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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만나는 한국 현대사
국어 선생님의
도서출판 북멘토 | 부모님 | 2009.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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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현직 국어교사이자 시인인 신현수 선생님이 한국 현대사의 흐름을 이야기하는 시를 소개하는 책. 해방 후 서울의 풍경을 묘사한 오장환의 '병든 서울'에서부터 통일의 열망을 담은 고은의 '대동강 앞에서'에 이르기까지 다수의 시를 만나볼 수 있다. 잘 알려진 시는 물론, 잘 알려지지 않은 시까지 풍부하게 담았다.

현대사에 대한 갈등과 왜곡이 심한 작금의 대한민국에서, 이 책은 시가 담은 역사 이야기를 통해, 역사의 주인으로 우뚝 서고자 했던 많은 사람들과 그들의 자녀들에게 역사 공부의 재미와 함께 역사적 삶에 대한 작은 해답을 제시하고자 많은 노력을 기울인 책이다.

  출판사 리뷰

“현대사는 그대로 시가 되었고, 시는 다시 현대사가 되었다.”
시가 화살이었고, 폭포였으며, 새벽 기침소리였고, 등대였던 시절이 있었다. 시의 기운이 많이 흩어진 지금이라고는 하지만, 새해 벽두에 발생한 용산 철거민 참사에 대한 정치권력의 대응을 보면서, ‘잃어버린 10년’을 되찾겠다며 전 국토를 공사판으로 만드는 현실을 보면서 사람들은 30년 전을 떠올리며, 다시 ‘시’를 생각한다.
주름 많은 우리 역사는 바로 시가 되어 사람들의 가슴에 화살로 꽂혔고, 가끔은 노래가 되어 마음을 울렸으며, 그 마음의 소리를 따라 시는 현대사와 함께 시대를 걸어 왔다. 그렇게 역사는 시를 품었고, 시는 다시 새로운 역사가 되었다. 해방과 한국전쟁, 4?19 혁명과 유신, 5?18 민주화 운동과 6월 민주 항쟁을 거치면서 시는 민주주의를 향해 때로는 천천히, 때로는 격렬하게 걸어 왔다. 그러면서 시는 역사의 묏봉 사이사이마다에 때로는 길게, 때로는 굵게 자신의 흔적을 새겨 왔다.
시인이자 교사이며 시민운동가이기도 한 저자는 ‘현대사라는 산 속에 시라는 길을 내어’ 따라 걸을 수 있도록 독자들을 이끌고 있다. 그 길에서 시로 뱉어 낸 역사 이야기, 시대의 한복판을 걸어가며 온몸으로 시를 토해 낸 시인들의 이야기, 그리고 시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그 길을 따라 걷다 보면 반갑게 손 내미는 역사를 만나거나 가슴 언저리를 짠하게 울리는 시를 만나기도 할 것이다.
현대사에 대한 갈등과 왜곡이 심한 2009년의 대한민국에서, 이 책은 시가 담은 역사 이야기를 통해, 또는 역사가 담은 시의 열정과 지혜와 철학을 통해 역사의 주인으로 우뚝 서고자 했던 많은 사람들과 그들의 자녀들에게 역사 공부의 재미와 함께 역사적 삶에 대한 작은 해답을 제시하고 있다.

현대사를 품은 61편의 대표시 - 오장환부터 고은까지
이 책은 현직 국어교사이자 시인이며, ‘평화와 참여로 가는 인천 연대’라는 시민운동 단체를 이끌었던 신현수 선생님이 해방 이후부터 2000년까지 한국 현대사의 주요 사건을 61편의 시를 통해 이야기하는 형식으로 구성되었다.
이 책에는 해방 후 서울의 풍경을 묘사한 오장환의 <병든 서울>에서부터 통일의 열망을 담은 고은의 <대동강 앞에서>에 이르기까지 모두 61편의 시가 등장한다. 이 시들은 모두 “시대의 아픔을 노래한, 시대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오롯이” 보여 주는 시들이다. 그 중에는 김지하의 <타는 목마름으로>나 신동엽의 <껍데기는 가라>처럼 교과서에 소개되어 익히 알고 있는 시도 있고, 월북 시인인 오장환의 <병든 서울>이나 북한 시인인 오영재의 <전해다오>처럼 잘 알려지지 않은 시들도 있다. 물론 알려진 시들이 많기는 하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시들을 등장시킨 이유는 현대사의 굽이굽이마다 태어난 많은 시들 중에서도 역사적 사건을 상징적으로 보여 줄 수 있는 시들을 골라 시와 함께 현대사의 사건과 맥락을 이해하도록 하기 위한 저자의 배려이며 의도이다.

