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우리는 흔히 언어가 인간을 다른 동물과 구별 짓는 가장 큰 특징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숲속의 작은 새 박새가 단어를 조합해 문장을 만들고, 거대한 고릴라가 말 한마디 없이 약자의 편을 들어 승패 없는 무승부를 만든다면 어떨까? 이 책은 ‘새가 된 연구자’ 스즈키 도시타카와 ‘고릴라가 된 연구자’ 야마기와 주이치가 만나, 인간 중심의 고정관념을 넘어 언어와 커뮤니케이션의 본질을 탐구한 대담집이다.
박새의 울음소리에서 문법 구조를 발견한 스즈키 박사와 아프리카 밀림에서 고릴라의 사회를 연구한 야마기와 전 교토대 총장은 각자의 연구 경험을 바탕으로 흥미로운 사실들을 들려준다. 박새는 ‘뱀’과 ‘매’를 구별하는 단어를 가졌을 뿐만 아니라 상황에 따라 이를 조합하여 정보를 전달한다. 고릴라는 얼굴을 마주 보고 식사하며 유대를 다지고, 춤과 노래 같은 비언어적 수단으로 감정을 공유한다. 두 저자는 이러한 동물들의 소통 방식을 통해, 인간의 언어가 어느 날 갑자기 생겨 난 산물이 아님을 증명한다.
나아가 이 대담은 현대 사회의 소통 방식에 대한 성찰로 이어진다. 문자와 디지털 기기에 의존하게 된 현대 인류는 효율성을 얻은 대신, 문맥을 읽는 힘과 신체적 공감 능력을 점차 잃어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저자들은 언어의 역할이 비대해진 현대 사회에서 우리의 몸과 마음이 겪는 불일치를 진단한다. 이 책은 동물의 세계를 거울삼아, 인간이 잊고 지냈던 ‘신체성’과 ‘연결의 감각’을 회복할 수 있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출판사 리뷰
언어는 인간을 진화시켰지만, 동시에 우리를 고립시켰다.
언어 과잉의 시대, 잃어버린 ‘몸의 대화’를 찾아 떠나는 지적 여정
우리는 인간이 언어를 가졌기에 동물과 구별되는 고등한 존재가 되었다고 믿습니다. 하지만 이 책은 그러한 믿음을 잠시 내려놓고, 동물의 시선에서 인간을 바라보게 합니다. 박새의 언어에 문법이 있다는 사실을 밝혀낸 스즈키 도시타카와, 고릴라 사회의 평화 유지법을 연구한 야마기와 주이치. 두 석학의 만남은 단순히 동물의 능력을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우리가 진화의 과정에서 무엇을 얻고 무엇을 놓치고 있는지 차분하게 되짚어 봅니다.
현대인은 문자와 디지털 기기 덕분에 시공간을 초월해 소통하지만, 역설적으로 고립감을 느끼기도 합니다. 저자들은 이를 언어 체계와 우리 몸의 성장 속도가 불일치해서라고 설명합니다. 인간의 뇌와 신체는 소규모 공동체에서 눈을 맞추고, 춤추고, 노래하며 공감하도록 진화했습니다. 그러나 거대해진 사회와 텍스트 중심의 소통은 종종 맥락을 지우고, 타인의 감정에 공감하는 기회를 줄어들게 만듭니다. SNS에서의 소모적인 논쟁이나 사회적 갈등의 이면에는, 우리가 ‘몸’을 잊고 ‘문자 언어’에만 의존하게 된 현상이 자리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이 책은 우리에게 잠시 ‘동물’의 감각을 회복할 것을 제안합니다. 언어로 규정하기 이전의 세계, 즉 상대방의 표정을 읽고, 침묵 속의 의도를 파악하며, 같은 공간에서 숨 쉬는 ‘신체적 공감’의 중요성을 일깨웁니다. 박새가 숲속 동료들을 위해 기지를 발휘하고, 고릴라가 승패 없는 싸움으로 평화를 지키는 모습은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인간이라는 경계를 넘어, 더 다양한 생명의 언어에 귀 기울여 볼 시간입니다.
박새는 작은 새라서 뱀이나 매를 경계해야 하는데, 발견한 천적의 종류에 따라 울음소리가 다르더라고요. 뱀이라면 '쟈쟈', 매라면 '히히히'처럼요. 그러니까 단순히 경계의 울음소리를 내는 것만은 아니었어요.
