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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교 너머의 아름다움
현암사 / 최광진 (지은이) / 2021.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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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암사
소설,일반
최광진 (지은이)
한국인의 미의식을 조명하는 기획으로 ‘소박’을 주제로 다루고 있다. 중국의 예술 문화는 놀라울 정도로 섬세하여 고도의 인위적 기교가 느껴지는가 하면, 때로는 육중하고 거대한 규모에서 숭고미가 느껴진다. 화려한 색채와 아기자기하고 세련된 장식을 좋아하는 일본의 예술 문화도 ‘소박’과 거리가 먼 것은 마찬가지다. 이에 비해 한국은 동아시아 삼국 중에서 가장 소박한 문화를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여기에는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고자 한 한국인의 지혜가 담겨 있다. 만약에 ‘소박의 미학’으로 미술사를 조명한다면, 한국은 분명 세계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나라가 될 것이다. 이러한 소박의 미학을 이해하지 못하고 숭고의 미학으로 한국 미술을 본다면 매우 초라하고 기교가 부족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야나기 무네요시가 한국 미술을 “무기교의 기교”라고 표현했듯이, 소박의 미학으로 한국 미술을 본다면 자연을 중시하는 절제되고 심오한 미의식에 경탄하게 될 것이다. 예술작품은 어떠한 미학적 안경으로 보느냐에 따라 가치가 전혀 달라진다. 이 책을 통해 자연 친화적인 소박의 미학을 알게 된다면, 한국 예술이 분명 새롭게 다가올 것이다.책을 내며 서장│‘소박’이란 무엇인가 1장 자연과 어우러진 건축의 소박미 풍수지리│건축의 절반을 차지하는 ‘터’의 미학 정원│자연의 구릉과 풍광을 품은 쉼터 한옥│자연과 소통하는 생활 공간 석탑│불교의 정신성을 추구한 추상 조각 2장 자연을 담은 공예의 소박미 고려청자│무한한 우주를 상징하는 청색 모노크롬 분청사기│천진하고 자유분방한 표현주의적 감성 조선백자│자연의 근원으로 환원한 백색 모노크롬 막사발│일본에서 신격화된 조선의 사발 목가구│방에서 살아 숨 쉬는 미니멀 가구 3장 자연을 탐한 문인화의 소박미 사군자│‘매난국죽’에서 배우는 군자의 덕성 화훼영모화│동식물에서 찾은 선비의 이상 산수화│자연의 기운과 공명된 마음의 울림 서예│글씨로 구현한 추사체의 추상 정신 4장 추상화된 현대 미술로 계승된 소박미 김환기│회화로 구현된 백자 달항아리의 멋 김종영│자연의 원형을 찾아가는 ‘불각’의 미 윤광조│무심으로 자연을 빚은 현대 도예 이우환│관계를 통해 무한을 여는 ‘여백’의 미학 맺음말│현대 사회의 문제들을 해결할 종합 백신 주 참고 문헌문명사적으로 새로운 성찰이 필요한 시대, 우리의 전통 미의식인 ‘소박’의 미학에서 우리가 헤쳐나갈 새로운 길을 만난다! 우리 건축, 공예, 문인화, 현대 미술에 생생히 살아 숨 쉬는 우리의 문화적 정체성과 소박미에 대한 깊이 있는 탐구 이 책은 한국인의 미의식을 조명하는 기획으로 ‘소박’을 주제로 다루고 있다. 요즘처럼 자본주의가 팽배하고 돈을 절대시하는 황금만능주의 시대에 ‘소박’이라는 주제는 왠지 사회적 요구와 동떨어져 보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우리는 지금 화려한 물질문명에 취해 정신없이 달려온 인간 문명을 반성하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다. 인간의 이기적인 욕심과 무분별한 개발로 생태계가 파괴되고 각종 환경오염과 기상재해로 생명을 위협받고 있기 때문이다.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코로나 바이러스도 사실 인간에 대한 자연의 복수라고 할 수 있다. 열대우림의 파괴로 서식처를 잃은 야생동물이 인간과 가까워지면서 박쥐 같은 야생동물을 숙주로 하는 새로운 바이러스가 인간에게 전해진 것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이처럼 오늘날 인류에게 닥친 절체절명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환경운동도 필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자연에 대한 인간의 근본적 태도가 변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인간의 문화는 애초에 자연의 위협과 공포에서 벗어나기 위해 시작되었고, 특히 인간 중심적인 서양의 문화는 자연을 인간보다 열등한 존재로 보고 정복의 대상으로 삼았다. 이성의 시대로 불리는 근대에는 자연을 이용하여 인간을 위한 물질문명을 발달시켰다. 이러한 인간 중심의 이기주의가 종국에는 자연의 분노와 역습을 불러왔고, 오늘날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지경까지 이른 것이다. 이 책에서는 이것이 오늘날 미학으로서의 ‘소박’이 우리에게 절실하게 요청되는 이유라고 말한다. 일상에서 흔히 사용하는 “소박하다”라는 말은 사치스럽거나 과하지 않고 검소하다는 의미다. 그러나 미학적으로 ‘소박’의 의미는 그보다 훨씬 심오한 자연에 대한 사유를 담고 있다. 저자는 이러한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고 실천할 수 있다면, 우리의 결정적 과오가 무엇인지를 깨닫고, 이를 보완하고 극복할 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 강조한다. 인간을 중시한 서양의 전통과 달리 동양은 전통적으로 자연을 중시하고, 자연에서 인간의 이상적인 모델을 찾았다. 특히 노장사상에서는 인위성을 배제한 ‘무위자연’의 경지를 인간이 따라야 할 최고의 도덕적 이상으로 삼았다. 『신약성경』의 핵심이 한마디로 ‘사랑’이라면, 『도덕경』의 핵심은 ‘소박’이라고 할 수 있다. 인위적인 기교와 화려한 장식에 익숙한 인간에게 자연은 미숙하고 졸렬해 보이지만, 그 스스로 완전하기에 노자는 ‘대교약졸(大巧若拙)’이라 했다. 노장사상은 비록 중국에서 체계화되었지만, 정작 중국의 예술 문화는 소박하지 않다. 놀라울 정도로 섬세하여 고도의 인위적 기교가 느껴지는가 하면, 때로는 육중하고 거대한 규모에서 숭고미가 느껴지기 때문이다. 화려한 색채와 아기자기하고 세련된 장식을 좋아하는 일본의 예술 문화도 ‘소박’과 거리가 먼 것은 마찬가지다. 이에 비해 한국은 동아시아 삼국 중에서 가장 소박한 문화를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여기에는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고자 한 한국인의 지혜가 담겨 있다. 만약에 ‘소박의 미학’으로 미술사를 조명한다면, 한국은 분명 세계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나라가 될 것이다. 이러한 소박의 미학을 이해하지 못하고 숭고의 미학으로 한국 미술을 본다면 매우 초라하고 기교가 부족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야나기 무네요시가 한국 미술을 “무기교의 기교”라고 표현했듯이, 소박의 미학으로 한국 미술을 본다면 자연을 중시하는 절제되고 심오한 미의식에 경탄하게 될 것이다. 예술작품은 어떠한 미학적 안경으로 보느냐에 따라 가치가 전혀 달라진다. 이 책을 통해 자연 친화적인 소박의 미학을 알게 된다면, 한국 예술이 분명 새롭게 다가올 것이다. 시대를 넘어 통용될 수 있는 ‘소박’이라는 미의식의 정수를 읽는다 이 책에서는 이러한 한국 특유의 소박미의 특징을 규명하기 위해 서장에서는 ‘소박’의 미학적 개념을 정의하고, 서양의 자연주의와 다른 ‘한국적 자연주의’라고 불릴 만한 특징들을 고찰했다. 그리고 ‘소박’의 미의식이 한국인의 의식주 문화에 어떻게 반영되었는지를 살폈다. 특히 과거 흰옷을 즐겨 입었던 한국인의 의상 문화, 담백함을 추구한 음식 문화에서 한국인 특유의 자연관과 소박의 미의식을 읽어냈다. 1장에서는 명당을 통해 자연과 인간의 이상적인 어울림을 추구한 풍수지리에서부터 정원, 한옥, 석탑에 이르기까지 자연과 더불어 소박한 삶을 영위하고자 했던 한국의 건축 문화를 다루었다. 서양 모던 건축의 영향으로 지금은 이러한 전통이 많이 사라졌지만, 한국의 전통 건축에서는 다른 민족과 확연히 구분되는 한국 특유의 자연 친화적인 소박미를 느낄 수 있다. 2장은 소소한 일상생활에서 자연과 교류하고 자연의 숨결을 느끼고자 했던 공예 문화를 다루었다. 특히 고려청자에서 분청사기, 조선백자로 이어지는 한국의 도자기는 실용성을 취하면서도 자연과 교류하고 타협하며 자연을 최대한 담아내려는 의지가 담겨 있다. 이러한 한국 도자기에서 현대 미술의 추상 정신을 읽어내고, 고려청자와 청색 모노크롬, 분청사기와 표현주의, 조선백자와 백색 모노크롬의 관련을 미학적으로 살펴본다. 그리고 조선 선비들의 문화와 철학이 담긴 목가구에서는 서양의 미니멀리즘 정신과 견줄 만한 절제된 소박미를 읽어냈다. 3장에서는 조선 선비들의 문인화를 다루었다. 시서화를 연마한 조선의 문인들은 장식과 기교를 멀리하고 시각 너머에서 작용하는 자연의 생동하는 기운을 느끼고 그 생명력을 표현하고자 했다. 군자의 덕성을 담고자 한 사군자화, 동식물에서 도덕적 이상을 꿈꾼 화훼영모화(花卉翎毛畵), 자연과 교류하고 기운생동하는 힘을 표현한 산수화, 그리고 서예를 통해 추상 정신을 구현한 추사체를 통해 자연을 탐한 문인들의 소박미를 살펴보았다. 4장에서는 이러한 한국 특유의 소박미가 현대 미술에 어떻게 계승되고 있는지를 장르별로 살펴보았다. 백자 달항아리의 미학을 회화로 계승한 김환기, 추사 김정희의 서예 정신을 추상 조각으로 계승한 김종영, 자유분방한 분청사기의 전통을 표현주의 도예로 부활시킨 윤광조, 문인화의 여백 개념을 설치미술로 구현한 이우환의 작품을 통해 한국 특유의 소박미가 현대 미술에서도 여전히 생생히 살아 있음을 보여준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소박’을 무언가를 아끼고 절약하는 의미 정도로 생각하지만, 미학적으로 ‘소박’은 그보다 훨씬 깊고 심오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소박’의 ‘소(素)’는 누에의 실을 뽑아 염색하기 전의 하얀 상태를 의미한다. 하얀 것은 밝은 빛을 상징하고, 빛은 모든 만물의 근원이자 존재의 본바탕을 의미한다. 그리고 ‘박(朴)’은 통나무 ‘박(樸)’에서 온 말인데, 벌채하여 다듬고 가공하기 전의 원래 상태를 뜻한다. 따라서 ‘소박’은 인위적으로 가공되기 이전의 자연스러운 본래 모습을 의미한다. 소박이 추구하는 미는 추와 대립해서 오는 상대적인 아름다움이 아니라 본성에서 나오는 천진한 아름다움이다. 본성은 ‘공(空)’의 상태이기에 무엇으로든 변할 수 있는 자유가 있다. 그러므로 소박미는 인위적 분별심이 생기기 이전의 본성의 자유이며, 텅 빈 충만의 세계다. 한식은 세계의 음식 중에서 가장 소박한 음식에 속한다. 음식이 소박하다는 것은 자극적이고 인위적인 조미료에 의존하지 않고 자연 그대로의 담백한 맛을 낸다는 것이다. ‘담백(淡白)’에서 ‘백(白)’은 희다는 의미이고 소박하다는 것이다. 자극적인 맛을 위해서 인위적인 재료가 가해지면 원재료가 지닌 본래의 맛을 잃게 된다. 그래서 한식은 인위적인 맛을 절제하고 담백함을 맛의 이상으로 삼는다.
한자학습 부수로 뛰어넘기
법문북스 / 송진면 지음 / 2013.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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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일반
송진면 지음
나무의 어두움에 대하여
소동 / 이난영 (지은이) / 2023.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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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동
소설,일반
이난영 (지은이)
팍팍한 도시민에게 전하는 식물과 나무의 위로. 나무의 어두움이 깊을 수록 인식의 품이 넓다. 우리도 품에 기대어 안식을 얻는다. 재개발 예정지 아파트 옥상에는 볕을 보며, 스트리폼 상자에 심겨 있는 식물과 물을 주는 사람들이 서로 인사를 하고 안부를 나눈다. 사람들은 저마다 작은 나무 한 그루씩 마음속에 품고 있다. 주머니 속 씨앗을 만지작 거리다보면 언젠가 나의 나무도 희망처럼 자라지 않을까? 사람들은 기도한다. 숨을 쉴 수 있게 도와달라고. 우리도 당신처럼 아름다워질 수 있게 도와달라고. 나무에게 기도한다. 도시는 개발을 피해갈 수 없는 숙명을 지녔다. 끊임없이 건물이 세워지고 나무가 잘려나간다. 도시의 성장만큼이나 사람들의 가슴에 뚫린 구멍도 커간다. 그 개발의 뒷면, 어두운 곳에 작은 생명들이 있다. 잘린 나무가 있고, 콘크리트 틈새를 뚫고 나오는 여린 식물이 있고, 옥상에서 식물을 키우고 함께 모여서 TV를 보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약해 보이지만 도시의 황폐를 감싸고 가슴 뚫린 사람들을 위로해주는 존재다. 나무의 어두움이 깊어야 그늘의 품이 더 넓어지듯, 도시를 다채롭고 깊게 하는 존재들이다. 이 책은 가슴에 구멍 하나 뚫린 채 살아가는 도시인들에게 녹색을 기억하라고 이야기한다. 벌판에 흐드러지게 피어난 들꽃, 돌담 틈새의 작은 풀, 고향 집 감나무, 혹은 나만의 거대한 나무. 무엇이든 마음속에 나무 한 그루 고이고이 간직하고 있을 테니 그걸 기억하고 떠올리며 숨을 쉬라고 한다. 그러면 식물이 당신을 위로할 것이라고. 글과 손그림으로 이뤄진 이 책은 녹색의 기억을 떠올리기 위한 기도를 담았다. 1부 나무의 어두움에 대하여 010 도시의 지평선 016 할머니와 꽃나무 022 이사 024 나무의 강제 이주 1 026 나무의 강제 이주 2 028 최후의 만찬 034 위험한 나무 038 단호박 괴물 042 가로수와 턱시도 046 봄 050 빗속의 풀벌레 052 나무의 어두움에 대하여 2부 골목길 끝의 나무 한 그루 070 골목길 끝의 나무 한 그루 076 수레국화 한송이 082 종량제 봉투와 꽃의 씨앗 088 버드나무 이정표 092 아이 러브 꽝하이! 096 뒷집 아저씨와 일렉기타 100 부동산 아저씨 102 골목 끝집 아저씨 105 덜컹덜컹 식물 트럭 108 계단 할머니 3부 옥상식물 공동체 122 꽃 할머니 128 감자꽃을 따고서 132 다 함께 일일연속극 136 고양이와 목련나무가 사는 빈집 140 골프삼촌 142 키 작은 할머니 146 민들레 아주머니 150 박스 할아버지 154 집착을 버려라 158 노상방뇨 하하 162 옥상식물 공동체 166 나무와 태풍 4부 나무가 된 사람들 172 나무가 된 사람들 174 비자림로 숲 이야기 5부 녹색에 대한 기억 206 녹색에 대한 기억 208 나를 찾아온 하늘소 212 내가 처음 뿌리내린 날 214 분홍빛 앵두나무 218 쑥갓꽃 구경 222 친구의 식물 상자 225 동사무소 창문 228 아빠의 난초 232 어렸을 때 그린 나무 6부 호주머니 속 씨앗들 238 슈퍼 아주머니의 달맞이꽃 244 풀잎 하나를 그리는 일에 대하여 248 삼림욕 252 호박꽃 여인 254 잔가지 떨어진 날 256 식물이 주는 위안 264 옆집 아주머니의 화분들 268 왕관을 쓴 나무 270 우리의 기도 278 호주머니 속 씨앗들팍팍한 도시민에게 전하는 식물과 나무의 위로 “우리도 당신처럼 아름다워질 수 있다면.” 크레인이 지평선을 이루는 도시 도시는 개발을 피해갈 수 없는 숙명을 지녔다. 끊임없이 건물이 세워지고 나무가 잘려나간다. 도시의 성장만큼이나 사람들의 가슴에 뚫린 구멍도 커간다. 그 개발의 뒷면, 어두운 곳에 작은 생명들이 있다. 잘린 나무가 있고, 콘크리트 틈새를 뚫고 나오는 여린 식물이 있고, 옥상에서 식물을 키우고 함께 모여서 TV를 보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약해 보이지만 도시의 황폐를 감싸고 가슴 뚫린 사람들을 위로해주는 존재다. 나무의 어두움이 깊어야 그늘의 품이 더 넓어지듯, 도시를 다채롭고 깊게 하는 존재들이다. 마음속에 자신만의 나무 한 그루씩 키울 수 있다면 “어쩌면 사람들은 저마다 작은 나무 한 그루씩 마음속에 품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렇게 이 문명의 그늘을 견뎌내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 책은 가슴에 구멍 하나 뚫린 채 살아가는 도시인들에게 녹색을 기억하라고 이야기한다. 벌판에 흐드러지게 피어난 들꽃, 돌담 틈새의 작은 풀, 고향 집 감나무, 혹은 나만의 거대한 나무. 무엇이든 마음속에 나무 한 그루 고이고이 간직하고 있을 테니 그걸 기억하고 떠올리며 숨을 쉬라고 한다. 그러면 식물이 당신을 위로할 것이라고. 글과 손그림으로 이뤄진 이 책은 녹색의 기억을 떠올리기 위한 기도를 담았다. 나무가 품는 어두움의 위로 어둠이 깊을수록 안식의 품도 깊어진다 비바람이 세차게 불던 어느 날, 작가는 작은 새 한 마리가 나무의 어두움 속으로 날아들어 비를 피하는 광경을 본다. “아, 나무가 새들을 감쪽같이 보호해주고 있구나, 저 어둠이 새들을 안전하게 지켜주고 있구나” “그렇다면 우리도 더 어두워져도 괜찮겠구나”라고 깨닫는다. 이 책은 도시의 그늘과 나무의 어두움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러나 그 어두움은 작은 새가 날아들어 안식하게 하는 어두움이다. 도시 뒷골목의 나무 한 그루가 새의 안식처가 되는 것처럼, 나무의 그늘이 사람들에게 쉼을 주는 것처럼, 늙은 나무가 기댈 둥지를 제공하는 것처럼 어쩌면 쓸모없어 보이는 작은 존재들이 우리에게 위로를 준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약한 존재들이 약한 존재에게 건네는 위로다. 이 책은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꿋꿋하게 자라나는 작은 생명들을 기억하기 위한 작업이기도 하다. 작가 자신 또한 그랬다. 꿈과 현실 사이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었고, 많은 경험을 했다. 그 속에서 작가는 강해졌고 따뜻한 시선을 가지고 그들을 그려나가기 시작했다. 곧 없어질 마을공동체와 그곳의 식물과 사람들, 숲을 없애는 도로 건설을 막으려는 활동가들이 그렇게 이 책에 담겨졌다. 파괴돼가는 숲과 공동체에 대한 안타까운 시선 사람들은 끊임없이 숲과 공동체를 파괴해간다. 제주도 비자림로 숲처럼 도로 건설이라는 명목으로 오래된 숲이 아랑곳하지 않고 사라질 위기에 처하기도 한다. 어떤 이들은 이에 맞서 생업을 중지하고 숲에 사는 생명을 지키기 위해 나선다. 또 재개발 지역에는 작은 화분과 스티로폼 박스에 식물을 가꾸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가끔 옥상에서 만나 회의도 하고, 누군가 아프면 병문안을 가고, 혼자 사는 할머니 댁에 모여 함께 TV를 본다. 이 책에는 나무와 풀에 의지해서 살아가고 그들을 지키며 가꾸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따듯하게 담겨있다. “마을 공동체가 사라진다는 것은 그 안에 담긴 수많은 이야기도 함께 사라지는 것이다. 이야기가 사라진다는 것은 역사가 사라지는 것과 같고, 역사가 사라진다는 것은 곧 우리 자신이 사라지는 것과 같다”. 우리 모두에게 하나의 나무가 자란다. 내 호주머니 속 씨앗-우리도 당신처럼 아름다울 수 있다면 작가는 호주머니 속에 씨앗을 넣고 만지작거리며 자신의 키보다 수십 배 크게 자랄 나무를 상상한다. 누구에게나 호주머니 속 씨앗이 있지 않을까. 싹이 트고 가지가 나오고 아름드리 나무가 되고 깊은 쉼과 안식을 주는 나무. 그렇게 우리 모두에게 하나의 나무가 자란다. 아름다운 나무 하나씩 마음속에 품는다면 살아갈 만하지 않을까. 우리는 모두 아름다운 존재니까, 하고 이 책은 이야기한다.
