대중들의 불만을 넘어서 이를 집합적인 의지로 접합하면서 부상하고 있는 새로운 대중을 식별하는 일이 긴요하다.
특집에 실린 여덟 편의 글들은 포퓰리즘 문화정치라는 주제 아래에서 대중들의 불만과 요구가 어디에서 떠오르고 어떻게 형성됐는지, 새로운 대중은 어떻게 구성됐는지, 또 이 현상을 어떻게 볼 것인지에 공통적으로 주목한다. 구체적으로 촛불집회, 주류 정치인의 미디어 전략, 안산 선수를 둘러싼 ‘페미 논란’, 정치 팬덤, 혐중 정서, ‘이대남’, ‘노무현주의’ 등 현재의 다기한 문화적인 현실이 포퓰리즘과 관련하여 호출되어 재조명된다. 한편, 특집에서 눈에 띄는 점은 다수의 글이 샹탈 무페가 정식화한 후 한국에서 일정하게 수용이 보류되어온 ‘좌파 포퓰리즘’ 개념을 적극적으로 검토한다는 점이다. 특집에 실린 글들이 취하는 관점은 ‘좌파 포퓰리즘’ 개념의 전적인 수용과는 물론 거리가 있다. 하지만 ‘좌파 포퓰리즘’ 각도에서 검토할 때 주체의 형성 양상과 정치적인 것을 구성하는 새로운 실천들의 궤적이 세심하게 재포착되며 헤게모니 변동으로서의 의미가 가늠될 수 있다. 더 나아가 일부 논의는 ‘좌파 포퓰리즘’ 개념의 한계를 검토하면서 이를 수정하거나 대리보충하는 작업들을 수행한다. 이런 식으로 특집에 실린 글들은 포퓰리즘 개념의 경계를 살펴보면서 대중들의 요구와 불만을 넘어 집합의지를 구성하여 정치적인 것이 귀환하는 장면이 있는지를 따져본다.
― 「108호를 내며 : 포퓰리즘 프리즘」 중에서

하승우, 「좌파 포퓰리즘을 둘러싼 몇가지 질문들 : 이론과 쟁점」
특집의 총론격인 이 글은 포퓰리즘 일반 개념의 출현 배경과 포퓰리즘과 관련된 이론의 지형?민주주의와의 관계, 보편성을 둘러싼 쟁점, 한국에서 포퓰리즘 논의의 수용 과정 등?에 대해 서술하면서 포퓰리즘 이론을 전반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기반을 다진다. 모호하고 가변적이고 유동적인 포퓰리즘 개념들 가운데 논의의 출발점으로 삼은 것은 라클라우와 무페의 이론이다. 그들의 이론은 사회적인 것을 구성하는 각각의 요구들이 존재하고 그 요구들이 ‘등가 사슬’로 묶여 있으며 하나의 특수한 요구가 전체 요구를 일반화하는 헤게모니 실천을 특징으로 한다. 그러나 이에 대해 전적으로 동의한다기보다 이들의 개념에 어떤 가능성과 한계가 있는지, 그들이 열어놓은 포퓰리즘 개념을 둘러싸고 어떤 쟁점이 형성되고 있는지 살펴보면서 우리 시대 정치 현상을 규명하기 위한 새로운 이론적 틀을 모색하는 데 중점을 둔다. 구체적으로 최근 부상하는 좌파 포퓰리즘 개념에서 다수화 전략과 명명 행위, 대표(재현) 등의 쟁점과 관련하여 의미와 한계를 검토하고, 이에 대한 대리보충과 그 이론적인 확장을 꾀하고 있다.

김선기, 「뉴미디어 환경과 포퓰리즘의 스펙트럼」
이 글은 뉴미디어와 포퓰리즘의 선택적 친화성을 규명하고 묘사하는 정도로는 불충분하다고 주장하면서 미디어와 포퓰리즘적 실천의 관계 양상을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검토한다. 특히 포퓰리즘적 뉴미디어 실천, 즉 포퓰리즘들이 오늘날의 뉴미디어 환경에서 어떻게 다양하게 구현되는지 살펴봄으로써 포퓰리즘에 필수적인 미디어의 매개 작용과, 더불어 미디어가 매개하는 정치 일반의 포퓰리즘 속성의 존재를 함께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구체적으로 이 글은 노무현, 이재명, 이준석 등에서 나타나는 주류 정치인 포퓰리스트의 미디어 전략을 분석하고, 익명의 커뮤니티 이용자들의 반다문화 및 안티페미니즘 담론으로서 아래로부터의 ‘우파 포퓰리즘’들의 논리와 실천을 분석한다. 그리고 뉴웨이즈 등의 디지털 플랫폼 내의 액티비즘의 포퓰리즘적 성격을 고찰함으로써 대안적인 포퓰리즘 실천의 가능성을 모색한다. 결론적으로 이 글은 뉴미디어와 포퓰리즘의 관계를 보다 섬세하고도 광범위하게 탐구할 것을 주문한다.

