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19세기 초, 남자들은 여자들에게 ‘히스테릭’하고 ‘신경질적’인 성향이 내제되어 있다고 믿었다. 육체를 옭아매고 정신을 흐리게 하는 ‘휴식 치료법’으로, 변화를 주장하는 여성들의 목소리를 제압할 수 있다고 믿었다. 불평불만이 많아서, 아내답지 못해서, 엄마답지 못해서, 바라는 게 많아서, 여러 여성은 ‘휴식 치료법’의 대상자가 되었다. 수많은 총명한 지성이 그렇게 스러져갔다.
샬롯 퍼킨스 길먼의 자전적 소설은 억압으로 인해 지성이 스러지는 과정을 생경하게 그렸다. 정신 이상의 원인과 발단을 생생하게 나타낸 문학은 독자의 마음에 큰 울림을 주었다. 차별의 주체가 되는 남자들 스스로가 여성의 인권을 침해하고 있음을 깨닫게 했다. 결국 ‘휴식 치료법’이 잘못된 치료 방법 이었다는 고백을 받아냈다. 당시 여성을 억압했던 수많은 장치가 있었지만, 그 중 하나를 무너트린 것이다.
출판사 리뷰
젊은 부부는 아내의 정신적 환기를 위해 시골 마을 외딴 대저택에서 여름을 나기로 한다. 아내에게는 절대적인 휴식이 처방되었고, 통풍이 잘되고 채광이 좋은 꼭대기 층 넓은 방이 배정되었다.
“이토록 세심하게 돌봐 주는데 은혜를 아는 사람이라면 응당 감사한 마음을 가져야 할 거야.”
완벽한 휴식을 위해 모든 지적 활동을 금지하고, 오롯이 휴식만을 취하게 했건만, 아내의 증세는 깊어져만 간다. 그러나 저명한 정신과 전문의인 남편은 아내의 상태가 호전되어 있다고 호언장담 한다.
“당신은 정말 좋아지고 있다니까? 당신은 느끼지 못할지도 모르겠어. 하지만 내가 의사잖아.”
사랑하는 남편이 자신을 위해 만들어 준 출구 없는 감옥에서, 아내의 신경을 거슬리게 만드는 것은 바로 한쪽 벽을 뒤덮은 누런 벽지다. 그 무엇도 신경쓰지 않아야 하는 휴식의 감옥에서, 벽지에 대한 생각은 깊어져만 가는데.
“벽지 무늬에는 반복되는 부분이 마치 눈동자 같아. 징그럽게 뒤집힌 둥글넓적한 눈이 모가지가 부러진 것처럼 축 늘어진 채로 나를 노려봐. 끊임없이 계속되는 그 무례한 눈빛에 나는 몹시 화가 나. 맹랑하게 부릅뜬 눈은 온 천지에 있어. 위로, 아래로, 사방으로, 배를 바닥에 바짝 붙이고 기어 다녀.”
자신의 이상 증세를 눈치 챈 아내는 남편에게 제발 떠나자고 애원을 하는데. 남편은 아내의 요청을 들어줄 것인가. 아내는 남편의 정성으로 건강한 정신을 되찾을 것인가.
출판사 서평
수천 명이 죽어나간 대학살 보다는 단 한명의 죽음을 더 슬프게 느낀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철저하게 현실을 반영하는 통계보고서 보다 작은 순간을 포착하는 예술이 사람의 마음을 더욱 효과적으로 움직이는 것은 바로 그 때문일지 모른다.
19세기 초, 남자들은 여자들에게 ‘히스테릭’하고 ‘신경질적’인 성향이 내제되어 있다고 믿었다. 육체를 옭아매고 정신을 흐리게 하는 ‘휴식 치료법’으로, 변화를 주장하는 여성들의 목소리를 제압할 수 있다고 믿었다. 불평불만이 많아서, 아내답지 못해서, 엄마답지 못해서, 바라는 게 많아서, 여러 여성은 ‘휴식 치료법’의 대상자가 되었다. 수많은 총명한 지성이 그렇게 스러져갔다.
샬롯 퍼킨스 길먼의 자전적 소설은 억압으로 인해 지성이 스러지는 과정을 생경하게 그렸다. 정신 이상의 원인과 발단을 생생하게 나타낸 문학은 독자의 마음에 큰 울림을 주었다. 차별의 주체가 되는 남자들 스스로가 여성의 인권을 침해하고 있음을 깨닫게 했다. 결국 ‘휴식 치료법’이 잘못된 치료 방법 이었다는 고백을 받아냈다. 당시 여성을 억압했던 수많은 장치가 있었지만, 그 중 하나를 무너트린 것이다.
21세기에는 남녀가 이미 평등하며, 여성만을 막아서는 유리천장 따위는 없다고, 그러니 페미니즘은 결국 남성 혐오 아니냐고 묻는 사람들이 있다. 지금까지 경험해 본 적이 없기에 존재하지 않는다고 단정하는 것만큼 자신의 무지를 증명하는 행위가 또 있을까. 페미니즘은 남성 혐오가 아니다. 여성 인권 신장을 위해 목소리를 내는 행위이다.
이 작품은 문학이라는 장치를 사용하여 여성 인권 신장을 이루어 낸, 19세기 페미니즘의 성공 사례인 것이다.