니모나
f(에프) / 노엘 스티븐슨 (지은이), 원지인 (옮긴이) / 2020.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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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에프)
소설,일반
노엘 스티븐슨 (지은이), 원지인 (옮긴이)
아프리카 종교와 철학
지만지(지식을만드는지식) / 존 음비티 지음, 장용규 옮김 / 2012.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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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만지(지식을만드는지식)
소설,일반
존 음비티 지음, 장용규 옮김
케냐의 신학자 존 음비티가 쓴, 아프리카 신앙과 사고 체계를 종합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아프리카 종교에 대한 입문서. 아프리카인을 이해하려면 그들의 시간에 대한 개념을 이해해야 한다. 아프리카인의 사사와 자마니라는 시간 개념에는 현재를 중시하는 아프리카인의 사상이 담겨 있다. 어렵지 않게 쓰인 ≪아프리카 종교와 철학≫을 통해 아프리카인의 시간, 스피릿, 마술, 악 등에 대한 기본 개념에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해설 지은이에 대해 아프리카인의 시간에 대한 개념 잠재적 시간과 실제적 시간 시간 계산과 연대기 과거와 현재, 미래에 대한 개념 역사와 선사의 개념 시간과 관련된 인생의 개념 죽음과 불멸 공간과 시간 시간의 미래 영역을 확장하거나 발견하기 영적 존재, 스피릿과 살아 있는?죽은 존재 신적 존재와 신의 동료 스피릿 살아 있는?죽은 존재 신비한 힘, 마술, 주술과 사술 악과 윤리, 정의의 개념 악의 기원과 속성 손해배상과 처벌 요약과 결론 옮긴이에 대해 <지식을만드는지식 천줄읽기>는 오리지널 고전에 대한 통찰의 책읽기입니다. 전문가가 원전에서 핵심 내용만 뽑아내는 발췌 방식입니다. ≪아프리카 종교와 철학(African Religions and Philoso- phy)≫은 케냐의 신학자 존 음비티가 1969년에 출간한 아프리카 종교에 대한 개괄서다. 이 책은 동부 아프리카의 스와힐리 문화권을 중심으로 아프리카 대륙 전역에서 수집한 민족지와 신화 등을 분석해 아프리카인의 일상에 녹아 있는 민간신앙의 구조와 행위, 사고관에 대해 기술하고 있다. 음비티는 1969년에 이 책을 출간하면서 학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본 번역본에서는 본문 중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되는 3장 ‘아프리카인의 시간에 대한 개념’(14쪽), 8장 ‘영적 존재, 스피릿과 살아 있는?죽은 존재’(16쪽), 16장 ‘신비한 힘, 마술, 주술과 사술’(10쪽), 17장 ‘악마와 윤리, 정의의 개념’(12쪽) 총 네 장을 번역했다. 3장 ‘아프리카인의 시간에 대한 개념’을 선택한 이유는, 본 저서를 통해 가장 중요한 시간 개념인 사사(sasa)와 자마니(zamani)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음비티는 아프리카인이 인식하고 있는 영적 개념이 사사와 자마니라는 시간 개념을 통해 이해 가능하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8장 ‘영적 존재, 스피릿과 살아 있는?죽은 존재’는 아프리카 민간신앙을 이해하기 위한 핵심 내용이다. 아프리카의 신앙 형태는 다양하지만 이들을 함께 묶을 수 있는 공통분모를 꼽으라면 단연코 ‘살아 있는?죽은 존재’라고 할 수 있다. 8장에서는 아프리카인의 삶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살아 있는?죽은 존재 이외에도 아프리카 사회에 현존하는 다양한 형태의 신적인 존재와 스피릿에 대해 논하고 있다. 이들 신적인 존재와 스피릿, 살아 있는?죽은 존재 등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3장에서 소개하고 있는 아프리카인의 독특한 시간 개념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함은 물론이다. 따라서 ≪아프리카 종교와 철학≫의 핵심 내용인 8장과 이를 이해할 수 있는 철학적 바탕이 되는 3장은 서로 유기적인 관계를 갖고 있다고 할 수 있다. 16장과 17장은 아프리카인들이 한편으로는 두려워하면서도 소유하고 싶어 하는 신비한 힘의 종류와 기능(16장),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한 아프리카인들의 독특한 윤리관(17장)을 설명하고 있다. 마술과 주술, 사술 등 신비한 힘은 아프리카인의 일상을 지배하는 초자연적 힘으로, 이들 사이의 구분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다만 이들 신비한 힘은 긍정적인 목적으로 사용하는가 아니면 부정적인 목적으로 사용하는가에 따라 ‘선한’ 행동과 ‘악한’ 행동으로 갈린다. 엄격한 구분은 될 수 없지만 일반적으로 마술과 주술은 긍정적인 측면이 강조되는 반면 사술은 부정적인 측면이 강조된다고 이해할 수 있다. 아프리카인은 이들 신비한 힘이 개인과 사회에 이로운 방향으로 사용되는가 아니면 해로운 방향으로 사용되는가 하는 데에 촉각을 곤두세운다. 여기에서 아프리카인의 독특한 윤리관이 등장한다. 음비티 스스로가 이해하지 못한다고 고백했던 윤리관의 논리는 사실 외부인의 관점에서 볼 때 당혹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음비티에 따르면 아프리카인에게 선과 악의 기준은 절대적이 아니라 상대적이다. 선과 악을 가르는 어떤 윤리적, 도덕적 절대 기준이 있는 것이 아니라, 어떤 행동이(신이나 스피릿에 의해) 처벌을 받을 경우 그것을 악한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우리가 악한 행동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아무런 영적 처벌 없이 지나간다면 그것은 악한 행동이 아닌 것이다. 예를 들어, 간음을 했어도 결과적으로 아무에게도 들키지 않고 어떤 영적 처벌을 받지도 않았다면 간음 행위는 ‘악한’ 행동이 아닌 것이다. 음비티에 따르면 아프리카인에게 있어 유일한 선과 악의 윤리적 기준은 공동체의 질서 유무이다. 아프리카인은 공동체의 질서를 깨트리는 행위를 악한 행위로 인식하고 있는 반면, 질서가 유지되는 한 어떤 행동도 용납될 수 있다는 태도를 취한다고 설명한다.
스킨십의 심리학
책비 / 필리스 데이비스 글, 한주연 옮김 / 2013.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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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일반
필리스 데이비스 글, 한주연 옮김
일상에서 쓰는 행복의 언어, ‘스킨십’의 놀랍고도 위대한 힘을 말하다 당신은 스킨십이 없는 환경에서 성장했는가? 가슴속의 공허함이 스킨십을 열망하고 있지는 않은가? 혹시 누군가가 당신의 스킨십을 기다리고 있지는 않을까? 다른 사람과 좀 더 편하게 스킨십을 주고받기를 원하는가? 스킨십을 통해서 당신의 삶이 어떻게 변화될지 알고 싶은가? 이 책 《스킨십의 심리학》은 부모 자녀 관계, 남녀 관계, 친구 관계 등 인생에서 맺는 모든 관계에 충분한 스킨십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건강한 생활과 원활한 소통을 위한 최소한의 스킨십부터, 좀 더 깊은 관계로 나아가기 위한 스킨십의 역할과 그 중요성을 역설하는 저자는 스킨십이 우리의 몸을 치유하는 신비로운 과정을 많은 이와 나누고자 이 책을 썼다. 나아가 유년기의 안정, 직장 생활의 활력, 성생활의 만족, 노년기의 웰빙을 위한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소개하고, ‘스킨십’이라는 도구를 통해 인간의 삶이 얼마나 획기적으로 변할 수 있는지에 대하여 명쾌한 해답을 내놓는다.들어가기 전에 프롤로그 1. 사랑의 스킨십 2. 스킨십을 느끼다 3. 아기에게 꼭 필요한 스킨십 4. 아기에게 해줄 수 있는 촉각 자극의 종류 5. 스킨십은 계속되어야 한다 6. 스킨십이 어려운 이유 7. 만약 스킨십이 없다면 8. 사랑 만들기 _ 섹슈얼 터치 9. 나를 치유하는 스킨십 10. 일터에서의 스킨십 11. 스킨십의 힘을 경험한 사람들 12. 이제 스킨십을 해볼까? _ 다양한 활동과 아이디어 에필로그 참고 문헌“스킨십이 없으면 마음은 고통을 느끼고 영혼을 시든다” 인생의 고통을 잠재우는 유일무이한 약, 스킨십의 모든 것 1982년 미 보건부의 조사에 따르면, 해마다 7백만 명이 넘는 환자가 피부 질환으로 병원을 찾으며 3백만 명이 각종 피부 질환으로 생업을 이어가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고 한다. 그리고 심적 불안이나 스트레스가 피부 트러블로 전이되어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이러한 질병은 백여 년 전부터 논의되어왔으며, 관련 학계에서는 이를 ‘신경피부염(neurodermatitis)’이라고 부른다. 1978년 한 피부과 의사가 환자 5천 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환자들이 앓는 질병의 대부분이 정신적 원인으로 발병한 것이라고 한다. 이 책 《스킨십의 심리학》은 이처럼 마음의 질병이 몸의 질환으로 이어지는 원리를 과학적으로 설명하고 그러한 현상의 가장 강력한 치유법인 스킨십, 즉 일상생활 속 ‘스킨십’의 중요성을 역설하는 책이다. 스킨십에 대한 저자의 강한 확신과 그를 뒷받침해주는 여러 구체적인 사례들은 설득력이 강할 뿐만 아니라 감동적이기까지 하다. 심리 전문 상담가 및 커뮤니케이션 컨설턴트로 크게 활약 중인 저자, 필리스 데이비스는 스킨십에 관한 심리학적ㆍ역사적ㆍ교육적ㆍ실제적 접근을 통해 매우 다양하고 구체적인 의견을 제시한다. 또한 책을 읽는 독자가 실제로 쉽게 응용할 수 있도록 일상생활에서 습관적으로 하면 좋은 스킨십의 기술, 피로 회복 및 기분 전환에 좋은 지압법 등을 실었다. 뿐만 아니라 부모의 스킨십이 아이에게 끼치는 영향을 상세히 기술했으므로 어린 자녀를 키우는 부모들에게도 좋은 지침서가 될 만하다. 인생의 행복은 사랑에서 시작되고, 사랑은 스킨십에서 시작된다 한국 사회는 스킨십에 관해 다소 보수적인 경향이 있다. 그런 분위기 탓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누군가를 ‘만진다’는 것 자체에 대해 약간의 편견과 조심스러운 태도를 갖고 있다. 심지어 연인에게조차 스킨십을 통해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는 것을 어색하게 여기는 사람들도 많다. 하지만 저자 필리스 데이비스는 가정 내에서든 직장에서든 지금보다 더 자주 ‘터치’ 하고 마음을 표현한다면 인생이 훨씬 행복해질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녀가 이 책을 통해 독자에게 전하는 메시지를 한마디로 압축하자면 ‘스킨십은 사랑’이라는 것이다. 동물들은 사람들에 비해 스킨십에 자유롭다. 그들은 아낌없이 서로를 보듬고 핥아준다. 새끼가 다치면 그 부위를 혀로 핥아주거나 품으로 감싸 안아준다. 한편 우리 주위의 부모들 중에는 아이가 다쳐서 돌아왔을 때 그저 약만 발라주면 충분하다고 여기거나 우는 아이를 다그치는 이들이 많다. 이 책은 당신이 스킨십에 대한 자유로운 인식과 그것의 가치를 일깨워주는 책으로써 당신이 정서적으로 좀 더 행복한 삶을 누리고 주변 사람들과 한결 친밀한 관계를 맺도록 돕는 책이다. 누군가에게 말로만 사랑한다고 한 적은 없는지, 먼저 다가가 사랑을 베풀 수 있었음에도 그렇게 하지 않은 적은 없는지,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것 그리고 남에게 사랑을 표현하는 것에 지독히 서툰 사람은 아닌지 이 책을 보며 스스로에게 물어보기 바란다. 그런 다음 당신의 가슴속에 잠들어 있는 사랑을 찾는 여행을 떠나라. 가슴속의 사랑을 발견한다면 그것을 밖으로 표현할 길도 찾게 될 것이다. 《스킨십의 심리학》은 당신이 그 길을 발견할 수 있도록 돕고, 그로써 당신의 인생이 사랑과 활력으로 충만해질 때까지 든든한 가이드 역할을 해줄 것이다.
청동정원
이미출판사 / 최영미 (지은이) / 2020.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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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일반
최영미 (지은이)
대학에 입학한 애린은 예쁜 옷과 맛난 음식에 탐닉하느라 밖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모른다. 어느날 학내시위를 목격하고 광주사태에 대해 알게 되며 애린은 운동권에 포섭된다. 운동권 선배인 동혁을 만나 재학 중에 동거를 시작하고 결혼한 애린은 동혁으로부터 신체적, 정신적 폭력을 당한 뒤 이혼을 결심한다. 이혼 이후 사회주의 원전 번역팀에 들어가 마르크스의 [자본]을 번역하며 민호를 알게 되는데….프롤로그 1장 아름답게 꽃 필 적에 2장 훌라훌라 3장 강을 건너 4장 아무도 위로해줄 수 없는 저녁 5장 쇠와 살 6장 누구도 해치지 않을 농담 에필로그 작가의 말 (개정판) 참고한 문헌4월에 이미 우리는 5월의 냄새를 맡았다 최영미 장편소설《청동정원》개정판이 출간되었다. 쇠붙이로 무장한 전경들이 교정의 푸른 나무들 옆에 서있고, 데모를 하지 않는 데도 용기가 필요했던 1980년대. 시대가 요구하는 삶을 살기에는 너무 여리고 순진했던 어느 청춘이 80년대를 이십대로 여성으로 살아낸 기억이 이 소설이다. 시대를, 남자를 잘못 만난 꿈 많은 소녀가 격변기에 온몸으로 저항한 가슴시린 이야기. 대학에 입학한 애린은 예쁜 옷과 맛난 음식에 탐닉하느라 밖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모른다. 어느날 학내시위를 목격하고 광주사태에 대해 알게 되며 애린은 운동권에 포섭된다. 운동권 선배인 동혁을 만나 재학 중에 동거를 시작하고 결혼한 애린은 동혁으로부터 신체적, 정신적 폭력을 당한 뒤 이혼을 결심한다. 이혼 이후 사회주의 원전 번역팀에 들어가 마르크스의 [자본]을 번역하며 민호를 알게 되는데…… 《서른, 잔치는 끝났다》의 시인 최영미가 등단하기 전인 1988년에 쓰기 시작해 26년이 지나서야 완성한, 싱그러우며 황폐했던 청춘이 아름다운 문장에 담겨있다. 1980년대를 다룬 소설과 영화와 드라마는 많지만《청동정원》만큼 생생하게 당대 삶의 풍성한 줄기와 이파리들을 보여주는, 역사 속에 묻힌 개인의 목소리를 들려주는 작품은 없었다. 시대의 격랑에 휩쓸려 만신창이가 되면서도 끝끝내 자기 자신이고자 몸부림쳤던 여자. 녹슨 그러나 여전히 빛을 잃지 않은 청동정원을 지금 이곳에 소환한다. 그때 그 시절을 모르는 젊음도 ‘청동’의 정원을 거닐며 삶의 의미를 확장할 수 있을 것이다. 사랑과 혁명의 불꽃이 지나간 자리에서 돌아보다 “4월에 이미 우리는 5월의 냄새를 맡았다. 전경(戰警)이 상주하는 살벌한 교정에도 봄은 왔다. 라일락 향기가 코끝을 간질이면 우리는 두근두근 어질어질 마음을 어디 두지 못했지.” 최영미의 장편소설《청동정원》개정판이 출간되었다. 쇠붙이로 무장한 전경들이 교정의 푸른 나무들 옆에 서있고, 데모를 하지 않는 데도 용기가 필요했던 1980년대. 시대가 요구하는 삶을 살기에는 너무 여리고 순진했던 어느 청춘이 80년대를 이십대로, 여성으로 살아낸 기억이 이 소설이다. 시대를, 남자를 잘못 만난 꿈 많은 소녀가 격변기에 온몸으로 저항한 가슴시린 이야기. 대학에 입학한 애린은 예쁜 옷과 맛난 음식에 탐닉하느라 밖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모른다. 바야흐로 ‘서울의 봄’ 대학가에서는 거의 매일 집회가 열렸는데, 남학생들과 어울리기를 어려워하는 애린은 자신을 보는 시선이 거북해 학생식당에 가지 않고, 여학생화장실에서 도시락을 먹고 있다. 짜장면과 파운드케익과 예쁜 옷에 빠져 헤어나오지 못하던 그녀는 1980년 12월의 어느날 학내시위를 목격하고 충격을 받아, 자신의 화려한 새옷이 부끄러워 가위로 찢어버린다. 운동권 선배인 동혁을 만나 재학 중에 동거를 시작하고 결혼한 애린은 동혁으로부터 신체적, 정신적 폭력을 당한 뒤 이혼을 결심한다. 이혼 이후 사회주의 원전 번역팀에 들어가 마르크스의 <자본>을 번역하며 민호를 알게 되는데…… 《서른, 잔치는 끝났다》의 시인 최영미가 등단 전인 1988년에 쓰기 시작해 26년이 지나서야 마침내 완성한, 싱그러우며 황폐했던 청춘이 밀도 높은 아름다운 문장에 담겨 있다.《청동정원》은 80년대적 삶에 대한 반성이라는 점에서 시집《서른, 잔치는 끝났다》의 소설 버전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이 소설을 위해 수많은 인물들을 인터뷰하고 자료를 수집한 작가의 꼼꼼하며 예리한 분석 덕에 우리는 80년대 학생운동권의 노선투쟁이라든가 ‘학림’과 ‘무림’의 주도권 다툼이 데모를 하지 말자는 데모로 이어지는 등 잘 알려지지 않은 진짜 역사를 만나는 재미도 쏠쏠하다. 소설에는 “자기 소원이 장갑차 한번 타보는 거라 장갑차에 올라가 광주 시내를 한바퀴 돌았다는 소박한 녀석”도 등장한다. 아주 치열한, 진지해야 하는 상황에서도 젊음의 치기가 발동한 그처럼 애린은 무모하고 대범하며 순진하게 자기 앞의 생을 헤쳐 나간다. 몰래 수녀원 담을 넘어 풀빵과 튀긴 고구마를 사먹고 돌아와 새벽기도를 바치고, 주전부리를 끊지 못해 수녀가 되는 길을 포기하는 그 귀여운 철없음에 독자들은 웃음을 터뜨리게 된다. 2013년에 <토닉 두세르>란 이름으로 문예지에 연재했고, 제목을 바꿔 2014년에 초판 발행한 소설을 수정 보완하여 이미출판사에서 개정판을 펴냈다. 오래 전 후배가 선물한 청동으로 만든 벽걸이장식을 보고 <청동정원>이란 시를 썼는데, 소설을 탈고한 뒤에 눈에 들어와 제목으로 삼았다. 쇠붙이로 무장한 전경들이 교정의 푸른 나무들과 겹쳐지는 소설에 어울리는 제목이다. 1980년대를 다룬 허다한 소설과 영화와 드라마가 존재하지만《청동정원》만큼 생생하게 당대 삶의 풍성한 줄기와 이파리들을 보여주는, 역사 속에 묻힌 개인의 목소리를 들려주는 작품은 없었다. 시대의 격랑에 휩쓸려 만신창이가 되면서도 끝끝내 자기 자신이고자 몸부림쳤던 여자. 녹슨 그러나 여전히 빛을 잃지 않은 청동정원을 지금 이곳에 소환한다. 그때 그 시절을 모르는 젊음도 ‘청동’의 정원을 거닐며 그 투명하고 차가운 거울에 자신을 비추어 보기 바란다. “역사는 집단의 기억, 문학은 개인의 기억을 다룬다. 역사보다는 문학이 더 깊게 시대를 드러낸다. 쇠와 살이 부딪치던 청동시대를 통과하며 어디에 있었든 자신의 방으로 돌아오면 우리는 모두 개인이었다. 개인의 기억이 때로 집단의 기억보다 정확하고 진실에 가깝다고 나는 믿는다. 대중과 언론은 맨 앞에 선 사람들만 기억한다. 그러나 뒤에서 이들을 밀어준 사람들이 없었다면 대오는 한 발짝도 전진하지 못했을 터. 역사 속으로 사라진 사람들, 그때 그 시절에는 묻혔던 작은 목소리들을 복원해 또렷이 되살리고 싶었다.” (「작가의 말」에서)스무 살의 자유는 축복이 아니라 재앙이었다(...)이십여 년의 시행착오를 겪고서야 나는 자유를 내 손바닥 위에 올려놓고 노는 법을 터득했다. 어째서 생판 남인 남자들이 내게 ‘형’이 되냔 말이다. 나는 여자니까, 나보다 일찍 태어난 남자는 나의 형이 아니라 ‘오빠’가 맞다. 사전적인 정의에도 맞지 않는 야만적인 관계를 내게 강요하는 저들이 이해되지 않았다. 나는 남학생 위주로 돌아가는 대학문화에, 위계질서가 뚜렷한 운동권의 문화에 쉽게 적응할 수 없었다. 그때나 지금이나 나는 언어에 아주 민감한 동물이다. 음식이든 책이든 한번 붙들면 뿌리를 뽑을 때까지, 지겨워질 때까지 하나에 골몰했다. 내 인생은 하나의 극단에서 다른 극단으로의 질주였다. 유년기에 극심한 허기를 경험한 자의 특징이라고 나는 이해한다.
