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물길은 단순한 자연 지형이 아니라 삶과 문화가 축적된 공간이다. 『조선의 강』은 남한강부터 북한강과 임진강, 금강, 영산강과 섬진강, 낙동강에 이르기까지 ‘물의 길’을 따라가며 우리 강 유역에 남아 있는 인문경관의 의미를 탐색한다. 단순한 자연 풍광이 아니라 인간의 기억과 시선이 스며든 공간, 곧 문화경관으로서의 강을 읽어내는 작업이다.
총 6권으로 구성된 이 책은 단순한 여행기나 답사서에 머물지 않는다. 저자는 우리 강의 인문경관을 집성하는 데 일차적 목적을 두고, 실제로 강을 따라 여행할 때 곁에 두고 참고할 수 있는 ‘산수유기’의 형식으로 책을 구성하였다. 독자들은 이를 통해 강이라는 자연 공간을 새롭게 바라보는 동시에, 그 물길 위에 축적된 인간의 자취와 역사를 함께 여행하게 될 것이다.
출판사 리뷰
“사람이 길을 내기 전에, 물이 먼저 길을 내었다”
강은 단순한 자연 지형이 아니다. 물길을 따라 사람들이 모여 살고, 이야기가 쌓이고, 기억이 남았다. 이 책은 남한강과 북한강, 임진강, 금강, 영산강, 섬진강, 낙동강을 따라 흐르는 물의 길을 거슬러 올라가며 그 유역에 남아 있는 인문경관의 의미를 탐색한다.
강을 따라 읽는 인문경관
우리나라에는 아름다운 자연경관이 많지만, 저자가 주목하는 것은 인간의 숨결이 깃든 풍경이다. 인문경관은 자연과 인간의 삶이 만나 형성된 문화의 흔적이며, 오랜 세월 사람들의 경험과 기억이 축적된 공간이다. 이 책은 조선시대 문집과 읍지, 고지도, 회화 자료를 바탕으로 강변의 누정과 포구, 명승과 유적을 추적하며, 오늘날 희미해진 장소를 되살려 낸다.
저자는 특히 조선시대 문인과 화가의 시선에 주목한다. 자연을 노래한 시문과 산수화 속 풍경을 오늘의 지형과 대조하며, 강과 사람, 문화가 함께 빚어낸 경관의 의미를 읽어 낸다. 답사와 고증을 바탕으로 한 이 작업은 기존의 인문기행서가 놓치기 쉬웠던 지리학·역사학·미학의 관점을 아우르며, 강과 인간이 만들어 낸 문화경관의 의미를 입체적으로 보여 준다.
오랜 연구의 결실, 『조선의 강』
저자 이종묵 교수는 오랫동안 조선시대 문인 문화와 공간, 산수 경관을 연구해 온 학자이다. 문학과 지리학을 접목해 문학 작품 속 공간과 실제 지리의 관계를 탐구해 왔으며, 문인들의 행적과 그들이 남긴 문화경관을 추적하는 연구를 꾸준히 이어 왔다. 2006년 문인의 집과 명승을 집대성한 『조선의 문화공간』을 출간했고, 다시 10년의 연구 끝에 한강 유역 별서 문화를 정리한 『조선시대 경강의 별서』를 펴냈다. 그리고 우리 강의 물길과 그곳에 깃든 문인의 삶을 추적한 결과가 바로 이 『조선의 강』이다.
수십 년 동안 옛글을 읽고 전국의 강과 유적을 답사하며 축적한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완성된 이 책은 우리 강 유역 인문경관 연구의 집대성이라 할 만하다. 방대한 문헌과 현장 조사를 결합하여 조선의 강이 간직한 문화적 자취를 복원하고, 그 속에 살아 있는 문인의 삶과 풍류를 생생하게 되살려 낸다.
물길을 따라 복원하는 기억의 지도
『조선의 강』은 단순한 여행기나 답사기가 아니다. 이 책은 강을 따라 형성된 삶의 흔적과 문화를 읽어 내는 문화사이자, 우리 국토의 인문 지도를 새롭게 그려 낸 기록이다. 저자는 상상의 여행인 와유(臥遊)를 넘어 실제 답사와 고증을 통해 우리가 지금도 찾아갈 수 있는 강의 명승과 유적을 기록한다.