이준형, 「셀러브리티 사회와 좌파 포퓰리즘 전략」
이준형은 셀러브리티라는 헤게모니의 결절점이 미디어를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대중에 의해 자생적으로 생산된다는 점을 강조하며, 이에 따라 좌파 포퓰리즘 전략은 대중이 어떤 방식과 요소를 사용해 ‘이미’ 스스로 주체화하고 있는가를 분석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를 위해 이 글은 셀러브리티라는 카리스마적 리더 기표가 좌파 포퓰리즘의 전략이 될 수 있다는 무페의 주장과 문화연구 분야의 셀러브리티 연구의 연관성을 검토한다. 나아가 양궁 국가대표 안산 선수를 둘러싼 ‘페미 논란’ 사례를 통해 셀러브티리 기표와 담론, 젊은 남성 주체의 생산 과정을 분석한다. 기존의 좌파 포퓰리즘 논의가 헤게모니 구축에서 정당이나 지도자의 지도력을 강조했던 반면, 셀러브리티 연구는 셀러브리티를 대중적인 욕망과 열망을 구체화하고 규합하는 의미 교환의 장소로서 이해함으로써 좌파 포퓰리즘 논의와 공명하면서도 그 약점을 보완한다. 이러한 관점에 따르면 탈-매스미디어적 조건 속에서 대중은 수동적인 존재가 아니라, 셀러브리티를 발굴하고 의미를 구성하며 스스로를 정체화하는 적극적인 존재다.

이승원, 「팬덤 정치와 포퓰리즘 : 대안적 정치문화를 위한 기획」
이 글은 팬덤 정치와 포퓰리즘을 협소한 한국의 정치 공간을 확장하고 기성 정치의 위기를 해결할 대안정치로 나아갈 수 있는 가능성으로 보고 적극적으로 탐색한다. 필자는 보수정당과 중앙집권형 관료제 중심의 대의제 정치가 새로운 정치적 주체와 공간의 가능성을 차단하고 있는 한국의 정치 공간에서, 팬덤 정치와 포퓰리즘은 정치의 재활성화와 민주주의 확장에 이르는 경로를 제시할 수 있다고 본다. 이러한 경로의 모색에서 민주주의와의 결합은 필수적이다. 정치화된 팬덤이 민주주의와 결합하지 않으면 폐쇄적인 진영 정치와 명사 정치(celebrity politics)에 머물 수 있으며, 그리하여 자신들의 호혜성을 사회적으로 확산하지 않게 되면서 전체주의적 정치나 권위주의 정치로 빠질 위험이 있다. 또한 포퓰리즘에서는 소수 엘리트 권력집단과 대결하려는 ‘대중’이 어떻게 집단적인 정체성으로 구성되는가에 대한 이해가 중요하다. 그러나 새로운 정치적 대중의 탄생이 좌절되곤 한 것이 한국사회의 역사적인 현실이며 이를 타개할 정치적 조건으로서 ‘대안적 자원’의 생산을 토대로 한 ‘도시 커먼즈 운동’을 제안하고 있다.

박현선, 「여성들의 공포 : 포퓰리즘, 젠더, 정동」
박현선은 정치적 위기와 공백 상태가 계속되고 있는 현재 상황에서 진보적 민주주의의 조건이 될 수 있는 포퓰리즘, 정동, 젠더의 문화정치적 관계에 주목한다. 이 글은 포퓰리즘 연구와 젠더 연구가 교차할 때 드러나는 문제들과 모순점을 짚어보고 2000년대에 재편되기 시작한 공론장과 민주주의의 젠더적 함의들을 살펴본다. 또한 스피노자와 발리바르를 거쳐 포퓰리즘 논의의 중요한 핵심 명제로 자리 잡은 ‘대중’의 문제를 정동과 여성의 관점에서 다시 볼 것을 시도한다. 이러한 주장을 드러내기 위해 필자는 2016/17년 촛불집회의 기억과 그 이후의 변화를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들?옴니버스 프로젝트 〈광장〉(2017)의 작품들과 윤가현 감독의 〈바운더리〉(2021)?에 주목한다. 이들 카메라에 기록된 광장에서의 ‘대중들’은 하나의 목소리를 지닌 공동체로 합치되지 않는다. 비정규직 노동자와 장애인, 동물이 함께 대중들의 포퓰리즘을 출현시켰고, 여성들 역시 정치적 의제를 넘어서는 다양한 경계를 재조정하면서 정치적 공론장의 새로운 흐름을 제시한다.