역사라는 강에서 새롭게 건져올린 시들
이 책이 단순히 시 평론집이 아닌 이유는 ‘금기’를 깨고 역사 속에 묻혔던 시를 새롭게 발굴해 내거나 민감한 현대사의 주제를 시를 통해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는 해방 정국의 혼란한 상황을 있는 그대로 그리고 있는 오장환의 <병든 서울>과 맥아더 동상과 관련한 <남의 나라 장수 동상이 있는 나라는>(김남주), <자유공원>(김진경) 등을 꼽을 수 있다.

“8월 15일 밤에 나는 병원에서 울었다. / 너희들은 다 같은 기쁨에 / 내가 운 줄 알지만 그것은 새빨간 거짓말이다. / (중략) 나는 그저 병든 탕아로 / 홀어머니 앞에서 죽는 것이 부끄럽고 원통하였다. / (중략) 그저 울면서 두 주먹을 부르쥐고 / 나는 병원을 뛰쳐나갔다. / 그리고, 어째서 날마다 뛰쳐나간 것이냐. / 큰 거리에는, / 네거리에는, 누가 있느냐, / 싱싱한 사람 굳건한 청년, 씩씩한 웃음이 있는 줄 알았다. / (중략) 병든 서울아, 나는 보았다. / 언제난 눈물 없이 지날 수 없는 너의 거리마다 / 오늘은 더욱 짐승보다 더러운 심사에 / 눈깔에 불을 켜들고 날뛰는 장사치와 / 나다니는 사람에게 / 호기 있이 먼지를 씌워주는 무슨 본부, 무슨 본부, / 무슨 당, 무슨 당의 자동차. / (하략)”
- 오장환, <병든 서울> 중에서 -

도종환 시인이 “해방 직후의 현실과 복잡한 심리 상태를 가장 집약적으로 잘 표현한 시”라고 평가한 오장환의 <병든 서울>은 널리 알려진 시가 아니다. 특히 <병든 서울>은 이 책에 나오는 <목숨을 걸고>를 쓴 고 이광웅 시인이 오장환의 시집을 돌려 읽었다는 이유로 구속되기도 했던, ‘오송회 사건’과 관련이 있을 만큼 지난 시절에 금기되었던 시다. 또한 남북 관계가 급속도로 악화되고 있는 2009년의 상황에서 북한 시인의 시를 소개한다는 것을 두고두고 음해할 사람들이 적지는 않겠지만, 저자는 또한 북한 시인인 오영재의 <전해다오>라는 시를 소개하고 있다. 한국전쟁 때 의용군으로 참전했다가 북에 남았던 오영재 시인은 전남 강진 출신으로 북에서 노력영웅으로 불리는 시인이다.
저자는 한국 현대사에서 민감한 주제로 분류될 수 있는 해방, 4?3 항쟁, 한국전쟁 등의 역사를 시로 엮어내고 있다. 어찌 보면 분단의 역사는 해방과 함께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일본 제국주의에 맞서 싸우다가 ‘꿈처럼 찾아온 해방’정국에서 미국과 소련이 주도하던 냉전 체제의 흐름을 극복하지 못한 채 강대국의 정치 논리에 희생된 피눈물의 역사가 바로 해방이지 않은가. 그 역사의 소용돌이 속, 역사의 한가운데에 4?3 항쟁과 한국전쟁이 있다. 뿐만 아니라 그 역사를 둘러싸고 분단의 고착화를 통해 정권을 유지하려고 했던 지난날의 부패하고 폭력적인 정치권력이 빚어낸 4?19 혁명을 비롯한 수많은 역사의 상처들이 오롯이 남아 있다. 그리고 그 상처는 아직도 치유되지 못한 채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저자는 우리의 이런 현실을 아주 예리하게 시를 통해 드러내고 있으며, 이것이 바로 저자의 역사의식이다.

