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상처투성이 세 가족의 담담한 일상을 통해 가족애와 잊을 수 없는 시간을 그려낸 소설. 어머니와 나, 그리고 짱구영감이 등장해 삶과 죽음의 문제를 풀어낸다. 작가는 설명투의 문장을 사용하지 않고 행간의 의미로 등장인물들의 농밀한 관계를 사실적으로 보여준다. 또한 그림책과 같은 선명한 시각적 표현을 사용해 가족의 사랑이라는 또 다른 인류 보편의 가치를 성공적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어머니와 가즈시는 1970년 기타큐슈의 K마을에 살고 있다. 어는 날 가즈시네 집에 짱구영감이 나타났다. 20여 년 전 도쿄로 떠난 후 곤궁한 가족을 돌보지 않고 제멋대로 세상을 떠돌며 나타났다 사라지기를 반복해온 짱구영감이 나타난 것이다. 그는 집에 온 후 방 한구석에 꼼짝도 않고 앉아있을 뿐이다. 그런 짱구영감보다 이상한 것은 평소 그에 대해 좋지 않은 말을 늘어놓던 어머니의 이중적인 태도다.
청소기로 짱구영감을 툭툭 치거나 화장실 가는 척하며 짱구영감의 발을 밟기도 하지만 입맛이 없다는 짱구영감을 위해 좋아하는 반찬을 늘어놓기도 하고 자고 있는 짱구영감을 물끄러미 바라보기도 한다. 그렇게 세 사람이 함께 하는 시간이 쌓여 서로에게 조금씩 익숙해질 무렵, 어머니는 한밤중에 짱구영감과 이해할 수 없는 대화를 나누더니 이내 울음을 터트린다. 그리고 어머니는 뜨거운 여름 주말 내내 이불을 뒤집어쓰고 앓아눕는다.
그리고 어느 날 아침, 짱구영감이 또 사라졌다. 하루 종일 보이지 않던 그는 어두워진 후에야 비를 맞으며 피조개가 가득 담긴 양동이 두 개를 들고 집으로 들어선다. 세 사람은 볼이 미어지도록 피조개 회를 먹고 또 먹는다. 몇 시간을 걷고 걸어 모래펄에서 캐온 피조개, 그것은 짱구영감만의 독특한 사랑법이었다. 그러나 그 후 짱구영감은 나날이 쇠약해져만 가는데...
출판사 리뷰
상처투성이 세 가족의 담담한 일상을 통해
잊을 수 없는 가족애, 잊을 수 없는 시간을 그려내다!
유모토 가즈미는 세상에 많은 작품을 내놓는 작가가 아니다. 그녀의 나이 이미 50세에 가까웠지만 그녀가 쓴 소설은 손가락에 꼽을 정도다. 제127회 아쿠다가와 상 후보작이기도 했던 『저녁놀 지는 마을』은 그래서 더 관심이 가는 작품이다.
『여름이 준 선물』을 비롯한 그녀의 기존 작품들에 일관되게 흐르는 모티브는 삶과 죽음이다. 인간으로서 결코 피할 수 없는 삶과 죽음을 아이와 노인을 주인공으로 그들의 관계 속에서 이야기로 풀어내는 것이다. 어머니와 나 그리고 짱구영감이 등장하는 『저녁놀 지는 마을』 역시 이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저녁놀 지는 마을』이 그녀의 작품들 속에서 더 의미를 가지는 것은, 기존의 작품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가족의 ‘사랑’이라는 또 다른 인류 보편적 가치를 성공적으로 끌어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짱구영감과 어머니, 그리고 나의 이야기
1970년 기타큐슈의 K마을, 어머니와 주인공 가즈시가 살고 있는 집에 짱구영감이 나타났다. 20여 년 전 도쿄로 떠난 후 곤궁한 가족을 돌보지 않고 제멋대로 세상을 떠돌아다며 홀연히 나타났다 사라지기를 반복해온 짱구영감이 나타난 것이다. 짱구영감은 이 집에 온 후 깨어 있을 때나 잠을 잘 때나 방 안 한구석에 꼼짝도 않고 앉아 있을 뿐이다. 그런 짱구영감보다 이상한 것은 평소 그에 대해 좋지 않은 말만 늘어놓던 어머니의 이중적인 태도다. 청소기로 짱구영감을 툭툭 치거나 화장실 가는 척하며 짱구영감의 발을 밟기도 하지만, 입맛이 없다는 짱구영감을 위해 좋아하는 반찬을 늘어놓기도 하고 자고 있는 짱구영감을 물끄러미 바라보기도 한다. 코끝을 발갛게 물들인 채…….