지극히 사적인 프랑스
틈새책방 / 오헬리엉 루베르, 윤여진 (지은이) / 2019.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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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일반
오헬리엉 루베르, 윤여진 (지은이)
<비정상회담>의 패널로 활약한 오헬리엉 루베르의 프랑스 소개 인문서다.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방송 활동을 한 오헬리엉이 자신의 눈으로 바라본 프랑스를 소개하는 책이다. 알베르토 몬디의 《이탈리아의 사생활》, 에밀 라우센의 《상상 속의 덴마크》에 이어 틈새책방이 기획한 <지구 여행자를 위한 안내서>시리즈의 세 번째 책이다. 프랑스의 남녀 관계부터 특유의 개인주의, 프랑스의 미식 문화, 교육, 취향, 정치, 프랑스인의 정체성 그리고 오헬리엉이 추천하는 프랑스의 개성 넘치는 여행지를 담고 있다. 프랑스를 이해하는 기초가 되는 문화, 정치, 사회 전반에 이르는 지식을 한국인의 입장에서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주는 프랑스 해설서이자 인문서다.프롤로그 프랑스 남자, 프랑스 여자 68혁명이 바꾼 가족 미식의 나라는 의외로 까다롭지 않다 취향을 통해 나를 드러내다 무너진 계층 사다리 프렌치 폴리티쿠스 행정 지옥은 진행형, 복지 천국은 옛말 누가 프랑스인인가? 파리의 원심력과 구심력 프랑스의 밥벌이 고민 지극히 사적인 여행지 에필로그 *<JTBC> ‘비정상회담’ 오헬리엉 루베르의 프랑스 이야기 *냉정한 시선으로 환상을 걷어 낸 프랑스 인문서 *프랑스의 현재를 한눈에 보여주는 최신판 업데이트 오헬리엉 루베르의 ‘요즘’ 프랑스 이야기 <비정상회담>의 패널로 활약한 오헬리엉 루베르가 프랑스를 소개하는 인문서를 냈다. 《지극히 사적인 프랑스》는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방송 활동을 한 오헬리엉이 자신의 눈으로 바라본 프랑스를 소개하는 책이다. 알베르토 몬디의 《이탈리아의 사생활》, 에밀 라우센의 《상상 속의 덴마크》에 이어 틈새책방이 기획한 <지구 여행자를 위한 안내서>시리즈의 세 번째 책이다. 이 책은 프랑스의 남녀 관계부터 특유의 개인주의, 프랑스의 미식 문화, 교육, 취향, 정치, 프랑스인의 정체성 그리고 오헬리엉이 추천하는 프랑스의 개성 넘치는 여행지를 담고 있다. 프랑스를 이해하는 기초가 되는 문화, 정치, 사회 전반에 이르는 지식을 한국인의 입장에서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주는 프랑스 해설서이자 인문서다. 오헬리엉이라는 필터를 거친, 지극히 사적인 영역에서 바라본 프랑스는 우리가 가지고 있던 이미지를 완전히 바꾸어 놓는다. 프랑스인 특유의 낭만과 연애부터 정치, 사회, 경제에 이르는 모든 부문에 있어서 ‘요즘’의 프랑스는 우리가 머릿속에 심어진 그것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을 하고 있다. 그가 던지는 메시지는 ‘한국과 같은 고민을 하는 프랑스의 현실’이다. 우리는 프랑스가 세계를 선도하는 선진국, 복지와 사회 안전망이 확충되어 있고, 프랑스 대혁명의 전통 아래 인권을 존중하며, 똘레랑스를 통해 사회 통합을 하는 나라로 알고 있다. 낭만의 상징 파리, 세계 최고의 박물관 루브르, 패션의 중심지라는 문화 자본을 가진 화려한 나라라는 이미지 역시 마찬가지다. 그러나 프랑스인이 말하는 프랑스는 우리가 알던 프랑스가 아니다. 냉정한 시선으로 환상을 걷어 낸 프랑스 인문서 오헬리엉은 프랑스인의 연애와 낭만과 같은 흥미로운 문제부터 하나씩 환상을 걷어 낸다. 프랑스인이 로맨틱하다는 이미지는 사진작가 로베르 두아노의 <시청 앞에서의 키스>(1951)에서부터 시작되었다고 한다. 실제 프랑스 사람들은 생각보다 연인에게 연락을 별로 하지도 않고, 심지어 냉정하다는 소리도 듣는 경우도 있다. 복지제도가 잘 정비되어 있고 학비가 거의 들지 않는 나라라는 이미지도 허상이라고 지적한다. 프랑스인들의 행정 지옥을 겪고 나면 한국 행정의 효율성에 감탄하게 된다. 운전면허를 발급받기 위해 매트리스까지 동원해서 밤새 줄을 서야 한다는 걸 상상할 수 있을까? 교육을 받을 때 돈은 별로 들지 않지만, 실제 프랑스를 지배하는 엘리트들은 학비가 비싼 ‘그랑제콜’ 출신이 대부분이고, 그랑제콜 중 '국립행정학교 ENA'를 나오지 않으면 정치가나 행정가가 되기도 어렵다. 오히려 한국보다 훨씬 계층 이동이 어렵다. 무너진 계층 사다리와 경제 불황에 더해 이민자가 증가하고 있는 현실은 극우파를 현실 정치로 끌어올렸다. 오헬리엉의 설명을 듣고 있으면, 우리가 알던 프랑스와 현실의 프랑스가 가진 간극을 깨닫게 된다. 서구의 여러 나라들이 우리나라를 한국전쟁 때의 이미지로 인식하는 것처럼, 우리 역시 다른 나라들을 과거의 이미지로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이 간극을 메우는 과정에서 프랑스는 더욱 친숙하고 매력적인 나라로 우리에게 다가오게 된다. 현재의 프랑스를 반영한 최신 업데이트 먼 나라에서 가까운 나라가 된 프랑스 한국인들은 프랑스를 얼마나 알고 있을까? 아니 사실 외국에 대해서 제대로 알고 있는 경우는 거의 없을 것이다. 교류가 잦고 가까운 나라라고 하더라도 그 나라를 이해하려면 방대한 지식과 관심이 필요하다. 프랑스는 이런 면에서 우리나라 사람이 피상적으로 알고 있는 대표적인 나라 중 하나다. 프랑스의 낭만과 화려함, 복지와 교육제도 등은 선망의 대상으로 종종 우리 입에 오르내린다. 하지만 진짜 프랑스는 우리가 알고 있는 이미지와는 많이 다르다. 생각보다 로맨틱하지도 않고, 일반인들이 모두 패션 피플인 것도 아니다. 그네들도 젊은이들은 돈에 쪼들리고, 때로는 부당한 대우를 받기도 하며 취업과 돈 걱정에 하루를 보내는 이들도 많다. 성공해서 상류사회로 진입하는 건 언감생심이다. 우리만 프랑스를 오해하고 있는 건 아니다. 오헬리엉에 따르면 “먼 나라일수록 프랑스에 환상을 많이 가지는 것 같다”곤 하지만, 프랑스와 가까운 나라 역시 프랑스에 대해 우리와 비슷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그런 이미지가 어쩌면 여전히 프랑스를 빛나는 나라처럼 보이게 할 수도 있지만 오헬리엉이 말하는 프랑스는 사라진 제국의 휘광을 등에 지고 사람들에게 그림자를 보여주는 나라처럼 느껴진다. 오헬리엉이 이야기하는 프랑스 이야기를 듣다보면 자연스럽게 한국이 떠오른다. 고민의 지점이 무척이나 비슷하다. 교육을 비롯해 사회와 정치 전반에 걸친 문제들을 듣다 보면 한국 이야기와 흡사하게 들린다. 먼 나라의 선진국이었던 프랑스가 이제는 어깨를 나란히 하고 걷는 이웃나라처럼 느껴질 정도다. 하지만 오해해서는 안 될 부분이 있다. 오헬리엉이 우리에게 이런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프랑스를 비판하며 한국을 치켜세우기 위해서가 아니다. 그가 이야기하는 프랑스의 고민은 이제 곧 한국의 고민이 된다. 앞서 갔던 그들의 경험과 노하우 속에서 우리만의 길을 찾는 것은 곧 우리의 몫이 될 수밖에 없다. 이 책을 읽고 선진국 프랑스를 따라잡았다고 자랑스러워하기보다는 요즘 프랑스를 통해 우리가 무엇을 배울 것인지 살펴보는 게 더 유익할 것이다. 그리고 이를 통해 우리는 프랑스 업데이트를 해준 오헬리엉의 진심을 살펴볼 수 있게 될 것이다. 이 책에서는 프랑스의 변화를 이야기하면서, 있었다 없어진 것, 남아 있는 것, 그리고 최근에 생긴 것을 성실하게 보여 주고자 했다. 물론 내가 전하는 프랑스와 프랑스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가 절대 객관적일 수는 없다. 1980년대 프랑스 북쪽에서 태어난 남자라는 필터를 거쳤다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이 책의 제목이 《지극히 사적인 프랑스》인 이유이기도 하다._프롤로그 사귀기 전에는 서로 관심을 보여야 하니까 자주 연락하지만, 연애를 시작하면 메시지를 주고받기보다는 만나서 얘기하려고 한다. 그게 더 낫지 않을까? 이런 태도 때문에 한국인 연인 입장에서는 연락이 좀 부족하다고 느낄 수 있다. 나아가 ‘잡은 물고기에게는 먹이를 주지 않는다’라는 말을 떠올릴지도 모르겠다._프랑스 남자, 프랑스 여자
경운동 모란길
신인간사 / 변종제 (지은이) / 2023.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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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간사
소설,일반
변종제 (지은이)
저자는 4대째 내려오는 독실한 동학 천도교 계대교인이다. 1900년 동학 천도교에 입도한 증조부(휘암 번치정)를 시작으로 할아버지(문암 변대선)와 아버지(제암 변신영), 아들(운암 변종제)이 100년 이상 사람을 한울같이 섬기라는 ‘사인여천’(事⼈如天)과 ‘인내천’(⼈乃天) 정신으로 살아오며 우리나라의 대표적 종교인 천도교 교단 발전에 헌신해 왔다. 저자 가문의 원 고향은 평양이다. 분단 전 남쪽보다 천도교 교세가 더 강했던 북한에서 종법사 (증조부)와 교구장(조부) 등을 지낸 가문의 영향을 받으며 성장한 저자의 아버지도 학창 시절 천 도교 청년회 등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다 천도교에 대한 박해가 심해지자 1950년 단신 월남했다. 이후 서울에서 천도교 중앙대교당을 중심으로 중앙감사(1960), 중앙총부 종의원 사무장 (1963~1971), 중앙총부 종의원(1974) 등을 지내며 천도교의 교세 확장에 많은 역할을 담당했으나 1976년 교회 분규 사태 속에서 상대 쪽에서 동원한 폭력배에 의해 억울하게 희생됐다. 책은 아버지의 억울한 희생 과정을 담담하게 풀어내며 아버지의 유훈대로 교단 발전에 헌신하고자 하는 저자의 다짐을 담아낸다. 또 동학 천도교의 발전을 위한 여러 제안들을 가감 없이 쏟아내는 한편 천도교 교단사에 대해서도 깊이 있게 풀어쓰고 있다. 책 제목의 <경운동>은 천도교 중앙대교당이 위치한 서울 종로구 행정 지명이고 <모란>은 한국화 가인 저자가 즐겨 쓰는 화폭의 소재다.제1장 │ 오심즉여심(吾⼼卽汝⼼) 이순종 선생의 숙명적 쿠바인연 ․ 15 디지털 시대 ‘종이 잡지’의 존재 이유를 묻다 ․ 32 과거 행적에서 미래 희망을 찾다 ․ 46 천도교 종학대학원과 미네르바대학 ․ 62 후배 K의 고려인 며느리에 대한 심고(⼼告) ․ 72 순한글본 《용담유사》의 가치를 생각하다 ․ 84 제2장 │ 수심정기(守⼼正氣) 제1회 청년작가대상 수상자 이가연의 예술적 ‘동귀일체’ ․ 105 제2회 청년작가대상 수상자와 해암(海菴) 선생 ․ 120 도올의 수운시전(⽔雲詩展) 관람기 : 말씀에 취하다, 경지에 넋놓다 ․ 130 제3장 │ 사인여천 事⼈如天 첫 장을 열며 ․ 139 제1회 ‘인내천 서예문인화 명인 모심전’에 부쳐 ․ 142 신인간사 대표이사 취임 인사말 ․ 146 신임 종학대학원 총동문회장의 변 ․ 150 2023년 신년사 | 다시, 법고창신(法古創新)으로 ․ 154 타임캡슐 | 100년 후의 미래 동덕님께 ․ 160 칼럼 | 인내천운동연합이 비상하려면 ․164 일암 이경일 동덕과의 별리에 부쳐 ․ 168 신의당 이순종 회장님의 ‘뿌리찾기 운동’을 바라보며 ․ 174 제4장 │ 경전 아포리즘(Aphorism) ․ 181 제5장 │ 제암 변신영(濟菴 邊信英) 나의 아버님 제암 변신영 이야기 ․ 220 아버님의 유훈 ․ 250 청년 도정 변신영 ․ 254 새로운 출발에 새 의미를 ․ 262 새해에 바람 ․ 266 계획과 실천의 해가 됩시다 ․ 272 제암 변신영 도정 묘비 제막식 봉행 ․ 276안타깝게 작고한 1925년생 아버지와 1955년생 화가 아들이 나눈 47년만의 필담(筆談) 저자의 선친인 제암 변신영(邊信英) 선생은 1925년 평양에서 태어났다. 한국화가인 저자는 1955년 서울 태생이다. 30년 꼭 한 세대의 나이 차가 난다. 그 30년 사이에 대한민국의 굴곡진 현대사가 자리 잡고 있다. 일제 강점기가 있었고, 광복이 있었으며, 대한민국 정부수립과 동족상잔의 비극으로 일컫는 6.25 한국전쟁이 있었다. 그 아픈 역사가 평양 출신 아버지와 서울 태생 아들의 먹먹하고도 애달픈 부자 스토리 한 편을 만들어냈다. 책 제목 《경운동 모란길》은 저자가 사무치게 그리운 아버지와 묵묵히 걷고 싶은 상상의 길이다. 경운동은 천도교 중앙대교당과 수운회관이 위치한 서울시 종로구 행정 지명이다. ‘모란’은 한국화 를 전공한 저가가 종종 화폭의 소재로 삼는 붉은 꽃이다. ‘모란꽃’은 ‘부귀영화’ ‘왕자의 품격’, ‘호기’, ‘쑥스러움’ 등 여러 꽃말을 갖고 있다. 그중 저자가 가장 좋아하는 꽃말은 ‘쑥스러움’이 다. 말하자면 ‘경운동 모란길’은 저자와 아버지가 쑥스럽게 나누는 ‘눈빛 대화’의 길이다. 그래서 책의 부제를 ‘평양 출신 선친과 서울 태생 아들의 책 모퉁이 필담’으로 했다. 저자는 교동초등학교를 나왔다.