“인천상륙작전 함포사격에 박물관은 무너지고 / 불도저에 밀려 공원이 되고 / 그 자리에 맥아더 동상이 세워져 / 국사 교과서의 한구석 / 우리는 그 동상의 사진을 보고 있다. / 아이들아, / 우리들의 교과서는 자유공원의 맥아더 동상이구나. / 민족해방을 향한 거대한 피의 강물 / 강물을 불도저로 밀어버리고 / 그 위를 점령군의 군홧발로 눌러버린 / 교과서는 그것을 자유라 한다. / 교과서는 그것을 자유민주주의라 한다.”
- 김진경, <자유공원> 중에서 -

저자는 김진경 시인의 <자유공원>을 통해 인천상륙작전 당시 미군의 폭격에 의해 삶의 터전을 잃고 수십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 터전을 온전히 되찾지 못한 ‘월미도 귀환 대책위원회’의 이야기를 드러내고 있다. 또 김남주 시인의 <남의 나라 장수 동상이 있는 나라는>을 통해서는 아직도 논쟁 중인 맥아더 동상 철거 문제를 다시 도마에 올려 놓고 있다. 뿐만 아니라 4?3 항쟁 추모 자료집에 나와 있는, 마을별로 죽은 사람들의 숫자를 시로 형상화한 신현수 시인의 <아아, 4?3>을 통해 역사 속에 묻힌 4?3 항쟁을 다시 복원하고 있다. 이렇듯 저자는 다소 민감할 수 있는 역사적 주제를 ‘시’라는 형식을 빌어 천천히 그러나 정확하게 역사적 사건의 진실과 그것의 의미를 짚어 내고 있다. “시에 살을 붙이면서” 저자 나름의 역사 인식에 기초하여 “한국 현대사 읽기를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역사의 아픔을 보듬고 치유하는 시
시에는 아픔을 보듬고 치유하는 신기한 능력이 있다. 그것이 시의 미학이며 시의 힘이다. 시를 통해 상처를 보듬고 치유하며 억눌린 자아와 시대로부터 해방되는 느낌을 얻을 수 있다.
역사에서 소외받고 고통 받았던 민중은 시를 통해 분노를 역사 발전의 힘으로 승화시켜 내었다. 그때의 상처는 옹이로 깊게 남았지만, 아픔을 스스로 치유하고 스스로를 정화하며 민중의 도덕성을 견결히 유지해 왔다. 그 과정에서 많은 사람들의 희생과 죽음이 있었지만 민중은 그것을 극복해 내면서 오늘의 현대사를 일구어 내었다. 거기에 항상 시는 서 있었다.
전태일, 김경숙, 광주에서 죽어간 시민들, 삼청교육대, 박종철, 이한열……. 시를 먼저 읽고, 신현수 선생님의 시 해설과‘국어 시간에 만나는 현대사’를 읽고 난 후, 다시 시를 읽는다면, 그 죽음과 희생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그리고 시가 어떻게 형상화되었는지, 그 시가 어떻게 민중의 분노와 아픔과 상처를 치유했는지을 알게 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다. 또 시를 읽으면서 느끼게 되는 새로운 앎, 분노, 아픔, 절망, 고통이 독자의 가슴 속에서 시와 함께 정화되는 새로운 경험을 얻게 될 것이다.
불완전한 해방과 분단의 아픔, 미완의 혁명 후 한겨울 같은 유신의 어두운 밤길을 지나 민주주의의 새벽을 향해 달려온 대한민국. 그러나 민주주의의 문턱에서 만난 광주 학살과 박종철, 이한열의 죽음 등 크고 작은 상처로 얼룩진 대한민국의 아픔을 달래주던 시, 우리는 그런 시에게서 위안을 찾고 희망을 발견했었다. 그리고 그 엄혹한 현실을 살아 냈다. 이 책은 그 역사의 기록이며, 그 시를 품어낸 시인들의 투쟁과 희망의 기록이다.
시가 한국 현대사를 안고 이렇게 책으로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다.

