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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륵대도경전 대도경 2
지식과감성# / 미륵대도 금강연화종 지음 / 2017.06.03
12,000

지식과감성#소설,일반미륵대도 금강연화종 지음
죄를 짓지 않고 믿음으로써 나아가는 길을 이야기하며, 어지러운 우리의 마음속을 믿음과 정진을 통해 가라앉히는 . 아는 길을 가는 것은 쉬우나 모르는 길을 가는 것은 참으로 험난한 길이기에 앞날을 알지 못하여 길을 헤매는 중생들을 인도하는 이정표가 되고 성취의 도구가 될 것이다.미륵대도경전 서1 彌勒大道經典序一 미륵대도경전 서2 彌勒大道經典序二 미륵대도경전 서3 彌勒大道經典序三 大道旗에 대한 盟誓 六佛世尊님 전에 盟誓 나의 信行 海印主佛 미륵대도 교리 彌勒大道 敎理 대도십계선 大道十戒善 대도십조행 大道十條行 대도십계율 大道十戒律 대도육보훈 大道六寶訓 大道經 第四卷 대도경 제4권 대도37장 大道三十七章 대도38장 大道三十八章 대도39장 大道三十九章 대도40장 大道四十章 대도41장 大道四十一章 대도42장 大道四十二章 대도43장 大道四十三章 대도44장 大道四十四章 대도45장 大道四十五章 대도46장 大道四十六章 대도47장 大道四十七章 대도48장 大道四十八章 大道經 第五卷 대도경 제5권 대도49장 大道四十九章 대도50장 大道五十章 대도51장 大道五十一章 대도52장 大道五十二章 대도53장 大道五十三章 대도54장 大道五十四章 대도55장 大道五十五章 대도56장 大道五十六章 대도57장 大道五十七章 대도58장 大道五十八章 대도59장 大道五十九章 대도60장 大道六十章 大道經 第六卷 대도경 제6권 대도61장 大道六十一章 대도62장 大道六十二章 대도63장 大道六十三章 대도64장 大道六十四章 대도65장 大道六十五章 대도66장 大道六十六章 대도67장 大道六十七章 대도68장 大道六十八章 대도69장 大道六十九章 대도70장 大道七十章 대도71장 大道七十一章 대도72장 大道七十二章후세의 자손들이 잘 되기 위해서는 현세에 우리가 죄업을 참회하고 개과천선하여야 한다. 또한 전생에 닦은 복대로 현생에 사는 것이 분명한 것이니 지옥중생의 말에 유혹되지 말고 선근심는 길을 멀리하지 말아야 한다. 깨닫는 곳에서 죄업의 허물이 벗어지고 믿음의 길로써 정진을 하면 현생은 물론 자식의 앞길이 열리는 것이다. 죄를 짓지 않고 믿음으로써 나아가는 길을 이야기하며, 어지러운 우리의 마음속을 믿음과 정진을 통해 가라앉히는 『미륵대도경전 대교경』 아는 길을 가는 것은 쉬우나 모르는 길을 가는 것은 참으로 험난한 길이기에 앞날을 알지 못하여 길을 헤매는 중생들을 인도하는 이정표가 되고 성취의 도구가 될 것입니다.
2019 공조냉동기계 기능사 실기
일진사 / 김증식 (지은이) / 2019.02.15
20,000원 ⟶ 18,000원(10% off)

일진사소설,일반김증식 (지은이)
단원별 핵심이론 정리와 예상문제를 자세한 설명과 함께 풀이 과정을 수록한 교재다. 동영상 부분에서는 현장에서 사용되는 공조냉동기기와 부품 및 제어기기를 수록하였고, 부록으로 동영상 기출문제를 제공한다.1편 공조 설비 설치 1 공기조화 11 1-1 공기조화 일반 11 1-2 공기의 상태 11 2 난방 설비 14 2-1 난방 설비와 용량 14 2-2 방열기 (radiator) 16 2-3 팽창탱크 (expansion tank) 17 2-4 열교환기 (heat exchanger) 18 3 공조부하 20 3-1 냉방부하 20 3-2 난방부하 23 4 공기 선도 23 4-1 습공기 선도의 종류 23 4-2 공기 선도의 실제 및 계산 25 5 배관 설비 29 5-1 펌프 (pump) 29 6 덕트 설비 33 6-1 덕트의 설계 33 6-2 송풍기 36 7 자동제어 설비 38 7-1 시퀀스 제어 38 7-2 단상 유도전동기 40 7-3 자동제어 내부 결선도 41 필답형 예상문제 44 동영상 예상문제 75 2편 냉동 설비 설치 1 기초 냉동 117 1-1 압력 117 1-2 온도 118 1-3 열량 119 1-4 전열 120 2 냉동공학 123 2-1 냉동능력 123 2-2 P-i 선도 (mollier diagram) 124 2-3 이단 압축 냉동 사이클 127 2-4 흡수식 냉동장치 130 2-5 부속장치 134 필답형 예상문제 137 동영상 예상문제 180 부록 1 배관 실기 작업 1 배관 A (시험시간 100분) 233 2 배관 B (시험시간 100분) 236 부록 2 동영상 기출문제 2018년 11월 24일 시행 237 2018년 11월 25일 시행 242공조냉동기계기능사 실기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의 실력 배양 및 합격에 도움이 되고자 다음과 같은 부분에 중점을 두고 집필하였다. 첫 째, 단원별 핵심이론 정리와 예상문제를 자세한 설명과 풀이 과정을 수록하여 이해하기 쉽도록 하였다. 둘 째, 동영상 부분에서는 현장에서 사용되는 공조냉동기기와 부품 및 제어기기를 수록하여 줌으로써 동영상시험에 완벽을 기할 수 있도록 하였다. 셋 째, 부록으로 동영상 기출문제를 수록하여 줌으로써 최근 출제 문제를 파악하는데 도움이 되도록 하였다.
잭 파일스 The Zack Files Book 1 : 고양이 화장실 속 증조할아버지 Great-Grandpa’s in the Litter Box (원서 + 워크북 + 번역)
롱테일북스 / 댄 그린버그 (지은이), 롱테일북스 편집부 (옮긴이) / 2020.01.10
12,000원 ⟶ 10,800원(10% off)

롱테일북스소설,일반댄 그린버그 (지은이), 롱테일북스 편집부 (옮긴이)
뉴욕에 사는 평범한 소년 잭이 겪는 기상천외한 모험을 담은 '잭 파일스' 시리즈에 다양한 영어 학습 콘텐츠를 덧붙여 재구성한 책이다. 국내외에서 두루 인정받은 재미있는 내용의 영어원서에, 어려운 어휘가 완벽하게 정리된 단어장, 이해력을 점검해 볼 수 있는 퀴즈, 영문과 비교해 볼 수 있는 한국어 번역을 첨가해 초보자들도 부담 없이 읽어볼 수 있도록 했다. '잭 파일스' 시리즈는 간결한 어휘, 재치 있는 문장으로 이루어져, ‘엄마표 영어’ 교재를 찾는 부모님, 영어원서 읽기에 관심 있는 영어 학습자, 진짜 영어 실력을 키울 수 있는 통합적인 공부법을 찾는 학습자에게 최고의 교재가 되어줄 것이다.The Zack Files 소개 Chapter 1 ~ 8 Quiz & Words list 번역 Answer Key대한민국 영어 학습자들이 이 책을 선택해야 하는 이유! 1. TV 드라마로 제작된 기상천외하고 흥미진진한 이야기! 『잭 파일스』 시리즈는 누구나 들어 본 기이한 이야기를 아이들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도록 흥미진진하게 소개합니다. 저자 댄 그린버그(Dan Greenburg)는 초자연적인 현상에 대한 관심과 아이들이 독서에 흥미를 갖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이 시리즈를 썼습니다. 이를 반영한 듯, 『잭 파일스』 시리즈는 현재까지 총 30권의 책이 출간될 정도로 아이들의 호기심을 불러일으켰습니다. 또한 TV 드라마로도 제작되어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았습니다. 2. 엄마표 영어 필수 원서! 국내에서도 『잭 파일스』 시리즈는 ‘엄마표 영어’를 하는 부모님과 초보 영어 학습자라면 반드시 읽어야 하는 영어원서로 자리 잡았습니다. 간결하지만 필수적인 어휘로 쓰여 원서 읽기에 두려움을 갖는 학습자에게도 영어로 책을 읽는 재미를 선사합니다. 대한민국 영어 학습자라면, 이런 책을 절대 놓쳐서는 안 됩니다! 3. 학습 효과를 극대화하는 완벽한 구성! 롱테일북스에서는 국내외에서 검증받은 영어원서에, 학습 효과를 극대화해주는 다양한 장치를 덧붙였습니다. 영어원서: 본문에 나온 어려운 어휘에 볼드 처리가 되어 있어 단어를 더욱 분명히 인지하며 자연스럽게 암기하게 됩니다. 단어장: 원서에 나온 어려운 어휘가 ‘한영’은 물론 ‘영영’ 의미까지 완벽하게 정리되어 있으며, 반복되는 단어까지 넣어두어 자연스럽게 복습이 되도록 구성했습니다. 번역: 영어와 비교할 수 있도록 직역에 가까운 번역을 담았습니다. 원서 읽기에 익숙하지 않은 초보 학습자들도 어려움 없이 내용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퀴즈: 챕터별로 내용을 확인하는 이해력 점검 퀴즈가 들어있습니다. 이런 분들께 강력 추천합니다! - 시험 점수 위주가 아닌 진짜 영어 실력을 키울 수 있는 통합적인 공부법을 찾고 있던 학습자 - 탁월한 영어 리딩 능력이 필요한 학습자 - 부담 없이 읽을 만한 쉬운 원서를 찾고 있던 학습자 - 영어원서 완독 경험이 없는 초보 영어 학습자 (토익 기준 450~750점대) - 엄마표 영어 교재를 찾고 있는 학생·부모님 - 영어 수준: 국내 학습자 기준 초등학교 ~ 중학교 1학년 이상
스피노자의 형이상학
민음사 / 김은주 (지은이) / 2024.05.03
33,000원 ⟶ 29,700원(10% off)

민음사소설,일반김은주 (지은이)