누런 벽지 표지 그림 해설
표지 그림 <경계 해제-나는 나의 경계를 해제한다>에는 소설 누런 벽지(The yellow wallpaper)에서 작가가 묘사한 데로, 군데군데 뜯겨져 따로 서 있는 것 같은 한 폭에 겉으로 보이는 무늬 아래 그림자처럼 나타나는 부풀어 오른 곡선과 만취로 이지러진 일종의 타락한 로마네스크처럼 과장된 동작이 있는, 빛에 따라 변하는, 방사적인 듯 대각선으로 연결된 듯 수평으로 이어진 듯 미역 줄기인 듯 파도인 듯 제멋대로 뻗어 나가는 현란한 밑 무늬가 있고, 위로 아래로 움직이는 눈동자가 있고, 기어 다니는 손이 있고, 전체를 가로지르는 띠 장식이 있고, 곰팡이를 연상시키는 꽃 모양 아라베스크 스타일 쇠창살 무늬가 있는 누런색 벽지와 목을 조르는 듯한 1890년대 디자인의 드레스를 입은, 나약하고 불안 증세를 보이는, 제대로 생각을 하는 것조차 힘들어진, 하루 종일 무기력하게 누워 천장을 바라보는, 벽지를 바라보는, 쇠창살을 그러쥐고 세차게 흔들어 대는, 뚫고 나오려고 애쓰는, 영화 멜랑콜리아(Melancholia 2011)의 저스틴처럼 정신의 아픔 속에서 사람들에게 행복을 강요받는, 그림 슭_가시밭길(Bank_Road of Thorns 2014)처럼 자신이 만든 것인지 타인에 의한 것인지 알 수 없는 정신의 가시밭길을 기어 다니는, 자신의 경계를 해제하려는 여인이 있다.
월간내로라
'월간 내로라'는 영한대역 고전 단편을 매월 한 권씩 보내드리는 구독 서비스입니다. 바쁜 일상 속에서도 충분히 생각하고 사색할 수 있도록,깊지만 짧은 고전 단편을 선정하고 번역하여 보내드립니다. 영미권에서 토론의 재료로 널리 사용되는 이야기를 내어드리기 때문에 독서 모임에 딱 알맞습니다. 비대면 시대에 발맞추어'월간 내로라 토론카페'를 열었습니다. 함께 읽을 때, 우리는 이야기 속에서 우리 자신을 찾아낼 수 있을 것입니다. 책을 통해 더 나은 세상이 열리기를 기대합니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샬럿 퍼킨스 길먼
19세기 후반부터 20세기 초반까지 여성의 경제적 독립을 주장했던 페미니스트이자 사회 개혁가. 1860년 7월 3일, 코네티컷 하트퍼드에서 태어난 길먼은 친척 집을 전전하는 불안정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정규 교육은 4년밖에 받지 못해서 주로 독학으로 공부했고, 대학을 다닐 때는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명함 화가, 가정 교사 등 다양한 일을 했다.1884년에 예술가 찰스 월터 스테트슨을 만나 결혼했고, 다음 해 딸을 낳고 몇 년간 심각한 산후 우울증에 시달리다가 ‘휴식 요법’을 처방받아 지적 활동을 제한당했다. 이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월간 문학 잡지인 <뉴 잉글랜드 매거진> 1월 호에 단편 소설 <누런 벽지(The Yellow Wallpaper)>를 실었다.1894년에 남편과 공식적으로 이혼한 후 딸과 함께 캘리포니아 패서디나로 가서 왕성한 저술 활동을 시작하며 사회 개혁 운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1896년에는 워싱턴 DC에서 열린 미국 여성 참정권 협회의 대회와 영국 런던에서 열린 국제 사회주의 노동자 회의 모두 캘리포니아 대표로 참가했다.대표적인 저서로는 단편 소설 <누런 벽지>, 여성은 경제적 자유를 확보해야 진정한 자유를 얻을 수 있다고 주장한 논문 <여성과 경제(Women and Economics)>, 페미니즘 유토피아를 다룬 장편 소설 <허랜드(Herland)>가 있다. 1909년에는 월간 잡지 <선구자(The Forerunner)>를 창간하여 사설, 비평, 서평, 시, 단편 소설, 장편 소설 등 다양한 글을 썼다. 《내가 마녀였을 때》에 실린 작품들 또한 모두 <선구자>에 실린 작품이다.1932년 1월, 길먼은 말기 유방암 진단을 받았다. 불치의 환자에 대한 안락사 옹호자였던 그는 그로부터 3년 후 1935년 8월 17일, 스스로 목숨을 끊어 75세에 생을 마감했다.1960년대 여성 운동이 등장하며 길먼의 작품은 다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1993년 시에나 연구 기관에서 실시한 여론 조사에서 20세기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6위에 선정됐고, 1994년에는 미국 여성 명예의 전당에 올랐다.
목차
누런 벽지를 쓴 이유
누런 벽지
첫 번째 일기
두 번째 일기
세 번째 일기
네 번째 일기
다섯 번째 일기
여섯 번째 일기
일곱 번째 일기
여덟 번째 일기
아홉 번째 일기
열 번째 일기
열한 번째 일기
샬롯 퍼킨스 길먼
휴머니즘
휴식치료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