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다른 이들이 주목하지 않는 부분을 오래 쳐다보는 습관을 통해 포착한 이미지>를 그렸던 회화 작가 강석호의 글과 그림을 함께 모은 책이 출간되었다. 『3분의 행복』은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에서 열린 그의 전시 《3분의 행복》을 계기로 출간되었다. 전시와 연계된 책이지만 기존의 전시 도록에서 벗어나 강석호가 평소 써둔 담백하고 솔직한 이야기들을 묶은 수필집이 되었다.
불의의 사고로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강석호는 회화 작품만큼이나 글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다른 작가들을 위해 쓴 전시 도록 서문에서조차 특유의 솔직한 서사를 풀어내 마치 한 편의 단편소설을 읽는 듯한 느낌을 준다. 이 책에 모은 글에는 시도 있고, 소설도 있으며, 일기도 있다.
출판사 리뷰
행복한 시간은 불현듯 다가오기도 무심히 지나가기도 합니다.
그건 시간이 정해져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아무 시간 때나 다가오는 것도 아닙니다.
그냥 별일이 없어도 〈3분〉은 항상 나를 행복하게 만들어 줍니다.
그리고 나는 그 3분이라는 시간 동안 아무런 생각도 하지를 않습니다.
아니 다시 정정하면 생각하지 못한다는 것이 더 정확하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난 그저 숨만 크게 쉬고 있을 뿐입니다.
하지만 어떨 때 보면 3분이라는 시간은 아주 긴 터널을
지나치는 것 같기도 합니다. 아니면 그냥 그 자리에서
숨이 멈추기를 원하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 강석호, 「3분의 행복」 중에서
수필가로서의 강석호가 풀어낸 일상에 관한 담백한 이야기
<다른 이들이 주목하지 않는 부분을 오래 쳐다보는 습관을 통해 포착한 이미지>를 그렸던 회화 작가 강석호의 글과 그림을 함께 모은 책이 출간되었다. 『3분의 행복』은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에서 열린 그의 전시 《3분의 행복》을 계기로 출간되었다. 전시와 연계된 책이지만 기존의 전시 도록에서 벗어나 강석호가 평소 써둔 담백하고 솔직한 이야기들을 묶은 수필집이 되었다. 불의의 사고로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강석호는 회화 작품만큼이나 글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다른 작가들을 위해 쓴 전시 도록 서문에서조차 특유의 솔직한 서사를 풀어내 마치 한 편의 단편소설을 읽는 듯한 느낌을 준다. 이 책에 모은 글에는 시도 있고, 소설도 있으며, 일기도 있다. 특히 그의 글에는 <내어쓰기>나 <들여쓰기>가 거의 없다. 글을 계속 따라서 읽다 보면 마치 그의 어깨 너머에서 그의 일상을 들여다보듯 시선과 감정이 함께 움직인다. 그가 산책하면서 무심결에 쳐다본 오래된 나무를 얘기할 때도, 아침 커피에 우유와 설탕 두 스푼을 넣어야 잠이 빨리 깬다는 걸 말할 때도 그 자리에 같이 있는 느낌이 든다. 보통 강석호는 자신이 하루에 무슨 생각을 하는지 글로 서술한다. 그렇다고 꼭 하루 안에 일어나는 것들을 기록하는 것이 아닌 자신이 어디에 호기심을 가졌는지 하루라는 시간에 담아 보려는 것이다. 짤막한 글들을 통해서 자신의 의미를 되짚어 보고 두서없이 적어 나가지만 오히려 그 문맥에서 자신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찾아보려는 것이다. 그래서일까, 그의 글은 3분의 <읽는> 행복을 준다. 그게 작업에 관한 고찰이든, 어릴 적부터 좋아한 엄마의 김치에 관한 추억이든, 술자리에서 불쑥 떠오른 사색이든 강석호의 글을 통해 우리는 저마다 <3분의 행복>을 갖게 된다.