20여 년에 걸쳐 스피노자를 중심으로 근대 철학을 연구해 온 김은주 교수의 첫 번째 학술서다. 데카르트, 홉스에서 푸코, 데리다에 이르는 다수의 논문을 발표하고 스피노자의 『지성교정론』 등을 번역한 저자는 치밀한 독해와 활력적인 연구로 주목받고 있다. 박기순, 진태원 등 국내 연구의 토대 위에서 나온 이 책은 프랑스를 중심으로 전개된 역량 중심의 해석과, 합리주의를 중심에 두는 영미권의 해석을 종합하고자 하는 야심의 산물이다. 정치 철학을 주로 다룬 기존 논의와 달리 스피노자 철학의 핵심을 형이상학에서 찾는 이 책은 많은 논자들의 관심사인 ‘코나투스’와 신체를 중심으로 한 역량 개념에 대한 정교한 해석을 제시한다. 실행에 조급하여 작은 차이를 앞세우는 것이 아니라, 실천을 위한 참되고 적합한 사유의 토대를 찾는 철학의 꽃, 즉 형이상학의 진수를 보여 주는 책이다.서문 1부 실체와 속성 1장 동일 속성의 여러 실체는 없다 ─ 실체 일원론의 첫 단계 2장 무한하게 많은 속성들과 유일 실체 ─ 실체 일원론의 둘째 단계 3장 신 존재 증명 ─ 실체 일원론의 셋째 단계 2부 실체와 양태 4장 내속의 문제와 양태의 실재성 5장 무한 양태 3부 인과성 6장 인과적 결정론 혹은 필연론 7장 ‘원인 또는 근거’ 8장 감응적 인과성과 개체의 구성 ─ 충돌에서 변용으로 4부 개체론 9장 개체의 복합성과 코나투스 10장 “우리는 어떤 물체가 많은 방식으로 변용됨을 느낀다” 참고 문헌 찾아보기 오늘날 스피노자의 형이상학은 어떻게 인간주의를 벗어날 원천이 되는가? 유럽과 영미권 논의의 비판적 종합으로 역량론과 합리론을 함께 갱신하는 스피노자 연구의 최전선 “오늘날 가장 각광받는 고전 철학자인 스피노자에 대한 국내 최초의 본격적인 연구서!” 진태원 교수(『스피노자 윤리학 수업』) 추천 인간주의에서 벗어나기를 요청받는 위기의 21세기 나날이, 무한히 새롭게 읽히는 스피노자의 정수를 해명하는 국내 정상의 철학 연구자 김은주 교수의 첫 번째 학술서 세계의 모든 문제가 증폭하는 시대다. 자본주의 비판에서 인지과학, 문화이론에서 신유물론까지 지금 최전선에 있는 사상들의 중심에는 바로 스피노자가 있다. 칸트가 인간 이성의 한계를 설정했다면, ‘비판’ 이전에 스피노자는 이성이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를 탐구했다. 무한자인 신 혹은 자연에 대한 스피노자의 사유가 오늘날 생생하게 귀환하는 이유다. 『스피노자의 형이상학』은 20여 년에 걸쳐 스피노자를 중심으로 근대 철학을 연구해 온 김은주 교수의 첫 번째 학술서다. 데카르트, 홉스에서 푸코, 데리다에 이르는 다수의 논문을 발표하고 스피노자의 『지성교정론』 등을 번역한 저자는 치밀한 독해와 활력적인 연구로 주목받고 있다. 박기순, 진태원 등 국내 연구의 토대 위에서 나온 이 책은 프랑스를 중심으로 전개된 역량 중심의 해석과, 합리주의를 중심에 두는 영미권의 해석을 종합하고자 하는 야심의 산물이다. 정치 철학을 주로 다룬 기존 논의와 달리 스피노자 철학의 핵심을 형이상학에서 찾는 이 책은 많은 논자들의 관심사인 ‘코나투스’와 신체를 중심으로 한 역량 개념에 대한 정교한 해석을 제시한다. 실행에 조급하여 작은 차이를 앞세우는 것이 아니라, 실천을 위한 참되고 적합한 사유의 토대를 찾는 철학의 꽃, 즉 형이상학의 진수를 보여 주는 책이다. “김은주 교수의 저작은 오늘날 가장 각광받는 고전 철학자인 스피노자의 형이상학에 대한 국내 최초의 본격적인 연구서다. 저자는 프랑스와 영어권 스피노자 연구를 비판적으로 고찰하면서 역량과 합리성을 통합적으로 사유하려는 주목할 만한 시도를 한다. 전문가들에게 더 가치를 인정받을 만한 역작인 이 책은 국내 스피노자 연구의 수준을 한 눈금 높이고 있다. 앞으로 스피노자를 공부하는 사람들에게 필독서가 될 것이다.” — 진태원(성공회대 민주자료관, 『스피노자 윤리학 수업』 저자) 실체와 속성의 관계에서 ‘양태 혹은 변용’, 인과성, 개체론까지 스피노자 연구사에서 가장 많은 논쟁을 낳은 지점들을 돌파하여 합리론을 더 역동화하고, 역량론을 더 합리화하는 시도 데카르트의 비판적 계승자로서의 스피노자를 발견하는 이 책의 시야는 근대 철학의 엄밀한 독해를 바탕으로 한다. 이는 데카르트를 성급히 기각하거나 스피노자의 경구에서 아우라를 얻어 오는 논자들과 저자가 궤를 달리하는 점이다. 이 책은 마르시알 게루를 필두로 한 프랑스어권의 역량 중심 연구에 토대를 두고 있는데, 실천 철학을 앞세우며 정작 개체의 차원에서 본질주의에 빠져드는 역량론의 한계를 합리주의의 도입을 통해 극복하고자 한다. 이는 최근 풍부한 성과를 내고 있는 영미권 연구의 폭넓은 참고로 뒷받침된다. 모든 위대한 철학이 그렇듯, 스피노자는 ‘실체’와 ‘속성’이라는 존재론의 기본적인 범주를 사용해 ‘자연 안에 단 하나만의 실체가 존재한다’는 충격적인 테제를 내놓는다. 이 책은 아리스토텔레스와 스콜라주의자들, 데카르트와 라이프니츠 같은 동시대 합리론자와 구별되는 스피노자의 변별점을 체계적으로 규명하기 위해 『윤리학』의 순서를 따라 실체와 속성(1부), 실체와 양태(2부), 인과성(3부), 개체론(4부) 10개 장으로 구성된다. 이는 그대로 스피노자 연구가들 사이에서 가장 많은 논쟁을 불러일으킨 지점들이다. 관념론적 경향의 합리론과 본질주의 경향의 역량론에서 공통적으로 간과되는 ‘양태’에 주목함으로써 스피노자 존재론의 가장 특징적인 국면이 밝혀진다.스피노자의 형이상학으로부터 관념, 감정, 정치를 망라하여 ‘상상적 인과성’이라는 제목으로 연구했던 박사 논문 시기 이래 나는 주로 관념과 감정, 정치철학을 연구했다. 그러다 10여 년 만에 스피노자의 형이상학 전체를 다시 보았다. 해묵은 용어들을 마치 처음 보는 양 다시 따져보았고, 특히 실체 일원론의 의미를 내가 할 수 있는 한 집요하게 분석했다. 그런 다음 나는 이전에 비꼬기 위함이거나 아니면 멋 부리기 위한 수사 정도로 생각했던 “Hen kai Pan”(하나이자 전체)이라는 레싱의 유언, 그리고 합리론자라면 일원론자일 수밖에 없다는 말에 비로소 수긍하게 되었다. 단 무세계론이라는 비난을 받은 이 일원론이 또한 최대한의 다양성을 개방한다는 사실을 깨닫지 않았다면 그럴 수 없었을 것이다. 실체가 하나밖에 없는 곳에서 모든 개별자들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무한정 많아진다. 실체 일원론에서 모든 것은 방식의 차이, 관점의 차이, 정도 차이의 문제가 되기 때문이다. 또 그런 만큼 실체 일원론은 우리에게 섬세한 사고를 요구한다. 모든 것이 ‘~하는 한에서의 신’(Deus quatenus)인 이 합리주의 체계에서 그 합리성의 질은 ‘신’보다 ‘~하는 한에서’를 얼마나 잘 분절하느냐에 달려 있다. 내가 다룬 형이상학은 『윤리학』의 총 5부 가운데 1부와 2부의 전반부에 불과하다. 그러나 이 작업을 통해 나는 스피노자 철학의 꽃은 결국 형이상학이라는 것 역시 다시 확인하게 되었다. ─ 서문 중에서 정신의 역량은 그 대상인 신체의 역량에 비례하며, 그런 명목으로 스피노자는 ‘자연학 소론’에서 신체의 역량을 고찰한다. 이 역량은 그것을 둘러싼 다른 물체들과의 관계에 달려 있는데, 스피노자는 이 관계 역시 지금까지 실체의 양태라 부른 것과 등가어로 사용된 변용이라는 용어로 기술한다. 그러니까 신체의 역량은 그것이 다른 물체들에 의해 어떻게 변용되고 그것들을 어떻게 변용하느냐에 달려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스피노자의 인과성은 신체 변용의 메커니즘을 통해 인식될 수 있고, 이 메커니즘은 스피노자의 철학 체계 전체에 걸쳐 결정적 의미를 갖는다. 변용은 첫째, 실체와 양태를 핵심 개념으로 하는 스피노자 형이상학의 연장선상에 있고(변용은 양태와 등가어이다.), 둘째, 스피노자의 자연학을 알려 주는 거의 유일한 통로이며(물체들 간 상호 작용은 변용의 메커니즘으로 제시된다.), 마지막으로 윤리학에서 아리스토텔레스의 덕, 데카르트나 칸트의 자유의지만큼이나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더 윤리적인 존재가 된다는 것은 더 역량 있는 존재가 된다는 것이고 역량은 변용 능력으로 가늠된다.) 신체에 통일성을 부여하는 정신을 데카르트는 다소 전략적으로 전통 스콜라의 용어를 따라 ‘실체적 형상’이라 부르지만, 이산적 단위로서의 이 신체는 근대의 학문적, 정치적, 사회적 장을 구성하는 본질적 단위가 된다. 피부로 둘러싸여 있고, 생체 역학의 단위가 되며, 권리를 배태하고, 불가침의 자유나 책임의 최소 단위이며, 인구 통계의 단위가 되고, 생활 세계의 지평을 구성하는 등등의 고유한 신체 말이다. 앞서 보았듯 데카르트는 심신 합일을 합리성의 영역 바깥으로 밀어내지만, 바로 이런 의미에서 그것은 근대적 사유 및 제도의 초석이 된다.반대로 스피노자에서는 인간 신체 역시 다른 물체들이나 타인과의 관계, 제도, 관행 등에 정체성 자체가 연동되어 있고 나아가 우주 전체와 연관되어 있다. 그것은 상대적이고 유동적이다. 안토니오 다마지오 같은 신경 생리학자를 논외로 한다면 들뢰즈, 네그리, 발리바르 같은 현대 형이상학자와 정치 철학자에게 스피노자가 오늘날 환영받는 핵심 이유 중의 하나는 바로 이런 신체 때문이다. 스피노자를 참조하지는 않지만, 푸코의 광기론은 물론 라캉의 상상계 이론의 출발점도 바로 ‘내 신체’ 관념의 타자 의존성이다. 이에 대비해서 내가 특별히 보여 준 것이 있다면, 그것은 자연학적 물체들에 대한 인식에서 인간 신체에 대한 느낌까지 관통하는 스피노자의 합리주의이다.
