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리뷰
고독과 애처로운 마음, 그 안에서 끝내 발현하는 인간의 따스함이 느껴지는 색다른 매력의 도시. 이 책이 그 도시의 적절한 분위기 파악서가 되기를 바라며 내심 좋은 건 콩 한 쪽도 나눠 먹는 심정으로 그 도시의 따뜻함과 인정을 직접 가서 겪어보는 분들이 많아졌으면 조금 더 좋겠다.
인파를 거슬러 일찍 집으로 돌아가는 길, 저만치 앞에 큼지막한 덩치의 세인트버나드가 앉아 있었고, 그 앞에 커다란 덩치 때문인지 선뜻 다가가지 못하는 다섯 살 남짓한 꼬마가 서서 만져봐도 되냐고 주인에게 묻고 있었다. 괜찮다며 주인이 웃고, 그런 주인을 따라 세인트버나드가 웃고, 그 뒤로 왕관을 쓴 수많은 사람들이 길을 따라 내려오고 있었다. 바르샤바의 크리스마스는 그렇게 저물어 막이 내렸다.
마치 영겁의 세월을 건너 환생하기라도 한 사람마냥 수백 년의 시간과 그 시간이 누볐을 한국과 폴란드 사이의 평야와 대지가 그날, 엉뚱하게도 배춧잎으로 싼 고기를 앞에 두고 무겁게 내려왔다가 떠났지만 생각한다고 알 수 있는 일이 아니니 나는 이내 잊었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이지예
연세대학교에서 서양사와 국문학을,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에서 비교문학을 공부했다. 영화가 좋은 마음에 글을 볼 수 있고 문장을 지을 수 있다는 재주 하나를 들고서 어떻게든 영화 언저리에라도 있어보려 했다. 그렇게 외화 프레스키트 번역을 시작했고 이제 햇수로 4년 차. 영화가 좋고 이야기가 좋으니 함께할 수 있다면 모든 것은 그것으로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