김내훈, 「‘이대남’의 포퓰리즘과 그 이면」
이글에서 김내훈은 최근 이슈가 된 ‘이대남’ 현상은 한국의 20대에서 돌출됐던 현상이 국지적으로 이대남 고유의 문제로 축소되어 드러난 것일 뿐, 여기에서 젠더 갈등은 표피적이라고 주장한다. 지금 20대 남성과 여성은 공통적으로, 한국사회가 ‘공정하지 않음’을 성토하며 이 명제를 구심점으로 20대를 정치적으로 결집시키고 있다. 그런데 필자는 이 명제에서 ‘공정’이 비어 있는 기표라는 점에 주목한다. 20대들은 공정이라는 미명 아래 사회에서 도태되어야 할 사람들을 찾아내거나 만들어서 ‘그들’로 밀어내고, ‘그들’ 때문에 불공정한 대우를 받고 억울한 감정으로 뭉친 ‘우리’로 모인다. 이때 ‘그들’은 이슈에 따라 때로는 페미니즘이, 때로는 난민, 이주민, 외국인, 비정규직, 빈민이, 또는 386 정치인, 정부와 여당이 된다. 따라서 포퓰리즘적인 논의로서 공정 담론은 헤게모니 전략으로 접근해야 할 대상이 된다. 헤게모니 기표로서 공정은 이를 탈취한 보수세력도 공정의 빈칸을 채우지 못했기에 진보진영이 재전유할 여지가 남아 있다. 중요한 것은 반리버럴 멘털리티를 새로운 급진정치로 전환할 수 있는 헤게모니적 기표를 찾는 것이다. 진보진영은 공정 기표의 빈칸을 채워서 기표를 쟁취하거나 공정 기표를 압도하는 새로운 기표를 제시해야 한다. 청년들의 ‘밈적 커뮤니케이션’ 연구는 이를 찾는 유효한 접근 경로로 제안된다.

정정훈, 「인민이 인민이 되지 못하게 하는 것: ‘우리, 인민들’과 작은 포퓰리즘들의 각축」
정정훈은 한국사회에서 대문자 인민을 구성하는 포퓰리즘이 부재하는 대신, ‘노무현주의’와 같은 ‘작은 주인기표’를 중심으로 작은 포퓰리즘들이 각축하면서 이것이 체제 변혁과 연대의 주체 형성을 막는 교착 상태에 빠져 있다고 진단한다. 이 글에서 필자는 한국 정치와 사회 현상에서 자생적인 대중운동들의 출현, 즉 ‘우리 인민’들의 분열상과 작은 ‘우리들’의 출현을 목격하면서 이를 ‘작은 포퓰리즘들’이라고 규정하고, 이것의 형성 과정을 라클라우와 무페를 경유하면서도 그 논리의 이면을 부각하여 새롭게 해석한다. 이 글은 상징적 보편성에 도달하지 못한 채 개인들의 복수적 정체성을 하나로 봉합하는 기표를 이 글에서는 ‘작은 주인기표’(litte master signifier)라고 명명하고, 그 구체적인 사례로서 ‘노무현주의’를 들고 있다. 노무현주의는 작은 주인기표로서 조국의 사례에서 보듯이 사회주의와 자유주의라는 대립항을 접합할 수 있었지만, 한국사회의 복잡한 갈등들을 적폐세력과의 대립으로 환원해버린 것이다.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개인들의 연합과 권리의 증대, 그리고 적대의 형성 조건을 필자는 발리바르의 ‘관개체성’과 ‘교통 양식’에 대한 사유에서 찾고, 이 자체의 변혁을 실천적 쟁점으로 사유할 것을 제안한다.

박자영, 「어떤 포퓰리즘의 귀환?: ‘소분홍’ 현상에서 ‘인민’ 담론으로」
박자영은 한국사회에서 급부상하는 중국에 대한 혐오 정서와 이에 기반한 포퓰리즘 충동의 문제에서 논의를 시작한다. 필자는 혐중 정서가 넘쳐나는 시대에 명백히 중국에 대한 불만에서 비롯되고 확대 재생산된 정서를 감지하면서도 이를 혐오가 아닌 다른 언어로 풀어내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 글은 중국을 둘러싼 포퓰리즘의 충동 아래 잠재된 불만을 포착하면서도 이를 다른 보편적인 지향을 가진 언어로 재해석하고 표현할 가능성을 찾는 탐색의 일환으로 쓰였다. 이러한 탐색은 중국의 일부 청년 네티즌이 촉발한 ‘소분홍’ 현상과, ‘군중 노선’을 재가동하는 시진핑 체제에 대한 서술을 경유하여 최근 중국 사상·문화계에서 집중하는 주제 중 하나인 ‘인민’을 둘러싼 논의를 검토하는 가운데 이뤄진다. 최근 진행된 왕후이의 ‘인민 전쟁’과 허자오톈의 ‘군중 노선’에 대한 논의는 ‘인민’ 개념의 역사적 구성에 대해 탐색하면서 이들이 이익 중심적으로 재편된 현재의 단기적이고 협애한 중국 당국의 ‘군중 노선’의 시야를 넘어서서 ‘우리 인민’을 구성한 것과 같은 일련의 역사적 유산을 현실에 되살려 구성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는 점을 밝힌다.