자유 방목 아이들
양철북 / 리노어 스커네이지 글, 홍한별 옮김 / 2010.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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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철북육아법리노어 스커네이지 글, 홍한별 옮김
‘과잉보호’ ‘과잉육아’의 시대에 던지는 통쾌한 자유방목 선언 바깥세상이 너무 위험해서 아이를 혼자 밖에 내보낼 수 없다는 부모, 아이의 안전을 위해서 부모가 늘 곁에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부모들을 위해 그러지 않아도 아이는 안전하며 잘 자란다는 확신을 심어주는 책. 자유방목은 각종 사건사고나 시험의 실패 등 아이가 겪을 수도 있는 불운에 대한 부모의 막연한 두려움을 정확히 바라보는 데서 시작된다. 부모는 어차피 아이에게 100% 영향을 미칠 수 없다. 부모가 아무리 잘해도, 아무리 못된 부모라도, 아이는 이에 상관없이 나름으로 커가는 부분이 있다. 그러니 마음이 불안하더라도 아이를 내버려두는 자제가 필요하다. 아이를 이끌어주는 것도 부모의 책임이지만, 아이 스스로 길을 찾도록 해주는 것도 부모의 책임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아이는 아이답게 뛰어놀게 할 때만이 세상을 헤쳐나갈 지혜와 자립심을 갖춘 어른으로 자라난다는 진리를 설득력 있게 전달한다. 한국 독자들에게 서론 어서 오세요-악! 자유방목 14계명 계명1 걱정할 때를 알자 친구와 연쇄살인범을 구분하는 법 계명2 뉴스를 끄자 범죄 드라마도 그만 보고 계명3 전문가를 멀리하자 내가 뭐든 제대로 못한다고 말하는 사람은 누구? 전문가들! 계명4 유아 무릎보호대를 사지 말자 유아 안전 산업 전체에 맞서자 계명5 변호사처럼 생각하지 말자 어떤 위험은 무릅쓸 가치가 있다 계명6 나무라는 사람들을 무시하자 내 아이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은 바로 나다 계명7 초콜릿을 먹자 할로윈을 아이들에게 돌려주자 계명8 옛날 아이들을 생각하자 열 살짜리 아이가 직업 전선에 나섰다 계명9 세계적인 시각을 갖자 다른 나라 사람들은 자유방목을 어떻게 하는가 계명10 용감해지자 모든 것을 통제하려고 들지 마라, 그래 봐야 소용없다 계명11 여유를 갖자 부모의 사소한 행동 하나 하나가 아이의 발달에 큰 영향을 미치는 건 아니다 계명12 실패하자! 실패는 새로운 성공 계명13 쫓아내자 나가 놀든 뭐하든 맘대로 하라고 하라! 계명14 아이들에게 귀를 기울이자 아이들은 아기 취급 받고 싶어하지 않는다(진짜 아기들은 빼고) 자유방목 생활 안내 정말로 위험한가? 당신이 걱정하는 모든 것에 대한 안내 동물-잡아먹힐 위험 금속 야구배트 분유-분유는 쥐약인가? 비스페놀A-젖병, 유아용 컵 등 휴대전화-휴대전화를 많이 쓰면 뇌종양에 걸리나? 질식-음식이나 작은 물건이 목에 걸리는 것 기침감기약 유모차 사고 눈을 먹는 것 세균과 위생 할로윈 사탕-죽음의 키스? 인터넷의 성적性的 유혹 납 중독-중국산 납 페인트, 납 장난감 등 비닐봉지 질식 놀이터 수영장, 물, 변기 날달걀 학교 총격 사건 아이들 버릇 망치기 쉰 도시락 유아돌연사증후군(SIDS) 햇볕 십대의 성性 숲에서 놀기 걸어서 학교 가기(버스정거장까지만이라도) 동물원의 동물 사탕을 든 낯선 사람 우유팩에 미아 사진을 넣은 사람들도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한다 결론 이름이 없는 문제 그리고 그 해결책 옮긴이의 글 참고문헌 도움이 되는 책, 블로그, 웹사이트, 영화저자 리노어 스커네이지는 2008년에 당시 아홉 살이었던 아들을 혼자 뉴욕 지하철에 태워서 집까지 오게 했다는 이유로 여론의 뭇매(?)를 맞았던 기자이자 칼럼니스트이다. 이 일로 ‘미국 최악의 엄마America\'s worst mom’(구글에서 검색하면 나온다)라는 꼬리표를 달게 된 저자는, 이 일을 계기로 자유방목 육아를 주장하는 이 책을 쓰게 되었다. 이 책은 자유분방한 어조로 농담과 비꼼과 신랄함의 직격탄을 거침없이 날리며, 아이를 마냥 뽁뽁이 비닐로 감싸두려는 부모들을 통쾌하게 논박한다. 그리고 자유방목 육아란 결국 아이를 아이답게, 상식으로 키우는 것임을 힘차게 주장한다. - 만들어진 공포 리노어 스커네이지는 위험을 균형 잡힌 눈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말한다. 우리 사회에는 ‘아이들에게 닥친 위험’이라는 도시전설이 배회하고 있다. 뉴스에서 어린이 유괴사건을 한 번 보도하면 전 사회가 술렁인다. 더구나 뉴스는 그 속성상 사건의 끔찍한 면을 반복하여 보도한다. 평화롭고 온건한 소식보다는 충격적인 소식이 더 시청률을 높이기 때문이다. 뉴스뿐만 아니라, 언젠가부터 『CSI』, 『뉴욕 특수수사대』, 『본즈』 등의 자극적인 범죄 드라마가 우리 시청자들에게 열광적인 반응을 얻으면서 잔인하고 충격적인 범죄 장면은 이제 일상적으로 볼 수 있는 것이 되었다. 우리 뇌로 말하자면, 뇌는 자극적인 장면을 더 오래 기억할뿐더러, 현실 같지만 현실이 아닌 영상을 인간이 보게 된 지 오래되지 않았기 때문에(활동사진의 역사를 생각해보라) 아직 현실과 가공의 영상을 뚜렷이 구분할 정도로 진화되지 못했다고 저자는 말한다. 결국, 우리가 영상을 통해 받아들인 끔찍한 이미지는 현실의 어떤 순간에 갑작스레 튀어나와서 현실이 끔찍한 상황에 처했다는 공포를 느끼게 하는 것이다. ‘만들어진 공포’가 제대로 위력을 발휘하는 순간이다. 도시전설을 만들어내는 또 하나의 주역은 유아 산업이다. 아기 무릎보호대, 아기 헬멧, 변기 뚜껑 잠금장치, 열감지 욕조매트…… 이런 것들이 없으면 아이는 기다가 무릎이 깨지고, 걸음마를 하다가 넘어져 뇌진탕에 걸리고, 변기에 빠져 익사하고, 욕조 물이 뜨거워 화상을 입는 것처럼 광고된다. 여기서 저자는 다시 부지런히 통계자료를 제시한다. 위의 사고가 발생한 경우는 전 미국에서 일 년에 두 건(변기 익사)이거나 없다(뇌진탕). 우리 엄마 세대에는 하나도 필요하지 않았던 것들이 ‘아기의 안전’을 담보로 팔려나간다. 공포는 돈을 벌어들인다. 분명 위험은 있다. 유괴사건도 일어나고 안전사고도 일어난다. 하지만 우리를 둘러싼 문화가 우리를 겁먹게 하고 있다는 것 또한 알아야 한다. 그래야 겁에 질려 상식에서 벗어난 육아를 하지 않을 수 있다. - ‘좋은 부모’를 강요하는 사회 부모들을 겁먹게 하는 또 하나의 요인은 이른바 ‘육아 전문가’라는 집단과, 서로 ‘좋은 부모 되기’ 경쟁이라도 하듯 남의 육아 방식을 비난하고 이래라 저래라 하는 ‘카더라 통신’이다. 아기에게 똥 누이는 법을 가르쳐주는 책, 배변 그림책, 배변 이야기, 배변 노래, 배변에 대한 대화, 그리고 ‘나만의 응가 책’ 만들기. 아이가 똥 누는 것 하나만으로도 무수히 쏟아지는 책과 조언들. 이처럼 전문가 혹은 비전문가들이 내놓는 산사태 같은 조언을 듣다보면, 막상 부모는 이런 조언 없이 혼자서는 아이를 키울 능력이 없는 것처럼 생각된다. 또한 ‘모유수유’를 둘러싸고 실제 웹사이트 상에서 벌어진 엄마들의 싸움이 단적으로 보여주듯이, 어느 한 가지 방식(예를 들면, 모유)만이 절대적으로 옳다고 생각하여 다른 방식으로 아이를 키우는 부모를 보면 눈에 불을 켜고 지적하려 들며 ‘나쁜 부모’ ‘생각 없는 부모’로 몰아가는 사회 분위기 역시 부모들이 상식적으로 소신 있게 아이를 키우지 못하게 한다. 이런 사회에서는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한 기준이 까다롭다. 아이를 놀이터에 혼자 내보내면 좋은 부모가 아니다. 아이가 놀다가 팔이라도 부러지면 다들 “엄마는 어디 있었대요?” 하며 그 부모를 비난하기 바쁘다. 아이에게 어떤 일이라도 생기면 그 부모를 의심하고 비난하는 이런 세태를 저자는 예전에 여자가 성폭행을 당하면 “치마가 그렇게 짧으니 당해도 싸지!” 하며 도리어 피해자를 비난했던 심리와 비교한다. 그것은 두려움이다. ‘잘못을 했으니 그런 나쁜 일을 겪었고, 나는 잘못을 하지 않으니 안전할 것이다’ 하는 생각 뒤로 숨는 것이다. 그래서 아이의 불행을 가지고 다들 부모를 비난하고, 비난을 받지 않기 위해 ‘좋은 부모’가 되어야 한다. 또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해서는 늘 걱정을 하고 있어야 한다(“우리 애가 집에 오다가 변이라도 당하면?”). 걱정의 다른 이름은 통제다. 모든 것을 통제할 수 있다는 생각은 통제할 수 없는 것에 ?해서는 걱정과 초초함만 낳기 때문이다. 하지만 통제는 우리 상상의 산물이다. 부모가 아이의 문제를 모두 해결할 수 있고 앞으로도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모조리 방지할 수 있다는 것은 가능하지 않을뿐더러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뜻밖의 일로 가득한 세상을 아이가 헤쳐나갈 수 있는 자신감과 독립심을 차단하기 때문이다. 육아의 목표는 행복하고 책임감 있고 자립심 있는 어른을 길러내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어른은 부모가 아이 때부터 뽁뽁이 비닐로 감싸지 않아야만, 부모의 결정을 마냥 기다리고 있는 습관이 없어야만, 아이답게 또래들과 놀면서 창의력도 배우고 협동심과 협상력도 배워야만 길러질 수 있다. - 자유방목 운동 ‘아이에게 닥친 위험’이라는 막연한 공포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위험을 제대로 평가해야 한다. 걱정할 때와 걱정 안 해도 될 때를 구별해야 한다. 친구와 유괴범을 구별할 줄 알아야 한다. 아이를 감쌀 때가 언제고 내버려두어야 할 때가 언제인지를 알아야 한다. 자유방목은 우리 아이에게 닥친 위험을 정확히 바라보고, 부모가 예방할 수 있는 일과 예방할 수 없는 일을 구별하는 데서 시작된다. 부모는 어차피 아이에게 100% 영향을 미칠 수 없다. 부모가 아무리 잘해도, 아무리 못된 부모라도, 아이는 이에 상관없이 나름으로 커가는 부분이 있다. 그러니 마음이 불안하더라도 아이를 내버려두는 자제가 필요하다. 꼭 범죄에 노출되는 경우만은 아니다. 저자는 아이의 신변보호에서 시작해서 결국 인생의 ‘성공’과 ‘실패’의 문제로까지 나아간다. 아이 스스로 닥쳐온 위기를 극복할 줄 알아야 하는 것은 인생의 고비를 넘을 때도 마찬가지다. 실패는 중요한 경험이다. 부모들은 아이가 실패하도록 내버려둘 필요가 있다. 아이를 이끌어주는 것도 부모의 책임이지만, 아이 스스로 길을 찾도록 해주는 것도 부모의 책임이니까. 이것이 자유방목이다.
