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이자 세계 최고(最古)의 금속활자본인 <직지>의 역사적 가치와 의의를 계승하고 발전하는데 기여하기 위해 제정한 직지소설문학상 9회 대상 수상작이다. 심사위원들로부터 직지에 관한 상상력의 범위를 확대했다는 평가를 받은 연세영 작가의 『직지의 부활』은 직지의 반환을 둘러싼 외교전과 그 이면에 감추어진 비밀의 추적을 중심으로 과감하고 거침없는 플롯과 흥미진진한 서사가 펼쳐진다.
미스터리 기법을 활용한 전 세계를 넘나드는 박진감 넘치는 구성과 다채로운 사건은, 직지를 650년 전의 과거에 머물지 않고 현대로 불러와 생생하고 강력한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게 만든다. 집필 내내 프랑스국립도서관에 있는 직지를 가져오고 싶었다는 저자는 오랫동안 품고 있던 하늘과 부처는 직지를 어떻게 품게 되었을까? 하는 화두의 답이 바로 ‘직지의 부활’이라고 이 소설을 통해 말하고 있다.
출판사 리뷰
대상작으로 선정한 연세영 작가의 장편소설 <직지의 부활>은 직지에 관한 상상력의 범위를 한층 확대했다는 데 주목하였다. 직지 반환을 둘러싼 외교전과 그 이면에 감추어진 비밀의 추적을 중심으로 과감하고 거침없이, 때로는 다소 황당하다 싶을 정도로 플롯을 흥미진진하게 진전시킨다. 미스터리 기법의 활용, 전 세계를 넘나드는 사건의 규모 등 작품 전반에서 넘치는 에너지가 독특한 흡인력을 발생시킨다. 650년 전 직지를 제작하던 과거에만 머물지 않고 오랜 시간을 뛰어넘어 현대를 배경으로 다채로운 사건을 펼쳐냄으로써 직지에 관한 새로운 상상력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는 점에 특히 공감하였다.
-심사위원 : 김호운 김창식 이광복 장두영 전영학
아주 평범한 일상이었다. 아침에 자전거로 출근하고 점심때는 도서관 직원들과 샌드위치를 먹었다. 가끔 도서관 사서에게 커피를 사주며 알찬 근무 시간을 보냈다. 주변 사람에게 늘 미소를 아끼지 않았다. 추앙까진 아니어도 존경을 받았다. 직원에게 어려운 일을 시키지 않았고 화장실 청소원에게도 살갑게 대했다. 3년 전, 도서관에 도둑이 들었을 때도, 16세기 희귀한 지도가 사라졌을 때도 의심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언제부터 전 세계 문화재에 손을 댔는지 모른다. 기억이 어렴풋. 한 10여 년 전부터인 것 같다. 로마시대 때의 파피루스 성경을 살짝 오려내 집에 몰래 가져온 적 있었는데 그때의 쾌감을 잊을 수 없었다. 아마도 그때부터 도벽이 시작된 것 같다. 사서부터 시작해 도서관 연구원, 사무처장을 거쳐 고위직으로 오르기까지 이중적 삶을 아는 사람은 없었다. 낮엔 품위 있는 얼굴로 사람들을 대했지만 책을 훔칠 땐 절도의 악마가 됐다.
수감자들이 보내는 편지엔 행간이 있다. 교도관들이 편지를 검열하기 때문에 있는 그대로 쓰는 수감자는 없었다. 서씨의 편지를 해석해보니 윤곽이 잡혔다. 책에 관심 있다면 노력하겠다는 말은 책에 관심 있다면 판매할 의향이 있다는 것. 세종대왕 위인전은 1만 원 짜리를 의미하고 오천 원 짜리 두 묶음은 1억을 뜻했다. 우표를 사달라는 것은 우표를 보라는 말이었다. 겉봉에 있는 우표를 살짝 뜯어 뒷면을 보니 깨알 같이 적힌 숫자가 있었다. 서씨의 전화번호였다. 어느 정도 돈만 준비된다면 직지를 찾을 수 있다는 희망이 생겼다. 1억이 아니라 100억이라도 직지를 구할 수만 있다면 아까울 게 없었다.
특호와 일행은 공항 근처에 있는 ‘명가뜰’이란 곳에 가서 한식을 먹고 귀가했다. 이제 재영과 특호는 청주로 내려가 ‘직지심체요절’의 상권을 마저 취재하기로 했다. 처음 출간 당시, 직지는 상. 하권이 있었지만 쁠랑시에 의해 하권만 프랑스에 가게 되었고 상권은 오리무중이었다. 하권 첫 장도 어느 때부턴가 사라졌다. 그래서 특호는 그 상. 하권의 출처와 직지의 위상을 청주에서 찾고 싶었다. 춘열과 성준이 사진을 고르고 편집할 무렵, 특호와 재영은 출장 신청서를 내고 청주행 고속버스에 몸을 실었다. 하권은 프랑스국립도서관에 있으니 이제 행방이 묘연한 상권을 다시 찾아보고 싶었다. 다행히 청주로 가기 전 편집국장이 직지를 복원하고 명맥을 잇는 활자장 전화번호를 줬다. 천군만마를 얻은 기분이었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연세영
서울 태생. 중앙대학교 예술대학 회화과를 졸업했다. 경향신문 기자. 이투뉴스 문화부장, 스타데일리뉴스 문화전문기자, 비즈니스리포트 부국장. 뉴데일리스타 편집국장을 역임했다.1989년 첫 시집 『그에게로 향한 작별』을 냈다. 『그 흔한 우리얘기(1990)』, 잘난데는 눈꼽만큼도 없는 너를 좋아하고 싶다(1992)』, 『스타통통 이야기(1994)』, 『아이들은 더이상 대통령을 꿈꾸지 않는다(1996)』, 『사랑할 즈음의 풍경들(1998)』, 『대중음악돋보기(1998)』, 『숨바꼭질 하다 잠이 들고(2001)』, 『시낚는 어부는 꿈없는 마을에 별이 된다(2006)』, 『가야국 핸섬한 악사처럼(2007)』, 『눈물로 간한 소금기둥 세우라(2007)』, 『외딴 섬으로의 유영 (2009)』을 출간했다.2006년 제3회 랭보문학상을 수상했다. 2008년 문예지평 시 부문 '신인상'을 수상했다. 2015년 계간문예 소설 부문 '신인상'을 수상했다. 25-26대 한국문인협회 위원, 계간문예 중앙위원, 대한적십자사 홍보대사로 활동하고 있다.
목차
작가의 말
희대 절도범의 두 얼굴 / 10
모종의 거래 / 14
야만의 시대 / 32
기자로 가는 길 / 40
펜의 설움 / 46
직지로의 첫 항해 / 54
적진에 뛰어들다 / 76
쁠랑시는 틀렸을까 / 85
너무도 역설적인 / 90
낙인의 구한말 / 98
탐사의 시작 / 145
최고를 찾는 여정 / 164
미로 속으로 / 174
진검 승부 / 190
길을 가리키다 / 194
탄소의 이름으로 / 204
새싹을 이기는 노목은 없다 / 211
1천 원의 쾌거 / 218
바람이 불면 풀은 눕는 것 / 231
그저 간절한 마음으로 하라 / 235
묘덕의 가없는 사랑 / 242
직지가 이은 인연 / 248
3개월 뒤 / 252
고향의 품으로 / 2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