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다름시선 1권. 홍의선 시인은 쉽게 잘 읽히는 시를 쓴다. 갈고 또 가는 절차탁마를 퇴고의 기법으로 하여 무수히 수정하면서 의미를 명증하게 한다. 작가는 주요 진술기법 가운데 하나인 기대 배반을 통한 반전으로 독자에게 웃음을 준다. 또한 시의 전반부는 서사가 많은 부분을 지배하지만, 마무리하는 연에서 급변 서정을 폭발시킨다.
출판사 리뷰
현대시는 현대미술만큼이나 난해하다. 시인만이 아는 암호들이 시를 장식하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시를 알기 위해 독자들은 시인의 기호학이나 암호해독을 공부해야 하는 이중고에 빠지기도 한다.
물론 그런 시들도 상징성이 있고 시로서 가지는 정체성이 있다. 다만 어려울 뿐이고 어렵다는 그 한 가지가 독자를 고충 속으로 밀어넣는다.
그렇다고 해서 시인들에게 암호같은 시는 쓰지 말고 모든 독자들이 이해하기 쉬운 시를 쓰라고 권유하거나 강제할 수도 없는 일이다.
그런 시들은 그런 시들대로 의미가 있고, 반면에 독자에게 쉽게 읽히는 시들은 그런 시들대로 의미가 있을 것이다.
상기하자면 김소월이나 윤동주나 박목월이나 조지훈이나 서정주의 시들이 어려워서 시로서의 가치가 있고 국민들에 의해 애송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이들 시인들의 시에는 리듬이 있고 쉽게 읽히지만 감히 범접하기 어려운 심연의 사유가 있고 또한 시적 상징이 있으며 독자와의 공감대가 있다. 그래서 좋은 시들이고 위대한 시인들이다.
2020년 《인간과문학》 시 부문 신인작품상으로 등단한 홍의선 시인은 쉽게 잘 읽히는 시를 쓴다.
그렇다고 그의 시들이 대충 쓰여진 것들은 결단코 아니다.
그는 갈고 또 가는 절차탁마를 퇴고의 기법으로 하여 무수히 수정하면서 의미를 명증하게 한다.
그런 과정을 거치면서 태어난 그의 시들은 독자들에게 아주 쉽게 읽힌다.
그래서 홍의선의 시를 두고 시인 공광규는 ①“이야기 시의 가능성”을 보여주며, ②“제목과 본문의 거리를 조정하여 독자
의 공감을 확장”시키는 능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덧붙여 그는 홍의선의 시에 세 개의 장점이 있다고 설명한다.
“첫째가 그의 거의 모든 시가 쉽게 잘 읽히고 시인의 의도가 명징하게 드러난다는 것이다. 요즘 난해 난삽한 진술을 쏟아내 독자들이 무슨 말인지 잘 알아내기 어려운 현재, 시단에 홍의선의 출현은 당연히 반가운 일일 수밖에 없다.
두 번째로 시 〈아내〉 등 대부분 시에서 보여주듯 홍의선은 주요 진술기법 가운데 하나인 기대 배반을 통한 반전으로 독자에게 웃음을 준다. 요즘 구성이 지나치게 평범하거나 밀도 낮은 진술로 긴장이 떨어져 시 읽기의 즐거움을 잃어버린 시대에 홍의선은 다른 시인들이 갖지 못한 큰 미덕을 가진 시인임에 틀림없다.
세 번째는 극적이고 서정적인 마무리 방식이다. 시의 전반부는 서사가 많은 부분을 지배하지만, 마무리하는 연에서 급변 서정을 폭발시킨다.”
이렇게 홍의선이 갖고 있는 시의 여러 가지 장점과 미덕들은 시인의 천진한 경험과 관찰, 깊은 사유에서 시작된다.
기대배반을 통한 반전은 그의 시가 가지는 특징이고 장점이다.
우리의 삶은 아이러니의 연속이다. 지금 내가 굳게 믿었던 것이 얼마 못 가 무너지기도 하는 것이 현실이다.
홍의선의 시들은 한 작품 안에서 그 시간의 길이를 단축하여 기대배반을 이루고 독자들을 허탈함 또는 깨달음으로 인도한다.
또한 그는 서정시인이다. 서사로 시작해 서정으로 마무리하는 재능을 그는 갖고 있다.
