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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집에 깃들다
학교를 떠나 산골로 들어간 어느 선생님의 귀촌일기
민들레 | 부모님 | 2011.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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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교사 생활 18년차, 2년만 더 버티면 노후걱정 없이 교사연금을 탈 수 있는 안전한 직장을 버리고 시골로 간 여자가 있다. 남편과 단둘이서, 사춘기 아이들은 달랑 도시에 남겨 독립시키고, 교사직과 연금 그리고 자식에 대한 집착까지 모든 걸 내려놓았다. 경상북도 문경의 산골마을 모래실의 빈집을 얻어 선생님이 아닌 ‘꿩집 새댁이’로 새 삶을 시작한 박계해. 마흔 중반의 배울 만큼 배운 여자 그리고 남을 가르치는 일에만 이골이 나있던 전직 여선생님은 학교 담장이 멀고 높기만 했던 산골 할머니 할아버지들 틈에서 진짜 공부를 시작한다.

새로운 삶의 대안으로 농촌을 선택하는 사람들의 고민은 늘 시골에 가면 ‘뭐해 먹고 살 것인가’와 ‘어디에 살 것인가’에 집중된다. 하지만 정작 시골로 들어가 보면 마을 사람들과 어떻게 어울려 지내는가가 먹고 사는 일보다 중요한 것임을 금세 깨닫는다. 작가는 서로 다른 가치관과 처지와 조건 속에서도 어떻게 어우러져 함께 살아가야 하는지 온몸으로 보여준다.

  출판사 리뷰

남자의 귀농이 아닌 여자의 귀촌 이야기_꿩집 새댁이가 된 전직 여교사

“남편이 귀농을 선언했을 때, 나는 열여덟 권째 교무수첩을 절반쯤 쓰고 있었다.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아이들을 기만해서 생계를 유지하던 나는 망설임 없이 이삿짐을 쌌다. 떠나기로 한 바에야 떠난다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중요하지 않았다. 승용차를 타고 음악회에 가는 대신 마늘을 까며 라디오를 듣겠다는 정도의 각오를 했을 뿐 생계에 대한 뚜렷한 준비를 한 것도 아니었다.”_본문 가운데

도시의 팍팍한 삶을 버리고 농촌으로 가는 사람들 이야기는 이제 새로울 게 없다? 여기 교사 생활 18년차, 2년만 더 버티면 노후걱정 없이 교사연금을 탈 수 있는 안전한 직장을 버리고 시골로 간 여자가 있다. 남편과 단둘이서, 사춘기 아이들은 달랑 도시에 남겨 독립시키고, 교사직과 연금 그리고 자식에 대한 집착까지 모든 걸 내려놓았다. 경상북도 문경의 산골마을 모래실의 빈집을 얻어 선생님이 아닌 ‘꿩집 새댁이’로 새 삶을 시작한 박계해. 마흔 중반의 배울 만큼 배운 여자 그리고 남을 가르치는 일에만 이골이 나있던 전직 여선생님은 학교 담장이 멀고 높기만 했던 산골 할머니 할아버지들 틈에서 진짜 공부를 시작한다. 시도 때도 모르던 철부지가 메밀은 콩을 거둔 후에 씨앗을 뿌려야 한다는 것, 맛난 꽃버섯과 치명적인 독버섯을 가려내는 법처럼, 학교에서 가르쳐주지 않던 산 지식들을 배운다.

제초제를 맹신하는 어른들 잔소리에 시달리면서도 ‘게으른데다 풀이 예쁘기까지 해서 걱정’인 도시내기. 그래도 동네 초상을 치를 때면 군말 없이 달려가 열심히 부침개를 부치고, ‘다음은 내 차례’라는 넋두리를 달고 사는 노인들 손발이 되어 잔심부름과 충실한 운전수 노릇까지, 누구보다 바지런하게 움직인다. ‘젊은 우리가 뭐 머슴인가’ 하며 종종 삐치기도 하지만 특유의 낙천성과 친화력으로 모래실 마을사람이 되어 동네 할머니 할아버지들한테서 ‘회장님(부녀회장)’과 ‘교수님(노인대학 교사)’으로 통하게 된다.