-동물들은 수다쟁이였다-
티투스가 제 얼굴을 뚫어지게 쳐다보더니 '굿, 구훔' 하고 대답을 해 주었어요. 그러더니 티투스의 얼굴이 갑자기 어린아이처럼 변하더니, 땅바닥에 등을 대고 드러누웠습니다.
-티투스와의 추억-
박새는 어순을 명확히 이해하고, '피츠피·지지지지'가 '경계하고, 모여라!'를 의미한다는 것을 이해한 겁니다. 이 실험을 통해 박새들도 인간처럼 문법을 바탕으로 소통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박새의 언어에도 문법이 있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야마기와 주이치
‘고릴라가 된 연구자’. 교토대학 전 총장이자 세계적인 고릴라 연구의 권위자다. 20대부터 아프리카 열대 우림에서 고릴라 무리에 합류해 그들의 행동과 사회를 연구했다. 고릴라와 함께 생활하며 그들의 언어와 문화를 몸소 체험했고, 이를 바탕으로 인간 사회의 본질과 진화에 대한 깊은 통찰을 제시한다. 영장류학의 관점에서 현대 사회의 문제를 진단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지식인으로 활발히 활동 중이다.
지은이 : 스즈키 도시타카
‘새가 된 연구자’. 박새라는 들새를 대상으로 울음소리의 의미와 역할을 7년 이상 연구했다. 길게는 1년 8개월 동안 나가노현의 숲에 머물며 박새의 일거수일투족을 관찰했다. 그 결과 박새의 울음소리에 단어와 문법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밝혀내며 학계의 큰 주목을 받았다. 현재는 동물의 인지 능력과 언어의 기원을 탐구하며, 인간과 동물의 경계를 허무는 연구에 매진 중이다.
목차
서문
1장. 동물들의 수다
동물들은 수다쟁이였다 / 동물들도 대화를 한다 / 꿀벌의 진동 언어 / 인간이 얻은 것과 잃은 것 / 동물의 언어 연구는 어렵다 / 언어는 환경에 대한 적응으로 태어났다 / 박새의 언어 기원은 무엇인가? / 박새는 언어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을까? / 언어와 감정 / 리듬과 공감 / 문법도 적응으로 생겨났다
2장. 동물들의 마음
음악, 춤, 언어 / 티투스와의 추억 / 박새의 언어에도 문법이 있다 / 오시바 루가 힌트를 주었다 / 결정적 한 방 “병합” / 언어의 진화와 문화 / 공감하는 개 / 거짓말을 하는 박새 / 마음 이론 / 공상하는 능력 / 동물의 의식 / 박새가 되고 싶다 / 사람과 대화하는 벌꿀길잡이새 / 인간도 동물과 함께 살았다
3장. 인간이라는 동물의 언어
지표, 도상, 상징 / 손을 사용하는 인간 / 언어를 말하기 위한 조건 / 동물도 숫자를 이해할까? / 동물들의 문화 / 다산화와 언어의 진화 / 인간의 언어도 육아에서 시작되었을까? / 음악과 춤의 동시 진화 / 하이쿠와 음악적인 언어 / 육아 부담에서 발생한 분배 행동 / 의미의 발생 / 도덕과 미덕 / 위험한 아름다움 / 자기희생의 미스터리 / 영장류의 싸움 방식 / 언어의 폭주 끝에 벌어진 전쟁 / 사회의 복잡성이 도덕을 낳았다 / 문맥을 읽는다는 것 / 암묵적 지식에 의한 소통 / 언어의 위력과 사회의 권력 / 사회의 확장과 뇌 / 뒤처진 마음과 몸
4장. 내달리는 언어, 뒤처지는 몸
밤에 살았던 인간의 조상 / 새와 인간의 공통점 / 새와 갈라선 인간 / 문자에서 흘러내리는 것들 / 인간의 뇌는 작아지고 있다 / 분리하는 언어와 연결하는 언어 / 동물은 이야기를 만들지 않는가? / X(트위터)가 불타는 이유 / 언어로는 표현할 수 없는 것 / 공감이 필요 없는 계약 / 무력한 현대인 / 인간에게 적절한 거리 / 가상이 현실을 침범하다 / 현대의 패러독스 / 새로운 사교 / 동물 연구를 통해 인간의 본성을 엿보다
후기
참고 문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