따지고 보면 세상은 서사이지만 그것에 반응하는 우리의 정서는 서정이다.
홍의선은 시는 사물을 묘사하는 서사의 능력과 함께 그것에 반응하는 시인의 서정의 능력을 부각해 독자들의 공감대를 이끌어낸다.
그래서 그의 시를 읽는 이들은 “어! 나도 그랬는데.”라며 공감하게 된다.
유한근 문학평론가는 이를 두고 “홍의선의 시는 기존의 리얼리티를 지향하는 시인들과는 변별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주목받
을 수 있다. 시 영역의 확장성뿐 만이 아니라 현실적인 삶에 대한 깊은 사유 때문이다.”라고 평가한다. 유한근 평론가는 홍의선의 시평에 대해 “쓸모없음의 시학, 쓸모있음으로의 확장”이라는 제목을 붙였는데 그의 시는 한국의 현대시들이 지닌 시학을 무력화하는 독특함이 있는데 그것이 새로운 쓸모있음을 만들어낸다는 의미로 읽힌다.
작가 소개
지은이 : 홍의선
산 높고 물 맑은 봉화에서 태어났다. 중학교 졸업 후, 사관학교를 꿈꾸며 김천고등학교에 진학했으나, 이런저런 사정이 겹쳐 휴학과 복학을 했고 결국 자퇴하고 말았다. 고졸 검정고시 합격 후, 공무원이 되어 동사무소에 발령을 받았으나, 맡은 실무가 맞지 않아 곧 그만두었다. 계명대학교 영어영문학과 재학 중 학비지원 군장학금을 받았기에 졸업 후 학사장교로 5년간 해병대에서 복무하였다. 제대 후에 학원 강사를 하다가, 교직에 몸담았으며 2013년 성급하게 명예퇴직을 선택했다. 인천대학교 교육대학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했으며, 인천대학교 대학원 영어영문학과 박사과정은 수료에 그쳤다. 인천 부평에 살고 있으며, 부천시 진영고등학교에서 근무하고 있다. 2020년 《인간과문학》 시 부문 신인작품상으로 등단했다.
목차
제1부 | 일곱 살과 여덟 살 사이에서
파리와 나의 거리 13
귀뚜라미와 거미 14
구기자 15
부엉이와의 인연 16
밥알·1 17
일곱 살과 여덟 살 사이에서 18
운명 20
여린 풀들 21
매미소리 22
모과 23
가을 산에서 24
자전거 바퀴 25
애쓰며 오는 너 26
수첩 생각 27
딴청부리는 구름 28
항의 29
가을 구기자 30
까만 피멍 32
때 34
혹 하나가 있는데 35
제2부 | 쓸만한 물건
종이지도 39
자화상 40
느슨하게 42
밥알·2 44
술멍 45
쓸만한 물건 46
아내·1 47
아내·2 48
앨범을 펴다 50
할머니 51
식당에서 52
링거 주사 54
덤 56
초가을 57
실패 58
떡갈나무를 보며 59
어린잎 60
다섯 이웃 61
봉투 62
덕분에 64
제3부 | 별빛, 눈물방울
기차 인연 69
자취방 주인 70
낡은 사진 속 풍경 조각 72
전화번호부 수첩 74
둘레길을 걸으며 76
반려 라디오 78
한라산 애인 80
썩은 물 81
별빛, 눈물방울 82
세월 84
얼굴 표정 85
문고리 86
파란 마음 88
바람이 전하는 말 90
안개에 갇힌 적이 있다 92
낙엽들의 대화를 들었다 94
첫사랑 95
떡 하나가 뭐라고 96
부부 인형 98
발라드를 들으며 100
제4부 | 통행료
임진강은 말한다 103
공원에서 104
균형 105
하나님 106
고무나무 107
현수막을 보며 108
1975 109
짠 물떡 110
전망대에서 112
친목회 113
홍도 만물상과 나 114
건강검진 116
빨간 자동차 118
아침 하늘을 보다 120
산악회에 가입했더니 121
통행료 122
금강산 건봉사에서 123
감추고 싶은 기억 124
시소 타기 126
그 무엇으로 127
평론 | 쓸모없음의 시학, 쓸모있음의 몽상 _ 유한근 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