발랄하고도 애잔한 한 여자의 귀촌일기_먹고 사는 일보다 중요한 ‘어울려 살기’

새로운 삶의 대안으로 농촌을 선택하는 사람들의 고민은 늘 시골에 가면 ‘뭐해 먹고 살 것인가’와 ‘어디에 살 것인가’에 집중된다. 하지만 정작 시골로 들어가 보면 마을 사람들과 어떻게 어울려 지내는가가 먹고 사는 일보다 중요한 것임을 금세 깨닫는다. 박계해는 서로 다른 가치관과 처지와 조건 속에서도 어떻게 어우러져 함께 살아가야 하는지 온몸으로 보여준다. 고단하면서도 즐거운 그의 귀촌살림을 들여다보면, 귀농자들은 봄이 가까워지면 맞은편에서 다가오는 어른들을 마주칠 일이 겁난다고 한다. 책 속 귀농자들의 푸념이다.

“우리는 너무 지치지 않으려고 일부러 농사를 적게 하는데 어른들은 땅을 놀리기 싫으니 힘에 부치면서도 포기를 못하는 거야.” “조심해야 돼, 도와줄 땐 좋아하지만 습관 들면 당연히 다 해 줘야 되고 나중엔 안 해주면 욕까지 먹는다니까.” “또, 누군 해주고 누군 안 해 줄 수도 없고… 마을 사람들이 죄다 노인들이니 참 갈수록 산이다.”

하지만 이웃과의 차이를 존중하면서도 살뜰하게 서로를 모시고 챙기는 이들은 결국 제초제를 맹신하던 동네 어른들의 생각을 바꾸는 데 결국 성공한다. 만 원짜리 노난매(논안매) 제초제 한 병이면 될 걸 5만 원이나 들여 우렁이를 사다 논에 푸는 귀농자들에게, 그 우렁이 잡아 술안주나 하자던 어른들도 이제는 함께 유기농 벼농사를 짓고 있다. 그 결실은 희양산 우렁쌀(http://cafe.daum.net/urungssal/) 이란 브랜드로 소비자들과 나누고 있기도 하다.

새 집 짓는 대신 빈집에 깃들어 사는 여유

“걸레를 몇 번씩 빨아서 닦아도 모래가 서걱이던 방바닥, 전기장판을 깔고 결혼할 때 해 온 유일한 혼수인 색동이불을 덮고 나란히 누워서 믿어지지 않는 현실을 확인한다며 서로 꼬집고 난리를 쳤다.”_본문 가운데

전원 속에 그림 같은 집 한 채를 손수 짓고 싶은 꿈은 귀농자뿐만 아니라 도시인들의 로망이기도 하다. 그런데 도시와 같은 기반시설이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은 시골에 새집을 지으려면 소소한 환경파괴를 아주 피할 수는 없다. 그래서 최근에는 새집 대신 시골의 빈집을 고쳐 사는 일이 친환경적인 귀촌의 모범으로 주목받고 있다. 박계해는 시골로 가면서 ‘집을 갖지 않겠다!’고 선언한 독특한 남편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마을의 빈집을 얻어 살기 시작했다. 그런데 온전히 내 것이 아닌 빈집이 오히려 큰 선물을 안겨 준다. 빈집은 도화지 같다. 밑그림부터 새로 그릴 수 있는 여백이 아주 많은. 빈집에 깃들어 사는 동안 자신이 비운 것만큼 새것으로 가득 채워졌기 때문이다. 자기 집을 짓는 데 들일 에너지를 마을사람들을 위해 아낌없이 쓰면서 인생 2막을 활짝 열 수 있었던 힘은 모두 빈집에서 나왔다. 돈을 버느라 아등바등 하지 않고, 꼭 필요한 일들만 하면서 자연과 사람들과의 만남을 즐기면서 삶의 깊이를 더해간 이야기는 삶에서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새삼 생각하게 한다.