막가보자 1
어울림출판사 / 오재길 지음 / 2013.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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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울림출판사소설,일반오재길 지음
오재길의 현대 판타지 장편소설. 투자 실패로 인해 벼랑 끝에 내몰리게 된 고강우. 결국 스스로 삶을 포기하고 옥상에서 뛰어내리는데…. 그 순간 그에게 새로운 운명이 찾아온다. "차원 이동이라니… 이동해서 어디로 가는 건데요?" "미래의 지구." 이제 차원의 문이 열리게 되고, 아카식 레코드를 둘러싼 치열한 싸움이 일어난다.1권 이것이 바로 기연입니다 7 미래로 갑시다 47 참 끝내주는 모험입니다 75 개연성 따위 엿이나 먹으라죠 109 돈 좀 벌어봅시다 143 이게 무슨 얼어 죽을 차원의 문입니까? 175 거인은 친절하네요 209 만나서 반갑습니다, 아카식 레코드 님 245 2권 주인공은 원래 늦게 나타나는 겁니다 7 워메, 끝내주네요 35 단순하고 무식한 것들이랍니다 67 결전이니까 화끈해야죠! 85 트리트는 또 어디래요? 119 뱀파이어는 무섭네요 171 당신들 히피 맞습니까? 255 3권 고속버스 안에서 싸우니까 신나 죽겠네요 7 드디어 뮐로엔에 도착했습니다, 그런데… 29 자연재해가 제일 무섭다니까요 57 연구소로 쳐들어갑시다! 109 연구소는 우리가 점령했습니다 147 대화로 해결하면 안 될까요? 183 유니콘이 다 하얀 건 아니네요 223 당신은 누구십니까 255투자 실패로 인해 벼랑 끝에 내몰리게 된 고강우. 결국 스스로 삶을 포기하고 옥상에서 뛰어내리는데… 그 순간 그에게 새로운 운명이 찾아온다. “차원 이동이라니… 이동해서 어디로 가는 건데요?” “미래의 지구.” 이제 차원의 문이 열리게 되고, 아카식 레코드를 둘러싼 치열한 싸움이 일어난다. 시간과 공간을 넘나들며 아슬아슬한 모험이 시작된다!
문학/사상 4 : 귀신, 유령의 군도
산지니 / 구모룡, 윤인로, 김만석, 김서라 (지은이) / 2021.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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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지니소설,일반구모룡, 윤인로, 김만석, 김서라 (지은이)
주류 담론이 지배하는 환경에 반격을 가하고, 그들이 들여다보지 않는 문제를 바라보며 담론의 지형을 뒤흔든다는 기획 아래 창간된 비평지 4호. 이번 호에서는 ‘실체’적인 혹은 ‘정상’적인 것의 경계에 대해 물음을 던진다. 색채가 모두 다른 네 명의, 그러나 사상의 단단함은 어긋남이 없는 네 편의 글로 다양한 독서 길잡이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4호부터는 이전 호들과 달리 문학 작품 보강에 좀 더 힘을 실었다. 지역 작가와 신진 발견에 게을리하지 않았고, 그 덕분에 문예지의 색깔이 한층 다채로워졌다.≡ 『문학/사상』 4호를 내며 Π 비판-비평 환상, 범람, 귀신: 1948. 4. 3과 1948. 10. 19의 문화적, 문학적 원체험_김만석 독립연구자 해방인민으로 살게 하라: ‘정주자’ 자격으로 사는 재일조선인을 위하여_김미혜 도쿄대학대학원종합문화연구과 특임연구원 유령들의 길거리문학路上文學으로의 초대: 김시종홈리스HARUKO들_고영란 니혼대학 문리학부 교수 지음, 윤인로 옮김 Σ 시 「코로나 검사소에서」, 「위험한 집」_박승민 시인 「빛의 다큐」, 「에버그린」_김미령 시인 「여는 기쁨」, 「병원」_이기리 시인 ∮ 소설 「하루의 성자」_김가경 소설가 Ⅹ 현장-비평 해양문학 장르 발생론_구모룡 문학평론가 ∞ 쟁점-서평 짓눌린 혈관과 심장의 르포-『과로의 섬』_김서라 광주모더니즘, 미술평론가 정말 먼 곳의 퀴어들-『시골시인-K』_한재섭 광주모더니즘, 편집장 형제복지원, 폭력(a) < 저항(b), 진실규명의 반격-『절멸과 갱생 사이』_전갑생 서울대 사회발전연구소 객원연구원 이것은 꿈이 아니다-『유토피아로 가는 네 번째 방법』_이정임 소설가 ∽ 연속비평 「폭력-비판을 위하여」의 행간번역 (3)_윤인로 『신정-정치』 저자▶ 비평지 『문학/사상』 4호 출간 한층 다채로워진, 그러나 사상에 직조하는 주류 담론이 지배하는 환경에 반격을 가하고, 그들이 들여다보지 않는 문제를 바라보며 담론의 지형을 뒤흔든다는 기획 아래 창간되었던 비평지 『문학/사상』이 4호의 문을 열었다. 주변부성에 대해 탐구하고 심층적으로 음미하던 2호와 3호를 지나, 이번 호에서는 ‘실체’적인 혹은 ‘정상’적인 것의 경계에 대해 물음을 던진다. 4호는 글로컬리즘을 다뤘던 지난 호들을 토대로 한 걸음 더 나아가 개개인의 정체성에 대해 이야기하는 동시에 시와 소설을 함께 실어 다채로운 색을 보여준다. Π비판-비평에서 김만석의 글로 귀鬼적인 것, 그 특집을 열며 일본의 김미혜, 고영란이 실체와 정체에 관한 담론을 펼친다. 뒤이어 달려오는 Σ시에서는 박승민, 김미령, 이기리 시인이 함께하여 날카롭지만 따스하게 그러나 단단하게 사상의 무게를 실어주었고 ∮소설의 카테고리엔 김가경의 글을 올려 독자에게 『문학/사상』으로 하여금 문예의 힘을 선사한다. 또 해양대학 교수 구모룡이 Ⅹ현장-비평에서 해양문학의 장르와 그 발생을 논하며 문예로 자칫 흐트러질 수 있는 책의 무게를 다시 한번 직렬 해준다. 이어지는 ∞쟁점-서평에서는 4권의 저작에 대한 글을 실었다. 색채가 모두 다른 네 명의, 그러나 사상의 단단함은 어긋남이 없는 네 편의 글로 다양한 독서 길잡이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연속비평에는 문예지의 태초부터 함께 해오던 윤인로의 마지막 연재 글이 실렸다. 『문학/사상』 4호가 우리에게 주는 앎의 사상의 형성, 이곳에 실린 다채로운 문학 작품들, 그리고 함께한 신진을 살펴보며―이전 호의 머리말에서 구모룡이 예고했던 대로―우리는 4호가 감히 혁신을 감행한 문예지임을 알 수 있을 것이다. ▶ 귀신, 유령의 군도群島 특집 Π비판-비평의 첫 글이 되는 김만석의 출발선 가운데에서 그는 “제주도와 전라남도 지방을 국민이 거주하지 않는 ‘섬’으로 일방적으로 규정함으로써 내전을 수행할 수 있는 근거로 삼았다고 할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그 섬, 무인도는 비국민=유령의 집합적 표상이며 내전과 주권획정 간의 유혈적인 변증법을 정당화하는 피[血]의 현시체이다. 이와 관련하여 소설 흉몽(1949)과 휴화산(1973)에 대한 김만석의 비평은 폭력연관에 대한 생동감 있는 표현을 전해준다. 김미혜의 글은 이른바 ‘1차 자료’적이다. 재일조선인인 본인의 정체성에 관한 사유, 이를테면 국적 취득의 자격에 관한 진술을 지속하고 있다. 그의 글에 실린, 일본 법무성 입국관리사무소가 일곱 살의 김미혜에게 보낸 인정認定 통지서의 원본 이미지는 말 그대로 ‘압도적’이다(그 문서 속에서 일곱 살의 그는 “용의자容疑者”로 적시摘示/敵視된다). 글과 말이 그 이미지를 재현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그 정체성-자격에 의해 격리되고 박리되는 삶의 특정 상태 곁에 있고자 하는 이에게 일독을 권한다. 고영란의 글은 “남성젠더화”의 권력 상태 바깥을 개시하는 강력한 힘과 논리를 보여주며, “HARUKO어語” 및 “‘도’의 정치학” 같은 조어造語의 비평적 역량과 그 정당성을 독자들에게 고지해준다. 독자들에게 다음과 같은 한 대목을 앞질러 인용해 주고자 한다. “그녀들의 고유명은 전부 한자로 표기되고 있지만, 그녀들은 자신의 이름을 읽을 수도 쓸 수도 없었다. 그렇다고 한다면 누가 그 이름을 이동시켰는가라는 당연한 의문이 떠오를 것이며, 동시에 그녀들이 일본에서의 체류자격을 안정적으로 얻게 됐던 과정에서 김시종과 마찬가지로 ‘유령’이 되는 쪽을 선택했을 가능성 역시도 부정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중대한 것은 본인들이 건드리지 않으려는 과거의 그 시간을 역사적 증언이라는 이름 아래 들추어내는 일이 아니다.” ▶ 시와 소설로 문예文藝의 힘을, 그리고 문학의 발생까지 4호부터는 이전 호들과 달리 문학 작품 보강에 좀 더 힘을 실었다. 지역 작가와 신진 발견에 게을리하지 않았고, 그 덕분에 문예지의 색깔이 한층 다채로워졌다. 박승민의 코로나 검사소와 위험한 집, 김미령의 빛의 다큐와 에버그린, 이기리의 여는 기쁨과 병원 같은 시를 수록하여 따스하고 단단한 시의 힘을 보여주었고 소설로는 김가경의 하루의 성자를 수록했다. 비평지로서는 숨통을 트이게 해주는 작품들이지만, 단지 그런 협소한 의미로만 규정될 수 없는 문예의 힘을 독자들에게 선물해 주리라고 확신한다. 또 이로 말미암아 『문학/사상』 4호가 문예지로서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또 Ⅹ현장-비평에 해양대학 교수이자 문학평론가인 구모룡이 해양문학의 장르와 그 발생을 논하며 문예로 자칫 흐트러질 수 있는 책의 무게를 다시 한번 직렬 해준다. 거시적인 관점과 구체적인 텍스트 비평으로 직조되고 있는 그 글은 근원에서 장르론이며, 그에 더해 장르의 발생론인바, 말 그대로 ‘이론적인 것’이다. 지면이 좁게 느껴지는, 의지의 스케일이 큰 탐색 작업으로 읽힐 것이며 관심 있는 이들에게 향후 전개 상상을 유발할 것이다. ▶ 어긋남 없는 단단한 사상이 불러오는 사유 ∞쟁점-서평에서는 4권의 저작에 대한 글을 실었다. 김서라, 한재섭, 전갑생, 이정임이 서평에 함께 해주었는데 네 명은 모두 색채가 다른 이들이지만 사상의 단단함은 그 어긋남이 없어 독자들에게 또렷한 사유의 기회를 불러온다. 미술평론가이자 광주모더니즘 연구자인 김서라는 『과로의 섬』으로 노동자들의 인권에 대해 이야기한다. 대만의 과로사 현실을 다루는 이 책을, 필자는 노동자의 신체 안쪽부터 잡아먹는 자본주의에 대한 르포로 읽는다. 