국어 선생님의 눈으로 읽는 현대사-국어 선생님의 문학적 상상력으로 풀어 낸 역사 이야기
역사는 ‘객관적’이고, 문학은 ‘주관적’이라고들 한다. 그러나 이것 역시 편견에 불과하다. 왜냐하면 역사를 기록하는 것은 컴퓨터나 기계가 아니라 결국 ‘사람’이기 때문이다. 한편 독자의 ‘공감’을 얻어 내지 못하는 문학, 즉 객관적이지 않은 문학은 의미가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특히 역사와 문학은 모두 어떤 형태로든 그 시대와 시대를 사는 사람들의 생각과 모습을 표현해 왔다. 따라서 역사와 문학이 전혀 별개의 것이 아니다. 오히려 서로가 잘 어울릴 때, 그것이 주게 될 감동의 깊이는 상상하는 것보다 더 클 것이다. 이것이 국어 선생님이 역사 읽기를 시도한 이유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어 선생님이 역사를?”이라며 의아해 하는 사람도 적지 않을 것이다. 신현수 선생님이 이 책을 통해 시도한 것은 ‘크로스오버’다. 다시 말해 영역 간 전이와 교차를 통해 학문이 추구하는 본질에 접근하려는 시도이다. 바꾸어 말하면 국어 선생님이 보는 역사가 더 의미가 있고 본질에 더 가깝다는 말도 되고, 역사 선생님이 보는 문학이 더 본질에 가깝다는 말도 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국어 선생님이라서 갖는 한계는 분명히 있다. “내 공부가 아직은 터무니없이 모자라” 객관적 사실에 대한 부분은 “이미 출간된 책과 사전에서 전적으로 도움”을 받았다고 고백한 저자의 솔직함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다. 그것으로 다 보완했다고 장담하는 것은 오만이겠지만, 이 책을 한 장 한 장 넘기다 보면 국어 선생님의 문학적 상상력으로 풀어 낸 역사 이야기가 살아 있음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청소년에게 들려주는 시와 역사 이야기-외울 필요 없이 듣고 보고 느끼는 시
입시 위주의 교육 현실에서 학교에서 배우는 시는 어쩔 수 없이 시험을 위한 시다. 암기해야 하는 시라는 말이다. 그러나 이 책에 나온 시는 굳이 외우려 할 필요가 없다. 눈으로 듣고 보며, 느끼면 되는 것이다.
특히 국어 선생님이면서 고등학생 아들을 둔 아빠이기도 한 저자는 쉽고도 편안하게 시와 역사 이야기를 술술 풀어내고 있다. 그래서 지루하지 않고 편안하다. 아이들의 눈높이를 고려하여 입말체로 쉽게 설명하려고 노력했고, 풍부한 시각 자료로 시와 현대사의 이해를 돕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억지로 설명하려 하지는 않았다. 때로는 역사 교과서처럼, 때로는 문학 교과서처럼 그렇게 시시때때로 저자의 느낌대로 전달하려고 했을 뿐이다.

역사 속에서 시를 살려내다
이 책은 해방 이후부터 2000년까지의 시기를 대략 5시기로 나누어 시와 시 이야기, 그리고 ‘국어 시간에 만나는 현대사’로 구성되어 있다.
1장은 1945년부터 1959년까지로, 해방과 4?3 항쟁, 한국전쟁과 휴전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2장은 1960년부터 1971년까지로, 미완의 혁명인 4?19 혁명, 베트남 파병, 오적 필화 사건, 전태일 분신, 새마을 운동 등을 다루고 있다.
3장은 1972년부터 1979년까지로, 7?4 남북공동성명, 10월 유신, 인혁당 사건, 동일 방직 사건, YH 사건 등을 소재로 하고 있다.
4장은 1980년부터 1987년까지로, 사북 항쟁, 5?18 민주화 운동, 삼청교육대, 오송회 사건, 민중교육지 사건, 6월 민주 항쟁, 5공화국, 노동자 대투쟁을 다루고 있다.
마지막으로 5장은 1988년부터 2000년까지로 6?15 남북 공동 선언 등 통일에 대한 열망을 다루고 있다.