《동시대분석》

천정환, 「주체화의 몸부림: 교수·연구자 운동과 자멸하는 대학」

천정환은 지난 몇 년간 가속화된 대학과 지식장의 붕괴를 되돌릴 수 있는가, 직접적인 정치적 개입을 통해서 고등교육과 대학제도의 문제들을 개혁할 수 있는가를 묻는다. 익히 경험하듯이 코로나19 위기와 겹친 ‘대학 위기’는 재앙적 상황에 가까운데, 폐강·폐교 사태에 대한 각 대학의 대응은 강좌 정원을 줄이고 강의의 질을 높이는 것이 아닌 비용절감을 위한 대대적 구조조정과 비정규직 교원들의 양산이었다. 천정환은 이 위기 상황이 강의의 감소와 지방대·전문대의 위기만이 아니라 그야말로 사회 전체의 지식 생산 체제와 공론장으로 연쇄적으로 작동하는 과정이라는 점을 밝힌다. 대학과 지식 제도의 파국 앞에서 최근 진행되고 있는 교수·연구자 운동과 대학 개혁 운동은 더욱 절실하다. 구체적으로 이 글은 교수들의 노동조합 운동, ‘새로운 학문 생산 체제와 지식 공유를 위한 학술단체와 연구자 연대’의 오픈액세스(OA) 운동, ‘연구자 권리증진과 차별철폐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의 「연구자 권리선언」?등의 실천적인 조직들과 ‘함께 버티는 길’을 제시하고 있다.

강정석, 「도덕주의와 생존주의의 늪: 《오징어 게임》에 대한 윤리적 비판」
이 글은 비고츠키의 ‘욕망이 되어버린 규칙’으로서 ‘놀이’와 홀로코스트 및 수용소에 대한 바우만의 사회학적 분석, 그리고 아감벤의 ‘호모 사케르’ 개념을 통해, 《오징어 게임》(이하 《게임》)의 세계관과 참가자들의 욕망을 분석하며 윤리적 비판을 시도한다. 《게임》은 죄책감과 부끄러움의 도덕주의와 생존주의라는 반도덕주의의 대결만을 보여주고, 사실상 게임에서 패배하여 죽음으로써 배제되는 대량 학살의 잔혹한 현실을 망각하고 있다. 〈게임〉은 잔혹한 살인에 대한 스펙터클과 ‘비인간’(호모 사케르)의 망각, 그리고 이것이 역설적으로 만들어내는 휴머니즘을 통해 상업적인 효과와 안전한 거리의 시선을 생산한다. 그리고 이것은 우리에게 공정한 〈게임〉의 세계 속으로 진입하여 타인의 죽음을 통해 모든 것을 새롭게 ‘리셋’할 수 있다는 잔혹한 이데올로기적 환상을 고취시킴으로써 전 세계 시청자들로부터 동의를 얻어냈다. 결국《게임》은 약탈적 금융자본주의를 게토화된 수용소적 상황을 통해 구체적으로 묘사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생존주의와 도덕주의라는 선택지의 서사만을 제시함으로써 약탈적 사회 그 자체를 ‘탈구축’할 수 있는 상상력은 보여주지 못했다.

안진국, 「메타버스 분신사바 : 가위눌린 분신노동과 잡히지 않는 가상자산」
안진국은 이 글에서 현실세계 착취의 도구와 ‘분신노동’의 양산자로서 메타버스 플랫폼의 섬뜩함을 비평한다. 이 글은 메타버스를 규정하는 증강현실, 라이프로깅, 거울세계, 가상세계라는 네 가지 방식을 살피면서 메타버스 개념 또는 이미지의 포괄성과 유동성을 지적하고, 메타버스의 이면에 있는 MZ세대, 암호화폐, NFT, 가상자산 거래 시스템 등과의 관계를 탐구함으로써 플랫폼 자본주의와 노동착취 구조, 가상자산 금융화 문제를 비판한다. 이에 따르면 메타버스는 단순히 호혜의 세계가 아니라 이른바 ‘미래산업’이라는 이윤 추구와 자본 축적의 욕망에 다름 아니다. 보다 구체적으로 메타버스 산업의 핵심은 하드웨어 개발이 아니라, 상업 경제와 가상자본을 포함한 금융이라는 것이다. 이 체제에서 ‘크리에이터’와 같은 유희의 탈을 쓴 플랫폼 노동, 메타버스의 주체인 아바타(분신)의 노동, 이른바 ‘분신노동’이 양산된다. 그리고 이 분신노동을 수행하는 크리에이터와 암호화폐의 주 투자자는 사실상 플랫폼 기업에 착취당하는 MZ세대일 것이다.

