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사랑에 들떠 흘러가는 구름 한 점에도 눈물을 짓다가 지독한 고독에 빠져 대답조차 하지 못하는 날을 사는 사람들에게 건네는 위로의 수필집이다. 사랑, 고독, 행복, 위로가 담긴 50여 편의 수필은 능숙하게 하루를 살아가다가도 서툰 모습을 내비치곤 하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이다.
출판사 리뷰
“혹시 내가 쓴 수필 한 편이
푸른 별 지구인에게 힘이 될지 누가 알겠는가.”
2024년에 달로 향할 미국의 우주 비행사가 BTS의 노래를 들으며 우주를 항해할 것이라는 사실에 작가는 자신의 관심이 그들에게 힘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사랑에 들떠 흘러가는 구름 한 점에도 눈물을 짓다가 지독한 고독에 빠져 대답조차 하지 못하는 날을 사는 사람들에게 건네는 위로의 수필집이다.
사랑, 고독, 행복, 위로가 담긴 50여 편의 수필은 능숙하게 하루를 살아가다가도 서툰 모습을 내비치곤 하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이다.
푸른 별 지구인에게 전하는 응원
수필은 인간학이다. 내면을 자신만의 감성으로 그려낸다. 한 편의 수필에 과거, 현재, 미래를 아우르며 자신의 이야기를 하지만 결국 우리의 이야기로 확장되어 간다. 개인의 성찰을 통해 보편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사랑, 고독, 행복, 위로, 모두 개인적이면서 창백한 푸른 점, 지구 위에 사는 이들이라면 모두 공감할 수 있는 지극히 보편적인 감정이다.
김남희 수필가는 첫 수필집을 엮으며 50여 편의 수필을 사랑, 고독, 행복, 위로로 나누어 정리하였다. 저자는 수필을 통해 진정한 자신의 모습을 마주하게 되었다고 말한다. 사랑에 들떠 흘러가는 구름 한 점에도 눈물을 짓다가 지독한 고독에 빠져 대답조차 하지 못하는 날들, 일상의 행복에 파닥거리는 물고기처럼 즐거워하다가 꺼진 풍선에 불어 넣는 바람처럼 위로가 필요한 날들이 모두 담겨 있다.
표제작 「푸른 별 지구」는 누리호 발사를 소재로 하고 있다. 저자의 기억은 문이과 교육의 장단점을 모르는 상태에서 진로를 결정해야 했던 고등학교 1학년 때로 돌아간다. 의사나 과학자가 되려면 이과, 교사나 은행원이 되려면 문과를 선택하면 된다는 선생님의 말은 집이 부자면 이과, 가난하면 문과를 선택해야 한다는 말처럼 들렸다. 지금도 가난한데 별을 연구하며 평생 가난하게 살 수는 없다는 생각에 저자는 문과를 선택하게 된다.
그렇게 20여 년 동안 어린이집과 유치원을 운영해 온 저자는 문과 인생에 잘 적응해 가고 있지만 한편으로 인류를 위해 수고하는 과학자들과 보이저호를 응원한다. 그들의 꿈이 우리의 꿈이기도 하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계절에 상관없이 항상 보이는 주극성처럼 늘 그 자리에서, 이왕이면 환하게 빛나고 싶다는 저자는 보이저호처럼 되돌아오지 않는 직진의 길을 향해 나아간다.
진로를 고민하고, 차비를 아끼기 위해 눈비를 뚫으며 다리를 걸어서 건너고, 버스 안에서 좋아하는 남학생에게 슬쩍 명찰을 보여 주기도 했다. 육 남매로 복닥거리는 집에서 살던 소녀는 자라 자신만의 방이 있는 어른이 되었다. 나만의 공간에서 오히려 인간이 더불어 살아가는 존재임을 느낀 저자는 직장에서는 동료, 아이들과 함께, 일상에서는 가족, 친구들과 함께하며 소중한 순간들을 수필로 남겼다.
“흙을 밟는 순간 어린 시절의 이야기가 물결처럼 스며든다. (중략) 사람이 땅을 보호하는 한 땅은 사람을 지켜준다며 흙을 무시하면 그 결과는 파멸이라던 아버지의 목소리가 저만치 들리는 것 같다.
아이들과 씨앗 심기를 하며 지구의 살갗 흙의 사랑을 느껴보게 하리라. 아버지의 삶도 나의 뿌리도 흙임을 알기에 흙에게 예의를 갖춘다.”(p.34~35, ‘흙’ 중에서)
박기옥 수필가는 발문에서 수필의 필수 조건으로 오픈 마인드를 꼽는다. ‘그때는 옳았지만 지금은 틀릴 수도 있는’ 시대의 흐름을 파악해 독창적인 시각으로 새로운 것을 찾아내야 한다는 뜻이다. 어린이집 아이들을 가르치기 위해 여러 체험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저자는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깨달음을 얻는다. 아이들에게서 순수한 시선을 배워 열린 마음으로 세상을 읽을 수 있게 된 것이 아닐까.
과학논문에서는 저자를 ‘I’가 아닌 ‘We’라고 칭한다고 한다. 인류의 대리자로서 연구한 결과를 논문으로 썼다는 의미이다. 진솔하기에 힘 있는 김남희 수필가의 첫 수필집도 ‘We’를 다루고 있다. 가끔은 우뇌가 가출한 모습을 보이거나 좌뇌의 부정확한 기억들로 아련할 때도 있다. 조금 부족한 모습도 있는 그대로 내어놓는다. 모두 우리의 모습이다. 푸른 별 지구인에게 힘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써내려간 책을 펼쳐 읽다 보면 어느새 함께 울고, 웃고, 위로받게 되리라.