“빈집의 굴뚝에선 연기가 피어오르고, 꽃이 피고 새가 울고 바람이 불고 눈이 내렸다. 마음의 짐을 내려놓고 자연의 품속에서 위로받았던 시간들. 보여주기 위한 모습이 아니라 꾸밈없이 정직한 나로 살았던 날들이었다. 새로운 곳에 와서 나는 다시 한 번 인생을 살았다. 좋을 때도 있었고 괴로울 때도 있었다. 인생은 그런 것이다.”_본문 가운데

“내비둬, 다 알아서 해!”_빈집 부부의 특별한 교육법

“우리가 시골로 가기로 했을 때, 도시에 남겠다던 아이들은 아홉 평짜리 원룸을 얻어 독립했다. 처음에는 내가 자주 드나들며 살림을 돌보아주었지만 차츰 발걸음이 뜸해지고 나중엔 명절에나 만나게 되었다. 아이들 집에 오가는 횟수는 통장의 잔고와 비례했다. 빈집으로 이사 준비를 할 즈음, 국도변에서 기름이 떨어진 순간에 느꼈던 불안이 현실이 되어가고 있었다. 아이들의 열악한 살림을 한 번도 잊고 지낸 적이 없지만, 무인도에서 살아남은 로빈슨 크루소처럼 어떻게든 각자 살아남으면 된다고 자위했다. 우리는 그것이 아이들의 자립심을 기르게 하는 태도라 믿었고, 승희 씨와 나는 자녀교육에 관한 문제로 다툰 적이 없다.”_본문 가운데

품안에 자식을 끼고 도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는 사실은 사춘기의 아이들과 복닥거리는 부모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한다. 하지만 자식을 떼어놓는 일은 아이들뿐 아니라 어른에게도 두려운 일이다. 어찌 보면 매정하리만치 용감해 보이는 엄마 아빠의 선택에 대해 훗날 딸과 아들은 스스로 쟁취해 낸 값진 독립선언 같은 것이었다고 맹랑한 고백을 하기도 했다. 산골마을 빈집에 깃들어 가는 부모나 도시에 남아 단칸방으로 독립을 시작한 어린 딸과 아들의 경험 모두 “각자 독립적인 인간으로 살아가는 힘을 길러주었다는 것”이다.

모래실 빈집에서 쓴 일기장에 마침표를 찍은 뒤에도, 박계해는 다시 새로운 빈집을 찾았다. 그 사이 만화를 공부하던 딸은 만화잡지에 등단을 하면서 생활비를 줄이겠다는 생각으로 엄마 품으로 돌아왔고, 연극배우가 꿈이었던 아들은 서울에 있는 대학의 연기학과에 입학했다. 사십대였던 부모는 오십대가 되었고 시골로 내려올 때 열네 살이던 딸은 스물세 살, 열두 살이던 아들은 스물한 살이 되었다.

  작가 소개

저자 : 박계해
경상남도 하동 악양에서 태어나 자연의 품에 뿌리를 내리고 자랐다. 열한 살 때 뿌리는 두고 몸만 뽑혀 도시로 온 뒤로 더 이상 자라지 못했다. 18년 동안 교사로 있으면서 교무실보다는 교실에서 아이들과 있는 것이 마음 편했다. 아이들이 예뻐서 실컷 예뻐했고 예쁜 아이들에게 미안해서 학교를 떠났다. 2002년 경북 문경 산골 모래실의 빈집을 얻어 남편과 단 둘이 귀촌하면서, 십대인 아이들을 일찌감치 독립시켰다. 지금은 교사 시절 극단 활동 경험을 살려 연극을 통해 아이들과 어른들을 두루 만나고 있다. 산골에 와서 시작한 천연염색은 읍내에 가게를 열 정도가 되었다.