《코로나통신》

권범철, 「집 안의 연구자」

권범철은 재가(在家) 연구자로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코로나 시대 ‘재택 근무’가 새로운 현상인 것처럼 이야기되지만 그 이전에도 다수는 ‘집 안의 노동자’로 일했다는 사실을 밝힌다. 이 글은 돌봄노동의 관점에서 팬데믹 시대 자본주의 체제의 문제를 살펴보면서 이 체제의 문제를 적시하면서 돌파하는 길의 감각을 찾고자 하는 시도다. 코로나 이후 돌봄노동의 시간과 양은 늘어났지만 질적으로는 달라지지 않았다. 코로나 이전이나 이후 돌봄노동이 갖는 복합적이고 고립되고 고독한 성격이 코로나 이후에도 변하지 않은 것이다. 그런데 백신의 효과로 다시 ‘예전’의 사회로 돌아간다면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바이러스를 막기 위해 맞은 백신이 바이러스를 낳은 사회로 우리를 다시 데려다준다면 우리는 얼마나 기뻐해야 하는 걸까.” 그 예전 사회는 (비)인간 자연의 많은 부분이 무상으로 혹은 저렴하게 자본에 복무하도록 만들었고 그 결과 노동력과 자연이 소모되고 변형되어 우리를 위기에 빠뜨리면서 번성한 자본주의가 지배하는 사회다. 그렇다면 이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필자는 자본주의의 문제를 지적하는 것으로 충분하지 않고 우리가 자본주의에 ‘위기’가 되어야 한다는 것을 제안한다.

《텍스트의 재발견》

윤영도, 「‘혐중’을 넘어 ‘지중’의 길로 나서는 노정을 위한 두 개의 나침반」

이 글은 중국이 이미 불안하고 위협적인 공포이자 혐오의 대상이 된 시점에 중국 안팎의 다양한 목소리를 듣고 중국 현실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는 나침반으로 임춘성의 저서 『포스트사회주의 중국과 그 비판자들』(이하 『비판자들』)과 백원담의 편저 『중국과 비중국 그리고 인터 차이나』(이하 『인터 차이나』)를 제시한다. 임춘성의 책은 포스트 사회주의 시기 비판 사상의 시원으로 손꼽은 리쩌허우를 비롯한 첸리췬, 원테쥔, 장이빙 등 7명의 학자를 중심으로 중국 대륙 내의 비판 사상의 지형을 ‘비판의 비판의 비판의 방식’으로 서술한다. 홍콩과 타이완 및 ‘인터 차이나’에 관한 글을 통해 중국의 문제를 우회적으로 다루는 『인터 차이나』는 사실 날카로운 비판의 입장을 소지한 저서이다. ‘인터 차이나’라는 말은 복수의 중국을 전제하고 있기에 ‘하나의 중국’ 원칙을 고수하는 중국공산당의 입장과 엇갈리기 때문이다. 서평자는 ‘하나의 중국’ 원칙의 강제적 적용이나 정치체제상의 통합은 궁극적인 해결의 방법일 수 없기에 방법으로서 ‘비(非)중국’과 ‘인터 차이나’라는 개념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곽성우, 「세계 안에서 세계를 또렷이 묻기」
서평자는 기술과 자본주의 체제의 얽힘을 추적하고 포착하는 작업으로서 박승일의 『기계, 권력, 사회』와 이광석의 『포스트디지털』에 주목한다. 먼저 박승일의 책은 푸코 등을 응용해 만든 ‘환경관리권력’과 ‘정신관리권력’ 개념을 통해 ‘매개 환경’으로서 인터넷을 분석하며 주체에게서 선택과 결정의 계기를 앗아감으로써 주체의 역량을 최소화시키는 기계나 기술 환경의 문제를 비판적으로 질문한다. 이광석의 책은 한국의 사회문화적 맥락을 고려하면서 기술, 체제 그리고 우리의 얽힘을 ‘단속’이라는 단어로 압축해 포착한다. 아울러 구체적인 기술과 미디어 환경의 연루를 기술감각 측면과 청년 모바일 노동 현장 등에서 진단하고 분석한다. 두 저작은 공히 ‘세계 안에서’ 비판과 저항의 여지를 확보하기 위해 상호 복잡하게 얽혀 있는 기술과 체계, 그리고 환경의 관계를 정교하게 묻는 작업이다.

《이론의 재구성》

주디스 버틀러, 「취약성과 저항을 재사유하기」(백소하 ·허성원 옮김)

취약성의 문제를 저항의 행위와 연결시키는 이 글은 시위 현장에서 폭력과 불안정성에 노출된 사람들이 어떻게 취약성을 드러내는 동시에 그것을 극복하는지를 통찰하고 있다. 버틀러는 불안정성(precarity)과 취약성(vulnerability)을 구분하는데, 불안정성이 사회구조적 파손에서 온다면, 취약성은 인간이 지닌 신체와 물리적 한계로부터 발생할 뿐만 아니라 사회적이고 정치적으로 구성되기도 한다. 저항을 위한 정치적 공간, 즉 시위 현장이나 공적 집회 장소에서 취약성은 중요한 무기가 될 수 있는데, 몸의 복수적이고 수행적인 저항은 불안정성에 대항하는, 특정한 종류의 취약성을 전제로 하는 저항의 형식을 취한다. 또한 취약성의 개념은 개별적인 몸의 주체 개념이 아니라 서로 서로의 몸들에 노출되어 있고 의존하는 네트워크에 기반하고 있는데, 버틀러는 이러한 사회적이고 물질적 관계를 개념화하지 않으면 우리가 몸의 취약성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한다. 이 글은 버틀러가 그동안 주조해왔던 젠더의 수행성 이론과 몸의 행위성, 퀴어적 관점들을 경유하면서 어떻게 취약성과 의존성의 테제들이 삶의 인프라적·환경적 조건과 밀접하게 연관되는 동시에 더 정당하고 평등한 조건을 만들기 위한 수행적 행위가 될 수 있는지를 논증하고 있다.