딸이 중학교 3학년이 되었을 때 본격적인 덕질이 시작되었다. 딸아이는 아이돌을 좋아했다. 방 안은 온통 아이돌의 사진으로 도배되었다. 공부에 방해된다며 휴대폰을 뺏기도 하고 텔레비전을 안방으로 옮겨보기도 하였다. 달래도 보고 사정도 해보았지만 소용없었다. (중략)
그런 딸아이의 덕질이 나로부터 시작된 것이었을까? 딸아이가 십 대에 시작한 덕질을 나는 지금 진하게 하는 중이다. 카톡 프로필 사진도 좋아하는 가수로 바꾸었다. 동료들이나 지인들이 프로필 사진을 보고 한마디씩 할 것이 염려되었으나 신경 쓰지 않았다. 아들도 딸도 한 번도 나의 휴대폰 프로필 사진에 등장한 적이 없다며 투정을 부린다. 그 나이에 그러고 싶냐며 주책이라는 말까지 곁들여 남편도 잔소리를 한다. 나는 꿋꿋이 내가 덕질하는 가수에 대해서 한바탕 자랑을 늘어놓는다.
- 사랑, ‘덕질 중’ 중에서
흙을 구하기 위해 시골로 향했다. 아버지가 농사짓던 그 땅에서 흙장난을 치며 어린 시절을 보낸 시골이다. 추수가 끝난 논에서 술래잡기를 했다. 겨울이면 물이 스며든 논에서 얼음지치기를 하던 땅이었다. 벼를 벤 논밭에서 누가 멀리 뛰는지 내기를 하며 땅을 딛고 커 갔던 곳이다. 논둑길을 거닐다 만난 어린 쑥에 봄이 온다는 것을 알아차렸고, 모내기한 무논에 헤엄치는 올챙이를 보며 올챙이 관찰 숙제가 제일 자신 있었던 여름이었다. 아버지와 함께 논두렁에 구멍을 내어 콩을 심었던 나의 어린 시절, 아버지의 꿈이 함께 머물렀던 아버지의 땅이다.
- 사랑, ‘흙’ 중에서
그날은 J가 뒷좌석 근처에 앉아있었다. 행여 마주칠까 몇 날 며칠 명찰을 밖으로 낸 채 버스에 올랐는데 마침내 내 이름을 알려줄 기회가 온 것이다. 그의 모습을 확인하는 순간 내 심장은 가을볕에 익은 콩처럼 튀어 올랐다. 붉은색 명찰을 만지작거리며 친구를 잡아끌어 그가 앉은 자리로 갔다. 무거운 책가방을 받아주기를 기다리며 꼿꼿이 섰다. 그는 무심한 척 가방을 받아 자기 무릎 위에 얹었다. 나는 모기만 한 목소리로 고맙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가 나의 이름을 보았을까? ’
열어 놓은 창문으로 가을바람이 불어왔으나 내 뺨과 심장은 더욱 달아올랐다. 그때였다. 옆에 선 친구가 말을 뱉었다.
“희야! 좋아하는 사람 생겼나? 너 명찰이 왜 나와 있어? 남들 보면 오해하겠다. 얼른 집어넣어라. 내가 넣어 줄게.”
친절한 친구는 나의 왼쪽 가슴에 달린 명찰을 휙 뒤집더니 그대로 주머니 속에 넣어 버린다.
- 사랑, ‘붉은 명찰’ 중에서
작가 소개
지은이 : 김남희
수필가 김남희는 영남대학교 영어영문학과, 계명대 유아교육대학원을 졸업 후 유아교육에 몸담고 있다. 어린이집과 유치원 원장으로 20여 년간 근무하다 현재는 국공립 어린이집 원장으로 재직 중이다.2019년 《한국수필》 신인상으로 등단 하였으며 공저로는 『기억 저편』, 『시루떡 편지』 등이 있다. 한국수필가협회, 대구문인협회, 대구수필가협회, 에세이 아카데미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목차
사랑
산수유 / 덕질 중 / 닭을 키우며 / 달빛 / 호모 사피엔스 / 흙 / 옹기골 / 엄마의 무릎 / 붉은 명찰 / 로미오와 줄리엣 / 정 때문에 / 퍼플섬 / 벌레들의 반란
고독
상여소리 / 가시 / 행성 / 포로 / 독방 / 영원한 인간 / 마이 페이지 / 삭정이 / 13시간 / 상추쌈 / 호박 / 할머니의 통장 / 마음의 안전지대
행복
숙주 / 쑥을 뜯으며 / 너의 계절 / 아버지와 송이 / 울지 않는 아이 / 다리 / 선물 / 다람쥐와 호두 / 얼굴 / 손 / 미션 / 할슈타트
위로
푸른 별 지구 / 단돈 천 원 / 마블 인형 / 그해 봄 / 바다 / 영수증을 붙이며 / 연 / 화환 / 트라우마 / 제사를 지내며 / 출근길 풍경 / 목단꽃 이불 / 프라하에서 / 지붕 위의 소
발문_김남희 수필집 『푸른 별 지구』에 부쳐 · 박기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