오늘 우리가 찾아야 할 희망이라는 이름의 시를 위해
시인들은 역사의 구비마다 자신들의 독특한 언어로 시를 토해 냈다. 어떤 시들은 주목을 받았고 어떤 시들은 역사 속에 묻혔다. 그런 모든 시들을 한국 현대사라는 굵직한 역사의 굽이굽이마다에서 하나둘 건져올려 ≪국어 선생님의 시로 만나는 한국 현대사≫라는 이름으로 엮어 냈다.
시의 명성이 사라진 시대에 다시금 그 시대를 열망하며, 역사라는 이름으로 그 시대의 순수와 열정을 꿈꾸며, 그렇게 역사 속에서 시 61편을 건져 올려 이제 세상에 다시 내놓는다. 시가 낸 길을 따라 때로는 신작로처럼 때로는 고속도로처럼 때로는 시골길처럼 그렇게 역사와 함께 산책하는 것도 기쁨이다. 어쩌면 다시 돌아올 것 같은 한겨울 한파 속에서 우리가 다시 찾아야 할 ‘희망’, 그 이름인지도 모르겠다. “한번 보시고 신발 끈 조여 매”자는 조재도 시인의 추천사가 더욱 크게 마음을 울리는 2009년의 봄이다.

추천의 글
1. 한번 보세요, 그리고……

‘난리통구리’라는 말이 있습니다. 생전에 어머니께서 하시던 말씀입니다. 난리 법석, 난리통 정도 되는 말입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2009년 초의 우리나라 실정이 바로 난리통구리가 아닌가 싶습니다.
해가 바뀌어 얼마 되지 않은 정초 대목에, 대한민국 서울 용산에서 경찰특공대가 생존권 보장을 요구하며 농성하던 철거민을 들이쳐 6명이 사망하는 사태가 일어났습니다. 그것도 ‘잃어버린 10년’을 되찾아주겠다던 대통령이 통치하는 대한민국에서 말입니다. 그 대통령은, 정치권력으로 역사마저 바꿀 수 있다고 착각하는 자들, 그러나 부끄럽게도 우리들이 투표해서 뽑은 사람입니다.
돌이켜보면 우리나라 민족?민주 운동은 참으로 간구하게 간헐적으로 이어져 왔습니다. 동학이 그랬고 3?1 만세 운동이 그랬고, 4?19가 그랬고, 5?18 민주화 운동이 그랬고, 1987년 6월 민주 항쟁이 그러했습니다. 이 역사의 굽이마다 솟아오른 묏봉 사이사이 민중의 처절한 희생과 숨죽임이 있었습니다.
또 하나의 묏봉이 솟아오르려는 징후를 올 초 벽두에 느끼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용산 철거민 참사는 그 같은 징후의 서막이 될 것 같습니다. 이처럼 폭풍전야 같은 심상치 않은 판에, 역시 심상치 않은 책이 한 권 우리 앞에 나왔습니다. 신현수 시인이 쓴 이 책, ≪시로 만나는 한국 현대사≫입니다. 해방 이후 지금까지 60여 년 동안 우리 민족의 명운을 걸고 일어났던 큼직한 사건에서부터 독재에 맞선 민주화 투쟁까지, 그 시대 시대의 벼랑을 바늘을 꺾어 삼키듯 엄중하게 살면서, 시를 무기로 싸웠던 시인과 시인이 남긴 시에 관한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지금은 시의 기운이 많이 흩어졌습니다만, 엄혹한 시절, 시는 곧 화살이었습니다. 과녁을 향해 날아가 박히는 화살이었습니다. 천길 벼랑을 곧게 떨어지는 폭포였습니다. 살아있는 자의 새벽 기침소리였습니다. 그러면서 또한 시는 등대이기도 했습니다. 어둠 속 길을 밝혀주는 등대, 가슴에서 가슴으로 희망의 불씨를 나직나직 소곤거려주는 등대.
공교롭게도 다시금 시의 기운을 다잡아 세워야 할 시점에 이 책이 출간되었습니다. 기쁩니다. 이 책을 통해 지난날을 돌이켜볼 수 있고, 한 호흡 가다듬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겠기 때문입니다. 그러한 발견과 다짐을 통해 우리는 또 한 번 역사를 새로운 방향으로 틀어 흐르게 하겠지요.
한번 보시고, 신발 끈 조여 매시기 바랍니다.
- 조재도 (시인, 소설 ≪이빨자국≫ 지은이)