  작가 소개

지은이 : 박자영
연세대학교 중어중문학과를 졸업하고 중국 화둥사범대학 중어중문학과에서 「공간의 구성과 이에 대한 상상: 1920, 30년대 상하이 여성의 일상생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협성대학교 중국통상문화학과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문화/과학》 편집위원. 지은 책으로 『상하이의 낮과 밤』(2020), 『도시로 읽는 현대중국1』(공저, 2017), 『동아시아 문화의 생산과 조절』(공저, 2011), 『냉전 아시아의 문화풍경2: 1960~1970년대』(공저, 2009) 등이 있다. 옮긴 책으로는 『루쉰전집14: 서신2』(2018), 『세상사는 연기와 같다』(2000), 『루쉰전집4: 화개집?화개집속편』(공역, 2014), 『나의 아버지 루쉰』(공역, 2008) 등이 있다.

지은이 : 박현선
《문화/과학》 공동 편집인. 현재 연세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객원교수. 한국영화의 모더니즘과 정치적 미학에 관한 연구로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 얼바인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고,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 한국학연구소에서 박사후 연구원, 서울국제여성영화제 게스트 프로그래머, 미디어아트연구소 전임연구원, 서강대 트랜스내셔널인문학연구소 HK연구교수 등을 역임했다. 영화소설 『길』, 번역서 『영화, 아나키즘의 상상력』을 작업했고, 공저로 『한국영화와 근대성』, 『할리우드프리즘』, 『아이다 루피노』, 『문화론의 도래와 파장』, East Asian Film Noir, A Companion to World Literature 등이 있다. 주요 관심사는 냉전의 문화정치, 한국영화, 기억과 정동 연구, 시네페미니즘 등이다.

지은이 : 윤영도
연세대학교 중어중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석사 및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성공회대학교 동아시아연구소의 HK교수로 재직 중이다. 지은 책으로 『냉전 아시아의 문화풍경』(1·2권, 공저), 『귀환 혹은 순환』(공저), 『아시아의 접촉지대』(공저)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 『중국의 경제지리를 읽는다』(공역)가 있다.

지은이 : 주디스 버틀러
미국의 페미니스트 철학자이자 젠더이론가. 1984년 예일대에서 프랑스 철학에서의 헤겔 해석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버클리 소재 캘리포니아대학에서 비교문학 및 비평이론을 가르치고 있다. 페미니즘 내부의 가부장적 이성애 중심주의를 비판하며 젠더 수행성 이론을 개진한 역작 『젠더 트러블』(1990)로 크게 주목받았다. 최근에는 퀴어이론 및 페미니즘 담론에서 더 나아가 정치철학, 윤리학, 사회학적 분석을 통해 인간으로서의 삶의 가능성과 공동체의 윤리를 성찰하는 실천적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오늘날 가장 영향력 있는 철학자로 평가받으며 젠더 및 성소수자 권리운동, 불법체류자・난민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한 인권운동, 인종차별 반대운동, 신자유주의 저항운동 등 다양한 분야에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여러 대학에서 명예학위를 수여받았고, 2012년 아도르노상을 받았다. 저서로 『혐오 발언』(1997), 『권력의 정신적 삶』(1997), 『안티고네의 주장』(2000), 『젠더 허물기』(2004), 『위태로운 삶』(2004), 『윤리적 폭력 비판』(2005), 『주디스 버틀러, 지상에서 함께산다는 것』(2012), 『연대하는 신체들과 거리의 정치』(2015) 등이 있다.

지은이 : 천정환
성균관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부산 출생. 한국 현대 문화사와 문학사 연구자. 『문화론적 연구’의 현실 인식과 전망』(2007), 『문학사 이후의 문학사』(2013) 『근대의 책 읽기』(2003) 등을 발표하여 한국 현대문학사 연구의 폭을 넓히고, 『대중지성의 시대』(2008), 『조선의 사나이거든 풋뽈을 차라―스포츠민족주의와 식민지 근대』(2010), 『자살론―고통과 해석 사이에서』(2013), 『시대의 말 욕망의 문장―123편 잡지 창간사로 읽는 한국 현대 문화사』(2014) 등을 썼다. 『혁명과 웃음―김승옥의 시사만화《파고다영감》을 통해 본 4·19 혁명의 가을』(공저, 2005), 『1960년을 묻다―박정희 시대의 문화정치와 지성』(공저, 2012) 등을 통해서도 역사적 문화연구, 또는 문화정치사 연구의 지평을 개척해왔다. 『역사비평』, 『문화/과학』 편집위원. 『경향신문』, 『한겨레』 등에 칼럼이나 기획 연재물을 실어왔고, 인문학협동조합, 민교협, 지식공유연대 등을 통해 학술 운동에도 참여하고 있다.

