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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암 나철, 근대를 깨우다
홍암 나철 서거 110주기를 추모하다
도서출판선인(선인문화사) | 부모님 | 2026.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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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2026년 홍암 나철이 서거한 지 꼭 110주기를 맞는다. 그동안 나철에 대한 평가는 주로 독립운동의 대부, 항일의 선각, 저항의 지주 등 주로 단시대적 현상으로만 응시되어 왔다. 이 책은 우리의 근대를 일깨운 인물로 나철에 주목하며 엮어진 저술이다. 따라서 그의 삶의 행적뿐만 아니라 그 너머에 담긴 가치에 깊이 주목하고자 하였다.

  출판사 리뷰

어느 집단이건 정체성이 있다는 것은 큰 힘이다. 그 집단의 역사 속에 정제된 역사의식과 더불어, 스스로의 선택의식 없이는 만들어내지 못하는 주인의식의 결정(結晶)이기 때문이다. 주인의식을 망각한 집단은 노예 군상이나 매일반이다. 자율신경이 없다. 창조 역시 불가능하다. 책임감이 없으니 부끄러움조차 모른다.

우리의 근대는 청산과 저항의 교점(交點)에 있었다. 망국의 원인이 되는 중화의 질곡에서 헤어나야 한다는 역사적 당위와 더불어, 일제의 강점에 의한 식민의 굴레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시대적 과제가 겹쳐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그 공통점이라면 무너진 주인의식의 회복이라는 대의명분이다.

우리의 주인의식은 주변 상황의 역학관계와 맞물리며 늘 핍박과 저항이라는 길항작용을 해 왔다. 외세 혹은 외래 사조의 충돌 과정에서 가장 큰 핍박의 대상이 우리의 정체성과 맞물린 집단 혹은 문화였다. 문헌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고려조 이후만을 보더라도 이러한 상황은 분명하게 확인된다. 즉 불교를 국시로 한 고려조에서 불교와 유교(과거제도)에 의해 철저하게 탄압된 요소가 무엇인지, 나아가 몽고의 침략 속에서 가장 많은 핍박을 받은 요소가 무엇인지를 살피면 그 시대의 정체성을 되짚어 볼 수 있을 듯하다.

고려조 몽고의 침략 이후 벌어진 팔관의 붕괴는 우리 정체성에 치명타였다. 유교를 국시로 하는 조선조에 들어서는 우리 정체성의 공간은 더욱더 좁아졌다. 우리 정체성의 근간이 되는 단군의 위상은 기자에 밀려 초라해지고, 단군조선보다는 기자조선이 우선시 되었다.

그러므로 조선에서의 단군은 단지 민족 시조로서 혈연적 의미만이 부여되었던 반면, 기자에게는 한국 사회에 유교를 최초로 도입함으로써 한국 사회를 질적으로 변화시켜 놓은 문화적 군주이자 고조선의 실질적인 비조라는 의미가 부여되었다. 나아가 이러한 인식은 1909년 홍암(弘巖) 나철(羅喆)의 대종교 중광 이전까지 그대로 지속되었다.

조선 건국의 설계자라 할 수 있는 정도전은, 주무왕의 봉(封)함을 받은 기자로부터 조선 국호의 정당성을 연결시키고, 동쪽의 중화라 할 수 있는 동주조선(東周朝鮮)을 꿈꾼 인물이다. 이러한 정서는 조선의 국시(國是)처럼 자리 잡았고 왜란(倭亂) 이후 재조지은(再造之恩)의 감회와 맞물리면서 더욱 심화되었다. 더욱이 명나라를 무너뜨리고 청나라가 등장하자 소중화의식으로 더욱 화석화되어 갔다.