이는 한국의 현실과도 크게 다르지 않다. 『시골시인-K』를 읽은 의 편집장 한재섭은 자발적 귀촌으로 시골생활을 하는 “불편하고 요상한 시인이라는 퀴어들! 시골에 사는 퀴어들! 아니, 시골로, 사는 퀴어들”을 논한다. 그는 ‘시골시인’들이 ‘살만한’ 도시의 우리에게 어떤 메시지를 던져 어떻게 존재를 흔드는지, 정치학이라는 표현으로 책의 해석을 공유한다. 전갑생 서울대 사회발전연구소 객원연구원은 『절멸과 갱생 사이』를 읽고 한때 떠들썩했던 형제복지원 사건을 야기하며 폭력과 저항에 대한 이야기를 꺼낸다. 폭력, 저항, 진실, 은폐, 다시 규명. 이 책의 발간으로 형제복지원 사건은 일개 기관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의 책임임을 일깨워주고, 진실규명의 단초를 마련하고 있다고 책의 가치를 전한다. 『유토피아로 가는 네 번째 방법』을 읽은 이정임 소설가는 꿈에 대한 사전적 정의를 소개하는 것으로 글을 시작한다. 잠, 이상, 공상. 그리고 이 세 가지 의미가 소설에서 어떻게 전개되고 구현되는지 찾아낸다. 그리고 현실 세계와 가상의 세계를 넘나드는 작가의 시각에 감탄한다. 이렇듯 쟁점-서평에서는 다양한 관점으로 다양한 저서를 마주한 필자들의 ‘단단한’ 가치관을 엿볼 수 있다. 독자들은 이 네 편의 글로 저마다 다른 독서 길잡이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이 표제로 이번 4호를 엮는다. 나는 해방 후에 제주도에서 ‘밀항’을 해 온 부모 슬하에서 자라나 오늘까지 일본에서 살고 있는 ‘정주자’ 조선인이다. 여기서의 ‘정주자’라는 말은 나의 재류자격을 뜻하는데 아마 한국에서는 ‘정주자’ 재일조선인이라는 단어는 많이 낯설지 않을까 싶다. 사실 일본에서도 ‘정주자’ 재일조선인들의 이야기는 잘 알려지지 않는다. -김미혜, 「해방인민으로 살게 하라-‘정주자’ 자격으로 사는 재일조선인을 위하여」 냉전 체제가 종결되었다는 ‘선언’이 제출된 지 이미 30여 년에 이르고 있지만, ‘냉전 체제’가 종식되었다고 섣불리 믿는 것은 불가능하다. 여전히 ‘역사투쟁’이나 ‘국가 기원(건국)담론’이 맹렬하게 도출되고 있고 사회적 이슈로 자리 잡고 있다는 점에서, 해방을 통해서 형성된 냉전 체제가 소멸되었다고 말할 수는 없다. -김만석, 「환상, 범람, 귀신-1948. 4. 3과 1948. 10. 19의 문화적, 문학적 원체험」
연수
창비 / 장류진 (지은이) / 2023.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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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비소설,일반장류진 (지은이)
10만 독자의 사랑을 받은 화제의 첫 소설집 『일의 기쁨과 슬픔』, 일본·대만 등 4개국에서 인기를 얻은 첫 장편소설 『달까지 가자』를 연이어 흥행시키며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한 장류진의 두번째 소설집 『연수』가 출간되었다. 페이지마다 손뼉을 치게 만드는 사실감과 멈출 수 없는 몰입감을 선사하며 문단을 대표하는 젊은 작가로 우뚝 선 장류진은, 이번에도 우리 삶의 환한 면면을 드러내며 웃음과 울음을 동시에 자아낸다. 시대상을 정밀하게 반영하면서도 현실의 민낯을 드러내는 데 그치지 않고, 독자가 서 있는 자리를 되돌아보게 하는 것도 장류진의 서사가 지니는 힘이다. 젊은작가상 수상작인 「연수」를 포함한 여섯편의 이야기는 빠른 전개와 짝 달라붙는 대사가 어우러져 있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속도감을 선사하는바, 기존 문학 독자뿐 아니라 넷플릭스나 유튜브 등 영상에 익숙한 이들에게도 막강한 재미를 선사한다.연수 펀펀 페스티벌 공모 라이딩 크루 동계올림픽 미라와 라라 작가의 말모두가 기다려온 장류진의 새로운 지평! 오늘의 한국문학을 비추는 바로 그 이름 『일의 기쁨과 슬픔』 『달까지 가자』를 잇는 빛나는 소설집 10만 독자의 사랑을 받은 화제의 첫 소설집 『일의 기쁨과 슬픔』, 일본·대만 등 4개국에서 인기를 얻은 첫 장편소설 『달까지 가자』를 연이어 흥행시키며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한 장류진의 두번째 소설집 『연수』가 출간되었다. 페이지마다 손뼉을 치게 만드는 사실감과 멈출 수 없는 몰입감을 선사하며 문단을 대표하는 젊은 작가로 우뚝 선 장류진은, 이번에도 우리 삶의 환한 면면을 드러내며 웃음과 울음을 동시에 자아낸다. 시대상을 정밀하게 반영하면서도 현실의 민낯을 드러내는 데 그치지 않고, 독자가 서 있는 자리를 되돌아보게 하는 것도 장류진의 서사가 지니는 힘이다. 젊은작가상 수상작인 「연수」를 포함한 여섯편의 이야기는 빠른 전개와 짝 달라붙는 대사가 어우러져 있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속도감을 선사하는바, 기존 문학 독자뿐 아니라 넷플릭스나 유튜브 등 영상에 익숙한 이들에게도 막강한 재미를 선사한다. 일상에 지친 당신에게 건네는 경쾌한 위로 우리 삶과 닮은 이야기 끝에 마주하는 쨍한 웃음 표제작 「연수」는 운전공포증을 앓고 있는 주인공 ‘주연’이 도로에 홀로 나가기 위해 운전연수를 받는 이야기다. 주연은 동네 맘카페를 통해 ‘일타 강사’로 소문 난 “작달막한 단발머리 아주머니”(19면) 운전강사를 만나게 된다. 실력은 뛰어나지만 초면에 주연의 자녀계획까지 세워버리는 무례함에 주연은 마음이 차갑게 식는다. 과연 주연은 홀로 도로에 나갈 수 있을까, 또 강사와의 관계는 나아질 수 있을까. 사람 사이의 유대가 서서히 생성되는 장면들이 따뜻한 공감을 자아내는 한편, 세상에 첫발을 내딛던 저마다의 기억이 아로새겨지며 이야기는 더 큰 빛을 발한다. 「펀펀 페스티벌」은 ‘지원’이 대기업 합숙면접에 참여하면서 시작된다. 합숙 이박 삼일의 하이라이트인 협동 장기자랑 ‘펀펀 페스티벌’을 준비하기 위해 지원은 밴드에 지원하는데, 거기에는 자타공인 ‘셀럽’ 찬휘가 터줏대감으로 자리를 잡고 있었다. 지원은 독선적인 찬휘의 태도에 신경이 거슬리지만, 그의 훤칠한 키와 잘생긴 외모 때문에 나빴던 기분이 누그러지기를 반복한다. 지원이 성공적으로 무대를 마칠 수 있을지, 또 찬휘와의 관계는 어떤 국면을 맞이할지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유쾌하게 펼쳐지는 한편 청년세대가 마주한 현실을 날카롭게 묘파한다. 「공모」는 보수적인 기업문화를 지닌 새중앙에너지에서 부장 자리까지 올라간 ‘현수영’과 술집을 운영하는 ‘천 사장’을 중심으로 서사가 펼쳐진다. 회식이 잦은 새중앙에너지, 그 2차 장소는 항상 천 사장이 운영하는 ‘천의 얼굴’이었다. 이 회식문화를 주도하는 건 현수영의 팀장 ‘김건일’이다. 그가 별 볼 일 없는 가게인 천의 얼굴을 찾는 건 천 사장의 미모 때문. 현수영이 부장이 된 후 회식문화를 바꾸며 천의 얼굴은 쇠락을 거듭한다. 이윽고 천 사장은 암에 걸리고, 김건일 부장은 현수영에게 은밀한 부탁을 하는데…… 현수영은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그리고 셋의 관계는 어떤 국면을 맞이할까.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이야기가 독자의 긴장감을 고조시킨다. 「라이딩 크루」는 동네에서 로드바이크 동호회를 운영하는 ‘나’와 회원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시트콤 같은 이야기다. ‘나’는 회원인 ‘안이슬’에게 관심이 있지만, 더 예쁘고 마음에 드는 여자 회원이 들어올 가능성을 닫고 싶지 않은 상태다. 이때 장발의 ‘허니우드’가 동호회 가입을 신청하고 ‘나’는 긴 머리카락에 홀려 덜컥 가입을 승인한다. 그런데 가입하자마자 모두의 환심을 사는 허니우드 때문에 회장의 체면이 말이 아니게 된다. 초조해진 ‘나’는 한가지 묘책을 내는데, 바로 자신의 자전거 실력으로 허니우드를 눌려버리려는 것. 이 계획 끝에 벌어지는 상상을 초월하는 상황들이 경쾌하게 이어지는 가운데, 젊은이들 사이의 섬세한 심리 묘사가 폭소를 자아낸다. 「동계올림픽」은 작은 방송사에서 인턴 생활을 하는 ‘선진’의 올림픽 취재기다. 쇼트트랙 결승 경기가 열리는 추운 겨울 날, 선진은 국가대표 ‘백현호’의 집에 취재를 가게 된다. 큰 방송사 기자들이 선진을 무시하고 구박하지만 선진은 꿋꿋이 현장을 화면에 담는다. 선진을 힘들게 하는 건 현장의 분위기뿐만이 아니다. 부모님의 크고도 어긋난 기대, 정기자 전환이 가능할지 알 수 없는 불안함과 막막함이 선진을 짓누른다. 결승 경기에서 백현호는 금메달을 거머쥘 수 있을까. 또한 선진은 무사히 취재를 마치고 사회에 나설 수 있을까. 실감 나는 대사를 따라가다보면 각자의 가정생활 사회생활이 묘하게 겹쳐지는 경험을 하게 된다. 「미라와 라라」는 소설을 쓰고 싶다는 마음으로 서른두살의 나이에 국문과에 진학한 ‘박미라’가 중심인물이다. 미라는 본인이 창업한 회사가 성공해 억만장자가 되었고, 꿈을 찾아 새로 대학에 입학했지만 글쓰기 실력은 형편없다. 소설창작회 멤버 가운데는 미라를 대놓고 무시하는 사람들도 생겨난다. 여름방학이 되어 미라는 그리스로 창작 여행을 떠나게 되고, 이를 바라보는 ‘나’는 만감이 교차한다. 졸업을 앞둔 본인의 불안한 처지와 미라 언니의 태평한 처지가 너무 비교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창작 여행 끝에 미라 언니는 모두를 감탄시키는 작품 하나를 써서 온다. 미라에게는 어떤 일이 벌어진 걸까. 그리고 이 이야기에는 어떤 반전이 숨겨져 있을까. 오늘만은 넘어지고 깨져도 괜찮아 우리에겐 어제보다 더 나은 내일이 있으니까! 『연수』의 이야기들은 다채롭다. 어떤 때는 발랄하고, 어떤 때는 서늘하고, 또 어떤 때는 묵직함 감동을 준다. 