세 사람이 함께 하는 시간이 쌓여 서로에게 조금씩 익숙해질 무렵, 어머니는 한밤중에 짱구영감과 이해할 수 없는 대화를 나누더니 이내 소리 죽여 울음을 터뜨린다. 뜨거운 여름 주말 내내 이불을 뒤집어쓰고 앓던 어머니는 계속 안색이 좋지 않다. 그렇게 지내던 어느 날 아침에 짱구영감이 사라지는 일이 일어난다. 하루 종일 보이지 않던 짱구영감이 어두워진 후에야 비를 맞으며 피조개가 가득 담긴 양동이 두 개를 들고 집으로 들어선다. 세 사람은 볼이 미어지도록 피조개 회를 먹고 또 먹는다. 몇 시간을 걷고 또 걸어 모래펄에서 캐온 피조개, 그것은 아기를 중절한 어머니의 약해진 몸과 마음을 어루만지는 짱구영감만의 독특한 사랑법이었다.
그 후 짱구영감은 나날이 쇠약해져 병원에 입원하지만 수술은 불가능하다. 그렇게 가을이 가고 겨울이 가고 새해를 맞는다. 입춘이 지나 의식이 없는 상태로 매일 피를 쏟아내던 짱구영감이 마지막 날을 맞이한다. 휘영청 밝은 보름달이 내려다보는 가운데, 마지막 남은 빛마저 잃어버린 짱구영감에게 어머니는 조용히 말을 건넨다. “오랫동안 수고 많으셨어요.”
유모토 가즈미 ‘가족’의 사랑을 이야기하다!
전쟁과 가난으로 가족을 떠나 세상을 떠돌 수밖에 없었던 짱구영감, 떠도는 아버지를 원망하며 늘 불안하고 궁핍한 삶을 살아야 했던 어머니, 부모의 이혼으로 일곱 살 이후 도망치듯 어머니와 함께 표표히 떠돌아야 했던 주인공인 나. 가슴에 깊이 패인 상처를 껴안고 살아가던 세 사람이 세 평짜리 좁은 방에서 함께 살게 된 일 년 남짓의 시간 동안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가족이란 이름으로 묶여 함께 생활하지만, 이들 사이에서는 상냥한 말이나 따뜻한 태도는 찾아볼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자는 이 소설을 읽는 내내 그들 사이의 좀처럼 메워질 것 같지 않던 깊은 골이 서서히 메워져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가족’이라는 이름이 품고 있는 따뜻한 사랑으로. 그들은 어느 한 사람 말로 마음을 표현하지 않는다. 아니, 그들에게 말로 사랑을 표현하는 방법은 몹시 낯선 일이다. 그들은 그저 문득문득 그것이 사랑의 표현임을 자신도 모른 채 행동으로 마음을 드러
작가 소개
저자 : 유모토 카즈미
1959년 일본 도쿄에서 태어나 도쿄 음악 대학 작곡과를 졸업했다. 대학에 다니던 시절, 은사의 권유로 오페라 대본을 쓰기 시작했으며, 그 후 라디오와 텔레비전 드라마 작가로 활동했다. 드라마 <카모메 역에서>로 일본 문화청 예술 작품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가즈미의 데뷔작인 《여름이 준 선물》은 발간되자마자 엄청난 인기를 끌었으며, 영화와 연극으로도 만들어져 많은 사랑을 받았다. 뒤이어 발표한 《고마워, 엄마》, 《봄의 오르간》도 세계 10여 개국에서 번역·출간되어 그를 일약 세계적인 작가로 발돋움하게 했다. 일본 아동 문학가 협회 신인상, 아동 문예 신인상, 미국 배첼더 상 등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