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이야기 수필과 인물 수필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조헌 수필집. 1부 '꽃보다 사람', 2부 '죽음, 삶을 가르치다', 3부 '나로부터 비롯되나니', 4부 '쫀득한 장수 비결'로 구성되어 있다.
출판사 리뷰
이야기 수필과 인물 수필의 장을 열다
독자의 강한 감응을 끌어내는 서사
조헌의 이번 수필집이 이룬 최고의 성과는 이야기 수필과 인물 수필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는 점이다. 디지털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문학은 독자 이탈이라는 위기를 맞이했다. 시간적 연속성이 없는 디지털 정보의 폭주로 이야기 문학은 주변으로 밀려났다. 수많은 수필이 생산되지만, 그것을 읽는 독자층은 갈수록 얕아지고 있다. 수필이 독자에게 다가갈 수 있는 방책을 모색하는 일은 이 시대 수필가에게 주어진 중요한 책무이다. 이런 점에서 조헌의 이야기 수필과 인물 수필은 그 대안이 될 수 있다. 이야기를 듣는 사람은 언제나 이야기꾼과 함께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조헌이 수필의 새로운 장을 열겠다는 야심이나 의도를 가지고 활동하는 수필가는 아니다. 수필문학이 오랫동안 지켜온 ‘진정한 자아 찾기’는 조헌의 수필 쓰기에서도 유효하다. 그가 이 수필집의 표제를 <나는 매일 아침 솔숲에 다녀온다>로 정한 것에서도 이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솔숲’은 은유이고 상징이다. 그곳은 마음을 가다듬어 평정을 찾는 명상의 시공간이다. 자기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자유로운 존재로 돌아가고자 하는 ‘명상’은 그의 수필 쓰기와 같은 이름이다. 조헌에게 수필 쓰기는 자기 본연의 존재를 찾아가는 길목에 있다.
이제야말로 나이를 먹으며 내가 가장 자연스럽게 할 수 있는 일은 주변을 사랑하는 일이다. 따뜻한 눈으로 힘을 보태고, 부드러운 손으로 어루만지는 일은 여전히 가능하다. 아직도 사랑할 사람이 주변에 넘쳐 다행이다. 사랑할 시간이 무한정 남아 있진 않을 테니까.
사람의 사귐에는 믿음이 우선이다. 하지만 공연한 오해로 난감할 때가 부지기수다. 사람에 대한 오해는 우선 자신에게 부끄럽고 상대를 대하기 계면쩍다. 언제나 속단은 금물이다. 남의 속을 정확히 헤아리지 못하고 멋대로 짓고 까부는 거야말로 작은 죄가 아니기 때문이다.
오늘 아침도 차분히 앉아 눈을 감는다. 호흡에 열중하며 온갖 생각을 내려놓는다. 느껴지던 호흡마저 가늘어지면 깊은 무념 속으로 들어간다. 공간과 시간이 사라지고 텅 빈 고요가 주변을 가득 채운다. 미동도 없다. 고요가 차츰 더 견고해진다. 한껏 시간이 흐른다. 이때쯤이다. 싱잉볼의 청아한 소리가 의식을 깨운다. 다시 들숨과 날숨을 알아차리며, 서서히 명상으로부터 빠져나온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조헌
서울 출생. 동국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문화예술대학원 졸업. <수필춘추> 2006년 여름호 신인상. 2011년 제4회 <한국산문> 문학상, 2013년 제7회 <계간문예> 수필문학상 수상. 수필집 <여전히 간절해서 아프다>(2013), <모든 벽은 문이다>(2019), <나는 매일 아침 솔숲에 다녀온다>(2023), 수필선집 <추전역을 아시나요?>(2020) 출간. 한국문인협회, 북촌시사 회원.
목차
• 책을 펴내며 •
1부 꽃보다 사람
사랑이 답이다
마음속 버팀목
벽, 담, 문
가슴 아픈 비상
모든 벽은 문이다–둘•
구원환상
꽃보다 사람•
묵직한 고추장 단지•
세상은 ‘불난 집’
잘 아문 상처에선 향기가 난다
스미듯 번지는 향기
2부 죽음, 삶을 가르치다
나는 매일 아침 솔숲에 다녀온다
아니티야
목불은 불속을 지날 수 없다
소리, 비워내다
백운이 청산에 공연히 왔다가네
아난, 고개를 끄덕이다
죽음, 삶을 가르치다
비둘기의 무게
꿈속에서 또 꿈을
천천히 아주 천천히
돌에 새기면 오래 갑니다
모든 건 순간일 뿐
3부 나로부터 비롯되나니
그냥 당할 수 있다
나, 대한민국 국민 아닙니다
노력 신앙
하게끔
나로부터 비롯되나니
스스로 보석이 되려 하오
스승은 자신이 만든다
맑은 차를 따르고 향을 사르네
빨강, 도발과 유혹
재수 옴 붙다
부끄러움, 땅에 처박히다
내 안의 물고기
며느리 복은 하늘이 준다는데
4부 쫀득한 장수 비결
애기똥풀
쫀득한 장수 비결
대추나무와 아버지
남의 것도 아껴라
색난, 효도의 어려움
손등 상처
풀 수 없는 보따리
동치미국수
불로초는 없다
세월이 치료하면
슬픈 수컷
수필을 담그다
【해설】 이야기 수필의 장을 열다│신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