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돌아오지 않는 내 아들>은 군의문사로 아들, 남편, 아버지를 잃은 유가족들의 이야기를 엮은 책이다. 멀게는 1951년 국민방위군으로 징집되었다가 사망한 고 박술용 씨 사건부터, 가깝게는 2005년 시위 진압 이후 외상 후 스트레스를 겪다가 사망한 고 서현덕 이경 사건까지 모두 열여덟 유가족의 한 맺힌 사연을 담았다.
‘군의문사’란 “군인(전환복무자 포함)으로서 복무하는 중 사망한 사람의 사망 원인이 명확하지 아니하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사유가 있는 사고 또는 사건”(군의문사 진상 규명 등에 관한 특별법 제2조 ‘정의’)을 말한다. 2006년 1월 출범한 군의문사위원회는 1년 동안 진정을 받았고, 군의문사 사건 600건이 접수되었다. 3년 활동 결과, 약 350건을 조사 종결했고, 그중 120여 건의 진상을 규명했다.
진상이 규명된 사건 중엔 타살을 자살 또는 사고사, 병사로 처리했던 사건도 있다. 자살 사건의 원인도 밝혀졌다. 과거 군에서는 집안, 여자, 성격 문제 등 개인적 이유로 자살했다고 종결했으나, 군의문사위원회의 조사 결과는 전혀 달랐다. 구타와 가혹 행위, 성추행, 과중한 업무, 관리 소홀 등 부대 내 환경이 군의문사의 주요 원인이었다.
군의문사위원회는 2008년 12월 31일이면 3년의 법정 시한이 끝난다. 제대로 손도 못 대 본 사건 앞에서, 유가족들은 다시 불안하다. 늦게나마 자식을 편히 보낼 수 있겠다는 희망이 사그라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자식을 가슴에 묻은 유가족에게 더 이상의 상처는 없어야 한다.
출판사 리뷰
난 지금 여기 있는 게 지옥 같다. 나는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까. 내 마음은 풍전등화다, 풍전등화. 탈영은 필요 없다. 왜 난 이렇게 저주받은 인생을 사는 걸까. 앞으로 어떤 일이 있을지 몰라. 비참한 일들이 일어날 것 같다. …… 나에게 최후의 순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내가 여기서 나가지 못하면 저는……. 아버지 어머니 정말 죄송합니다. 사랑하는 ○○야, 나 어쩌면 이 세상을 뜰지도 몰라, 그만큼 난 절박하다. 겉으로 평온한 척해도 속으로 절벽을 걷고 있다. …… 세상이 너무 무섭다.
― 1999년 논산훈련소에서 수류탄 훈련 중 사망한 고 권은우 훈병이 남긴 수양록에서 (본문 287~289쪽)
봉인된 진실, 군의문사
“탕!”
1998년 2월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에서 총성이 울렸다. 머리에 피를 흘린 채 한 장교가 죽었다. 고(故) 김훈 중위! 이 사건은 영화 'JSA'의 모티브가 됐고, 그동안 장막에 가려 있던 비무장지대 남북 병사들의 이야기는 적잖은 파장을 일으켰다. 그리고 한편에선 ‘군의문사’란 생소한 화두를 우리 사회에 던졌다. 군에서 자식을 잃고도 죄인처럼 지내 왔던 유가족들이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것이다.
‘멀쩡하던 내 아들이 왜 죽었는가?’
‘국가의 부름을 받고 자식을 보냈는데, 국가는 왜 그 죽음을 외면하는가?’
유가족들은 더 이상 슬픔에 빠져 주저앉아 있지 않았다. 죽음의 진실에 접근하고자 힘겨운 싸움을 이어 갔다. 국방부 앞에서, 국회 앞에서 수십 일 노숙 농성도 마다하지 않았다.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면 어디든 달려가 억울한 사연을 알렸다.
사람들의 공감에 힘을 얻기도 했지만, ‘자살자’라는 사회의 낙인은 힘겨운 장벽이었다. “누구는 군대에서 편하게 살았냐”, “오죽 못났으면 자살을 하냐” 따위의 비난과 손가락질을 당해야 했다.
죽을 정도로 고통스러운 상황에서 누구의 도움도 받지 못하고 외롭게 죽어 간 아들. 그 아들의 상황을 온전히 이해하지도 못하면서 쉽게 말하는 사람들을 원망할 여유도 없었다. 오직 아들을 죽음에 이르게 한 원인이 뭔지, 명예를 되찾는 길은 뭔지 찾기 위해 살아왔다.
마침내 유가족들의 끈질긴 싸움으로 2005년 6월 ‘군의문사 진상 규명 등에 관한 특별법’이 국회에서 통과됐다. 길바닥을 뒹굴며, 전경 차에 실려 외딴 곳에 버려지기를 수없이 되풀이한 끝에 얻은 결실이었다. 그리고 이 특별법에 따라 2006년 1월 1일 ‘군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군의문사위원회)’가 설립되었고, 짧게는 몇 년, 길게는 반세기 넘게 봉인된 말 없는 죽음의 진실이 하나둘씩 밝혀지기 시작했다.
30년간 가족 개개인이 겪은 고통의 뿌리는 심 상병의 억울한 죽음에 있다. 그러나 좀 더 엄밀하게 따져 보면, 그것은 죽음 그 자체보다는 그 후에 이뤄진 은폐와 조작이다. …… 심 상병의 부모, 아내, 아들, 네 동생들이 겪어야만 했던 불행의 씨앗은 그의 죽음이 아니라 진실을 은폐한 관련자들의 두려움과 비겁함과 이기심이었다.
― '누구도 진실을 말하지 않았다'에서 (213~214쪽)
아들이 죽었는데 나는 살아 있습니다
‘군의문사’란 “군인(전환복무자 포함)으로서 복무하는 중 사망한 사람의 사망 원인이 명확하지 아니하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사유가 있는 사고 또는 사건”(군의문사 진상 규명 등에 관한 특별법 제2조 ‘정의’)을 말한다.
2006년 1월 출범한 군의문사위원회는 1년 동안 진정을 받았고, 군의문사 사건 600건이 접수되었다. 1950년대부터 2005년까지 한국군의 역사를 고스란히 반영할 정도로 다양하고 애절한 사건들이었다. 아버지의 죽음으로 고아원에 보내진 아들, ‘남편 잡아먹은 여자’라는 시댁의 구박을 견디며 살아온 아내, 외아들을 잃고 정신질환에 시달린 어머니, 내 탓에 자식이 죽었다는 자책으로 술에 빠져 살아온 아버지, 맏손자를 잃고 화병으로 세상을 버린 할머니…….
군의문사위원회는 3년 활동 결과
목차
마중글 “아들아! 지켜 주지 못해 미안해”
1부 아들이 죽었는데 나는 살아 있습니다
숙제
마흔셋, 아들이 부르는 사부곡
돌아오지 않는 아들
“내가 사는 이 나라가 내 나라 맞아요?”
마지막 카네이션
죽지 못해 살아온 세월
2부 아들이 없는 방
57년 만에 찾은 행복
아들을 가슴에 묻고
“내 아들을 차라리 의문사로 남겨 두라”
치유되지 않는 상처는 고름이 되어
37년간 잊혀진 순직
누구도 진실을 말하지 않았다
3부 가슴에 무덤을 안고
아무도 억울하지 않도록
“세월이 가면 잊혀진다 하지만”
주인 잃은 군번줄
너는 바람이 되고, 햇살이 되어
“내 아들 폐인 만든 책임은……”
53년 간직해 온 사망진단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