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조선의 꽃 열하일기> 저자 조성원의 역사 기행수필집. 때는 명나라, 조선 선비 최부가 겪은 험난한 여로 자체가 기행이지만 이에 저자가 또 현재의 시각으로 그를 쫓는다. 청렴하고 사실적으로 그 시대를 투영하여 그렸다.
출판사 리뷰
조선 선비의 굳센 절의, 밝은 예절, 높은 인격을 읽다
이 책은 역사 기행수필집이다. 기행은 수필이 말하는 진솔함이 깨알같이 들어있는 글이다. 때는 명나라, 조선 선비 최부가 겪은 험난한 여로 자체가 기행이지만 이에 저자의 눈으로 또 현재의 시각으로 그를 쫓으니 이는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솔직 담백한 기행문으로써 순수한 역사서라 해도 가히 틀리지 않는다. 표해라는 험난한 여정의 일상의 것들이라지만 이는 어느 역사서보다도 청렴하게 사실적으로 그 시대를 투영하여 그렸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역사를 아무리 사실적인 관점에서 바라보았다고 해도 역사가는 그가 처한 사관(史觀)으로써 소임을 다할 뿐이다.
역사라는 것은 과거의 사실에 역사가의 의미가 부여되어 역사가들의 입장에서 본 사실이라 말할 수 있다. 즉 우리가 알고 있는 역사는 결코 사실이 아니라 널리 인정되게 된 일련의 역사적 판단에 불과하다 할 것이다. 그로 역사학은 결코 어떤 완성된 체계를 추구하는 정태적 학문이 아니다. 그것은 변화와 발전의 과정을 다루는 동태적 학문이고, 나아가 그런 과정에 적극적으로 기여하는 실천적 학문이다. 국정 교과서 역사왜곡이 그래서 그릇된 것이라고 말하는 것이고 역사 해석의 다양성이 그래서 또 성립되는 것이다.
역사가 과거와 현재의 대화라고 할 때 그런 점에서 역사는 시간을 쫓지만 시간을 향하는 나침반이기도 한 셈이다. 이로 인해 역사에서 ‘왜’라는 물음은 불가피하게 ‘어디로’로, 즉 미래로 이어진다. 본 글은 그런 점에서 아주 자연스럽게 ‘왜’와 ‘어디로’를 나타내고 있다. 본 글의 한 대목, 도저소에서 벽에 걸린 초상화를 가리키면서 당나라 때 ‘진사 종규’라는 말이 나오고 이에 최부는 종규는 평생에 진사가 되지 못하였는데 어찌 진사라고 하느냐고 대꾸를 한 대목을 한 예로 들고 싶다. 시대는 조선인데 당나라 종규를 조선과 명나라 사람들이 말하고 있다. 진사 종규는 다름 아닌 귀신인데 귀신을 대하는 그들의 의식을 통하여 그들의 가치관이 어떠한지 자연적으로 유추가 가능하다. 알다시피 유교를 신봉한 조선에서는 귀신에 대해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을 테지만 그렇다고 조선 선비로서 역사적 관점에서 모르는 것은 아니란 것이고 명나라는 유교와 도교 등이 마구 섞인 그런 양태였다고 유추가 가능하지 않은가. 지금도 중국은 그런 양상이다.
역사가들은 역사적 사실의 뼈대인 고고학, 금석학, 고전학, 연대학 등에 의지할 권리가 있으며 이를 주된 학문으로 또 취급을 한다. 하지만 이런 광범위한 배경적 학문이 아니더라도 아주 자연스럽게 일상적으로 그 시대를 알고 느끼는 글이 바로 기행문이다. 저자는 본 글 이전 [조선의 꽃 열하일기]를 발간했다. 저자의 의도는 적중했다. 명나라는 금남 최부, 청나라는 연암 박지원, 조선의 전반부와 후반부를 아주 자연스럽게 터득하고 알 수 있는 첩경이 바로 이 두 기행문이다. 술술 물 흐르듯 읽으며 조선과 중국을 알고 한 눈에 보고 싶다면 나는 본 글 집의 일독을 권한다. 그로 조선의 선비가 어떠한지도 지금의 중국이 보이는 듯도 싶을 테다.
표해하는 조선 선비, 생존을 넘어서 더 큰 꿈으로
실제 최부가 쓴 표해록은 성종의 전지를 받고 급히 쓴 길이라 최대한 감정을 억제하고 참에 근거하여 짧게 쓴 글이라 느끼기에 따라서는 재미가 없다고 할 수 있다. 그러기에 표류를 한 과정은 뭉뚱그려 쉬이 책 페이지를 넘기게도 된다. 그렇지만 그는 짧지만 명확하게 사실을 표현했고 처한 상황의 한 끄트머리도 놓치지 않았다. 절제된 글로써 격을 갖추면서도 표현이 정확하고 분명하기 때문 사태를 파악하는 데 전혀 부족함이 없었으며 오히려 글씨 한자에도 음미의 가치는 수북하다.