지은이 : 정정훈
《서교인문사회연구실》연구원이자 계간 《문화/과학》 편집위원. 한국예술종합학교 등에 출강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인권과 인권들』(2014), 『군주론―운명을 넘어서는 역량의 정치학』(2011), 『세월호 이후의 사회과학』(공저, 2016) 등 다수가 있고, 주요 논문으로는 「장애여성운동, 교차하는 억압에 저항하는 횡단의 정치 : 장애여성공감 20주년 선언문《시대와 불화하는 불구의 정치》에 대한 교차성 페미니즘적 독해」(『인권연구』), 「인간과 시민의 권리에 관한 선언」과 인권규범으로서 정치적 주체화」(『민주법학』), 「감금의 질서, 수용시설의 권력기술―형제복지원과 인권의 재맥락화」(『도시인문학연구』) 등이 있다.

지은이 : 이승원
사회혁신리서치랩 소장. 정치학자 및 민주주의와 사회혁신 연구자. 영국 에섹스 대학(University of Essex)에서 포퓰리즘, 담론이론 연구자인 에르'네스토 라클라우(Ernesto Laclau)에게서 사사. 시민의 민주적 일상과 지속 가능한 도시 전환 관련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저서로는 『민주주의』, 역서로는 『헤게모니와 사회주의 전략』 등 다수가 있다.

지은이 : 강정석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영상이론과 전문사과정을 졸업했다. 영화감독을 꿈꾸며 연출부 생활을 하다 우연한 계기로 영상문화비평 및 대안고등교육에 관심을 갖게 되어 관련 활동을 지속해오고 있다. 하자센터 협력기획팀, 경기문화재단 다사리문화기획학교의 멘토로 활동했다. 현재 《문화/과학》 편집위원, <대안대학 지순협>의 이사장직을 맡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노오력의 배신』(공저, 2016), 『미래교육의 열쇠, 창의적 문화교육』(공저, 2012) 등이 있다.

지은이 : 김선기
연세대학교 커뮤니케이션대학원. 미디어문화연구 전공에서 장-특정적 세대(field-specific generation) 개념과 관련한 박사 논문을작성 중이다. 담론, 정책, 실천, 운동 등 청년학 전반의 주제, 그리고 일반적인 지식사회학이나 담론 분석 등에 관심을 두고 있다. 지은 책으로 《청년팔이 사회》, 논문으로 《청년-하기를 이론화하기: 세대 수행성과 세대연구의 재구성》, 《학제적 분과 학문으로 문화연구 다시 쓰기 : 급진성의 제도화를 위하여》(공저) 등이 있다.

지은이 : 허성원
서울대학교 여성학협동과정에서 석사학위를 받았고 박사과정에 재학 중이다. 젠더 및 퀴어이론 텍스트 번역에 꾸준히 참여해 왔다. 현재 성소수자 대학원생/신진연구자 네트워크에서 연구자 공동체 활동을 기획하고 있으며, 퀴어이론, 정동이론, 후기식민주의 등 다양한 비판이론에 관심을 두고 한국사회의 퀴어 수행성을 연구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당신은 피해자입니까, 가해자입니까』(공저, 2017)가 있다.

지은이 : 하승우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이론과 교수, 《문화/과학》 편집위원. 런던대학교 골드스미스 칼리지에서 “Locating Contemporary South Korean Cinema: Between the Universal and the Particular”라는 제목의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한국영화를 포함한 동시대 시각문화를 조명하기 위한 이론적 틀을 마련하는 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한국영화, 세계와 마주치다』(공저, 2018), 『라캉과 한국 영화』(공저, 2008) 등이 있고, 「포스트-정치시대, 한국영화의 재난과 공포에 관한 상상력」, 「비교영화연구의 방법과 과제」, 「영화연구에서 알튀세르 이론의 복원 가능성 검토」, 「한국영화와 근대성의 번역」 등 다수의 논문이 있다.

지은이 : 안진국
미술평론가. 동시대의 다채로운 사유체계에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그 변화를 관찰하고 있다. 홍익대학교에서 미술과 국어국문학을 공부했으며, 2015 조선일보 신춘문예 미술 평론에 당선되면서 평론을 시작했다. 최근 저서로 《불타는 유토피아》와 《한국현대판화 1981-1996》가 있으며, 공저서로 《비평의 조건》과 《기대감소의 시대와 근시 예술》이 있다.