송시열이 존주대의(尊周大義)로 주자의 강기(綱紀)를 다잡으려 한 것이나, 정조가 『주자선통(朱子選統)』을 통해 문체반정(文體反正)을 도모하려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어 실학의 거두 박지원이 제창한 법고창신(法古創新), 1894년 갑오개혁 이후 개화파의 서양문명 수용 논리로 제시된 구본신참(舊本新參) 역시, 그 사상적 배경에 있어서는 다를 바 없다.

이항로의 위정척사(衛正斥邪)가 존왕양이(尊王攘夷)·춘추대의(春秋大義)의 정신을 기저로 한 주자학적 화이의식(華夷意識)에 기반한 가치임은 익히 아는 바다. 그럴싸하게 포장된 동도서기(東道西器) 역시 중국의 중체서용(中體西用)이나 일본의 화혼양재(和魂洋材)와는 정신적 배경이 너무 다르다. 급기야 정신적 가치마저도 서양에서 가져올 수 있다는 서도서기(西道西器)의 주장까지 등장하였다.

조선을 병탄한 일제는 우리의 이러한 중화적 경험들을 교묘히 재활용하여 식민지 영구화를 위한 도구로 삼았다. 그들은 조선조 수서령과 마찬가지로 우리의 정체성을 담은 국사들을 병탄 직후부터 조직적으로 없앴다. 중화의 노예에서 일제의 노예로, 주인만이 바뀐 형국이 되었다.

밝고 희망적이어야 할 근대가, 이렇듯 우리에게는 중화의 청산과 일제에의 저항이라는 운명적 이중주로 울려 퍼졌다. 근대에 들어 이러한 부끄러운 몰골을 자각의 길로 이끈 인물이 나철이다. 그가 절규했던 ‘국망도존(國亡道存, 나라는 망했어도 정신은 있다)’이 그 각성의 구호였다. 정체성[道]의 망각으로 무너진 나라를 정체성의 재건으로 되찾자는 외침이었다. 까닭에 그가 살다 간 모든 행적들은 노예근성을 씻어버리고자 한 몸부림과 연결된다.

나아가 그러한 주인의식으로 미래까지 담보해 보자는 통시대적(通時代的) 경구가 ‘국망도존’이다. 이것은 노예의 시대와 각성의 시대를 구분하는 경계도 된다. 우리의 근대를 나철의 등장 이전과 이후로도 바라볼 수 있는 이유라 할 수 있다. ‘홍암 나철, 근대를 깨우다’라는 이 책의 제목 역시 그러한 서사적(敍事的) 배경에서 끌어온 것이다.

올해로 나철이 서거한 지 꼭 110주기를 맞는다. 그동안 나철에 대한 평가는 주로 독립운동의 대부, 항일의 선각, 저항의 지주 등 주로 단시대적(斷時代的) 현상으로만 응시되어 왔다. 일각에서 그의 삶을 시대역할론으로 묻어버리려는 배경도 된다. 그러나 그러한 행적은 나철의 거대한 삶에서 흐르는 지류에 지나지 않는다. 그의 정신을 파헤치지 못한 행적 나열이 자칫 본질을 외면한 허수아비의 몸짓 묘사에 머물 수 있다는 의미다. 산운 장도빈이 나철의 단군신앙(대종교) 중광을 우리 사상사의 정수로 내세우면서 애국·순교의 큰스승[祖師]으로 그를 추앙한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이 책은 우리의 근대를 일깨운 인물로 나철에 주목하며 엮어진 저술이다. 따라서 그의 삶의 행적뿐만 아니라 그 너머에 담긴 가치에 깊이 주목하고자 하였다. 내용의 큰 줄기는 아래와 같이 나뉜다.