2. 한국현대사가 시를 만나다!
대학 새내기 시절 신입생이면 누구나 수강해야 했던 ‘교양국어’는 여러모로 매력적이었습니다. 유행이 한참 지난 바바리코트에 한껏 깃을 세우고 강의하시던 교수님의 인상도 매력적이었지만 더 매력적인 것은 수업 시간에 다룬 작품들이었습니다. 고등학교 때까지 접해볼 수 없었던, 사회 현실을 다룬 그 당시로는 나름 파격적인 작품들이었습니다. 그 때 만났던 시들을 신현수 선생님이 엮은 이 책에서 다시 만났습니다. 20년 만의 만남입니다. 반갑습니다.
한국 현대사가 시를 만났습니다. 그래서 시가 한국 현대사가 되고 한국 현대사가 다시 시가 되었습니다. 이 책은 일제 강점기로부터의 해방과 분단, 미완의 혁명 4?19와 엄혹한 군사독재, 핏빛 5.18 민주화 운동과 6월 민주 항쟁, 통일의 그 역사적인 길을 시로써 생생하게 노래하고 있습니다. 신현수 선생님이 정성스럽게 고른 시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덧 시로 보는 한국 현대사 여행이 됩니다. 좋은 시를 만나게 되는 기쁨도 크지만 아이에게 자상하게 들려주듯 얘기하는 ‘국어 선생님의 현대사’를 읽다 보면 어느새 마음과 생각이 훌쩍 커버린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되는 것 또한 큰 기쁨입니다.
읽는 이에 따라서는 이 책에 소개된 시가 불편할 수도 있습니다. 이 불편함은 낯설음에서 오는 것입니다. 이 책에 수록된 시들은 교과서에서 흔히 접해볼 수 있는 그런 시들이 아닙니다. 시대의 아픔을 노래한, 시대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오롯이 보여 주는 시들입니다. 그래서 이 책은 솔직합니다. 시를 통해 우리의 사회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여 주고 있습니다. 또한 이 책은 용감합니다. 불편부당한 사회 현실에 대해 돌려 말하지 않습니다. 김진경 시인이 <교과서 속에서>라는 시에서 “아이들의 맑은 눈 앞에서 / 눈을 크게 뜨고 / 정직하게 보라고 말하리라”라는 다짐은 고등학교에서 국어를 가르치는 신현수 선생님, 자신의 다짐이기도 한 것입니다. 따라서 이 책은 그 다짐이 엮어낸 소중한 자산입니다.
이 책은 누구보다도 ‘통일의 알갱이로 우뚝우뚝 커가는 건강하고 옹골찬’ 우리네 청소년이 읽었으면 좋겠습니다. 사회를 정직하게 바라보는 힘과 용기가 생길 것이라고 믿습니다. 또한 김광규 시인이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에서 고백하듯 하루하루 소시민적 일상에 젖어 부끄러운 삶을 살아가는 꿈을 잃어버린 사람들이 읽었으면 합니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일상에 묻혀 잠시 잊고 있었던 그 꿈을 다시 찾게 되리라 믿습니다.
혼자서 꾸는 꿈은 한갓 꿈에 지나지 않지만 여럿이 함께 꾸는 꿈은 현실이 된다고 합니다. 신현수 선생님이 꿈꾸는 세상에 내 꿈을 보탭니다. 그 꿈 하나 하나하나가 모여 시처럼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 것이라는 믿음을 가져 봅니다.
- 이성희(인천 예일고등학교 교사)