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식 초등교육기관으로 1894년 9월 관립 교동왕실학교로 개교한 이 학교 역시 경운동에 있다. 저자는 ‘출판의 변’을 통해 아버지와의 추억을 이렇게 회고했다. “1968년 2월 교동초등학교를 졸업할 때 아버님과 사진을 찍었습니다. 아버님은 그날도 학교 지척의 천도교당에서 무슨 일인가를 보시다 졸업식장에 참석하셨을 겁니다. 그런 아버지의 모습은 거인이셨습니다. 하지만 저는 쑥스러운 표정으로 카메라만 응시하고 있었습니다. 아버님과의 ‘경운동 모란길’ 대화는 그렇게 시작됐고, 1976년 2월 환원하실 때까지 천도교 중앙대교당이 자리한 경운동 눈빛 대화가 집에서의 대화보다도 훨씬 많았다고 기억되고 있습니다. 아버님은 그만큼 거의 교회 일에만 매진하셨던 삶을 사셨습니다.” 저자는 현재 월간 《신인간》을 발행하는 (주)신인간사 대표이사다. 이 잡지는 1926년 4월 창간됐다. 저자의 선친이 두 살 되던 해에 태어난 셈이다. 잡지 《신인간》은 이들 부자를 이어주는 또 다른 끈이다. 이번 책도 저자의 선친이 1970년대 《신인간》에 발표했던 글과 50년가량의 시차를 두고 저자가 《신인간》 지면을 통해 2020년대에 발표했던 글들을 함께 묶은 에세이집이다. 저자의 집안은 1900년 이래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종교인 동학 천도교를 믿어왔다. 1900년 동학 천도교에 입교한 증조부(휘암 번치정)를 시작으로 할아버지(문암 변대선)와 아버지(제암 변 신영), 아들(운암 변종제)이 100년 이상 사람을 한울님같이 섬기라는 ‘사인여천’(事⼈如天)과 ‘인내천’(⼈乃天) 정신으로 살아오며 우리나라의 대표적 종교인 천도교 교단 발전에 헌신해왔다. 분단 전 남쪽보다 천도교 교세가 더 강했던 북한에서 종법사(증조부)와 교구장(조부) 등을 지낸 가문의 영향을 받으며 성장한 저자의 아버지도 학창 시절(평양 광성중-평양법경대) 천도교 청년회 등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다 천도교에 대한 박해가 심해지자 1950년 단신 월남했다. 이후 서울에서 천도교 중앙대교당을 중심으로 포덕백년기념 준비위원(1957), 중앙감사(1960), 중앙총부 종의원 사무장(1963~1971), 중앙총부 종의원(1974) 등을 지내며 천도교의 교세 확장에 많은 역할을 담당했으나 1976년 교회 분규 사태 속에서 상대 쪽이 동원한 폭력배에 의해 억울하게 희생됐다. ‘아버님이 환원하셨을 때 저는 고작 대학 1학년이었습니다. 그렇기에 당시 어떤 일이 어떻게 벌어졌는지 자세한 내막을 알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어느 정도 성장한 뒤 사회생활을 시작했을 때 시간이 허락할 때마다 국립중앙도서관을 찾아 당시 신문들을 찾아 뒤적이기 시작했습니다.(본문 231p)’ 저자는 아버지가 어떤 과정에서 억울하게 희생됐는지를 당시 신문 등 여러 자료를 통해 재확인하고, 교단 원로들을 찾아다니며 아버지가 어떤 분이었는지를 확인하는 과정을 거쳐 선친의 유 업을 담담하게 정리한다. 또 아버지의 유훈대로 교단 발전에 헌신하고자 하는 다짐도 담아낸다. 그밖에 동학 천도교의 발전을 위한 여러 제안들을 가감 없이 쏟아내는 한편 지난 시절의 천도교 교단사에 대해서도 깊이 있게 풀어쓴 책이다. 1926년 7월 10일 자 동아일보는 ‘조선종교 현황’ 특집 기사를 통해 천도교인 수가 200만 명이라고 보도했다. 조선 전체 인구가 2,000만 명을 밑돌던 시기였다. 즉 당시만 해도 열 사람 중 한 사람이 천도교도인 셈이었다. 같은 기사에서 집계한 기독교인 수는 35만 명이었다. 불교도는 20여만 명에 불과했다. 그들 종교와 비교했을 때 천도교인 숫자는 10배가량 많다. 이른바 한국 종교의 맏형 격이었다. 일제강점기 시절 인기리에 발매되던 대중잡지 〈삼천리〉 1930년 10월호 역시 천도교의 교세를 전하면서 천도교 교당 수가 군 단위 400개소, 면 단위까지 합치면 1,000개소 이상이라고 소개했다. 또 국내뿐만 아니라 도쿄와 런던, 미주 일대와 심지어 쿠바에까지 천 도교 교당인 종리원이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그 이전 1800년대 말 동학농민혁명 당시에는 그 세가 더욱 컸다. 당시 인구는 1천 50만 명에 불과했다. 그중 300만 명가량이 동학교도였다. 인구 열 사람 중 세 사람이 동학교도였던 셈이었다.(본문 174~175p)전후석 감독은 지난해 1월 천도교를 방문한 자리에서 이순종 선생에게 깊은 감사를 표했다. 신의당을 만나지 못했다면 영화의 완성도가 많이 떨어졌을 거라는 취지의 감사 인사였다. 그러면서 그는 대본을 쓰며 여러 자료를 뒤적였는데 임천택 선생이 언급될 때마다 천도교가 늘 같이 있었고, 인터넷을 통해 그 자료들을 파고들다 보니 임천택 선생 일가와 이순종 선생의 오랜 교류를 알게 됐다고 회고했다. 그 순간 나는 한국 최초의 영화잡지 을 떠올렸다. 이 잡지는 비록 한 차례 발간에 그쳤지 만 1919년 11월 방정환 선생님이 창간한 동학 천도교의 자랑스러운 또 다른 흔적이다. 1919년은 오늘날 한류 문화 콘텐츠의 가장 강력한 효자상품이 된 K-무비의 기념비적인 첫해였다. 그해 10월 27일 우리 자본으로 제작된 최초의 실사 영화 ‘의리적 구토’가 대중에게 첫 상영되며 한국영화 100년의 역사가 시작됐기 때문이다. 바로 그 한국영화 100년의 시원이 된 ‘의리적 구토’의 상영과 때를 맞춰 그해 11월 5일 프랑스 여배우 리타 졸리베를 표지로 내세운 한국 최초의 영화잡지가 창간됐다. 지난 설날 아침 나는 ‘미래는 아직 알 수 없지만 그래도 우리는 과거에서 희망을 얻는다’(The future is unknowable, but the past should give us hope)라고 했던 윈스턴 처칠의 명언을 떠올리며 동학 천도교의 100년 전 과거에서 국가와 우리 교단의 새로운 희망을 발견했다. 당시 우리 천도교는 민족지도자이자 교단의 중심체였던 의암성사님의 탁월한 영도력 아래 극악무도했던 일제에 온몸을 바쳐 항거했다. 그러면서 다른 한편으론 〈개벽〉 창간(1920) 등을 통해 민중 계몽 운동에도 적극나섰고, 중앙대교당 완공(1921)에 이어 지금으로부터 꼭 100년 전인 1922년에는 어린이날 선포와 여성잡지 〈부인〉 창간, 또 1923년에는 소년잡지 〈어린이〉 등을 발간함으로써 우리 민족의 신문화 운동을 적극 선도해 나가는 묵직한 족적을 남겼다.
아픔이 내가 된다는 것
파이퍼프레스 / 오지영 (지은이) / 2024.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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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일반
오지영 (지은이)
평범했던 열여덟, 갑작스럽게 고통이 찾아왔다. 4년이 지난 스물둘, 다시 시작된 통증으로 찾은 병원에서 여러 검사 끝에 얻은 병명은 희귀 난치병 타카야수 동맥염. 몸속의 모든 혈관이 좁아지는 병과 함께 지옥의 시간을 경험하며 친구가 될 수 있을 것만 같다가도, 증오하고, 미워하고, 또 마주했던 시간을 기록했다.1.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는 이 병과 친구다 원인을 알 수 없는 열 그래서, 네가 앓고 있는 병이 뭐였더라? 지상에서 지하까지, 지하에서 지상까지 혼자가 아니라는 것 2. 괜찮다는 말, 괜찮지 않다는 말 아임 파인 땡큐 앤 유? 괜찮을 거야 (아프지만) 괜찮아 오늘, 하나도 괜찮지 않다 3. 큰 병원으로 가보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그렇게 한 달이 지나갔다 드디어 이름을 알게 되었다 나에게 낙하산이 있으면 좋겠다 내가 할 수 있는 최고의 처방 4. 나는 이 병원의 첫 번째 환자였다 이 큰 병원에 단 한 명도 없었다 함께, 믿고, 항해한다는 것 친구가 되려면, 잘 알아야 한다 5. 마음까지 먹히지 않기 위해서 아플 때마다 존재를 다시 확인했다 그는 내게 미안하다 했다 밀물이 가면, 썰물이 찾아온다 무너지면 또 쌓으면 되지 6. 나는 생각보다 무서운 약을 먹고 있었다 악마의 약 친구는 나를 보았지만, 알아보지 못했다 원래의 나로 돌아가는 방법 7. 잘 자라는 말, 사랑한다는 말 수면제는 먹지 말고 옆에만 두세요 약을 먹지 않는 밤 사랑하는 사람의 잠을 빌어주는 일 잠든 얼굴을 바라보는 마음으로 8. 버티는 삶에 대하여 운이 없는 사람 혼자가 아니었기 때문에 오늘의 사랑을 말하기 버티는 사람들을 본다 9. 오늘도 무사히 일하기 위해서 아마 몰랐을 것이다, 내가 아픈 사람이라는 건 해봐야 알 것 같았다 왜 쓰러졌는지, 이유는 모른다 직접 생성하는 나만의 퀘스트 10. 가장 깊은 밑바닥에서 가장 높이 뛰어오를 수 있다는 것 삶에서 가장 치열했던 열아홉 내가 바랐던 단 하나 나에게만 의지해 다시 일어나기 너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어? 11. 모든 고통을 함께하는 사람 내가 살아가는 이유 그 자리에 있어 주어서 고맙다 내가 지금 너를 응원하는 이유는 큰 힘이 들지 않는 선에서 꾸준히 옆에 있어 주기 12. 네가 곧 나임을 계속해서 상처받으며 살아간다는 것 나는 내가 불쌍하지 않으니까 고통은 마주하는 것 작가의 말고통은 이겨내는 것이 아니라 마주하는 것이다. “이것 보라고, 나도 이렇게 살지 않냐고 말하고 싶지는 않다. 그저 인생에 갑자기 나타난 파도에 나의 경험이 하나의 부표가 될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이 글을 썼다.” 평범했던 열여덟, 갑작스럽게 고통이 찾아왔다. 4년이 지난 스물둘, 다시 시작된 통증으로 찾은 병원에서 여러 검사 끝에 얻은 병명은 희귀 난치병 타카야수 동맥염. 몸속의 모든 혈관이 좁아지는 병과 함께 지옥의 시간을 경험하며 친구가 될 수 있을 것만 같다가도, 증오하고, 미워하고, 또 마주했던 시간을 기록했다. 파이퍼프레스는 경험 논픽션 플랫폼 파이퍼의 출판 브랜드입니다. 지금 파이퍼에서 실시간 연재되고 있는 출간 예정작들을 먼저 만나 보세요. https://piper.so 아파하는 모두에게 힘을 주는 ‘버티는 태도’에 관하여. 인생은 행복을 좇는 과정이 아니라, 아픔을 마주하는 과정이다. 열여덟 살에 이유를 알 수 없는 고열에 시달리며 병원을 오갔던 오지영 작가는 5년 뒤 희귀난치병인 자가면역질환 타카야수 동맥염 판정을 받았다. 100만 명 중 2명이 걸린다는 이 병을 대학병원에서 처음 진단받은 그날부터 이름과 증상을 알아도 치료는 할 수 없는 병, 사라지지 않는 고통과 마주하는 삶이 시작되었다. 불시에 찾아오는 엄청난 통증과 사라지고 싶을 만큼 괴로운 나날에도 대학 입시를 준비하고, 이력서를 썼다. 업무 강도가 높기로 유명한 리서치업계에서 8년을 일했다. 증오하면서도 마주할 수밖에 없는 고통은 그렇게 삶의 동반자가 되었다. 작가는 ‘병을 빼고는 나를 말할 수 없다’고 썼다. 극복이 불가능한 일을 마주하면서, 버티는 법을 배웠다고 말한다. 이 책은 감동의 투병기나 인간 승리의 기록과는 거리가 멀다. 오히려 아픔을 버텨 내는 삶의 태도에 대한 기록에 가깝다. 작가는 고통으로 인해 빛나는 삶의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매일의 작은 기쁨과 사랑을 놓치지 않기 위해 애쓰게 되었다. 사라지지 않는 고통을 극복하려 하지 않고, 그저 마주하고 버텨 내는 것만으로도 스스로를 아끼고, 사랑하며 살아간다. 인생이 행복이기만 하다면 좋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연초마다 복을 빌며 행복을 목표로 삼고 나아가지만, 결국 맞닥뜨리는 건 행복보다는 불행에 가까울 때가 많다. 어쩌면 인생은 행복을 좇는 과정이 아니라, 아픔을 마주하는 과정인지도 모른다. 저자는 아픔을 마주하고, 그 아픔을 자신의 일부로 받아들인다면 오히려 더 멋진 풍경을 마주할 수도 있다고 말한다. 아픔을 안은 채로도, 아니, 아픔을 안고 있어서 더 아름다운 삶을 이야기한다.병을 앓는 우울함을 나열하며 읽는 이를 힘 빠지게 하려는 것은 아니다. 결론을 먼저 말하자면 나는 ‘타카야수 동맥염’ 이 아이와 친구다. 친구가 되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볼 꼴 못 볼 꼴 다 본, 엄청 친한데 또 가끔은 보기 싫고, 붙어 있어야 하는데 막상 친하게 굴면 짜증 나는. 말하자면 애증 관계의 ‘찐친’이다. 터지기 직전 나지막하게 이야기한다. 괜찮지 않다고. 하나도 괜찮지 않다고. 외롭고, 무섭고, 아프다고. 그 말에 금방이라도 터질 것 같았던 풍선이 조금씩 줄어든다. 오늘 말고도, 내일을 살게 한다. 사실 병명은 중요치 않았다. 난치병이란 단어가 머리에서 맴돌았다. 단어를 곱씹을수록 눈물이 날 것 같았다. 오랜 시간 찾아 헤맸는데, 이제야 찾아냈는데, 하나도 기쁘지 않았다. 병명을 찾으면 그에 맞는 약을 처방받고, 치료받을 수 있고, 그러면 덜 아플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병명을 알아도 바뀐 것은 하나도 없었다.