  목차

들어가며

첫 번째 이야기 살러 와줘서 고맙다
첫날밤
이사 떡
차오르는 기쁨
우리 아주머니
뭐 해먹고 살라고
쇠죽
빌린 논 칭찬 받은 값
상갓집 국밥
꽃무늬 버선
타도 되여? 니, 누고?
처녀 몸으로
사과꽃
머슴 부리듯
새댁이 말 잘 듣그레이
비 오기 전에
얼마나 한심해여
콩산 할머니
정들어가나 보다
모내기
비요일
돌이와 돌순이
단오 잔치
치실 할머니
사랑에 빠진 돌순이
논일 밭일 이슬 맞은 약쑥 밭매기 논매기 울타리
고추밭
민간요법
솔잎 효소
노난매, 논 안 매 장날
산딸기가 지천인데
시도 때도 모르고
오줌 싸는 돌
다슬기
오디 소도 열무가 먹고 싶구나
갑자기 옮겨와서 놀랐지
정들자 이별
뭐든 때가 맞아야
논물 동문서답
소야, 미안해
몰래 하는 걱정
늙은 시동생
빗소리 오줌소리
건강검진
물도 안 나오는데
소풍
노루 발발이 아주머니
싹싹 깎아 삔져여
왜 심었을꼬
비가 그치기만
뻐꾸기 너무 도회적인 생각
부부 간첩
누명을 벗으리라
샘물 할머니
낭만새

두 번째 이야기 사실은 매우 좋다
캠프를 열자
피 뽑기
돌순이의 모성애
캠프 준비
좋은 어른들 가득한
꽃버섯 따기
약 팔아 약 지어 먹고
미스 광
상자 속 아이들
더 못 줘서 미안해
다 독버섯이라니
발발이 아주머니
마음에 없는 소리
애틋한 자매
꽃보다 송이
매우 좋다
성스런 도토리 줍기
염색은 내 놀이
샘물 할머니 생일날
아들이 동거를 한다고
아이들 입장에서 보면
풀이 그리워 왔는데
물 한 방울 못 먹고
연극 교사로
얼마나 불쌍해여
다음엔 내 차례
어이구 술술 잘 끄네
들녘 다방 아이들 맘 내 맘 따로
우리 또한 그럴 것
어른들 몰래 만나서
추억 만들기
고물 장수
이렇게 좋은 날
진수 씨 결혼식
돈 버니라고?
노인대학을 열다
장날 구경
김치 냉장고 때문에
다라나 갖고 와
배추가 얼까 봐
쥐도 살아야 하는데
배추가 도로 밭으로 갈라
경찰차 태워줄게
또 부침개 부치러
공공근로
죽는 게 걱정
리허설
땔감 해주고 밥 먹고
모두가 무대의 주인

세 번째 이야기 우린 날마다 한 생을
신세 갚기
눈 치우기
정월
대보름
눈 내린 밤
또 하루가 가는기라
왜 태어나
당신 잘났어 그날이 그날 같은데
나가 고물이여
기력이 떨어지는 어른들
자식보담 나아여
전기가 나가고
눈이 되돌아가는 소리
녹는 모습도 제각각
바람 선생님
방학은 싫어요
어미 소 딸 소
교수님 안녕하세요
살아만 줘도
선물로 받은 바다 냄새
도마뱀
억울한 심부름
마음은 빤한데
뒷문과 앞문
스리랑카 아가씨 마누리
본체만 구하면
투표하는 날
아! 회장님
고추밭 신경전
들깨 심어 병 나고 들깨 팔아 병원 가
고기 먹으러 와여!
인디언 농법
백화상회
감잎차
오월이 지다
점점 눈을 감는 아버지
아직 막도 안 올랐는데
기도
제발 저대로 가셔야
이 산의 주인은 바로 나
애인이면 좋겠어
정분 나려는데
누구나 꽃이 피었습니다
녀석은 네 살
땅에 떨어진 자두
벼들이 잠을 설쳐
이것이 축제
풀약 때문에 내가 못살아
날마다 한 생을
잠든 참에 그대로 갔으면
불나방
콩새 천사
참 잘했어요

네 번째 이야기 빈집 그들 지금은
모래실 어른들
봄이 아빠
새벽 아빠
갑구 씨
노인대학 연극반
희양산 우렁쌀
우리들

닫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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