강은 여전히 흐르지만, 그 풍경과 그에 깃든 이야기는 점차 사라지고 있다. 이 책은 근대화 이전 조선의 강이 지녔던 아름다움과 문화적 깊이를 복원하는 한편, 우리 강을 따라 여행할 때 곁에 두고 펼쳐 볼 수 있는 가장 풍부한 산수유기이자 인문학적 안내서가 되어 줄 것이다.
경상도 선비의 유장한 물길, 낙동강
낙동강은 태백 황지에서 발원하여 부산과 김해를 거쳐 남해로 흘러드는 우리나라 최대의 강이다. 길이만 500km에 이르며, 반변천과 내성천, 위천, 금호강, 황강, 남강 등 수많은 지류를 거느리고 경상도 전역을 적셔 왔다. 낙동강은 영남 사람들의 삶과 역사, 문화가 오랜 세월 축적된 거대한 공간이다.
낙동강은 예로부터 수로 교통의 중심지였다. 안동에서 김해에 이르는 대부분의 구간이 뱃길로 연결되었고, 문경새재를 넘어 남한강 수계와도 이어져 국토의 동남부를 잇는 중요한 통로 역할을 했다. 그만큼 사람들의 왕래가 활발했고, 강변 곳곳에는 누정과 고택, 서원과 정자가 들어섰다. 수많은 문인과 학자들이 남긴 시문과 기록은 오늘날까지 낙동강 문화의 풍부한 자산으로 전해지고 있다.
5·6권 『낙동강』은 태백 황지에서 시작해 안동과 예천, 상주와 선산, 고령과 진주, 밀양과 양산을 거쳐 김해에 이르는 장대한 여정을 담고 있다. 청량산과 도산서원, 하회마을, 내성천과 영강, 금호강과 황강, 남강과 밀양강 등 낙동강 본류와 주요 지류를 두루 따라가며 영남 산수문화의 정수를 보여 준다. 또한 수승대와 화림동, 촉석루와 영남루 같은 이름난 명승과 누정을 통해 낙동강 유역에 축적된 역사와 풍류의 세계를 입체적으로 복원한다.
낙동강의 물길을 따라가다 보면 수많은 지류와 계곡, 마을과 고택이 하나의 강으로 연결되어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이 책은 옛사람들의 글을 길잡이 삼아 낙동강 유역에 남겨진 풍경과 삶의 자취를 되살리며, 경상도의 뿌리를 이루어 온 거대한 물길의 역사를 보여 준다.
낙동강을 따라 내려가노라니 밤안개 속에 강물과 숲이 온통 눈길 끝까지 푸르다. 종일 배를 타고 가느라 힘이 들지만, 그럼에도 산수화 병풍 그림 같은 아름다운 풍경을 바라보노라니 스스로 그림의 일부가 된 듯하다. 게다가 강에 비친 달은 물결에 부서지고 막 물이 빠져 바위가 드러나는 풍경을 보니 더욱 마음이 즐겁다. 남의 시구를 도둑질하지 않겠노라 선언한 이규보이지만 소동파가 「적벽부」에서 이른, “물이 빠지고 바위가 드러난다(水落石出)”의 구절이 절로 떠올랐기에 이를 자연스럽게 가져왔다. 지금도 구봉리와 용산리 사이 강가에는 모래톱이 펼쳐져 있다. 그 사이로 배를 저어가니 산속의 자욱한 안개가 모발과 피부에 축축하게 젖어들어 절로 마음이 맑아진다.