한권의 책에서 이만 한 이야기를 부려낼 수 있는 것은 소설가 장류진이 작가로서 한단계 도약했음을 알려주는 방증이다. 이 이야기들은 다채로운 동시에 마음을 몽글몽글 위로하는 하나의 결을 품고 있다. 일상에 지친 이들이 특히 장류진 소설에 열광하는 것도 이러한 위로 덕분일 것이다. 이러한 위로를 가능하게 하는 것은 압도적인 흡인력과 몰입감, 생생한 상황 설정 같은 장류진만의 무기가 여전히 빛을 발하기 때문이다. 박준 시인은 여섯편의 이야기를 읽고 “생각의 무름과 마음의 굳음이 반복되며 새겨진 이야기의 결이 희한하게 곱다”(추천사)라는 감상을 남기기도 했다. 그 말대로, 눈물과 웃음 끝에 『연수』는 하나의 고운 마음을 독자에게 남긴다. 쉴 새 없이 빠져드는 이야기 끝에 그러한 하나의 마음을 남기는 것이 바로 장류진 소설의 매력일 것이다. 『연수』는 올여름, 장류진을 기다려온 독자는 물론 ‘재미있는’ 이야기에 목마른 독자들에게 청량하고도 시원한 해갈을 선사할 것이다.운전면허학원의 바랜 개나리색 차, 그 구질구질한 시트에 앉기만 하면 나는 처음 겪는 세계에 홀로 내던져진 아이처럼 초조해졌다. 원래 가지고 있던 상식적인 생활 감각이 강제로 리셋되는 느낌이었다. 나는 액셀을 너무 밟거나 덜 밟았고, 비상등과 깜빡이 켜는 타이밍을 매번 놓치고, 후방주차를 하겠다고 핸들을 바쁘게 돌리면서 후진과 전진을 반복했지만 결국 똑같은 궤적만 몇번이고 왔다 갔다 했다. 기어를 R에 놓는 순간부터는 머릿속이 더 복잡해져서 그랬다. 나는 머릿속에서 차의 이미지를 반전시켰다가 다시 반전시키기를 반복하다 어느 게 원본인지 알수 없는 상태로 액셀을 또, 지나치게 세게 밟고, 주차선 뒤편 화단에 한쪽 뒷바퀴를 걸친 채로 강사한테 혼이 났다. ―「연수」 부분 이찬휘는 앉자마자 A4용지를 다른 사람들이 읽을 수 있는 방향으로 돌려서 바닥에 내려놓더니 ‘조장’이라고 적힌 빈칸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우선, 조장을 정해야겠는데요?”그러고는 조원들을 좌로, 우로 한번씩 둘러보더니 이렇게 말했다.“조장이 하고 싶은 분?”아마 나뿐만 아니라 그 자리에 있던 모두가 그때 이미 직감하고 있었을 것이다. 반질반질한 얼굴 옆으로 다섯 손가락을 가지런히 붙인 채 스윽 올리면서 그런 말을 하고 있는, 바로 그애가 조장이 될 것이라는 사실을.―「펀펀 페스티벌」 부분 안 되는 줄 알면서도 나는 그애의 집 근처 카페에서 그애를 기다렸다. 천의 얼굴에서 이차를 마치면 내가 늘 택시로 내려주고 손을 흔들던 곳이었다. 너희 집 근처 그 카페야. 이제 퇴사도 했으니까 한번만 툭 터놓고 만나주지 않을래? 기다릴게. 그애가 나타났다. 주책맞게 눈물이 나왔다. 맹세컨대 나는 연애하면서도 이런 추태를 부려본 적이 없었다. 미안…… 내가 같이 잘하고 싶었던 친구들이 다 떠나니까…… 속상해서…… 그냥 이유라도 알고 싶어서…… 혹시 내가 뭘 잘못했는지…… 솔직하게 얘기해줄 수는 없을까…… 그애, 한별이가 마침내 입을 열었다. 차장님, 저 차장님은 정말 좋았어요. 반대 방향인데도 늘 택시 같이 타고 저 먼저 여기 내려주신 것도 고마웠어요. 차장님…… 저, 전문직을 해야 할 것 같았어요. 거기서는 미래가 안 보였어요…… 죄송해요.죄송하긴 뭐가 죄송하니. 네 미래가 될 수 없었던 내가 죄송하지.지금은 달랐다. 이제는 자신이 있었다. ―「공모」 부분
나만의 디저트 레시피를 구상하는 방법 + 디저트 페어링 북 세트 (전2권)
더테이블 / 김동석 (지은이) / 2024.05.17
59,000원 ⟶ 53,100원(10% off)

더테이블건강,요리김동석 (지은이)
일반적인 디저트 레시피북과는 다른 방식으로 기획되었다. 정해져 있는 레시피가 아닌, 나 스스로 디저트 메뉴를 구상하고자 할 때 활용할 수 있는 가이드북이다. 메뉴마다의 페어링, 텍스처, 테크닉, 디자인의 포인트를 다양하게 보여주고자 쿠키, 치즈케이크, 피낭시에처럼 홈베이커도 충분히 만들 수 있는 간단한 메뉴부터 비교적 구성 요소가 많은 메뉴들까지 다양하게 담았다. 나만의 디저트 개발이 처음이거나, 어려움이 있으신 분들은 책에서 소개하는 순서대로 각각의 디저트가 어떻게 구성되었는지 별책 『디저트 페어링 북』과 함께 보면서 이해한다면 나만의 디저트를 구상하고 개발하는 데 분명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이 책에 담긴 33가지(베리에이션 메뉴를 포함하면 총 43가지) 메뉴들은 모두 셰프의 시그니처 메뉴이거나, 책을 위해 많은 테스트를 거쳐 개발한 메뉴, 혹은 WCM(월드 초콜릿 마스터즈) 대회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메뉴이다. 그렇기에 책의 레시피 그대로 만들거나 판매하기에는 물론, 구성 요소나 테크닉 일부를 활용하거나 변형해 사용하기에도, 각 메뉴마다의 구성 요소들을 재조합해 새롭게 만들기에도 더없이 좋을 메뉴들로 구성되어 있다.[본책 - HOW TO MAKE MY OWN RECIPE] 이 책을 활용하는 법 HOW TO USE THIS BOOK Chef Eric’s Signiture Dessets 1. HYBRID COOKIE 하이브리드 쿠키 ① TOFFEENUT COOKIE 토피넛 쿠키 ② STRAWBERRY MILK COOKIE 딸기 우유 쿠키 ③ MATCHA COCO COOKIE 말차 코코 쿠키 ④ REAL DARK CHERRY COOKIE 리얼 다크 체리 쿠키 2. OCQUOISE 오쿠아즈 3. YUJA INVERTED MACARON 유자 인버트 마카롱 4. CACAO PIE 카카오 파이 ① MI-AMERE CACAO PIE 미아메르 카카오 파이 ② CARAMEL CACAO PIE 캐러멜 카카오 파이 ③ DOUBLE BERRY CACAO PIE 더블 베리 카카오 파이 ④ MATCHA RED BEAN CACAO PIE 말차 팥 카카오 파이 5. APPLE GORGONZOLA TRAVEL CAKE 애플 고르곤졸라 트래블 케이크 6. EASY BAKE CHEESECAKE 이지 베이크 치즈 케이크 7. BLONDIE STICK CAKE 블론디 스틱 케이크 ① ALUNGA EARL GREY BLONDIE STICK CAKE 알룬가 얼그레이 블론디 스틱 케이크 ② MATCHA BLONDIE STICK CAKE 말차 블론디 스틱 케이크 ③ STRAWBERRY BLONDIE STICK CAKE 스트로베리 블론디 스틱 케이크 ④ CARAMEL BLONDIE STICK CAKE 캐러멜 블론디 스틱 케이크 ⑤ DARK BLONDIE STICK CAKE 다크 블론디 스틱 케이크 8. PISTACHIO POUND & CAKE 피스타치오 파운드 & 케이크 9. LEMON MADELEINE TARTLET 레몬 마들렌 타르틀렛 10. BUCHE DE NOEL 부시 드 노엘 11. BOHEMIAN MANGO 보헤미안 망고 12. SULHWA STRAWBERRY TARTE 설화 딸기 타르트 13. MY LOVE RIE 마이 러브 리에 14. CHERRY OATMEAL GATE 체리 오트밀 게이트 15. UNIQUE CUBE PUMKIN 유니크 큐브 펌킨 16. THE SCENT OF SPRING 봄의 향기 17. ERIC’S TIRAMISU DOUGHNUT 에릭 티라미수 도넛 18. GREEN CACAO 그린 카카오 19. TROPICAL ROSEMARY 트로피컬 로즈마리 20. CAF? SACHER TORTE 카페 자허 토르테 21. WHOLE FRUIT FIG 홀 프루트 피그 22. CRISPY BASALT 크리스피 바솔트 23. FREESTYLE ISPAHAN 프리스타일 이스파한 24. J’ADORE NUTS 자도르 너츠 25. PEACH BASKET 피치 바스켓 26. TINGLING STRAWBERRY CAKE 팅글링 딸기 케이크 Chef Eric’s World Chocolate Masters (2022) 1. INFINITY SEED 인피니티 씨드 2. INFINITE PAVLOVA (HEDONIST) 인피니트 파블로바 (쾌락주의자) 3. INFINITE PAVLOVA (HEALTHSEEKER) 인피니트 파블로바 (건강 추구자) 4. INFINITE PAVLOVA (EXPLORER) 인피니트 파블로바 (탐험가) For Our Tomorrow 1. SOYBEAN PULP FINANCIER 콩비지 피낭시에 2. SOYBEAN PULP MADELEINE 콩비지 마들렌 3. COFFEE GROUNDS POUND CAKE 커피박 파운드 케이크 [별책 - DESSERT PAIRING BOOK] 사과 APPLE/ 살구 APRICOT/ 건살구 DRIED APRICOT / 돌배 ASIAN PEAR/ 바나나 & 레드 바나나 BANANA & RED BANANA/ 플랜테인 PLANTAIN/ 블러드 오렌지 BLOOD ORANGE/ 블루베리 BLUEBERRY/ 체리 CHERRY/ 밤 CHESTNUT/ 코코넛 COCONUT/ 크랜베리 CRANBERRY/ 무화과 FIG/ 포도 GRAPE/ 자몽 GRAPEFRUIT/ 키위 KIWI/ 금귤 KUMQUAT/ 레몬 LEMON/ 라임 LIME/ 리치 LYCHEE/ 망고 MANGO/ 천도복숭아 NECTARINE/ 오렌지 ORANGE/ 패션프루트 PASSION FRUIT/ 복숭아 PEACH/ 배 PEAR/ 감 PERSIMMON/ 파인애플 PINEAPPLE/ 자두 PLUM/ 석류 POMEGRANATE/ 모과 QUINCE/ 라즈베리 RASPBERRY/ 딸기 STRAWBERRY/ 수박 WATERMELON/ 아몬드 ALMOND / 캐슈넛 CASHEWNUT/ 헤이즐넛 HAZELNUT/ 마카다미아 MACADAMIA/ 땅콩 PEANUT/ 피칸 PECAN/ 잣 PINENUT/ 피스타치오 PISTACHIO/ 호두 WALNUT/ 바질 BASIL/ 고수 CORIANDER/ 라벤더 LAVENDER / 레몬그라스 LEMONGRASS/ 민트 MINT/ 로즈마리 ROSEMARY/ 사프란 SAFFRON/ 타임 THYME/ 올스파이스 ALLSPICE / 아니스 ANISE / 시나몬 CINNAMON / 참깨 SESAME SEED/ 당근 CARROT/ 생강 GINGER/ 호박 PUMPKIN/ 루바브 RHUBARB/ 옥수수 CORN / 캐러멜 CARAMEL/ 커피 COFFEE/ 다크초콜릿 DARK CHOCOLATE/ 밀크초콜릿 1MILK CHOCOLATE / 화이트초콜릿 WHITE CHOCOLATE/ 메이플 시럽 MAPLE SYRUP/ 바닐라 VANILLA/ 요거트 YOGURT/ 꿀 HONEY이 책은 일반적인 디저트 레시피북과는 다른 방식으로 기획되었습니다. 