험난한 최부와 42인 그들의 여정, 그 속에서 그들은 어느 한 사람도 낙오되지 않았는데, 그 시대 이는 기적과도 같은 일이었다. 글의 표해, 모음과 자음 그리고 받침이 마구 흩어져 뜻을 이루지 못하는 것과도 같이 기실 그들 42인도 아전, 곁꾼, 호송군으로 나뉘어 표류를 거듭한다. 그런 그들은 모음과 자음 그리고 받침을 채워 낱말의 의미를 찾듯 종래에는 오합지졸에서‘우리는 하나다.’하는 의미를 얻으며 소생한다.
최부는 그런 과정을 찬찬히 있는 그대로 생생하게 나타내었다. 진실이기 때문에 과정은 눈에 바로 보이듯 선명하였고 결국은 모두 살아 돌아올 수 있었다. 표류가 되면 겁에 질려서도 억울해서도 사람은 누구나 달라지기 마련인데, 죽는 게 더 쉬운 상황에서 42인 전부가 일치단결하여 꿈에 그리던 조선 땅을 다시 밟는다는 건, 한편의 감동 드라마와도 같다.
조선 선비의 굳센 절의, 밝은 예절, 높은 인격은 어디서부터 발원하는 것인지 이에 대해 스스로 자득할 좋은 기회가 바로 이 책이 아닐까 싶다. 또 최부의 시각으로 바라 본 중국 남북의 문화적 차이 또 견해로 본 1488년 조선과 중국의 시대상을 읽다보면 실제 모습이 눈 앞에서 보는 양 실감 나게 느껴지며, 정말 이글이 8일 만에 쓴 글인가 하는 놀라움으로 가득차게 될 것이다.
여러분도 어느 날 우연히 이 책을 마주하기 바란다. 그러다 보면 삶은 왜 성실하여야 하고 공자의 인과 예가 우리의 삶 속에서 어찌 진득하니 살아서 번성 하며 삶의 신뢰는 어디서 발원하여 또 어떻게 꽃을 피우는지 자연히 알게 될 것이다. 와우! 고전 책이 밥 먹는 것보다 훨씬 쉽네 하면서 말이다.
<상인(喪人)인 신(臣) 최부(崔溥)는 제주로부터 표류해서 구동에 배를 대고, 월남(越南)을 지나 연북(燕北)을 거쳐, 올 6월 14일에 청파역(靑坡驛)에 도착하여 삼가 전지(傳旨)를 받들어 이번 길의 일지를 편집하여 바치나이다>
그의 글은 그렇게 시작한다. 글 제목이 그의 첫 글에 이미 노견되어 있다. 최부의 표해록. 말인즉슨 ‘제주에서 표류를 하여 어딘가를 거쳐 청파에 도착하였고 지시대로 그 내용을 일지로 써 제출합니다.’라는 내용이다. 하지만 쓰인 말들이 생소하기 때문 되풀이해 읽어도 더는 귀에 들어오지 않는다. 글의 의미를 잘 파악하려면 낱말에 부여된 뜻을 제대로 이해하여야 한다. 각기 낱말들은 뜻을 함유하고 그 낱말들은 또 모여 글의 흐름으로 이어져 사고를 전달한다. 낱말은 사유를 잘게 부순 실마리이고 이것들이 모여 어느 형색을 갖추는 게 아닌가. 특히 과거 시대를 말하는 글에 있어서 낱말은 그 자체가 유물과도 같다.
그 시대에선 짤막한 표현만으로도 충분히 이해가 될 것이지만 지금으로서는 주석을 달아야 비로소 읽히게도 된다. 물론 시대 흐름에 따라 가치 상실하는 낱말도 태반이다. 하지만 쉽게 못 알아먹는다고 글이 지닌 본래의 의미가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그 시대의 시추에이션을 정조준하고 내가 그가 되어 쓰인 글대로 호흡한다면 영락없는 그 시대의 나로서 그를 만끽할 수 있다. 인문학은 바로 거기에 묘미가 있다. 세상이 아무리 변모를 해도 인간의 본성은 그 틀을 유지하고 변함없이 되풀이하기 때문이다. 고전 역시 지금과 다를 바 없는 인간의 생존과 행복, 아름다운 삶의 파생으로 엮인 낱말들의 향연이다.
굳이 나는 이 글집에서 그의 행로를 일일이 찾지는 않겠다. 이는 글의 객체로서 바탕을 이루고 형체를 만들지만 어쩌면 거죽에 불과한 노릇이고 정작 글의 주체는 별다른 곳에 있다 여겨지기 때문이다. 솔직히 그가 거쳐 간 중국 땅 어디 어디라는 곳들은 알지도 못 할뿐더러 설사 안다 하여도 기실 그다지 중요한 것도 아니다. 산천도 의구하지 않으며 인걸 또한 간 곳이 없음이다. 하지만 인문의 자취는 흔적 그대로 남아 오늘에 전하고 있지 않은가. 그의 글의 표해를 건져 그를 알아보고 그 시대를 탐하는 것이 보다 더 가치 있으며 오늘의 형체로써 인간의 삶의 굴레, 인문학적 가치를 일깨울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의 눈물과 땀이 서린 표해는 정작 그의 글에 녹아 새로움을 기다리고 있다.