이상한 사람들 (리커버 에디션)
책읽는섬 / 최인호 지음, 김무연 그림 / 2018.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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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섬
소설,일반
최인호 지음, 김무연 그림
최인호가 1981년 「문학사상」에 전재했던 연작소설로 마르케스의 환상성을 능가하는 시적인 환상성으로 충만하다. 경전의 잠언과도 같은 언어들로 가득한 이 작품을 최인호는 서른여섯의 나이에 장엄미사를 올리듯 한없이 경건한 마음으로 써내려갔다고 고백한다. 이때는 그가 가톨릭에 귀의하기 7, 8년 전이었으나 작가 스스로 뒤늦게 돌아본바, 이미 충분한 종교적 사유가 작품 속에 녹아 있었다고 한다. 주인공들은 하나같이 '이상한 사람'들이다. 자신만의 집을 갖는 것이 평생 소원인 노인, 높이 더 높이 뛰어올라 허공으로 사라져버리려는 높이뛰기 선수 등. 사회로부터 소외되었으며 체제에 적응하지 못하는 그들의 행동과 삶을 제가끔 그려내보이고 있다. 우리에게는 자폐적이며 얼핏 미련해 보이기까지 하는 그들 각자가 가진 소망의 절실함과 그 기원을 최인호는 차근차근 풀어 보여준다. 우리의 일별하는 시선 속에서 그들은 얼핏 모래나 티끌처럼 작아 보인다. 하지만 그들 하나하나의 삶을 확대해 들여다보면 이 인물들은 우리가 영영 붙잡고 씨름해야 하는 인간 존재의 조건과 사투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 쉽게 읽히지만 그만큼 오래 곱씹어야 하는 최인호의 문장들은 군더더기 없이 간결하고 아름답다. 이 침묵 속에서 내뱉는 그들의 말은 경전 속 잠언처럼, 바위와도 같이 무디어진 우리의 영혼을 통과하며 담담한 여운을 남긴다. 삽화를 그린 김무연은 언어로만 존재하던 이상한 사람들의 모습을 따뜻하게 살려냈다. 김무연의 그림은 최인호의 글에 꼭 맞는 색채와 숨결을 불어넣으며 한 권의 아름다운 동화 속으로 독자들을 이끈다.작가의 말 이상한 사람들의 이상한 꿈 006 이상한 사람들1 이 지상에서 가장 큰 집 013 이상한 사람들2 포플러나무 051 이상한 사람들3 침묵은 금이다 073잘 알려지지 않았던 보석 같은 이야기 최인호가 들려주는 환상과 잠언의 세계 『이상한 사람들』은 최인호가 1981년 『문학사상』에 전재했던 연작소설로 마르케스의 환상성을 능가하는 시적詩的인 환상성으로 충만하다. 경전의 잠언과도 같은 언어들로 가득한 이 작품을 최인호는 서른여섯의 나이에 장엄미사를 올리듯 한없이 경건한 마음으로 써내려갔다고 고백한다. 이때는 그가 가톨릭에 귀의하기 7, 8년 전이었으나 작가 스스로 뒤늦게 돌아본바, 이미 충분한 종교적 사유가 작품 속에 녹아 있었다고 한다. 『이상한 사람들』의 주인공들은 하나같이 ‘이상한 사람’들이다. 자신만의 집을 갖는 것이 평생 소원인 노인(「이 지상에서 가장 큰 집」), 높이 더 높이 뛰어올라 허공으로 사라져버리려는 높이뛰기 선수(「포플러나무」), 어느 날 갑자기 입을 닫고 침묵해버린 촉망받는 기업체 부장(「침묵은 금이다」) 등. 사회로부터 소외되었으며 체제에 적응하지 못하는 그들의 행동과 삶을 제가끔 그려내보이고 있다. 우리에게는 자폐적이며 얼핏 미련해 보이기까지 하는 그들 각자가 가진 소망의 절실함과 그 기원을 최인호는 차근차근 풀어 보여준다. 우리의 일별하는 시선 속에서 그들은 얼핏 모래나 티끌처럼 작아 보인다. 하지만 그들 하나하나의 삶을 확대해 들여다보면 이 인물들은 우리가 영영 붙잡고 씨름해야 하는 인간 존재의 조건과 사투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 쉽게 읽히지만 그만큼 오래 곱씹어야 하는 최인호의 문장들은 군더더기 없이 간결하고 아름답다. 이 침묵 속에서 내뱉는 그들의 말은 경전 속 잠언처럼, 바위와도 같이 무디어진 우리의 영혼을 통과하며 담담한 여운을 남긴다. 『이상한 사람들』의 삽화를 그린 김무연은 언어로만 존재하던 이상한 사람들의 모습을 따뜻하게 살려냈다. 김무연의 그림은 최인호의 글에 꼭 맞는 색채와 숨결을 불어넣으며 한 권의 아름다운 동화童畵 속으로 독자들을 이끈다. 작가 최인호가 지상에 남기고 간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이야기 독자들은 최인호의 소설 『이상한 사람들』이 발표된 지 사십여 년 가까이 된 작품이라는 사실을 믿을 수 없을지 모른다. 이들의 이야기를 2017년에 읽어도 전혀 위화감이 없는 것은 시대를 관통하는 따뜻함이 있기 때문이다. 이상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우리는 이상하게도 위안을 받는다. 사회가 부적응자라고 낙인찍어버린 그들의 소망이 실은 우리 내면에도 잠들어 있기 때문은 아닐까. 최인호의 눈으로 볼 때 행복의 시선은 세상의 밑바닥엔 닿지 않는다. 우리가 행복이라 부르는 것은 누군가를 외면한 대가로 얻은 기만일지도 모른다. 이렇듯 그가 던지는 화두와 질문의 깊이는 시대를 초월해 감동을 전한다. 이것이 시들지 않는 문학의 힘이기도 할 것이다. 『이상한 사람들』은 최인호 작가가 그동안 써온 여러 갈래의 소설들 중 그 어떤 유형과도 다른 독특함을 가졌다. 밀리언셀러로 대중에게 큰 사랑을 받은 장편소설들을 비롯해 산업화를 거치며 급변하는 세상의 틈에 끼인 인간의 비애와 자의식을 예리하게 그려온 최인호의 단편들. 그의 작품 속 도시인은 셀로판지를 한 장쯤 끼고 있는 듯한 시선으로 삶의 열기와 환희에서 ‘행복한 사람들’은 느끼지 못하는 거리감을 포착하는 데 탁월했다. 웃음소리로 시끌벅적하던 세상이 갑자기 침묵에 잠기는 듯한 이 낯설음은 현대인의 고립감, 그 도시인의 감수성을 탁월하게 대변하며 한국문학사에 그 위치를 굳건히 했다. 『이상한 사람들』은 거기에서 한 발 더 나아간다. 누구도 흉내내기 어려울 법한 이 동화 같기도, 환상 같기도 한 이야기들에는 인간에 대한 작가 특유의 연민과 따뜻함이 배어 있다. 최인호는 ‘작가의 말’에서 이와 같은 유형의 이야기들로 10편 이상의 연작을 구성하고 있었다며 구상대로 간직하고 있던 소재들을 모두 써두었으면 하는 아쉬움을 내비친다. 하지만 오히려 그랬기에 이 『이상한 사람들』은 최인호의 작품세계에서 더 특별한 위치를 점하게 되었을지 모른다. 이렇듯 독자들에겐 잘 알려지지 않았으나 그의 문학성이 가장 탁월하고 독특하게 발휘된 『이상한 사람들』을 작가 선종 4주기, 출간 11주년(기존 책은 2006년 11월에 출간)을 맞아 리커버 에디션으로 선보인다. 새로운 옷을 입혀 책의 꼴을 다듬고 완성도를 높였다. 말은 입으로 하는 것이 아니지 말은 마음으로 하는 거란다 이 책에 실린 세번째 이야기 「침묵은 금이다」 속 소년은 신기료장수에게 말한다. “나는 말을 많이 하는 사람이 되겠어요, 아저씨.” “그건 참으로 어려운 일이지. 무엇보다 먼저 네 마음의 문을 열어놓지 않으면 아무도 네가 말하는 것을 듣지 못한단다.” _96쪽 최인호는 이 글을 끝맺으며 덧붙인다. 말을 많이 하고, 더구나 글을 쓴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라고. 작가로서의 고뇌가 엿보이기도 하는 이 문장은 소설 속 인물의 입을 빌린 그의 육성처럼 들린다. 필연적으로 누군가가 읽어줘야만 작가는 존재할 수 있다. 쓰기는 읽기를 통해 비로소 완성되는 것이니. 그렇기에 우리는 더욱 ‘마음의 문을 열어야’ 하는지 모른다. 서로에게 더 많이 말하기 위해서가 아닌, 서로의 말을 더 잘 듣기 위해서. 최인호 작가는 어느 산문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바 있다. “물은 우리의 혈관 속에서도 흘러내린다. 그것을 우리는 피라고 부른다. 그 붉은 피에 의해서 우리는 사랑하게 된다”고. “우리의 눈에서도 물이 흘러내린다. 그것을 우리는 눈물이라 부른다. 그 눈물에 의해서 영혼은 정화된다”고. 그리고 나아가 “내 눈에서 한 방울의 눈물이 흘러내리기를 소망한다”고(「물에 관한 명상」). 오늘날 다시 작은 노마와 높이뛰기 선수, 신기료장수가 건네는 이야기들이 독자들의 눈에 흐르는 한 방울의 물이 되어 우리의 영혼을 정화시켜줄 수 있다면, 작가는 저 높이 뛰어 올라간 하늘에서도 참 행복할 것이다. ◎ 작품 속으로 첫번째 이야기 「이 지상에서 가장 큰 집」의 주인공은 일평생에 걸쳐 자신의 몸을 누이고 쉴 수 있는 집을 얻으려 애썼던 노인 ‘작은 노마’다. 어려서 홍수로 어머니를 잃은 작은 노마는 비바람을 피할 수 있는 집을 갖는 것이 소원이다. 아버지와 동냥을 다니며 별이 무성하게 뜬 밤하늘을 이불삼아 생활하던 그에게 나무는 꿈꿔오던 이층집의 다락방이 되어준다. 그가 나무 위에 올라 잠이 드는 것은 하늘에 있는 어머니와 가까워지고픈 소망 때문이기도 했다. “이곳은 이층이에요, 아버지.” 그는 나뭇잎들 속에서 소리를 지르곤 했었다. “아버지는 일층에서 주무시구요.” “잘 자거라.” 아버지는 나무 밑에 누워서 이층에 웅크리고 누운 아들을 보며 다정하게 말했었다. _18쪽 세상에 하나뿐인 자기만의 집, 홍수에 떠내려가지도 않고, 비와 바람을 가려주는 집을 갖는 것이 소망이었던 노마는 일평생 노력한 끝에 “누우면 발가락이 문지방 밖으로 나갈 만큼” 작은, 그보다 작은 집은 이 지상에서 찾아볼 수 없을 법한 집을 갖게 된다. 하지만 그 소박한 행복도 잠시, 일주일을 넘기지 못하고 그는 집에서 쫓겨나버린다. 일평생 쉴 곳을 간구하며 떠돌았던 작은 노마의 삶, 끝내는 그 초라한 집마저도 잃고 세상을 떠나야 했던 그의 이야기는 우리로 하여금 되묻게 한다. 사람들의 눈에는 집이 아니라 누에고치나 새장 같았던 작은 노마의 집, 그가 일평생 꿈꾸고 지었으나 늘 부서지고 빼앗겨야 했던 ‘집’이 과연 무엇인지 말이다. 내가 찾아갔을 때 할아버지는 나를 알아보았다. “어서 와라.” 그는 말했다. 그는 슬퍼 보였다. “집이 너무 작아서 너를 문밖에 세워두는 것을 용서해주겠니?” “괜찮아요, 할아버지. 여기가 할아버지의 새집인가요.” “암, 그렇지. 여기가 내 집이야.” “할아버지네 집에 편지를 보내려면 어떻게 하지요.” “전번 주소로 편지를 보내면 돼. 헌데 아가야, 이 집엔 못질을 할 벽이 없구나. 난 그것이 제일 슬퍼.” _40~42쪽 미국에 번역되어 소개되었을 뿐만 아니라, 2년간 미국 전역을 돌아다니며 낭독했을 만큼 해외에서도 큰 사랑을 받았던 두번째 이야기 「포플러나무」. 한때 전성기를 구가했던 높이뛰기 선수가 주인공이다. 그는 지난 시절을 뒤로하고 대장장이로 살고 있지만 아이들은 여전히 그가 위대한 사람이라고 믿는다. ‘나’에게 그는 국기 게양대를 뛰어넘고 나아가 거대한 산을 뛰어넘으며, 하늘에 뜬 구름과 빛나는 별들에까지 손이 닿도록 뛰어오를 수 있는 사람이다. 나아가 찬연히 빛나오는 무지개마저도…… “무지개를 뛰어넘을 수 있을까요, 아저씨.” 내가 물었을 때 그는 대답했다. “암, 뛰어넘을 수 있고말고.” 그는 자신 있게 대답했었다. “다만 무지개를 향해 달려갈 수 있는 먼 거리의 지평선이 내 앞에 환히 펼쳐져 보일 수만 있다면……” _55쪽 하지만 그의 삶은 행복하지 않았다. 그의 삶에 일어난 비극은 그를 이상한 사람으로 만들었다. 그는 종일 대장간에서 풀무질을 했지만 아무것도 만들지 못했다. 쓸모를 잃은 그를 동네 사람들은 미친 사람이라고 비웃었지만 아이들에게 그는 여전히 위대하다. 아이들의 희망에 보답하려 철봉대를 뛰어넘으려다 남자는 그만 다리를 다친다. 사고 이후 남자는 마당의 빈터에 포플러나무 한 그루를 심는다. “포플러나무엔 열매가 열리지 않아요. 아저씨는 사과나무나 복숭아나무 같은 것을 심는 게 좋아요.” “아니다, 아가야.” 그는 웃으며 말했다. “나는 더이상 배고프지 않다. 토마토와 감자가 얼마든지 있으니까 말이다.” “그럼 뭣 때문에 포플러나무를 심나요.” “더 높이 뛰어오르기 위해서지.” _59~60쪽 그날 이후 그는 포플러나무에 물을 주고 정성껏 키우기 시작한다. 어른이 되어가는 아이들은 다리 다친 높이뛰기 선수 따윈 잊어버린다. 하지만 ‘나’만은 계속해서 그를 찾아간다. 그는 ‘나’ 하나만을 위해, 벽시계의 시침처럼 더디게 자라나는 포플러를 뛰어넘는다. 시간이 흘러 어른이 된 나에게, 아주 늙은 노인이 된 그가 묻는다. “넌 어릴 때부터 내게 구름 위를 뛰어넘을 수 있겠느냐고 물었지.” “그래요, 할아버지. 기억하고말고요.” “이제 내가 네게 보여주겠다. 내가 저 나무를 뛰어넘는 것을 보렴.” _69쪽 먼길을 달려 포플러나무를 뛰어넘어 높이높이 솟구친 그는 하늘로 사라진다. 나는 그 자리에 서서 해가 저물도록 그가 내려오길 기다린다. 아주 오랜 후에야 하늘에서 무언가 툭 하고 떨어진다. 낡은 신발 한 짝이었다. 세번째 이야기 「침묵은 금이다」의 주인공은 서른다섯살이 된 기업체의 부장이다. 좋은 남편이자 이웃, 승진이 예정된 유능한 동료로 평가받는 그는 어느 날 아내에게 중얼거린다. “말이 싫어졌어.” 그는 아내에게 말했다. “앞으로 나는 말을 하지 않을 거야. 나는 입을 다물 거야. 나는 입을 열지 않을 거야.” _75쪽 가족은 물론 회사에서도 그의 변화에 대해 수군거리기 시작한다. 특히 그의 상사는 그의 침묵을 용서하지 않았다. “자네가 말을 하지 않는다더군.” 사장은 그에게 말했다. “회사에 소문이 파다해. 자네가 말을 하지 않는다고. 어디 아픈가?” _84쪽 회사는 말을 하지 않는 그를 ‘쓸모없는 인간’이라 판단한다. 직장을 잃을 지경에 놓인 그는 그간의 침묵을 되돌아본다. 말을 않고 있는 동안 그는 행복했었다. 진실만을 얘기할 수 있을 때 입을 열리라 마음먹었지만 사람들은 끊임없이 그에게 말을 요구했다. 그는 말 없이도 사랑을 나누고 들리지 않았던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었다. 그에게 말은 다른 존재들과의 소통을 가로막는 ‘방언方言’이었던 셈이다. 하지만 이제 입을 열지 않는다면 그는 해고당할 처지였고, 가족들을 먹여살릴 일이 막막해졌다. 그는 뒤늦게 입을 떼어보려 하지만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다.튼튼해 보이는 나뭇가지에 누워 잠을 청하려 하면 무르익은 달빛에 전구처럼 반짝이는 과일들이 보였는데 그럴 때면 그는 하나하나 과일들마다에 이름을 지어주곤 했었다.“너는 벽시계. 너는 책상 위의 오뚝이. 너는 자명종. 어김없이 일곱시면 따르릉거린다. 너는 저금통, 너는 자물쇠……” 그러다보면 스르르 잠이 들곤 했었는데 다음날 일곱시면 어김없이 자명종 역할을 맡은 과일이 제풀에 떨어져 그의 잠을 깨우곤 했었다. 이제야 나는 알았다.우리가 사는 이 세계는 실은 우리가 살고 있던 저 먼 곳에서부터 높이뛰기해서 잠시 머물다 가는 허공이며, 우리가 돌아가서 착지着地하는 곳이야말로 우리의 지친 영혼을 영원히 받아들여주는 지상의 세계인 것을. 그렇다. 우리는 지금 허공에 있다. 우리는 지금 물구나무 하고 다니고 있는 것이다. 어렸을 때 만났던 그 사람이 내게 말했듯이 말을 많이 하고, 더구나 글을 쓴다는 일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무엇보다 그에게서 침묵을 배울 일이며, 인간들의 낡은 구두를 내 가슴에 스스럼없이 품을 수 있을 때 나는 비로소 모든 사물과 얘기를 나눌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신기료장수가 되고 싶다.내가 하는 말이 한 가닥 실이 되어 낡은 구두의 밑창을 꿰매고 내가 쓰는 글이 하나의 징이 되어 낡은 구두의 밑바닥에 박혀서, 걸을 때마다 말굽 소리를 내기 위해서는 침묵의 신기료장수가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눈꽃이 떨어지기 전에
지식의숲(넥서스) / 경요 (지은이), 문희정 (옮긴이) / 2018.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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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일반
경요 (지은이), 문희정 (옮긴이)
출간 즉시 중국, 타이완에서 20만부가 판매되었으며, 중국과 타이완에 파란을 불러온, 경요의 문제작. <황제의 딸> 작가 경요가 경험한 삶과 사랑 그리고 존엄사 이야기이다. 경요는 중증치매와 뇌졸중으로 의식 없이 병상에 누워 있는 남편 핑신타오를 보살펴왔다. 핑신타오는 타이완의 유명 출판그룹의 창립자로 타이완 문화계 전반에 영향을 끼친 인물이다. 경요는 1979년 핑신타오와 재혼을 했으며, 그녀의 소설은 모두 남편의 출판사를 통해 출간되고 영화화되었다. 핑신타오는 경요의 작품을 통해 그녀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들을 함께 찾고 애쓰는 낭만적이고 열정적인 사람이었다. 책은 2부로 구성되었다. 1부에서는 '노화', '질병', '치매', '죽음', 그리고 '사랑'에 관한 경요의 심오한 사고가 담겨 있다. 살아 있을 때는 불꽃처럼 치열하게 타올랐지만 죽음의 문턱에서 눈꽃처럼 스르르 땅에 내려앉는 '존엄하게 죽을 권리(웰다잉의 권리)'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한다. 2부에서는 경요와 남편 핑신타오의 사랑에 대해 서술하고 있다. 오랫동안 서로 이해하고 지켜주며 진정한 사랑과 결혼, 가정을 유지할 때의 대가, 포용, 지혜를 보여준다.제1부 한 줄 비위관 이야기 서문, 꿈속 꿈 밖 / 아름다운 마지막을 준비하며, 아들과 며느리에게 보내는 공개서신 / 무섭고도 두려운 치매에 대하여 / 가원의 화염목, 살아 있을 때는 불꽃처럼 / 30년을 거슬러 내게 온 편지 / 다시 볼 수 없는 그 미소 / ‘특별 간호사’로 살았던 날들 / 내 남편이 치매라니! - 나를 가장 마지막에 잊어요 / 사랑은 기억 속에서 사라져 가고 / 어떤 일은 그냥 일어나요 / 무너지기 직전의 사랑 / 그에게 내가 잊혔을 때 / 나를 갈기갈기 찢고 산산이 조각내는 / 배반, 안녕! 내 사랑 / 생과 사, 헤아려본 고통의 세월 제2부 이제는 모두 추억이 되어 탐험 / 비단잉어 / 돈 / 영화 대소동 / 일상 속 낭만 / 전쟁과 타협 / 만남은 저주와도 같은 것 / 남은 이야기 사진자료 해설 | 생의 사랑·사의 존엄 충야오의 생명으로 써 내려간 《눈꽃이 떨어지기 전에》 _가오시쥔‘죽음’은 삶과 사랑만큼 존귀하다! <황제의 딸> 작가 경요가 경험한 삶과 사랑 그리고 존엄사 삶의 마지막 계절을 위해, 생의 마지막 수업을 시작하다 출간 즉시 중국, 타이완에서 20만부 판매! 중국과 타이완에 파란을 불러온, 경요의 최신작이자 문제작! 이 마지막 수업의 교사는 그녀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었다! “생명은 호흡하는 것이 아니다. 생명은 행위를 하는 것이다.” _루소 내가 주체가 되는 삶과 죽음! 어떻게 태어날지는 선택할 수 없지만 어떻게 살아가고 어떻게 사랑하고 어떻게 죽어갈지는 선택해야 한다! 중화권 4대 문인 진융(金庸, 김용), 바진(巴金), 루쉰(魯迅), 그리고 충야오(瓊瑤, 경요) 경요의 삶과 죽음, 그리고 사랑에 대한 이야기 이것은 소설이 아니다! 경요의 생애 마지막 수업! “살아 있을 때는 불꽃처럼 생명의 가장 마지막 순간까지 타오르고 싶다. 죽을 때는 눈꽃처럼 휘날리다가 땅에 떨어져 먼지가 되고 싶다!” 생과 사는 본래 쌍둥이 형제와 같아서, 탄생이 있으면 죽음도 있는 것이다! 죽음이 찾아왔을 때 그것은 아름다운 결말이어야 한다! “마음이 동하기는 쉬우나 사랑에 빠지기는 어렵고, 정을 품기는 쉬우나 사랑을 지키기는 어렵다!” _<황제의 딸> 중에서 ‘죽음’은 두려운 것이 아니다. 두려운 것은 ‘죽은 것도 산 것도 아닌’ 것이나 ‘살아도 죽은 것과 같은’ 것 또는 ‘목숨만 겨우 부지하는’ 것, 그리고 ‘인위적으로 살아는 있으나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것이다. “이것은 삶과 죽음에 관한 책이자 사랑에 관한 책이다!” 반세기를 함께 살아온 부부의 사랑 이야기는 그 어떤 영화나 드라마의 러브스토리보다 울림을 준다! 늙지 않는 낭만만이 늙지 않는 결혼 생활을 만들어낼 수 있다! ▶▷ 경요는 중증치매와 뇌졸중으로 의식 없이 병상에 누워 있는 남편 핑신타오를 보살펴왔다. 핑신타오는 타이완의 유명 출판그룹의 창립자로 타이완 문화계 전반에 영향을 끼친 인물이다. 경요는 1979년 핑신타오와 재혼을 했으며, 그녀의 소설은 모두 남편의 출판사를 통해 출간되고 영화화되었다. 핑신타오는 경요의 작품을 통해 그녀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들을 함께 찾고 애쓰는 낭만적이고 열정적인 사람이었다. <황제의 딸>(還珠格格)의 헌신적인 복이강처럼! ▶▷ 1부에서는 ‘노화’, ‘질병’, ‘치매’, ‘죽음’, 그리고 ‘사랑’에 관한 경요의 심오한 사고가 담겨 있다. 살아 있을 때는 불꽃처럼 치열하게 타올랐지만 죽음의 문턱에서 눈꽃처럼 스르르 땅에 내려앉는 ‘존엄하게 죽을 권리(웰다잉의 권리)’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한다. 2부에서는 경요와 남편 핑신타오의 사랑에 대해 서술하고 있다. 오랫동안 서로 이해하고 지켜주며 진정한 사랑과 결혼, 가정을 유지할 때의 대가, 포용, 지혜를 보여준다. ▶▷ “만남은 저주와도 같은 것, 우리는 서로를 지켜줄 운명으로 정해졌네.” 이는 내가 쓴 가사다. 나와 신타오는 타이베이역에서 만난 지 16년 만에 부부가 되었다. 이 기나긴 16년의 세월과 그 뒤로 이어진 39년의 결혼생활은 이 책의 배경일 뿐이다. 이 책은 젊은이들의 활기로 가득 찬 연애담도 아니고, 술자리의 안줏거리가 될 만한 러브 스토리나 유명인사의 스캔들도 아니다. 그저 금슬 좋은 노부부가 ‘노년’, ‘치매’, ‘삽관’, ‘죽음’을 어떻게 마주했는지에 관한 이야기이자 내 삶의 ‘감당하기 버거운 무게’에 관한 이야기다. 그래서 내가 입버릇처럼 ‘삶은 우연’이라고 말하는 거야. 그것도 하나의 우연이 아니라 수없이 많고 많은 우연이 만들어낸 결과물이지. 하지만 죽음은 네가 태어날 때 이미 정해진 일이야! 그런데 어째서 우리는 ‘탄생’에만 기뻐하고 ‘죽음’에는 슬퍼하는 걸까? 긍정적인 에너지로 죽음을 맞이할 수는 없는 걸까? “무슨 인생이 이래? 세상에 태어나자마자 배워야 할 것 천지지. 말하는 것도 배워야 하고 걷는 것도 배워야 하고, 그 뒤로는 일생을 전력투구해야 해. 학생 때 죽을 둥 살 둥, 취업할 때 죽을 둥 살 둥, 연애와 결혼도 죽을 둥 살 둥, 아이가 생기면 죽을 둥 살 둥, 퇴직해도 죽을 둥 살 둥, 그렇게 평생을 죽을 둥 살 둥 하면서 지식과 경험을 쌓은 것이 다 늙어서 ‘잊어버리기’ 위한 거였나?” 나는 하늘을 바라보며 화가 나서 소리쳤다. “어째서? 만약 신이 있다면 어째서 이렇게 불완전한 인간을 창조한 거야?”