1) 나철과 우리의 근대
2) 나철의 우국적 행보
3) 나철의 대종교 중광
4) 나철 항일투쟁의 성격
5) 나철 순교의 의미
6) 나철과 근대정체성
7) 나철과 국학
8) 나철과 한국철학
9) 나철과 수행
10) 나철의 미래지향적 가치
11) 부록 - 『중광가』 해설

특히 이 책의 부록으로 실은 『중광가』 해설은 해방 이후 최초로 이루어진 작업이다. 나철의 『중광가』는 그의 유서 가운데 하나로 한국문학사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전대미문의 대서사시다. 그 자체가 우리 민족의 역사이자 문화요 사상의 강줄기다. 유구한 한민족의 삶 자체가 침잠되어 있는가 하면, 우리 민족사의 부침이 인과적으로 흐르고 있다. 한마디로 우리 자긍심의 거울이요 정체성의 저수지이며 미래의 지남차로, 이 땅을 살아가는 교양인이라면 반드시 일독할 가치가 담겼다.

  작가 소개

지은이 : 김동환
서울 출생으로 대학에서 대종교 독립운동사와 국학 이론을 강의하였으며, (사)국학연구소 연구원으로 오랜 시간 활동하였다. 주요 저술로는 『단조사고』(편역, 2006), 『종교계의 민족운동』(공저, 2008), 『한국혼』(편저, 2009), 『국학이란 무엇인가』 (2011), 『실천적 민족주의 역사가 장도빈』(2013), 『국학과 민족주의』(공저, 2019), 『배달의 역사, 새 길을 열다』(공동편역, 2020), 『독립운동가 희산 김승학의 행적과 이상국가 건설방략』(공저, 2020), 『총을 든 역사학자 김승학-그 삶과 사상』(2021), 『임오교변』(공저, 2022), 『김교헌의 생애와 역사인식』(2023), 『대종교항일투쟁인물사전』(선인, 2024) 외 다수가 있다.

  목차

책을 내면서

Ⅰ 머리말 _ 근대를 깨우다

Ⅱ 우국(憂國) _ 무너지는 조국
1. 생장과 입신
2. 동양평화론
3. 외교적 노력
4. 을사오적 처단

Ⅲ 중광 _ 그래도 정신은 있다
1. 들어가면서
2. 전통시대의 단군신앙
3. 근대 신교의 여명
4. 나철과 백봉교단
5. 나철의 대종교의 중광
6. 나철의 순명조천
7. 나철의 주요저술
8. 나가면서

Ⅳ 저항 _ 최후의 일인까지
1. 들어가면서
2. 대종교 항일투쟁의 배경
3. 대종교 항일투쟁의 성격
4. 나철의 철학적 투쟁
5. 나가면서

Ⅴ 초월 _ 죽음을 넘어서
1. 들어가면서
2. 자결(自決)
3. 사회적 타살
4. 육신제(肉身祭)
5. 순명조천(殉命朝天)
6. 나가면서

Ⅵ 정체(正體) _ 나철과 한민족의 정체
1. 들어가면서
2. 어둠의 시대
3. 부활의 시대
4. 나가면서

Ⅶ 국학(國學) _ 나철과 나라 학문
1. 들어가면서
2. 국학에 대한 기존 통념
3. 국학의 개념화를 위한 전제
4. 국학의 올바른 의미
5. 나철 사상의 국학적 요소
6. 근대 국학의 전개와 나철의 위상
7. 나가면서

Ⅷ 철학(哲學) _ 나철과 한국철학
1. 들어가면서
2. 한국철학의 필요성
3. 한국철학의 의미
4. 나철과 한국철학의 논리
5. 존재론으로서의 한(Han)
6. 인식론으로서의 삼일철학
7. 가치론으로서의 홍익인간
8. 나가면서

Ⅸ 수행(修行) _ 나철과 삼법수행
1. 들어가면서
2. 삼법수행의 의미
3. 삼법수행의 역사
4. 삼법수행의 정체성
5. 삼법수행의 방법
6. 삼법수행의 목표
7. 나가면서

Ⅹ 맺음말 _ 중창을 기다리며

Ⅺ 부록 _ 『중광가』
부록 1. 『중광가』에 대하여
부록 2. 『중광가』 해설
홍암 나철 연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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