3. 시와 역사의 만남
전혀 관계가 없을 것 같은 장르가 함께 만나 한국 현대사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했습니다.
이 책을 살피면서 가장 먼저 놀랬던 것은 책을 엮은 신현수 선생님의 역사관이었습니다. 역사를 전공한 사람도 맥을 잡기 어려운 현대사를 자신의 관점으로 잘 요리하여 시와 한 몸이 되게 만들었습니다.
국어를 전공하신 분이기에 시를 고르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을 겁니다. 그러나 시가 가진 의미와 함께 그 시가 나오게 된 역사적 배경이나 시 속에 함축되어 있는 역사적 의미를 찾는 다는 것은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었을 겁니다. 그런데 신현수 선생님은 도깨비 방망이로 ‘금 나와라 뚝딱’ 하는 것처럼 자유자재로 시에 살을 붙이면서 한국 현대사 읽기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역사 글을 간혹 쓰는 사람으로서 신현수 선생님이 그동안 품을 들여 했을 노고에 감사드리며 시를 통해서 우리 역사를 헤집은 이 책이 많은 청소년들에게 기존의 명시 감상과는 다른 의미에서 큰 도움을 주리라고 믿습니다.
- 장용준(전남 함평고등학교 교사, ≪한국사 카페≫ 1,2 지은이)

4. 가슴과 몸으로, 울음으로 읽히는 시
카프카는 한 권의 책은 “내면의 얼어붙은 바다를 깨는 도끼”같은 것이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하루하루 무사하기만을 바라는 소시민적인 일상에 균열을 가져다주고, 문득 ‘잘못 살아왔다는’ 후회와 자책을 가져다주는 책, 그런 책은 머리로만 읽히지 않습니다. 가슴과 몸으로, 급기야는 울음으로 읽힙니다. 하물며 역사의 현장에서 만나는 시 한 편이야 오죽하겠습니까.
한숨과 안타까움, 절망과 희망, 절규와 비명, 악취와 유혈의 아수라장이 곧 대한민국의 역사의 현장이었겠지요. 그곳에서 터져 나오던 비장과 해학을 한 편의 시에 담았다면 그 시가 얼마나 뜨겁겠습니까. 우리가 한 편의 시에서 전율을 느낀다면 그것은 한 편의 시에 대한 우리 몸의 가장 정직한 반응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신현수 선생님의 ≪시로 만나는 한국 현대사≫는 가슴으로, 몸으로, 울음으로 읽히는 책입니다. 신현수 선생님의 목소리는 저녁의 강물처럼 담담합니다. 하지만 그 담담함 속에는 커다란 울음을 참는 자의 비장한 비애가 또아리를 틀고 있습니다.
역사가 시를 만들지만, 시는 다시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가듯, 울음은 울음으로만 끝나지 않습니다. 적어도 한 편의 시와 역사에서만은 말입니다.
- 김보일(배문고등학교 교사, ≪14살 철학소년≫ 저자)

이 사건은 당시 학생, 재야, 지식인들에게 소외된 계층으로서 고도성장의 그늘에 가려진 노동자들의 어두운 현실을 바라볼 수 있게 해 주는 커다란 계기가 되었어. 전태일은 2001년에 민주화 운동 보상법에 따라 정부에 의해 민주화 운동 관련자로 공식 인정되었으며 청계천에는 전태일 동상과 거리가 조성되어 있지. 그리고 1995년에는 홍경인이 주연한 영화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이 제작되기도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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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차

01 불완전한 해방과 분단의 아픔을 보듬다
병든 서울 / 오장환
아 4·3 / 신현수
잠들지 못하는 남도 / 안치환
초토의 시 - 적군 묘지 앞에서 / 구상
남의 나라 장수 동상이 있는 나라는 / 김남주
자유공원 / 김진경
휴전선 / 박봉우
국어 시간에 만나는 현대사꿈처럼 찾아온 8·15 해방 / 잠들지 못하는 남도, 4·3 항쟁 /
동족상잔의 비극, 한국전쟁 / 단지 전쟁을 쉬고 있을 뿐인, 휴전