강석호의 말 없는 그림과 3분의 행복
강석호의 작고 후 열린 첫 회고전의 제목이자 이 책의 제목인 <3분의 행복>은 강석호가 2012년에 쓴 글의 제목이다. 이 글에서 강석호는 집에서 작업실로, 산책길로, 다시 작업실을 거쳐 집으로 돌아가는 하루의 여정을 담았다. <3분>이라는 시간은 그에게 있어 일상의 진부함으로부터 거리를 두는 시간을 의미한다. 그는 개인전 도록에 작품에 관한 글 대신 일상을 담은 수필을 넣곤 했는데, 강석호를 알수록 그의 회화와 유사한 정서를 담은 이 글들이 결과적으로 작업에 관한 서술과 다르지 않은 것임을 느끼게 된다. 강석호의 회화 작품 역시 그의 글과 다름없는 미감(美感)을 가지고 있다. 그가 일상을 바라보고 살아갔던 태도가 결국 그의 회화에서 나타나는 일련의 미적 특질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기에, 작가로서의 일상을 담은 그의 글들은 그의 작품 세계를 이해하는 중요한 터전이 된다. (중략) 강석호는 그림을 그릴 때도 언제나 대상(재료)을 찾고 기법(조리법)을 고민하며 적절하게 아름다운 맛을 내기 위해 노력했다. 적정한 두께와 올의 리넨 천, 적절한 점도의 물감과 기름, 붓의 굵기와 방향, 얇은 레이어로 쌓아 만드는 미묘한 색조, 때로는 직접 제작한 액자 틀까지 가미하며 자신이 원하는 바로 그 맛을 찾아내는 것이다. 모든 훌륭한 맛이 그러하듯이 그의 회화가 내는 맛의 균형은 무해하며 기분 좋게 하는 아름다움을 담아 오래도록 마음에 남는다. ― 독립 전시기획자, 미술사가 이은주의 해설 「강석호의 말 없는 그림과 3분의 행복」 중에서
감정적으로 만들고 보이는 것에만 집중하게 하면서도 문득 혼자 있을 때 그 내부를 상상하게 만드는 작품을 보면 작가의 생각을 짐작해 보거나 질문을 만든다. 그와 동시에 작가의 무언가를 이작품에 대한 경험으로 끌어와 동일시하고 싶지 않기도 하다. 간단한 힌트 정도로 작가의 말을 찾으면 꿈을 대상으로 작업했다거나 꿈의 영향에 대해 말하는 텍스트를 마주치기도 한다. 그때 문득 누군가와 함께 꿈에 대해 말하는 상황은 늘 낯설었던 것 같은 기억이 떠오른다. ― 「그리는 순서」 중에서
고속도로 위를 달리는 내내 난 이 길이 낯설지만은 않다. 하지만 고속도로 저편에 보이는 풍경들은 언제나 새삼스럽다. 지금도 나는 낯선 풍경을 바라보면서 고속도로 위를 달리고 있다. 이 도로는 목적을 위한 수단으로 만들어진 길이어서 그런지 표지판의 글자와 몇 가지의 교통법만 이해할 수 있으면 도로 위에서의 나는 공평하다. 하지만 도로 밖의 풍경은 아직도 낯설다. ― 「이방인」 중에서
여자 친구랑 커피를 마시다가 그녀가 입고 있던 카디건하고 스웨터를 펜과 냅킨을 이용하여 펜으로 드로잉을 한 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나가 버렸다. 그리고 지금은 그냥 시사 주간지에 나온 인물들의 제스처를 골라서 작업을 진행해 나간다. 그전에도 나는 한 부분을 바라보는 것을 좋아했으며 현재에도 그렇게 응시하면서 생각을 놓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다. 길다면 긴 시간 동안, 특별히 달라진 철학적 사색이나 방법론은 그다지 없다. 그냥 조금 늙었고 조금 살쪘으며 여자 친구가 반려자가 되었다는 것. ― 「알음과 모름」 중에서
작가 소개
지은이 : 강석호
서울대학교 조소과를 졸업하고 뒤셀도르프 쿤스트 아카데미의 마에스터슐러(얀 디베츠Jan dibbets 교수 사사)를 졸업했다. 2000년 스위스 바젤의 UBS 아트 어워드를, 2004년 한국 서울의 석남미술상을 수상했고, 2008년 국립현대미술관의 《젊은 모색》 작가로 선정됐다. 2003년부터 2020년까지 인사미술공간, 금호미술관, 미메시스 아트 뮤지엄 등에서 16회의 개인전을 개최했고, 2008년 금호미술관의 《유토피아, 이상에서 현실로》와 아트스페이스3의 《이것을 보는 사람도 그것을 생각한다》 등 다수의 전시를 기획했다. 2018년에서 2021년까지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로 재직했다.
목차
1 취미로 만난 선물
2 그리는 순서
3 선물
4 망각된 사물의 기억
5 늙은 여인의 초상
6 알음과 모름
7 봄
8 같은 도시 다른 운명
9 두 번째 산행
10 3분의 행복
11 1983년 늦가을
12 대상으로부터 멀어지기
13 불확실한 관계에 대한 사색
14 유토피아, 이상에서 현실로
15 당신에게
16 당신이 현실을 묻는다면 모른다고 말할 것이다
17 겹겹겹
18 무제
19 무제
20 한국의 그림 ― 매너에 관하여
21 사물과 사건의 기억
22 움켜쥔 나무
23 무제
24 우리의 노화는 토끼보다 빠르다
해설 강석호의 말 없는 그림과 3분의 행복 이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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