정해져 있는 레시피가 아닌, 나 스스로 디저트 메뉴를 구상하고자 할 때 활용할 수 있는 가이드북입니다. 메뉴마다의 페어링, 텍스처, 테크닉, 디자인의 포인트를 다양하게 보여주고자 쿠키, 치즈케이크, 피낭시에처럼 홈베이커도 충분히 만들 수 있는 간단한 메뉴부터 비교적 구성 요소가 많은 메뉴들까지 다양하게 담았습니다. (시리즈 1권 『파티스리: 더 베이직』에서 제과에 관한 전반적인 이론을 다뤘다면, 이 책에서는 그 이론들을 활용한 메뉴를 바탕으로 나만의 레시피를 구상하는 방법을 설명합니다.) 나만의 디저트 개발이 처음이거나, 어려움이 있으신 분들은 책에서 소개하는 순서대로 각각의 디저트가 어떻게 구성되었는지 별책 『디저트 페어링 북』과 함께 보면서 이해한다면 나만의 디저트를 구상하고 개발하는 데 분명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이 책은 본책과 별책으로 구성된 세트 도서입니다.) 이 책에 담긴 33가지(베리에이션 메뉴를 포함하면 총 43가지) 메뉴들은 모두 셰프의 시그니처 메뉴이거나, 책을 위해 많은 테스트를 거쳐 개발한 메뉴, 혹은 WCM(월드 초콜릿 마스터즈) 대회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메뉴입니다. 그렇기에 책의 레시피 그대로 만들거나 판매하기에는 물론, 구성 요소나 테크닉 일부를 활용하거나 변형해 사용하기에도, 각 메뉴마다의 구성 요소들을 재조합해 새롭게 만들기에도 더없이 좋을 메뉴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Chef Eric's Patisserie Series는 총 3권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서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1권인 『파티스리: 더 베이직』은 제과에 관한 기본 이론과 원리를 담았고, 2권인 『나만의 디저트 레시피를 구상하는 방법』은 1권의 이론을 활용한 레시피를 제안하며 디저트 레시피를 스스로 구상하는 방법을 설명합니다. 1권이 없는 분들도 무리 없이 보실 수 있도록 공정을 표기하였으나, 과정 사진과 상세 설명이 담긴 1권과 함께 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3권은 데커레이션에 관한 주제로, 2025년 상반기에 출간될 예정입니다.)
죽음 이후 사후세계의 비밀
아이엠 / 슈카이브 (지은이) / 2026.01.05
25,000원 ⟶ 22,500원(10% off)

아이엠소설,일반슈카이브 (지은이)
죽음 이후를 묻는 가장 오래된 질문에서 출발해, 죽음을 공포나 금기가 아닌 이해의 대상으로 바라본다. 병과 두려움, 임종의 변화에서 49일의 여정과 영혼의 행로까지 전해 내려온 사유와 체험담을 통해 삶을 다시 성찰하게 한다. 사후세계의 존재를 둘러싼 반복되는 증언과 저자의 체험, 반려동물과의 인연, 기도의 의미를 차분히 짚는다. 이어 환생 이전 영혼의 선택과 카르마, 삶의 조건을 다루며 죽음을 통해 지금의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묻는다.프롤로그 죽기 전에 꼭 알아야 할 사후세계의 비밀 5 1장 사람은 죽으면 어떻게 되는가? 왜 인간은 병을 겪는가? 21 죽음이 두려운 이유 26 귀신에 빙의된 사람들의 특징과 증상 30 죽음을 앞둔 사람들에게 나타나는 5가지 증상 34 죽은 후 내가 죽었다는 것을 인지할 수 있을까? 39 사람이 죽은 후 49일 동안에 일어나는 일 45 영혼이 육신을 떠나면 곧장 영계로 가는가? 51 2장 사후세계는 정말 존재하는가? 내가 직접 체험한 사후세계의 충격적인 비밀 61 사후세계를 체험한 사람들의 공통된 증언 67 절대 자살하면 안 되는 이유 73 자살하면 지옥에 가는가? 83 사고로 일가족이 죽으면 저승에서도 끝까지 함께할까? 92 죽은 영혼을 위한 기도가 효과가 있는가? 98 죽은 사람과 소통하는 3가지 방법 105 반려동물의 전생과 인연, 윤회 112 반려동물에게도 사후세계가 있는가? 123 3장 환생하기 전, 영혼은 무엇을 할까? 카르마는 무엇인가? 135 환생을 결정짓는 카르마의 법칙 139 현세에서 지위가 낮다고 영계에서도 낮은 건 아니다 147 기억의 방에서 지난 생을 되돌아보다 156 사후세계에서 삶을 계획하고 태어난다 161 수명은 태어나기 전부터 정해져 있다 167 사후세계에서 부모와 형제를 선택한다 172 우리는 우리의 육신도 스스로 선택한다 178 전생이 있다고 믿을 수밖에 없는 증거들 183 환생은 신의 선물이다 191환생하기 전, 영혼은 무엇을 할까? 죽음 이후를 묻는 가장 오래된 질문에 답하다 이 책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마음속에서 꺼내 보았을 질문, “사람은 죽으면 어떻게 되는가?”라는 물음에서 출발한다. 이 책은 죽음을 공포의 대상이나 금기어로 남겨두지 않고, 죽음 이후의 과정과 영혼의 여정을 차분히 따라가며 삶을 다시 바라보게 만든다. 병은 왜 생기는지, 죽음이 왜 두려운지, 죽음을 앞둔 사람에게는 어떤 변화가 나타나는지와 같은 현실적인 질문에서 시작해, 사람이 죽은 뒤 49일 동안 어떤 일이 일어난다고 전해지는지, 영혼은 육신을 떠나 곧바로 어디로 향하는지까지 독자의 호기심을 자연스럽게 이끈다. 막연한 상상이나 자극적인 이야기에 기대지 않고, 오랫동안 전해져 내려온 사유와 체험담을 통해 죽음을 이해의 영역으로 끌어오는 점이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이다. 삶의 큰 위로와 용기, 희망이 되는 사후세계에 대한 지식과 정보 이 책에서는 사후세계가 정말로 존재하는지에 대해 본격적인 탐구를 한다. 저자가 직접 겪었다고 밝히는 체험과 더불어, 사후세계를 경험했다고 말하는 사람들에게서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공통된 증언들이 소개되며, 독자는 단순한 믿음의 문제가 아닌 ‘왜 이런 이야기들이 비슷한 결을 띠는가’라는 질문 앞에 서게 된다. 이 과정에서 생명과 선택의 의미, 죽은 이들을 위한 기도가 지니는 의미, 사고나 예기치 못한 죽음 이후의 인연에 대한 사유가 조심스럽게 이어진다. 특히 반려동물의 삶과 죽음, 그리고 그 너머의 인연에 대한 이야기는 인간 중심의 사후세계관을 넘어, 함께 살아온 존재들과의 관계를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이 장은 독자에게 어떤 결론을 강요하기보다는, 각자가 자신의 경험과 가치관에 비추어 사후세계를 사유하도록 여백을 남긴다. 또한, 환생 이전, 영혼의 상태와 선택에 대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카르마란 무엇이며, 그것이 어떻게 다음 삶의 조건을 결정짓는지, 현세의 지위나 환경이 영계에서도 그대로 이어지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질문들이 이어진다. 영혼이 지난 생을 되돌아보는 과정, 삶을 계획하고 부모와 환경, 육신을 선택한다는 관점은 삶의 우연처럼 보였던 요소들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한다. 수명은 태어나기 전부터 정해져 있다는 이야기, 전생의 존재를 믿을 수밖에 없게 만드는 사례들은 독자에게 삶을 함부로 대할 수 없게 만드는 조용한 울림을 남긴다. 이 책은 죽음에 관한 책이지만, 결국은 지금의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묻는 책이다. 죽음을 이해할수록 삶이 선명해지고, 끝을 생각할수록 오늘의 선택이 가벼워질 수 없다는 사실을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스스로 깨닫게 될 것이다.영적인 측면에서 본다면 어느 쪽이든 사후세계에서 지구라는 학교에 잠시 소풍을 왔다가 다시 사후세계로 돌아가는 것일 뿐이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다만 지구란 학교에서 무엇을 배우고, 깨닫고, 성취했느냐가 중요하다. 이것이 영혼의 성장과 영적인 진보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인간이 윤회하는 목적은 전생에 배우지 못한 지혜와 깨달음을 얻기 위해서다. 지혜와 깨달음은 오로지 체험을 통해 얻을 수 있다. 우리가 사는 지구 행성 외에도 지혜와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 수많은 다른 차원의 세계가 있다. 모든 영혼은 자신의 의식 수준에 맞는 차원의 세계로 이동해나가게 된다. 우리가 수많은 환생을 통해 한 단계 높은 차원으로 이동할 수 있는 것은 죽음이라는 신의 선물 때문이다. 죽음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다. 나는 지금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사람들의 절박한 마음을 잘 알고 있다. 나의 지식과 경험, 깨달음, 노하우가 그들에게 미약하나마 위안과 평화, 삶의 희망을 가져다주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이 책을 쓰고 있다. 우리는 모두 사후세계에서 이번 생을 계획하고 왔다. 각자 이번 생에서 무엇을 배우고 성취하기로 했는지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진다면 삶의 무게가 좀 더 가벼워지지 않을까 싶다.