02 미완의 혁명, 그 후 군사독재의 어둠 속을 지나다
껍데기는 가라 / 신동엽
진달래 - 다시 4·19 날에 / 이영도
산에 언덕에 / 신동엽
가다오 나가다오 / 김수영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 / 김광규
미스 사이공 / 이동순
고엽제 5 / 이동순
비에트남 / 김준태
휴틴의 ‘겨울편지’를 읽으며 / 김태수
국민교육헌장 / 김진경
오적 / 김지하
유서 / 전태일
전태일 / 문익환
상행 / 김광규
국어 시간에 만나는 현대사승리의 화요일, 4·19 혁명 / 아무런 원한이 없는 나라와의 전쟁,
베트남 파병 / 국가주의 교육의 극치, 국민교육헌장 선포 / 유신 독재에 저항한 문학, 오적 필화
사건 / 노동운동의 새로운 지평을 연, 전태일 / 유신 독재를 지탱한 또 하나의 버팀목, 새마을
운동

03 유신의 어둠 속에서 새벽을 꿈꾸다
통일의 움직임 / 김광섭
1974년 1월 / 김지하
타는 목마름으로 / 김지하
겨울 공화국 / 양성우
봄 / 이성부
산문시 / 신동엽
잣나무나 한 그루 / 김남주
전사 2 / 김남주
잊지 못할 1978년 2월 21일 / 정명자
아-아 김경숙 동지여
국어 시간에 만나는 현대사유신을 위한 멍석 깔기, 7·4 남북공동성명 / 종신 집권을 꿈꾸다,
10월 유신 / 사법 살인, 인혁당·남민전 사건 / 민주노조운동 탄압의 대명사, 똥물 투척 사건
유신 종말의 신호탄, YH 사건과 김경숙

04 민주주의, 피와 투쟁의 시절을 넘어 승리를 노래하다
‘1980년 사북’을 말한다 / 성희직
아아 광주여! 우리나라의 십자가여! / 김준태
임을 위한 행진곡 / 백기완
학살 2 / 김남주
삼청교육대 1 / 박노해
목숨을 걸고 / 이광웅
너희들에게 / 조재도
교과서 속에서 / 김진경
우리는 결코 너를 빼앗길 수 없다 / 장지희
돌아온 무등의 아들 / 문병란
대학시절 / 기형도
솔아 푸른 솔아 / 박영근
하급반교과서 / 김명수
새들도 세상을 뜨는구나 / 황지우
홀린 사람 / 기형도
처음으로 / 서정주
노동의 새벽 / 박노해
손무던 / 박노해
만국의 노동자여 / 백무산
저문 강에 삽을 씻고 / 정희성
지금 비록 너의 곁을 떠나지만 / 도종환
농무(農舞) / 신경림
다시 격문을 쓴다 / 이중기
국어 시간에 만나는 현대사80년대의 시작을 알린, 사북 항쟁 / 아, 민주주의 꽃, 5·18
민주화 운동 / 신군부의 군홧발에 억눌린 인권, 삼청교육대 / 간첩 조작 사건의 상징, 오송회
사건 / 교사 운동의 불씨, 민중교육지 사건 / 피와 투쟁의 결과, 6월 민주 항쟁 / 용서할 수 없는,
전두환과 5공화국 / 인간다운 삶을 위한 전진, 노동자 대투쟁

05 통일, 그 멀고 험한 길을 향해 나아가다
직녀에게 / 문병란
삼팔선은 삼팔선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 김남주
봄은 / 신동엽
전해다오 / 오영재
끊어진 철길 - 철원에서 / 신경림
꿈을 비는 마음 / 문익환
대동강 앞에 서서 / 고은
국어 시간에 만나는 현대사통일을 향한 하나의 목소리, 6·15 남북 공동 선언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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