안나 카레니나
스타북스 /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은이), 서상원 (옮긴이) / 2021.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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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일반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은이), 서상원 (옮긴이)
안나 카레니나와 그 남편 카레닌, 안나와 사랑에 빠지는 남자 브론스키의 이야기만이 이 소설의 대부분을 차지하였다면 『안나 카레니나』는 격정적인 연애소설로서만 한 자리를 선점하였을 것이다. 연애소설 자체가 주는 매력과 불안과 괴로움, 질투, 증오, 광기의 감정들이 가져오는 인간적 고뇌, 심리적 통찰이 충분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톨스토이는 안나 카레니나의 사랑에 대비되는 레빈과 키티의 사랑 이야기를 엮어 놓음으로써 독자들이 더욱 극명하게 사랑과 인생의 의미를 고찰하도록 만든다. 레빈과 키티가 인연을 맺기까지, 안나와 브론스크가 인연을 맺기까지 그들 모두의 인연의 고리가 얽혀 있음도 소설의 긴장감과 상처를 극대화시키며 한 단계 높은 진지한 성찰을 하도록 이끈다.결혼 생활 정염 시험대 사랑의 얼굴 불가해한 신비 현실 불안한 영혼 이별 에필로그: 당신의 아내로 살 수 있는 곳으로 떠나요두 가지 사랑을 생생하게 묘사한 톨스토이의 메시지 한 여인의 처절한 삶의 공통 문제를 빼어난 심리적 통찰로 다룬 소설 처음으로 경험하는 삶의 모든 존재를 뒤흔든 빛과 어둠의 두 가지 시선 안나 카레니나와 그 남편 카레닌, 안나와 사랑에 빠지는 남자 브론스키의 이야기만이 이 소설의 대부분을 차지하였다면 『안나 카레니나』는 격정적인 연애소설로서만 한 자리를 선점하였을 것이다. 연애소설 자체가 주는 매력과 불안과 괴로움, 질투, 증오, 광기의 감정들이 가져오는 인간적 고뇌, 심리적 통찰이 충분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톨스토이는 안나 카레니나의 사랑에 대비되는 레빈과 키티의 사랑 이야기를 엮어 놓음으로써 독자들이 더욱 극명하게 사랑과 인생의 의미를 고찰하도록 만든다. 레빈과 키티가 인연을 맺기까지, 안나와 브론스크가 인연을 맺기까지 그들 모두의 인연의 고리가 얽혀 있음도 소설의 긴장감과 상처를 극대화시키며 한 단계 높은 진지한 성찰을 하도록 이끈다. 『안나 카레니나』가 백 년이 넘는 시간 동안 독자들의 사랑과 인정을 받는 이유는 치명적인 사랑이야기가 주는 흡입력은 물론 제도와 가족의 문제, 19세기 러시아 귀족계급의 생활, 계급 간 갈등과 인간의 도덕적 모순, 농업 경영 문제, 전쟁을 배경으로 한 박애주의 등을 등장인물들의 이야기 안에 자연스럽게 발전시킨 뛰어난 작가적 역량에 있다. 일찍이 토마스 만은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를 ‘조금의 군더더기도 없고 한 점 흠잡을 데 없는 작품’이라고 격찬하였으며, 실로 이 소설은 그 찬사에 어긋남이 없는 걸작이라 하겠다. 인간이 처한 삶의 공통 문제를 다룬 심리묘사가 뛰어난 소설 인간의 내면을 통찰하여 표현하는 대가의 능력에 감탄하다 『안나 카레니나』는 전지적 시점임에도 내면의 독백을 통해 인물들의 생각이나 느낌을 아주 상세하게 묘사하고 있으며 또한 러시아 리얼리즘 문학의 전통 계승자답게 탁월한 사실성, 사람의 내면을 다루는 심리적 통찰, 역사적 특징을 포착하는 능력에 감탄하게 된다. 소설은 격정적 사랑에 대한 열망 못지않게 삶에 대한 허무주의와 싸우는 등장인물(레빈으로 대표되는)의 이야기가 심도 있게 진행된다. 이는 톨스토이 자신이 젊은 시절 거부하지 못하고 즐겼던 쾌락적 유희와 뒤따라오는 허무함, 자괴감, 무의미함을 뼈저리게 반복적으로 경험하고 처절히 괴로워하며 힘들어한 데 있다. 죽음에 대한 공포와 삶의 무상함, 정서적 불안정함과 여기에서 오는 정신적 위기는 톨스토이 자신이 고작 9살이던 때에 부모를 잃은 경험에서 기인하는 부분도 있을 것이다. 톨스토이 자신이 추구하던 이상적 자아와 실제 모습 간의 격차, 자신의 부부 사이도 『안나 카레리나』에 그려 놓은 레빈과 키티처럼 이상적이길 바랐으나 실제로는 그러하지 못했던 현실, 문학을 포기하고 종교에 깊이 빠질 정도로 힘겹게 겪었던 삶의 위기 등이 그의 작품에 고스란히 투영되어 소설의 진정성을 더한다. “당신의 아내로 살 수 있는 곳으로 떠나요” 마음속에 폭발하기 직전의 열망을 간직하던 사람이 그 촉매제를 만났을 때, 그것을 거부하지는 못할 것이다. 그들에게는 그 촉매제와 그로 인해 생성된 세상이 자기 세계의 전부인 듯 여겨지며, 자기 일생을 구원하여 신세계를 열어 줄 유일무이한 기적으로 여겨진다. 그 사랑에 자신의 모든 것을 던질 만큼 열망하기 때문에, 세상의 규범에 기반한 시선이 올바르게 느껴지지 않고 세상의 시선 따위는 두렵지 않은 것이다. 그렇지만 세상 모두에게 까발려진 인간의 도덕에 반하는 사건 뒤에 남겨지는 것은 한 인간의 성장이 아니라 파멸로의 귀결이 자연스러울지 모른다. 더구나 불안정한 안나의 위치로 인해 사랑의 균형은 깨어지고 마는 것이다. 삶의 기반을 뒤흔드는 위태로운 현실, 이어 오는 혼돈, 세상에 퍼지는 은밀한 소문들, 세상의 시선에서 자유롭지 못하게 된 안나가 느끼는 압박감. 안나가 보이는 불안한 모습들은 그녀의 아름다움과 거부하기 힘든 매력에도 불구하고 브론스키를 점점 멀어지게 만든다. 그녀가 한 남자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은 사랑하는 남자의 마음이 멀어지면서 느끼는 모욕감에도 불구하고 그가 떠날까 봐 두려움에 급급하게 만드는 것이다. ‘안나는 그가 자기를 무거운 짐으로 아는 것도 자유를 버리고 자기한테 돌아오기가 서운하리라는 것도 알고 있었으나, 아무튼 그가 돌아온다고 생각하니 기뻤다.’ 그리고 그(사랑)에게 이끌려 가지 않겠다고 결심한 순간에도 ‘안나는 제정신이 들어 자기의 결심을 깨뜨린 것에 두려움을 느꼈다. 그녀는 스스로를 파멸시키는 일을 하고 있음을 알면서도 자기를 억제할 수가 없었다’는 본문 문장에서 알 수 있듯이, “하느님, 제 모든 것을 용서해 주십시오!”라고 신을 부르짖으면서도 자신의 갈망을 이겨 내지 못하고 만다. 일반적인 자유라는 것의 매력을 맛보지 못했던 사람들이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치며 갈구할 대상을 만났을 때, 이 세상의 그 무엇도 그들을 말릴 수는 없는 것이다. 행복이 욕망의 실현이라고 믿는 사람들이 범하는 과오 톨스토이 자신이 도덕적 규범에서 벗어난 쾌락을 추구했고 그 유희를 탐하고 난 이후 몰려오는 자괴감으로 괴로워했다. 더불어 작가적 명성에 뒤따라오는 막대한 부의 소유로 인한 괴로움, 사회적 지위에서 오는 사람들의 관심과 개인 사이에서 느끼는 모순 등 자신의 이상과 현실의 격차 때문에도 힘들어했고, 세상에서 그를 위선자로 바라보는 시선과 가족의 요구 사이에서도 자유롭지 못했다. 그로 인해 톨스토이는 중년 이후 삶의 깊은 위기를 겪게 된다. 말년에 이르러서도 청빈함과 금욕을 추구하면서도 안락한 생활을 원하는 자신의 모습을 견디기 힘들어했고, 자신의 이상적 모습에 실제의 자신을 도달하게 하고자 저작권을 포기하려는 결심까지 한다. 이는 가족 간 불화를 절정으로 치닫게 만드는 도화선이 된다. 풍부한 감수성을 갖는 톨스토이가 포용하는 감정적 영역이 컸던 만큼이나, 그에 상응하는 엄격한 이성으로 인해 일상을 심각히 괴롭힐 정도의 자기반성을 요구했던 것이다. 청렴한 삶을 추구하고자 한 톨스토이의 의지는 그를 신과의 합일을 지향하는 결과로 이끈다. 톨스토이의 오랜 고뇌가 반영된 『안나 카레니나』에는 오랫동안 소망하던 것의 완전한 실현에도 불구하고 전적으로 행복하다고는 느끼지 못하는 인간들의 면면이 잘 드러나 있다. 그들은 결국 그 실물을 움켜쥐지만 대개의 경우 그 만족스런 상태를 오래 유지하지 못한다. 왜 그러는 것인지는 본문의 다음 내용이 잘 말해 준다. ‘그는 곧 그러한 욕망의 실현은 전부터 기대하고 있던 행복의 커다란 산에 비하면 불과 한 알의 모래알을 얻은 정도밖에 안 된다는 것을 알았다. 그는 행복이 욕망의 실현이라고 믿는 사람들이 범하는 예의 과오를 범하고 또 깨달은 것이다.스테판 아르카지치는 자기 자신에 대해서는 정직한 인간이었다. 자기의 본심을 속여 가며 ‘지금 나는 나의 행동을 후회하고 있다’고 억지로 생각할 수는 없었다. 지금도 여전히 그는 34세의 잘생긴 사나이이며 다정다감하고 자신이 죽은 두 아이까지 치면 7명의 아이를 낳았고, 자기보다 1살밖에 젊지 않은 아내에게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고 해서 미안한 생각이 들지는 않았다. 그저 아내의 눈을 더 잘 속일 수가 없었던 것만이 후회스러웠다.‘아아, 끔찍해! 아아, 이거 정말 못 견디겠는데!’스테판 아르카지치는 그렇게 혼자 되뇔 뿐 아무 묘안도 생각해 내지 못했다.- ‘결혼 생활’ 중에서 “만일 말씀대로 나를 진정으로 사랑하고 계시다면, 부디 내 마음이 편하도록 해 주세요.”안나는 속삭였다. 브론스키의 얼굴에는 기쁨의 빛이 뚜렷이 떠올랐다.“내게는 당신이 생활의 전부라는 것을 설마 모르시지 않겠지요? 나는 안정이라든지 하는 것을 모르니 당신에게 드릴 수도 없습니다. 하지만 나의 사랑이라면 기꺼이 드리겠습니다. 내 모든 것을 드리겠습니다. 이제 나는 당신과 나를 따로따로 생각할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나에게 있어서 당신과 나는 하나입니다. 앞으로도 당신이나 내게는 안정이라는 것이 있으리라고는 생각지 않습니다. 단지 생각할 수 있는 것은 절망과 불행이냐…… 아니면 행복의 가능성이냐 하는 가능성뿐입니다. 그것은 정말 있을 수 없는 일일까요?”그는 작은 소리로 속삭이듯 말했다.- ‘정염’ 중에서 “키티는 말이에요. 지금 자기가 바라는 것은 고독과 평안뿐이라고 쓴 편지를 보냈어요.”한동안 침묵이 흐른 뒤에 다리야 알렉산드로브나가 말했다.“그래서 어떻답니까, 건강은 좀 좋아졌습니까?” 레빈은 가슴을 두근거리며 물었다.“덕택으로 아주 좋아졌답니다. 나는 그 아이가 가슴을 앓는다는 말을 믿지 않았지만.”“그래요? 저도 참 기쁩니다!”레빈은 말했다.그 순간 다리야 알렉산드로브나는 그의 얼굴에 어딘지 애처롭고 안쓰러운 표정이 떠오른 것처럼 생각되었다.- ‘시험대’ 중에서
임진왜란과 한중관계
역사비평사 / 한명기 지음 / 1999.08.30
24,000
역사비평사
소설,일반
한명기 지음
한반도는 대륙 세력의 입장에서 보면 해양세력이 건너오는 '다리'이고, 해양 세력의 입장에서 보면 대륙 세력이 자신들을 겨누는 '칼끝'이라고 한다. 21세기를 앞둔 동북아 국제질서 속에서도 한반도의 지정학적 중요성은 변함이 없고, 주변 열강과의 관계 속에서 제대로 대응하려면 외교적 능력을 키워야만 할 것이며 내부가 건실하지 않으면 외교능력이 성숙하길 기대할 수 없을 것이다. 이 책은 역시나 숨가쁘고도 엄혹했던 조선시대, 특히 임진왜란을 중심으로 한 선조말-광해군-인조대를 주 대상 시기로 삼아 경제적.문화적.외교적 능력이 어떻게 발휘되었는지를 '재조지은(再造之恩, 나라를 다시 일으켜준 은혜)'라는 키워드를 갖고 구체적으로 살핀 연구 성과물이다. 이 책에서는 명나라의 한반도에 대한 관심과 정책이 가장 집약적이고 적극적인 형태로 나타났던 임진왜란 시기부터 17세기 초반 명이 망할 무렵까지를 대상으로 삼아 17세기의 중국, 특히 명의 한반도 정책과 그에 대한 우리의 대응을 고찰해보고자 했다. 이 시기 조선과 명의 관계에서는 양국관계를 규정지어온 전통적인 기제, 즉 '책봉-조공 체제' 이외에 임진왜란 당시 명군의 참전을 계기로 형성된 '재조지은'이 큰 변수로 작용하였다. '재조지은'은 임진왜란을 겪으면서 형성되어, 전쟁 이후 선조말-광해군-인조대에는 후금의 도전으로 곤경에 처한 명이 조선에 대해 군사적.사회경제적 원조를 요구하는 배경이 되었다. '재조지은에 보답해야 한다'는 명분을 걸고 명이 내세운 각종 요구에 대한 조선의 반응은, 선조-광해군-인조대 조선의 내부 사정과 맞물려 각각 다른 모습으로 나타났다. 이 책은 바로 '재조지은'에 주목하면서 임진왜란에서 병자호란까지의 대명관계의 실상과 추이를 탐색한다.제1부 선조대 후반 임진왜란과 대명관계 제1장 명군 참전과 정치적 영향 1. 명군 참전의 배경과 그를 둘러싼 조선과의 갈등 2. 조선 주권의 침해 3. '재조지은'의 형성과 전개 제2장 명군 참전과 경제적 영향 1. 조선의 은(銀) 수요 증대와 명나라 은의 유입 2. 명나라 상인들의 유입과 활동 3. 은광개발과 중상론의 강조 제3장 명군 참전과 사회.문화적 영향 1. 명군 주둔에 따른 민폐와 사회상 2. 명 문물의 유입과 조선의 대응 제2부 광해군대의 대명관계 제1장 광해군 초.중반 조명 사이의 쟁점 1. 광해군 책봉문제와 정치적 갈등 2. 은(銀) 문제와 관련된 경제적 갈등 제2장 대후금 출병 문제와 대명관계 1. 광해군대의 대후금 정책 2. 원병 파견을 둘러싼 명과의 갈등 3. '심하전투' 패전의 문제들 제3장 '심하전투' 패전 이후의 대명관계 1. 명의 조선 평가와 재징병 요구 2. 조선의 외교적 대응 3. 출병과 출병 논의가 조선에 미친 영향 제3부 인조반정과 대명관계의 추이 제1장 외교정책의 측면에서 본 인조반정 발생의 배경 1. 광해군대 대외정책에 대한 기존 평가의 문제점 2. 광해군대 대외정책에 대한 재평가 : 대외정책의 명암 제2장 인조반정 승인을 둘러싼 명과의 갈등 1. 명의 인조반정 인식과 조선의 대응 2. 인조책봉 논의와 명의 의도 제3장 인조반정 이후 병자호란 이전의 대명관계
실용 현대 한어어법 상
송산출판사 / 유월화 지음, 김현철 옮김 / 2005.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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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일반
유월화 지음, 김현철 옮김
알아두면 쓸모 있는 클래식 잡학사전
42미디어콘텐츠 / 정은주 (지은이) / 2020.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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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미디어콘텐츠
소설,일반
정은주 (지은이)
칼럼과 라디오를 통해 클래식을 소개하는 음악 칼럼니스트 정은주가 입문자를 위한 클래식 도서 <알아두면 쓸모 있는 클래식 잡학사전>을 선사한다. 후세에 길이 남을 명작들과 함께 음악사에 이름을 새긴 클래식 거장들. 우리가 알지 못했던 한 인간으로서 그들의 모습은 어땠을까? 책에서는 저자의 재치 있는 시선으로 들려주는, 소소하지만 쏠쏠한 클래식 이야기와 함께 거장이라는 이름에 가린 그들의 뒷모습을 엿보며 클래식의 역사 전반을 짚어 본다. 고양이 사랑을 아리아에 담은 ‘냥집사’ 라벨부터 음식 연구에 매진한 미식가 로시니, 바이올린을 사랑한 아인슈타인까지, 천재들의 인간적인 면모와 클래식을 사랑한 이들의 삶 속으로 깊숙이 파고든다. 거기에 클래식 공연장과 관람 매너, 연주자, 여성 지휘자 이야기 등 클래식 세계를 종횡무진 누비다 보면 낯설었던 클래식에 한 걸음 더 가까워진다. 클래식 거장들의 이야기 끝에서는 QR코드를 통해 그들의 대표작을 들어볼 수 있다. 마음에 꽂히는 곡이 있다면 나만의 클래식 플레이리스트를 만들어 보자. 책의 마지막 장을 덮고 나면, 클래식은 어느새 일상 속으로 들어와 있을 것이다.Overture 클래식 음악 한 잔 어떠세요? 제1악장 서양 음악사를 빛낸 음악가들의 숨겨진 이야기 기부천사, 헨델 오스트리아의 아재, 하이든 지구 최강 음악 천재, 모차르트 말할 수 없는 비밀, 베토벤 오페라보다 쿠킹 클래스, 로시니 소문난 바흐 덕후 4인방 마요르카의 자가 격리자, 쇼팽 아찔한 브로맨스, 쇼팽 & 리스트 의도한 사랑의 불시착, 리스트 음악가와 시인의 우정, 드뷔시 & 말라르메 왕의 남자, 바그너 아주 클래식한 냥집사, 라벨 부부의 세계 뺨치는 못난 남편의 전설, 스트라빈스키 아메리카 드림을 이룬 모스크바의 신사, 라흐마니노프 제2악장 클래식 잡학사전 슈바이처와 아인슈타인의 공통분모 이탈리아의 전매특허품, 바이올린 괴짜 피아니스트 글렌 굴드 유리천장을 부순 그녀들의 지휘봉 배고픈 음악가들의 이중생활 악기와 연주자의 상관관계 유럽의 3대 공연장을 소개합니다 색으로 구현된 음악 루테알을 아시나요? 클래식 음악회 박수 에티켓 제3악장 영화 같은 음악 이야기 죽은 자를 달래는 노래, 모차르트 <레퀴엠> 그리스 신화의 비극을 뒤엎은 해피엔딩, 글루크 <오르페오와 에우리디체> 결혼식 전날 아내에게 선물한 꽃 노래, 슈만 <미르테의 꽃> 카르멘의 저주, 비제 <카르멘> 미래의 완벽한 예술 작품, 베토벤 <교향곡 9번> 지구에서 가장 슬픈 사랑, 구노 <로미오와 줄리엣> 그들이 사는 바다, 영화 <피아니스트의 전설>과 드뷔시 천상의 소리를 위하여! 영화 <더 컨덕터>와 말러 피아니스트의 꿈, 영화 <샤인>과 라흐마니노프 속고 속이다 혼자 속는 코미디, 로시니 <세비야의 이발사> Finale 팬데믹에 부쳐 참고 자료클래식과 사랑에 빠진 칼럼니스트의 즐거운 클래식 수다 유럽을 돌며 오르간 연주회를 했던 슈바이처, 평생 바이올린을 곁에 두었던 아인슈타인, 바그너를 사랑한 칸딘스키. 자신의 분야에서 빛나는 업적을 이룬 이들은 클래식에게 기꺼이 삶의 일부를 내어주었다. 그들을 사로잡은 클래식의 매력은 무엇일까? 클래식과 클래식을 사랑한 이들의 이야기, 《알아두면 쓸모 있는 클래식 잡학사전》이 출간되었다. 책에서 소개하는 모차르트, 베토벤, 스트라빈스키, 라벨 등 클래식 거장들의 숨겨진 사생활과 속이야기들을 들여다보면, 어렵고 낯설게 느껴지던 클래식을 더욱 깊이 이해하게 된다. 또한 클래식 공연 관람 매너와 최근 동향까지, 클래식 입문자도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클래식 이야기를 담았다. 첫 페이지부터 마지막 페이지까지 클래식에 대한 저자의 사랑이 듬뿍 느껴지는 것도 이 책의 장점이다. 음악은 물론 ‘클래식한 일상’에 한 걸음 더 가까워지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한다.그토록 화려한 이력에도 불구하고 17세에 그는 고향으로 돌아와 월급쟁이로 살아야 했습니다. 그 시절의 음악가들은 월급을 받으며 음악활동을 했던 일종의 고용된 음악가였거든요. 청소하고 요리하는 하인과 같은 처지였습니다.이러한 자신의 처지를 비관한 모차르트는 1781년 5월 12일에 아버지에게 한 통의 편지를 보냈습니다. “저는 그저 열심히 일하기 싫을 뿐입니다. 제 건강과 인생이 더 소중하니까요. 저는 제가 하인인지 몰랐습니다. 하인처럼 일을 하도록 강요당하는 삶이 지겹습니다”라는 내용에서 모차르트의 절망을 느낄 수 있습니다. 실제로 쉰들러는 1846년에 137권의 ‘대화 수첩’을 베를린 왕립 도서관에 매각했습니다. 만약 베토벤과 쉰들러가 죽음 이후 그 어딘가의 공간에서 만났다고 가정해볼까요. 아마 쉰들러는 베토벤에게 크게 얻어맞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니면 오히려 큰소리를 칠 법도 합니다. “나의 망상들이 지금의 당신, 베토벤을 만든 거라고요!” 한번은 슈만이 바흐의 묘지에 참배를 하러 갔다가 허탕을 치고 옵니다. 해가 질 무렵 라이프치히의 교회 묘역을 방문한 그는 아무리 찾아봐도 바흐의 묘비를 찾지 못했습니다. 워낙 바흐라는 이름이 많았기 때문이라는데요. 당시의 심정은 아내 클라라에게 쓴 편지에 전해집니다. 슈만은 “마치 운명의 장난 같아요. 언제나 오르간 앞에 꼿꼿하게 자리한 바흐의 모습을 잊지 못할 겁니다. 그의 손 아래에서 펼쳐지는 음악, 경건한 눈빛의 청중, 그를 바라보는 천사들의 모습까지 아른거립니다”라며 바흐에 대한 순수한 마음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뉴욕 정신과 의사의 사람 도서관