-‘1 표해록을 일일이 챙겨서 읽는다’중
작가 소개
저자 : 조성원
- 대학원 졸(기계공학 열유체 전공)- 한국문인협회 회원- 한국수필 등단- 한국수필가협회 회원- 격월간 순수문예지 『그린에세이』 현 편집위원[에세이집]『2천년 로마 이야기』(에세이)『2천년 스페인 이야기』(선우미디어)『아내는 밥이다』『신라 천년의 자취소리』『고구려 9백 년의 자취소리』『조선의 꽃 열하일기』[수상]- 문학저널 창작문학상 2회 수상- 제1회 소운문학상 수상(수필문학사)- 한국수필가협회 제5회 인산기행수필문학상현) 한국원자력연구원 책임연구원 재직 중
목차
글을 펼치며. 조선 선비의 굳센 절의, 밝은 예절, 높은 인격을 읽다| 7
권 1
1. 표해록을 알알이 챙겨서 읽는다 | 17
2. 군신의 예 이전 부자간의 의리 | 21
3. 표류하다 도착한 곳이 | 26
4. 동방불패 영화는 허구만은 아니다 | 29
5. 제주도 해역 표류자들 | 36
6. 추쇄 경차관 | 42
7. 추쇄 경차관이라는 직함은 | 47
8. 당시 조선과 명과의 관계 | 53
9. 배 타기 전 그가 한 마지막 업무| 58
10. 위기에 봉착한 최부 일행 | 64
11. 윤1월 4일, 큰 바다로 거침없이 빠져든다| 70
12. 바다 한가운데서 | 75
13. 표류 5일째 | 80
14. 처음 섬에 닿았다 | 86
15. 대당 영파부 하산에서 만난 해적 | 92
16. 선비는 표리부동하지 않는다 | 98
17. 승선자에 대한 인사고과 | 104
18. 올바르지 않으면 행하지 않는다 | 111
19. 후추를 달라는 말에 최부는 | 119
20. 43인의 대 탈주 | 124
21. 도저소라는 곳까지 강제로 끌려간 43인 | 133
22. 도저소라는 곳에서 심문을 받다 | 139
23. 도저소에서 5일 | 144
24. 장보와 최부의 인연 | 151
25. 현재는 닝보, 명나라 때는 영파부, 송나라 때는 명주라 불린 곳(1|) 159
26. 현재는 닝보, 명나라 때는 영파부, 송나라 때는 명주라 불린 곳(2|) 164
27. 왕희지의 고향 소흥에서 | 170
28. 항주의 전당강과 진주태감 | 179
29. 항주에서 머무는 동안 1 | 186
30. ‘당토행정기 담론’이라는 잡설에 대하여 | 193
권 2
31. 항주 소주 그리고 경항대운하 | 206
32. 태평스러운 운하를 보며 | 212
33. 남송의 수도 항주 그리고 금나라 | 216
34. 항주에서 머무는 동안 2(항주의 오산과 용정차)| 223
35. 항주에서 머무는 동안 3(서호의 백제와 소제)| 230
36. 항주에서 머무는 동안 4(서호 십경) | 238
37. 항주에서 가흥(嘉興)으로 | 247
38. 태호석과 수호지 | 255
39. 소주의 아름다운 풍광 | 264
40. 소주(蘇州)에서 소주(燒酒)에 취하듯 | 271
41. 누에라는 벌레 | 282
42. 진강 지나 장강을 건너서며 | 286
43. 과주에 배를 대고 왕안석은 세상을 둘로 갈랐다| 297
44. 자금성에 한규란이라는 여인 | 306
45. 샹그릴라 꿈의 도시, 양주에서 | 313
46. 회수의 회와 황하의 하가 합쳐져 회하라 하는 물길| 323
47. 서주는 빛 좋은 개살구 | 331
48. 환관학교가 있었던 명나라 | 339
49. 임청에 서문경과 반금련 | 350
50. 귤화위지(橘化爲枳)라는 사자성어 | 361
51. 명 9대 황제 홍치제의 서정쇄신 | 370
52. 통주에서 조선 문인 이주(李胄)를 생각하며 | 380
권 3
53. 빨리 좀 보내주오 | 392
54. 성종실록과 최부 표해록 대조필 | 398
55. 기다림의 나날 | 404
56. 조선의 선비는 남다르다 | 412
57. 어양역에서 사은사신을 만나다 | 422
58. 최부가 天使(황제가 파견한 사신)를 만난 날 | 430
59. 산해관을 지나며 | 438
60. 성절사신 채수 이야기 | 447
61. 요동은 우리 땅이다 | 454
62. 드디어 압록강이다 | 461
63. 성종실록에 나오는 최부의 역사적 사실 모음 | 466
64. 최부를 닮은 외손자 나덕헌과 유희춘 | 474
65. 글에서 많이 나오는 그래서 알고 싶었던 것에 대하여| 482
EPILOGUE (애국 애족) | 4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