― 「9. 선산의 낙동강과 감천」 중에서
입암에서 발원하여 남쪽으로 흐르는 자호천은 영천 남쪽을 안고 흐르면 남천으로 불렸다. 보현산에서 발원한 고현천이 영천의 북쪽으로 내려온다고 하여 북천이라 한 시내와 함께 영천을 대표하는 금호강의 두 물길이다. 영천의 산수를 한 마디로 압축한 것이 이수삼산(二水三山)이다. 『신증동국여지승람』에서 형승(形勝)을 소개하면서 영천을 두고 조선 초기의 문인 서거정이, “흰 구름과 황학은 언제 돌아올는지? 두 물과 세 산이 차례로 열리네(白雲黃鶴幾時迴 二水三山次第開)”라고 한 데서 나온 말이다. 여기서 세 산은 팔공산, 임고산, 운주산을 이르고 두 물은 북천과 남천을 이른다.
― 「10. 칠곡의 낙동강과 금호강」 중에서
흰 모래와 푸른 대나무가 있어 강촌이 맑고 수려하다. 또 연못, 소, 방죽, 늪이 산기슭 숲 바깥에 함께 보이고, 연꽃과 마름은 모래톱의 사이에서 함께 자라며, 오리와 갈매기는 구름 깔린 백사장과 안개 낀 수면 사이에서 함께 울며 날아다닌다. 그리고 상선들이 물을 따라 오르내리는 것이 강어귀에 끊이지 않는데, 여름과 가을이 되면 더욱 많아 가벼운 돛배는 바람을 가득 품고 노 젓는 소리는 달을 흔드니, 이것이 내내의 빼어난 정경이다,
― 「11. 고령과 창녕」 중에서
작가 소개
지은이 : 이종묵
서울대학교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에서 석사 학위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로 있다가 2003년 자리를 옮겨 관악산 아래 서울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로 있는데 정년이 코앞이다. 선비의 운치 있는 삶을 사랑하여 옛글을 읽고 스스로 즐거워 가끔 글을 쓴다. 2006년 학술사와 문화사에서 큰 족적을 남긴 문인의 집과 그들이 노닐던 명승을 정리하여 『조선의 문화공간』 전 4권을 간행하였고, 다시 10년의 공력을 들여 서울을 관통하는 한강 유역 문인의 별서를 정리한 『조선시대 경강의 별서』를 2016년 전 3권으로 출간하였다. 다시 10년이 지난 후 큰 강의 물길을 따라 그 아름다웠던 풍광과 그곳에 깃든 문인의 삶을 추적하여 『조선의 강』을 여섯 권으로 묶어 냈다.
목차
머리말
낙동강에 부쳐
9 선산의 낙동강과 감천
견탄의 뱃놀이 / 불사이군의 유적 / 열녀 향랑과 약가의 유적 / 의우총과 의구총 / 월파정과 영귀정 / 감호의 매학정과 보천탄 / 매학포와 동락 / 감천
10 칠곡의 낙동강과 금호강
왜관과 하빈 / 사문진과 상화대 / 금호강의 하류 이천과 사수 / 화담과 유호 / 금호강 상류의 지천 / 자호천과 입암 / 남천의 성고
11 고령과 창녕
노다암과 풍영대 / 도동서원과 개산강 / 대가야천의 무흘구곡과 포천구곡 / 쌍계와 무흘 / 소가야천의 상류와 홍류동 / 소가야천의 하류 / 삼학진과 감물강 / 기강과 내내 / 창암과 밀포
12 황강
황강의 발원과 위천 / 원학동천과 수승대 / 영송동과 가섭동 / 부자연과 황계폭포 / 합천의 황강 / 초계의 적벽
13 남강
안의의 화림동 / 심진동과 장수사 / 함양의 남계와 뇌계 / 임천과 용유담 / 산청의 경호 / 단성의 신안과 사월 / 덕천의 덕산동 / 삼장동과 영승동 / 완사계와 남호 / 촉석루와 의암 / 금천의 구곡 / 의령의 정암 / 백암과 풍강
14 밀양과 청도
수산의 농호와 곡강 / 멱례와 삼랑진 / 단장천의 칠리탄 / 월연대와 쌍경당과 금시당 / 영남제일루 영남루 / 청도 동창천의 하류 / 매전과 금천 / 공암천과 운문천
15 양산과 김해
작원천과 도요저 / 양산의 황산강 / 삼차강과 명호 / 유배객 이학규와 남포 / 허훈과 이종기의 남호 유람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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