지은이 : 김내훈
1992년생. 작곡을 공부하다가 재능이 없음을 깨닫고 그만뒀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에 입학해 영화이론을 전공했다. 다큐멘터리와 영화를 통해 세상사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영상·문화·사회·정치·철학을 두루 배우고 익힐 방법을 궁리하다가 연세대학교 커뮤니케이션대학원 미디어문화연구 석사과정에 들어갔다. 〈한국의 ‘20대 현상’과 포퓰리즘의 관계에 관한 연구: 좌파 포퓰리즘의 가능성을 중심으로〉라는 제목의 학위논문을 쓰고 졸업했다. 현재는 동 대학원 박사과정에 재학 중이다. 포퓰리즘에 대한 관심을 유지한 채 정치 유튜브, 밈과 커뮤니케이션, 인터넷에서의 위악과 트롤링 문화 등을 흥미롭게 관찰하고 있다. 아이팟 5세대 모델을 10년 넘게 갖고 다니며 음악을 듣는다. 영국 프리미어리그를 즐겨 본다. 에버튼을 응원한다.

지은이 : 이준형
신촌문화정치연구그룹의 연구원이다. 서강대학교 신문방송학과에서 한국 정치의 셀러브리티화와 헤게모니적 사회구성체에 관한 박사 논문을 쓰고 있다. 이전에는 아이돌 팬덤과 문화 정치에 관련된 연구논문들을 써 왔다. 대학원 생활의 ‘마침표’ 없음을 요리에서, ‘리듬’ 없음을 음악에서 찾고 있다.

지은이 : 곽성우
인문사회 편집자. 학부에서 신문방송학을, 대학원에서 비판커뮤니케이션과 미디어철학을 공부했다. 석사 졸업 후 출판편집자로 일하며 커뮤니케이션학 분야 학술전문서, 현대 인문사회 이론 총서, 인문교양 잡지 등을 기획・편집했다.

지은이 : 백소하
건국대학교 철학과 학부 재학중. 웹진 인-무브에서 「트랜스젠더 해방」 외 몇 편의 글을 번역했다.

지은이 : 홍진훤
사진과 웹 프로그래밍을 매개로 이미지, 푸티지, 데이터로 구성되는 일종의 매트리스를 생성하고, 이를 통해 간과되고 있는 국내외의 중대한 사회정치적 사건들을 조명한다. 제11회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2021), 국립현대미술관(2019), 아르코미술관(2018), 제1회 제주비엔날레(2017), 제6회 대구사진비엔날레(2016) 등의 단체전에 참여했다.

지은이 : 류성실
한국사회의 통속화된 후기 자본주의와 이로 인한 문화적 국면을 영상, 앱, 설치 작업에 걸쳐 다뤄오며, 동시대 자본주의의 병리적 속성을 가시화하는 작품세계를 구축해 왔다. 탈영역우정국, 합정지구, 보안여관, 일민미술관, 백남준아트센터, 아르코미술관 등의 전시에 참여했으며, 제19회 에르메스 재단 미술상(2021)을 수상했다.

  목차

108호를 발간하며 / 박자영 ·김현준 ·박현선

특집 / 포퓰리즘 문화정치
좌파 포퓰리즘을 둘러싼 몇 가지 질문들: 이론과 쟁점 / 하승우
뉴미디어 환경과 포퓰리즘의 스펙트럼 / 김선기
셀러브리티 사회와 좌파 포퓰리즘 전략 / 이준형
팬덤 정치와 포퓰리즘: 대안적 정치문화를 위한 기획 / 이승원
여성들의 공포: 포퓰리즘, 젠더, 정동 / 박현선
‘이대남’의 포퓰리즘과 그 이면 / 김내훈
인민이 인민이 되지 못하게 하는 것: ‘우리, 인민들’과 작은 포퓰리즘들의 각축 / 정정훈
어떤 포퓰리즘의 귀환?: ‘소분홍’ 현상에서 ‘인민’ 담론으로 / 박자영

동시대 분석
주체화의 몸부림: 교수·연구자 운동과 자멸하는 대학 / 천정환
도덕주의와 생존주의의 늪: 《오징어 게임》에 대한 윤리적 비판 / 강정석
메타버스 분신사바: 가위눌린 분신노동과 잡히지 않는 가상자산 / 안진국

코로나 통신
집 안의 연구자 / 권범철

텍스트의 재발견
‘혐중’을 넘어 ‘지중’의 길로 나서는 노정을 위한 두 개의 나침반 / 윤영도
— 임춘성의 『포스트사회주의 중국과 그 비판자들』, 백원담의 『중국과 비(非)중국 그리고 인터 차이나』
세계 안에서 세계를 또렷이 묻기 / 곽성우
— 박승일의 『기계, 권력, 사회』, 이광석의 『포스트디지털』

이론의 재구성
취약성과 저항을 재사유하기 / 주디스 버틀러, 백소하·허성원 옮김

이미지
홍진훤, 《DESTROY THE CODES》, 2021
홍진훤, 《굿 애프터눈, 굿 이브닝, 굿 나잇 v2.0》, 2021
류성실, 《대왕트래블 2020》, 2020
류성실, 《BJ 체리 장 2018.4》 《BJ 체리 장 2018.9》, 2018
류성실, 《대왕트래블 칭쳰 투어》,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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