아몬드 / 나종호 (지은이) / 2022.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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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몬드
소설,일반
나종호 (지은이)
‘사람 책’을 대여해주는 사람 도서관에서는 내가 ‘빌린’ 사람과 30분 동안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소수 인종부터 에이즈 환자, 이민자, 조현병 환자, 노숙자, 트랜스젠더, 실직자 등 다양한 사람이 그들의 값진 시간을 자원한 덕에 이 도서관은 유지된다. 타인을 향한 낙인과 편견, 혐오를 완화하고 이해와 존중, 공존의 의미를 되새기고자 덴마크에서 처음 시작된 이 프로젝트는 이제 전 세계 80여 개 나라에서 운영되고 있다. 대학에서 심리학을 공부한 뒤, 자살 예방에 실질적으로 기여하고픈 생각에 정신과 의사로 전향한 예일대학교 나종호 교수는 첫 책 《뉴욕 정신과 의사의 사람 도서관》에서 사람 도서관 ‘사서’를 자처한다. 저자는 마치 사람 도서관처럼 자신의 환자들과 다른 사람들 사이에 다리를 놓아줄 수 있기를 바라며 이 책을 썼다. 책에는 저자가 미국 메이요 클리닉과 뉴욕대학교 레지던트를 거쳐 예일대에서 중독 정신과 전임의(펠로우)를 하는 동안 만난 다양한 환자들의 이야기가 등장한다. 말 그대로 인종도, 성별도, 나이도, 직업도, 성 정체성도 제각각이다. 공통점은 모두 사회적 약자이자 소수자라는 것이다. 그들의 ‘이야기’를 대신해 들려주는 이유는 분명하다. 이야기의 힘을 믿기 때문이다. 저자는 “정신과 환자를 비롯한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를 향한 대중의 낙인과 편견을 가장 효과적으로 줄이는 방법은 낙인이나 차별의 대상이 되는 집단 구성원을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일”이라고 말한다. 서울대학교 심리학과 최인철 교수는 “삶의 많은 문제는 사람을 향한 오해와 낙인 그리고 혐오에서 온다. 심리적 문제를 앓고 있는 사람들, 소수 인종, 성소수자. 이들에 대한 오해만 걷어내도 우리 삶은 자유로울 것”이라며 “이 책이 우리에게 그런 자유를 맛보게 해준다”는 추천사로 일독을 권했다.머리말 - 타인의 삶을 이해한다는 것 1장 뉴욕에서 만난 사람들 두 사람 사이의 거리 뉴욕의 노숙자, 노숙자의 뉴욕 그 사람이 떠난 게 믿기지 않아요 기억을 함께 걷는 시간 한 사람의 생명을 구하는 일 소수 인종 아이의 부모로 산다는 것 아몬드 할머니 2장 공감에는 노력이 필요하다 모르지 않을까, 그게 어떤 기분인지 누구에게든 일어날 수 있는 일이야 그녀의 신발을 신고 걷다 공감과 동정, 그 사이 어딘가 공감을 넘어 고통의 나눔으로 3장 낙인으로도 무너지지 않는 삶 전 레지던트 의사들이 좋아요 조울증은 나의 일부일 뿐 괜찮지 않아도 괜찮아 중독은 의지의 문제일까 자살은 극단적 선택이 아니다 자살을 예방할 수 있을까 용기 내줘서 고맙습니다 맺음말 - 안녕, 뉴욕 참고문헌“이 책에 등장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면 우리가 사는 세계는 정말로 그만큼 나아질 것이다.” -권준수(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정신과 교수) 예일대 정신과 나종호 교수가 들려주는 공감과 연결의 이야기 덴마크에는 사람 도서관(Human Library)이 있다. 여느 도서관처럼 이곳에서는 일정 기간 동안 무료로 책을 대여해준다. 차이가 있다면 책이 아닌 ‘사람’을 대여해준다는 점이다. 대여 기간도 좀 다르다. 1-2주가 아닌 30분 동안 내가 빌린 사람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소수 인종부터 에이즈 환자, 이민자, 조현병 환자, 노숙자, 트랜스젠더, 실직자 등 다양한 사람이 그들의 값진 시간을 자원한 덕에 이 도서관은 유지된다. 타인을 향한 낙인과 편견, 혐오를 완화하고 이해와 존중, 공존의 의미를 되새기고자 시작된 이 프로젝트는 이제 전 세계 80여 개 나라에서 운영되고 있다. 대학에서 심리학을 공부한 뒤, 자살 예방에 실질적으로 기여하고픈 생각에 정신과 의사로 전향한 예일대학교 나종호 교수는 첫 책 《뉴욕 정신과 의사의 사람 도서관》에서 사람 도서관 ‘사서’를 자처한다. 저자는 “마치 사람 도서관처럼 환자들과 다른 사람들 사이에 다리를 놓아줄 수 있(11쪽)”기를 바라며 이 책을 썼다. 특히 정신과 의사로서 정신 질환과 함께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 ‘따뜻한 환자들’의 모습을 소개하고 싶었다. 책에는 저자가 미국 메이요 클리닉과 뉴욕대학교 레지던트를 거쳐 예일대에서 중독 정신과 전임의(펠로우)를 하는 동안 만난 다양한 환자들의 이야기가 등장한다. 말 그대로 인종도, 성별도, 나이도, 직업도, 성 정체성도 제각각이다. 공통점은 모두 사회적 약자이자 소수자라는 것이다. 그들의 ‘이야기’를 대신해 들려주는 이유는 분명하다. 이야기의 힘을 믿기 때문이다. 저자는 “정신과 환자를 비롯한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를 향한 대중의 낙인과 편견을 가장 효과적으로 줄이는 방법은 낙인이나 차별의 대상이 되는 집단 구성원을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일(8쪽)”이라고 말한다. 내가 편견을 가지고 있는 대상이 내 눈앞에서 스스로의 의미 있는 삶을 소개하고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것만으로 자기도 모르게 간직하고 있던 편견에서 벗어나게 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책에는 코펜하겐에서 일부러 ‘무슬림’을 대여해 이야기를 나눈 한 여성이, “무슬림 맞냐? 내가 알고 있던 무슬림 이미지와 일치하는 부분이 하나도 없”다고 말한 대목이 등장한다.(9~10쪽) 낙인과 편견이 허물어지는 순간이다. 노숙자가 된 변호사, 약물 중독에 빠진 할아버지, PTSD에 시달리는 이민자 청년까지. 사람 도서관 사서가 안내하는 새로운 세계 삶은 멀리서 보면 비극으로 점철된 단막극이지만, 가까이서 보면 희극과 비극이 엇갈리는 연속극이다. 책의 1장 ‘뉴욕에서 만난 사람들’을 읽으면 확실히 그렇다. 1장에는 저자가 레지던트 시절 만난 환자들의 이야기가 등장한다. 한순간에 노숙자가 될 수밖에 없었던 맨해튼의 잘 나가는 변호사(21쪽), 약물 중독인 줄 알았으나 사랑하는 아내를 잃고 ‘지속적 애도 장애’를 겪는 중이던 할아버지(37쪽), 유일한 혈육을 믿고 미국으로 이민을 왔다가 PTSD(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떠안게 된 청년(50쪽), 잠자리와 먹거리가 필요해 병원 응급실에 찾아든 노숙자와 그의 작은 반려동물(31쪽). ‘노숙자’, ‘약물 중독’, ‘이민자’, ‘정신 질환자’ 같은 간편한 단어에는, 그 단어로 불리는 사람이 무엇에 기쁨을 느끼고 언제 행복한지, 무엇 때문에 아팠으며 왜 힘든지는 소거되어 있다. 1장에서 저자는 그 단어에 미처 담기지 못한 어떤 이들의 삶에 현미경을 비춘다. 그곳에는 중증 조현병으로 일상을 영위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한 상황에서도, 딸 이야기에 울고 웃는 엄마가 있다. 비닐봉지에 가장 행복했던 시절의 아내와 자신의 모습이 담긴 액자를 담아 들고 다니는 할아버지가 있다. 길에서 노숙을 하는 처지지만 어떻게든 반려동물을 지켜내려 안간힘을 쓰는 청년이 있다. 사람 도서관 사서인 저자가 안내하는 ‘사람 책’을 들여다본 독자들은, ‘독서’라는 행위가 대개 그러하듯 새로운 세계에 발을 들이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뿐만 아니라 누군가를 특정 단어로 퉁 쳐 ‘그럴 것이다’라고 쉽게 넘겨온 말들(예를 들어 노숙자는 게으를 것이다, 중독은 의지의 문제다, 정신질환자는 위험하다, 이민자도 위험하다는 말들)이 얼마나 폭력적이고 나태한 일반화였는지 실감하게 될 것이다. 공감 능력 제로 사회에 던지는 묵직한 질문 나와 다른 처지의 사람에게 공감하는 것이 가능할까? 1장에서 피와 살이 도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면, 2장에서는 ‘공감’에 관해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저자는 메이요 클리닉과 벨뷰 병원에서 두 가지 다른 경험을 하며, 공감의 불가능성과 가능성을 맛본다. 우선 백인 환자가 저자를 향해 인종차별적 발언을 했을 때, 역시 백인이던 지도교수가 묵인한 일을 겪으며 저자는 ‘공감이란 처지가 같은 상황에서만 발휘되는 것일까?’ 하는 의문에 휩싸인다.(79쪽) 정신없이 돌아가는 응급실에서 응급의학과 교수가 ‘의사 출신의 알코올중독자’에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30분 이상의 시간을 할애하며 눈물까지 글썽이는 모습을 보면서, 역시 감정이입은 ‘자신이 경험한 만큼’만 할 수 있는 것이라는 생각이 굳어졌다.(92쪽) 공감의 불가능성, 선택적 공감이 주는 무력감을 체감한 것이다. 그렇다면 꼭 같은 경험을 하지 않아도 상대에게 공감하는 것이 가능할까? 이 질문에 회의적인 답을 내놓던 저자의 생각을 바꿔준 일이 뒤이어 등장한다. 자폐아를 홀로 키우며 힘겨운 삶을 이어가던 제이콥의 어머니는 “아이가 환청을 듣는다, 입원시켜 달라”며 정기적으로 응급실을 찾았다. 대부분의 의료진이 그들을 ‘사정은 딱하지만 환청이 없으므로 어서 퇴원시켜야 할 존재’로 바라보았다. 누군가는, 아이를 키워봐서 얼마나 힘들지 잘 알지만 “동정심만으로 환자의 입원을 결정해서는 안 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런데 한 교수는 달랐다. 동성애자로 남편과 함께 살고 있던 그는 처음으로 ‘가족 미팅’을 잡았다. 그리고 이렇게 말한다. “저는 용기가 부족해 아이를 입양하지 못했고, 그래서 아이가 없지만 어머니가 아이를 어떻게 키우셨는지 듣고 싶고 배우고 싶다”고. 미팅은 한 시간 가량 이어졌다. 제이콥의 어머니는 뉴욕에서 싱글맘으로 살아가는 일의 고단함과 아픔을 담담하게 풀어냈고, 교수는 가만히 들었다. 마지막에 교수는 “주제넘는 조언을 해도 되겠냐”며 자폐증 부모 모임에 관한 정보지를 건넸고, 외래 진료도 권했다. 그 후 제이콥과 어머니는 더 이상 응급실을 찾지 않았다.(112쪽) 이 일은 저자에게 ‘경험하지 않아도, 공감할 수 있음’을 알게 하는 상징적인 사건이었다. 저자는 말한다. 공감 능력은 타고난 것이 아니라 학습과 의지, 노력에 의해 발달시킬 수 있는 영역이라고.(127쪽) ‘타인의 권리를 지켜주는 것이 내 권리를 침해받는 것’으로 오해하는 ‘분열의 사회’를, ‘타인의 권리를 지키는 일이 곧 내 권리를 함께 지키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연결의 사회’로 바꾸는 유일한 길은 ‘공감 능력’을 회복하는 것이라고. 그런 의미에서 공감의 가능성을 일깨우는 이 책을 읽는 일이, 어쩌면 공감 능력 회복을 위한 가장 첫 걸음일 수 있겠다. 낙인은 어떻게 당사자를 습격하는가 어떻게 하면 멈출 수 있는가 3장에서는 낙인의 세 가지 형태를 알아보고(154쪽) 조현병, 조울증, 중독 그리고 자살을 둘러싼 흔한 낙인과 오해가 어떤 모습으로 당사자들을 습격하는지, 그것에서 벗어나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다룬다. 정신과 의사로서 저자는 정신 질환을 향한 낙인과 혐오를 해소하기 위해 책의 상당 부분을 할애한다. 낙인 완화는 저자가 이 책을 쓴 궁극의 목표다. 낙인이 주는 악영향을 수없이 목격했기 때문이다. 특히 정신 질환을 향한 낙인은 정신 질환 당사자나 가족이 치료를 받지 않거나 미루도록 한다는 데서 치명적이다.(155쪽) 저자는 ‘뇌의 생물학적 기전’이 정신 질환의 발병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사회적 낙인이 많이 완화되었지만, 중독에 관해서만은 여전히 ‘의지’의 문제라고 오해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지적하며, “중독만큼 뇌의 기전이 잘 밝혀진 정신 질환은 드물다”고 말한다.(162쪽) ‘자살은 극단적 선택이 아니다’라는 선언에서는 결기마저 느껴진다. 자살을 시도하거나 생각하는 사람은 내가 무엇을 해도 삶이 결코 나아지지 않을 것이라는 절망감과 무력감에 사로잡혀 있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그래서 자살을 시도하는 그 순간만은 자살이 ‘선택지’가 아닌 현실의 고통을 멈출 수 있는 유일한 ‘탈출구’처럼 느낀다고 말한다.(170쪽) 저자는 묻는다. 선택지가 없다고 느낀 사람에게 ‘선택’이라는 표현을 쓰는 것이 적절한지를. 흔히 자살로 세상을 떠난 사람을 두고 ‘이기적’이라고 생각하는데, 저자는 자살을 ‘선택’으로 규정하는 일이 이러한 편견을 강화하기에 위험하다고 주장한다. 자살을 시도하는 사람은 이기적이라기보다 오히려 자신이 가족이나 사랑하는 사람에게 짐이 된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171쪽) 서울대학교 심리학과 최인철 교수는 이 책을 읽고 “삶의 많은 문제는 사람을 향한 오해와 낙인 그리고 혐오에서 온다. 심리적 문제를 앓고 있는 사람들, 소수 인종, 성소수자. 이들에 대한 오해만 걷어내도 우리 삶은 자유로울 것”이라며 “이 책이 우리에게 그런 자유를 맛보게 해준다”는 추천사로 일독을 권했다. 이야기는 나와 당신을 연결한다 더 많은 사람의 더 다양한 이야기에 귀 기울여야 하는 이유 이른바 사회적 약자 또는 소수자라 불리는 사람은 나와는 전혀 다른 세상에 사는 사람일까. 내가 그 용어로 호명될 일은 단 한 번도 없을까. 그게 꼭 그렇지 않다. 때에 따라, 장소에 따라, 상황에 따라, 누구나 약자의 위치에 설 수 있다. 한국에서 명문대를 나온 중산층 남성(주류)으로 살아가던 저자가, 미국으로 건너가면서 소수 인종의 이민자라는 소수자성(비주류)을 지니게 되는 것처럼. 그렇기 때문에 뉴욕 정신과 의사이자 사람 도서관 사서인 저자의 안내를 따라 더 많은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그들의 삶에 공감하며, 마침내 그들과 연결되는 일은 다른 누구를 위해서가 아닌 바로 나 자신을 위한 일이다. 내가 언젠가 누군가에게 낙인찍히거나 배척되는 대신 연결될 수 있는 기회를 만드는 일이기 때문에. 이 책을 읽은 뒤 일상에서 나와 다른 누군가를 만났을 때, 또는 내 가치관으로 누군가를 이해하기 힘들 때 그 사람을 판단하기에 앞서 잠시 멈추고 그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일 수 있다면, 그렇게 한다면 아마 이 책을 먼저 읽은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정신과 권준수 교수의 말처럼 “우리가 사는 세상은 정말로 그만큼 나아질” 것이다. 이 책은 사람 도서관 서고 한 켠의 이야기다. 내가 정신과 의사로 일하며 만난 환자 한 사람 한 사람은 나에게 새로운 ‘책’과 같았다. 그 책 속의 이야기들은 때로는 감동적이고 자주 슬펐으며 눈물 나도록 아름다웠다. 그들에게 ‘검은 머리의 이민자 출신 정신과 의사’인 나 또한 처음 만나는 ‘책’이었으리라 짐작한다. 그 만남들이 차곡차곡 쌓여 정말로 한 권의 책이 되었다. ‘내가 방망이를 너무 세게 당기면 삼촌이 중심을 잃고 넘어질 거야.’자신을 매일같이 학대하고 해치려는 삼촌이 다칠까 봐 걱정했다는 소년의 말을 듣고는,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날 뻔했다. 진료를 마친 후, 트라우마 치료 전문 교수님에게 지도를 받으며 이 대목을 이야기하다가 나는 교수님 앞에서 끝내 눈물을 터뜨리고 말았다.
스크린 영어 리딩 : 어벤져스 - 에이지 오브 울트론
길벗이지톡 / 박민지 (해설) / 2019.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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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일반
박민지 (해설)
스크린 영어 리딩 시리즈. 스토리의 흥미로는 반론을 제기할 수 없는 [어벤져스에이지 오브 울트론]의 원서를 영한대역으로 제공한다. 또한 워크북에 제공되는 단어장에는 본책의 어려운 단어와 표현들을 정리해 사전 찾아보는 수고를 줄여준다.PROLOGUE CHAPTER 1 CHAPTER 2 CHAPTER 3 CHAPTER 4 CHAPTER 5 CHAPTER 6 CHAPTER 7 CHAPTER 8 EPILOGUE 영어 고수들은 영화를 ‘원서로’ 읽는다! ‘스크린 영어 리딩’ 시리즈로 책장 넘어가는 짜릿함을 느낀다! 전 세계 영화사상 최고 흥행 기록 수립! 나올 때마다 스코어를 경신하는 최고의 슈퍼히어로 영화 시리즈를 이제 영어 원서로 만날 수 있다. 마블 스튜디오의 대표 영화로 영어 독해를 학습하는『스크린 영어 리딩-어벤져스에이지 오브 울트론』이 출간된 것. 영어 고수들이 입을 모아 추천하는 가장 효과적인 영어 학습법은 ‘원서 읽기’이다. 경제적이면서도 효과적인 학습법으로 문장 구조와 단어, 표현을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하지만 누구나 한 번쯤 원서 읽기에 도전했다가, 며칠 안 돼 책장을 덮었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바빠서, 어려워서, 지루해서... 이유는 거의 같다. 원서 완독을 위해서는 좋은 책을 선정하는 것이 관건이다. 내가 아는 이야기, 내가 흥미를 느낄 수 있는 이야기를 읽어야 한다. 전 세계인이 열광한 스토리텔링이라면 어떨까? 이 책은 스토리의 흥미로는 반론을 제기할 수 없는 의 원서를 영한대역으로 제공한다. 또한 워크북에 제공되는 단어장에는 본책의 어려운 단어와 표현들을 정리해 사전 찾아보는 수고를 줄여준다. 의 감동과 영어 학습의 효과를 한 번에 느끼고 싶은가? 그렇다면 이제 영어 원서로 시리즈를 정주행하자! 영어 고수들은 영화를 ‘원서로’ 읽는다! 영한대역으로 읽는다! 해석을 뒤적거리는 답답한 독해는 그만, 영한대역으로 사이다 같은 독해를 즐긴다! 사전 없이 읽는다! 단어장과 표현 해설을 담은 워크북이 있으니 사전 찾을 필요 없이 술술 읽는다! 로 읽는다! 재미있는 이야기로 읽어야 완독에 성공한다! 영화만큼 흥미진진한 원서로 책장 넘어가는 짜릿함을 느낀다! ★ 이 책의 특징 영어 고수들이 추천하는 영어 학습법, 원서 읽기 ‘원서 읽기’는 영어 고수들이 가장 강력하게 추천하는 영어 학습법입니다. 언어학자, 영어 교육자 할 것 없이 영어 고수들이 입을 모아 원서 읽기를 추천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첫째, ‘원서 읽기’는 간편합니다. 대화 상대가 있어야 연습이 가능한 영어회화와 비교하면, 원서 읽기는 책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든 혼자서도 학습이 가능합니다. 스스로를 영어 환경에 노출시킬 수 있는 가장 간단한 방법이죠. 둘째, ‘원서 읽기’는 경제적입니다. 책 한 권만 있으면 독학이 가능합니다. 유명한 학원을 갈 필요도, 비싼 강의를 들을 필요도 없습니다. 내 수준과 취향에 맞는 책 한 권만 고르면 그 어떤 강의 부럽지 않은 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셋째, ‘원서 읽기’는 효과적입니다. 영어 문장을 꾸준히 읽다 보면 문장 구조를 자연스럽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많은 문장을 접하면 나중엔 길고 복잡한 문장도 끊어읽기가 가능해지죠. 또한 상황을 머리에 그리며 단어를 익히기 때문에 단어의 어감을 확실히 익힐 수 있습니다. 기계적으로 문법과 단어를 외우는 것보다 훨씬 효과적입니다. 우리말과 마찬가지로 외국어 역시, 책을 많이 읽어야 어휘력과 독해력이 늘어나며 실력이 향상됩니다. 원서 읽기의 성패를 좌우하는 이것! 원서 읽기가 이렇게 좋은데, 정작 영어책 한 권을 완독했다는 사람을 찾기 힘든 이유는 무엇일까요? 대부분의 경우 적절한 책을 선정하는 데 실패했기 때문입니다. 원서 읽기에 도전하겠다고 호기롭게 고전 소설을 펼쳤다가 며칠도 안 돼 포기한 경험 한 번쯤 있으시죠? 우리말로 읽어도 난해한 소설을 영어로 읽는 것은 애초에 성공할 확률이 아주 낮은 도전입니다. 낯설고 어려운 텍스트로 공부하면 동기부여가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생각만 해도 스트레스가 쌓이죠. 읽으면서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책을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영어 독해 문제를 풀 때, 내가 알고 있는 정보가 나오면 독해가 쉽게 느껴졌던 경험이 있나요? 내가 알고 있는 것, 배경지식이 있는 것은 영어로도 쉽게 읽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원서 읽기를 한다면, 내가 아는 이야기로 하는 것이 훨씬 도움됩니다. 스토리를 알고 있으니 문맥을 살피며 단어의 뜻을 유추할 수 있습니다. 이 책은 마블 히어로 영화 로 원서 읽기를 할 수 있습니다. 마블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흥미롭게 학습할 수 있죠. 영화 장면을 떠올리며 읽으면 상황의 맥락과 단어의 뉘앙스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영화의 감동을 원서로 한 번 더 느껴보세요. ★ 본문 구성 미리보기 이 책은 본책과 워크북, 두 권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본책은 원서의 원문을 영한대역으로 구성했습니다. 워크북은 어려운 단어와 표현의 해설을 담았습니다. *본책 구성 원서의 내용을 담았습니다. 워크북에 나오는 표현과 단어는 굵은 글씨로 표시해 놓았습니다. 영한대역으로 해석을 실어 독해가 어려운 문장은 뜻을 바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워크북 구성 원서의 단어 뜻을 실었습니다. 쪽수가 표기되어 있어 간편하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어려운 표현 설명을 실었습니다. 배경지식이나 관용어구를 중심으로 설명했습니다.
주삶 : 개역개정 고린도전후서 상.하 세트 (전2권)
아가페출판사 / 주삶편집위원회 (지은이) / 2024.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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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페출판사
소설,일반
주삶편집위원회 (지은이)
그리스도인의 생명의 양식, 말씀묵상. 권별주삶은 날짜와 관계없이 성경을 이어서 빠짐없이 묵상할 수 있기 때문에 성경 문맥을 이해하는 데 효과적이다. 또 권별로 모아두면 훌륭한 성경 해설서가 된다. 객관적인 성경 해설을 통해 스스로 말씀을 깨닫게 도와주는 본문해설 중심의 새로운 말씀 묵상집이다.고린도전후서(상) 「권별주삶」 단체 활용법 「권별주삶」 개인 활용법 주삶 개인 활용법 주삶 단체 활용법 고린도전서를 묵상하기 전에 1~40회 묵상 주간 그룹성경공부(1-6주) 주간 그룹성경공부 해설서(1-6주) 기도노트 고린도전후서(하) 「권별주삶」 단체 활용법 「권별주삶」 개인 활용법 주삶 개인 활용법 주삶 단체 활용법 41~50회 묵상 고린도후서를 묵상하기 전에 51~80회 묵상 주간 그룹성경공부(1-6주) 주간 그룹성경공부 해설서(1-6주) 기도노트그리스도인의 생명의 양식, 말씀묵상! 권별주삶은 날짜와 관계없이 성경을 이어서 빠짐없이 묵상할 수 있기 때문에 성경 문맥을 이해하는 데 효과적입니다. 또 권별로 모아두면 훌륭한 성경 해설서가 됩니다. 국내 최초 3개 역본 한 권에 동시 수록: 개역개정+쉬운성경+ESV 객관적인 성경 해설을 통해 스스로 말씀을 깨닫게 도와주는 본문해설 중심의 새로운 말씀 묵상집입니다!
챗GPT + 엑셀 업무자동화 정석
아이생각(디지털북스) / 권현욱 (지은이) / 2023.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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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생각(디지털북스)
소설,일반
권현욱 (지은이)
ChatGPT와 오피스 프로그램을 활용하여 업무자동화를 효율적으로 구현하는 적합한 방법을 제시한다. 책에서 소개하는 '단계별 접근 방법'을 따라하다 보면, 엑셀 업무자동화뿐만 아니라 상품기획, 계약서 작성, 프레젠테이션 자료 서식 자동화 등 다양한 작업이 손쉽게 가능해진다. 원하는 답을 얻기 위해 생각을 어떻게 정리하고, ChatGPT에게 어떻게 지시해야 하는 지에 대한 노하우가 고스란히 담긴 책이다. 이 책을 통해 업무 효율성을 높이고, 인공지능 시대에 한 발 앞서 나아가는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Chapter 01 7가지 질문으로 챗GPT 이해하기 ㅡ 엑셀러가 ‘묻고’ 챗GPT가 ‘답’했다 Chapter 02 챗GPT 사용 방법 01 회원 가입하기 02 챗GPT 화면 구성과 기본 사용법 Chapter 03 챗GPT 프롬프트 작성 기술 5가지 Chapter 04 엑셀에서 챗GPT 활용하기 ㅡ 이제 성가신 작업은 챗GPT에게 맡기자 01 [기본] 원하는 조건에 해당하는 자료만 표시하기 02 [기본] 챗GPT로 실습용 데이터 표 만들기 03 [기본] 여러 줄을 한 줄로 또는 반대로 하는 법 04 [기본] 모르는 엑셀 함수 사용하는 법 05 [기본] 큰 표에서 원하는 정보 찾는 법 06 [기본] 이전 질문에 이어서 답 찾는 법 07 [기본] 긴 문자열에서 원하는 부분만 추출하기 08 [실무] 여러 조건을 충족하는 합계구하기 09 [실무] 두 자료에서 중복 데이터 쉽게 찾아내는 법 10 [실무] 특정 영역은 대문자로만 입력받기 11 [기본] 헷갈리는 다중 IF 수식 이젠 안녕 ㅡ 평가 결과에 등급 표시하기 12 [기본] 파일과 시트 이름을 셀에 나타낼 수 있을까? 13 [응용] 처음 보는 데이터에서 이상치 쉽게 파악하는 법 14 [실무] 매출금액별 인센티브 계산하기 15 [실무] 나만의 기준으로 데이터 정렬하기 16 [응용] 하위 분류를 상위 분류로 합산하기 17 [실무] 특수한 평균 계산하기 18 [실무] 데이터 앞 / 뒤에 특정한 문자 일괄 추가하기 19 [실무] 양수는 파란색, 음수는 빨간색으로 나타내기 20 [실무] 주민등록번호 뒷자리에 *** 표시하기 21 [실무] 주민등록번호로 성별과 나이 구하기 22 [응용] 수식으로 고유값 추출하는 법 Chapter 05 챗GPT로 재테크 계산기 만들기 ㅡ 챗GPT가 돈을 벌어준다 01 [실무] 미래 금액의 현재 가치 계산기 02 [실무] 대출금 상환 계산기 03 [실무] 투자금의 미래 가치 계산기 04 [응용] 구입 조건 비교 계산기 05 [기본] 종잣돈 마련 계산기 Chapter 06 챗GPT로 매크로와 VBA 자동화하기 ㅡ 이제 누구든 프로그래머가 된다 01 [기본] 챗GPT로 VBA 코딩 워밍업하기 02 [실무] 빈 행 한꺼번에 삭제하기 03 [실무] 지정한 숫자만큼 행 삽입하는 법 04 [기본] 문서 내의 모든 표 서식 맞추기 05 [기본] 수식이 든 셀만 수정 못하게 막는 법 06 [실무] 여러 파일 이름 한꺼번에 바꾸기 07 [기본] 이름과 색깔로 시트 정렬하는 법 08 [실무] 자료 집계표 쉽게 만드는 법 09 [응용] 값이 달라지면 구분 행 삽입하기 10 [응용] 같은 값 셀 병합하기 11 [응용] 버튼을 만들고 자료 위치 맞바꾸기 12 [응용] <Enter>를 눌러 시트 삽입하는 법 13 [응용] 시트 내비게이션 만들기 14 [응용] 프로모션 행사 확인 함수 만들기 15 [응용] 위클리 실적 자동 요약하기 16 [응용] 여러 시트 데이터 하나로 통합하기 Chapter 07 챗GPT로 상품 기획에서 계약서 작성, 파워포인트 수정까지 01 실무 챗GPT로 트렌드 키워드 도출하고 신상품 네이밍하기 02 실무 신제품 홍보자료 작성하기 03 실무 광고 스크립트 작성하기 04 실무 고객 반응 설문지 만들기 05 실무 계약서 만들기 06 응용 워드 문서 서식 한꺼번에 조정하기 07 응용 조건을 설정하여 워드 표에 서식 지정하기 08 응용 계약서 내 모든 조항의 제목 강조하기 09 응용 파워포인트 슬라이드 제목 서식 통일하기 10 응용 모든 슬라이드 제목 위치 맞추기 Chapter 08 챗GPT 필수 확장 프로그램 4가지 01 한글/영문 사용을 빠르고 편리하게 02 정보 검색과 챗GPT 결과를 한 화면에서 보기 03 프롬프트 모범 답안 모음 04 챗GPT에서 최신 정보를 본다 05 안전한 확장 프로그램을 찾는 3가지 팁챗GPT + 엑셀 업무자동화 정석: 구글링 시대에는 검색 결과로 나온 정보들 중에서 적합한 내용을 얼마나 잘 선별하고 콘텐츠로 가공하느냐가 중요했다면, 앞으로 다가올 인공지능 시대에는 문제를 정리하고 '질문을 잘 하는 능력'이 중요해지는 시대가 될 것이다. 이 책은 ChatGPT와 오피스 프로그램을 활용하여 업무자동화를 효율적으로 구현하는 적합한 방법을 제시한다. 책에서 소개하는 '단계별 접근 방법'을 따라하다 보면, 엑셀 업무자동화뿐만 아니라 상품기획, 계약서 작성, 프레젠테이션 자료 서식 자동화 등 다양한 작업이 손쉽게 가능해진다. 원하는 답을 얻기 위해 생각을 어떻게 정리하고, ChatGPT에게 어떻게 지시해야 하는 지에 대한 노하우가 고스란히 담긴 책이다. 이 책을 통해 업무 효율성을 높이고, 인공지능 시대에 한 발 앞서 나아가는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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