여미의 구슬 1
뮤즈(Muse) / 정오찬 지음 / 2017.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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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즈(Muse)소설,일반정오찬 지음
정오찬 장편소설. 도깨비와 인간이 대립하며 살아가는 땅 환국, 환국 최고의 도깨비 사냥꾼 서신율은 우연히 갓 태어난 도깨비 여미와 만나게 된다. 도깨비를 보는 즉시 사냥해야 하지만, 신율은 순수한 여미에게 끌리는 마음을 주체 못하고 그녀를 보호하기로 결심하는데…. 환상의 땅 환국, 상업과 유흥의 도시 개락, 짐승 도깨비들이 사는 치우, 고시조가 전해져 내려오는 하부동을 가로지르며 펼쳐지는 인간과 도깨비의 여행. 그리고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 드러나는 도깨비와 인간의 진짜 이야기.1. 도깨비 씨앗2. 벽파(劈破)3. 비애(悲哀)4. 치우(値遇)5. 하부동 도깨비 암시장도깨비와 인간.긴 시간 동안 대립해 오던 그들은 함께할 수 있을까?도깨비와 인간이 대립하며 살아가는 땅 환국,환국 최고의 도깨비 사냥꾼 서신율은 우연히 갓 태어난 도깨비 여미와 만나게 된다.도깨비를 보는 즉시 사냥해야 하지만, 신율은 순수한 여미에게 끌리는 마음을 주체 못하고 그녀를 보호하기로 결심하는데…….환상의 땅 환국, 상업과 유흥의 도시 개락, 짐승 도깨비들이 사는 치우, 고시조가 전해져 내려오는 하부동을 가로지르며 펼쳐지는 인간과 도깨비의 여행. 그리고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 드러나는 도깨비와 인간의 진짜 이야기. 뒷 카피환국 최고 도깨비 사냥꾼 가문인 서씨 가의 삼남, 서신율.도깨비 소탕을 하고 돌아오던 길에 도포 소맷자락에 붙은 도깨비 풀을 만났다.털어버리면 그만일 그것.그러나 버리지 못하고 자개함에 담아왔다.그것이 운명이 시작이었다.알 수 없는 이끌림에 그녀를 자신의 곁에 두려 하지만, 도깨비와 인간은 공존할 수 없다.넘을 수 없는 벽 앞에 선, 감정은 점점 깊어져만 가는데…….과연 도깨비와 도깨비 사냥꾼은 이어질 수 있을까.※ 편집자 코멘트도깨비와 도깨비 사냥꾼이라는 이어질 수 없는 관계로 만났다. 놓아버리면 되는데 왜 놓을 수 없는 것인가, 훌쩍 떠나 버리면 되는데 왜 떠날 수 없는 것인가로 시작된 둘의 인연, 먼 과거의 인연이 이 둘을 떨어질 수 없게 만들었다. 과거의 은원을 원만히 해결할 수 있는 것인가. 여미와 신율이 펼치는 로맨틱한 세계를 함께 들여다보시길 바라겠습니다! / 편집자 C도깨비와 인간이 공존하는 세계. 하지만 서로 대립하기만 하는 그들은 서로 땅을 차지하기 위하여 서로를 죽고 죽인다. 그리고 인간의 가장 정점에 서 있는 자와 도깨비 중 가장 연약한 이가 만남으로 인해 도깨비와 인간의 관계는 변화가 시작된다. 너와 나는 틀려, 에서 너와 나는 달라, 로 이어지기까지 긴 시간이 필요하다. 서로의 다름을 이해하고, 그럼에도 함께 있고자 하는 마음이 있기에 비로소 도깨비와 인간의 세상은 아름다운 빛을 맞이하게 된다. / 편집자 L서씨 가문의 삼남 서신율이 식솔들을 이끌고 이탈산을 벗어나고 있었다. 감히 인간의 접근을 허락하지 않는 이탈산은 하늘을 뚫을 기세로 높이 솟아 보는 사람을 위협했다.산세는 험준하고 그 대부분이 바위인지라 산을 오르는 인간들은 쉽게 미끄러져 크게 다치곤 했다. 하나 험준한 만큼 이탈산 곳곳엔 갖가지 진귀한 식물들이 자라난다.이탈산에서 나는 약초와 식물은 인간의 약학으로 구현할 수 없는 신비한 힘을 가졌다. 그 효과는 가히 도깨비구슬을 웃돈다고 하여 부적을 쓰는 이나 주술사들이 많이 찾았다. 누구든 이탈산에서 약초를 캐 오면 큰 부자가 될 수 있다.그러나 보통 인간들은 감히 우뚝 솟은 이탈산에 오를 생각을 하지 못한다. 왜냐하면 이탈산에는 사람을 해치는, 무시무시한 이탈도깨비들이 살고 있기 때문이다. 가끔 헛된 치기로 이탈산에 도전하는 젊은이들은 이탈도깨비들의 기괴한 외형과 그들의 으름장에 기가 질려 초입도 버티지 못하고 도망간다.하나 서신율은 달랐다. 그의 뒤로 도겸을 비롯한 서씨 가문 식솔들이 줄줄이 따랐다. 누군가 그들의 행렬을 보았다면 깜짝 놀라 눈앞에 펼쳐진 광경을 믿지 못했을 것이다.신율 일행은 이탈산에서 도망쳐 나오는 것이 아니라 이탈산을 통과하고 있었다.가솔들은 창과 검을 비롯한 무기를 팽팽하게 집어넣은 포대 자루를 등에 졌다. 모두들 지친 기색이라곤 하나도 없었다. 이탈산을 관통했다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힘이 넘쳤다. 창을 짊어진 하인의 어깨에 힘줄이 불끈 솟았다.그들을 이끄는 신율은 푸른색 도포를 입고 높은 신분을 상징하는 넓은 갓을 썼다. 갓 아래로 푸른 비단만큼이나 맑은 눈동자가 보였다. 콧날은 서늘하게 뻗었고, 그 아래 입술은 적당히 붉어, 보는 사람을 홀렸다. 도포 자락 아래로 드러난 손은 무사의 손치고는 놀랍도록 희고 가늘었다.신율의 외모에서 무엇보다 특별한 것은 그의 눈매였다. 신율은 노력하지 않아도 보는 사람을 홀리게 만드는 다정한 눈매를 가졌다. 신율의 눈매를 본 이는 누구든 그를 믿고 의지하게 된다. 신율은 어렸을 때부터 그 사실을 잘 알았다.서신율, 그는 환국 최고 도깨비 사냥꾼 가문인 서씨 가문의 삼남이었다. 그가 이탈산에 출현했다는 건 대단한 사건이었다. 서씨 가문의 적자들은 큰 사냥감이 아니면 쉬이 움직이지 않는다. 서씨 가문의 적자 서신율이 움직였으니, 누구든 그가 이탈산에서 무슨 도깨비를 잡았는지 궁금해할 것이다.식솔들이 힘겹게 끌고 있는 거대한 수레에 사람 여덟 명이 한데 붙은 것만큼 길고 굵은 흰 뱀의 시체가 묶여 흔들렸다. 수레 끄는 걸 감독하고 있던 하인 도겸이 신율에게 물었다.“이무기 도깨비는 어찌할까요?”“구슬로 만들 것이다.”신율은 산들바람처럼 상쾌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도겸은 방금 전 이무기 도깨비를 사냥할 때 그가 얼마나 광폭하게 날뛰었는지 기억했다. 도겸은 신율의 상쾌한 목소리가 선뜻 적응되지 않았다.그를 모신 지 오래되었기에, 신율이 언제 어디서나 목화솜처럼 부드러운 얼굴을 한다는 걸 알지만 그가 언제든지 날 선 무인으로 변할 수 있다는 사실 또한 알았다. 도겸은 이무기를 향한 신율의 살기가 사라졌음을 느끼고 안심했다.“마을의 주술사를 수배해 놓겠습니다.”“확실히 내가 해체하는 것보다야 주술사를 고용하는 것이 훨씬 빠르겠지. 그런데 우리가 갈 마을에 주술사가 있더냐?”주술사는 매우 귀한 인재로 큰 도시에나 몇 명 있을 뿐이었다.산의 도깨비들이 종종 산 바깥으로 나오는 이탈산 주변엔 작은 마을들밖에 없었다. 이렇게 작은 마을에 그 귀한 주술사가 있을지 걱정이었다. 도겸은 고개를 숙이며 대답했다.“이탈산에 들어오기 전에 확인했습니다. 작은 마을이나 이탈산 가까이에 있어 도깨비가 수시로 출현하는 탓인지 주술사가 있더군요.”“그래, 잘했다.”도겸을 칭찬한 신율은 다시 한 번 이무기의 시체를 보기 위해 말고삐를 잡아당겼다.그런데 말고삐를 잡아당기는 순간 손목에 따끔하고 작은 이물감을 느꼈다. 도포 소맷자락 안쪽이었다. 설마 이탈산에서 잡귀를 달고 온 것인가 싶었지만, 신율은 도깨비 사냥에서 절대 실수하는 법이 없었다.“모두 멈춰라. 확인할 게 있다.”신율은 신중하게 소매를 움켜쥐고 식솔들에게 명령했다. 잡귀 따위야 신율에겐 문제가 되지 않지만 마을 사람들이나 그를 따르는 식솔들에게 해를 끼칠지도 모른다. 식솔들이 어리둥절해 멈춰 서는 동안 신율은 짙은 남색으로 마감된 도포 소맷자락을 걷었다.손목을 따갑게 하던 것의 정체가 드러났다. 신율은 조금 황당한 기분으로 ‘그것’을 떼어냈다. 옆에서 덩달아 숨죽이며 지켜보고 있던 도겸이 말했다.“도깨비…… 풀이로군요.”이무기의 피에 젖은 소매 안쪽에 도깨비풀 하나가 꽉 매달려 있었다. 민들레 꽃씨 정도 되는 작은 크기에 갈색 지지대를 가지고 있고, 끝에는 발처럼 보이는 세 갈래 갈퀴가 보였다. 숨만 훅 불어도 날아갈 작은 갈퀴로 신율의 소매 안쪽에 달랑 붙었다.“도깨비와 싸우는 중 도깨비풀이 붙다니, 재미난 우연이구나.”신율은 이무기의 소굴로 들어가는 도중 도깨비바늘 꽃을 지나친 기억이 났다. 기괴한 식물들 틈에 노랗게 피어 있는 것이 어여뻐 잠시 시선을 주는 틈에 소매에 매달린 모양이었다. 분명 이무기와의 싸움으로 주변이 엉망이 될 만큼 격렬하게 움직였는데, 용케도 떨어지지 않았다.“이탈산에서 나온 것입니다. 아무래도 불길하니 버리는 것이 어떻습니까?”도겸이 신율의 눈치를 살피며 말했다. 신율은 고개를 저었다.“내가 여섯 살이 되던 해부터 도깨비 사냥만 이십 년을 해왔다. 이런 평범한 도깨비풀이 이탈도깨비일 리가 없다.”이탈도깨비들은 기이한 외형을 가진 걸로 유명하다. 그들은 식물 도깨비에도, 동물 도깨비에도 속하지 않는 돌연변이 도깨비들이었다. 신율이 잡은 것처럼 이무기나 사악한 두억시니 등, 이탈산에는 괴수 형태의 도깨비가 살았다.신율은 도깨비풀이 뭉그러지지 않도록 살짝 손에 올렸다. 도깨비풀을 만지자 따뜻하고 발랄한 기운이 전해져 왔다. 마치 갓 태어난 아기가 단풍잎 같은 작은 손으로 신율의 엄지를 잡고 꼬물대는 느낌이었다.“게다가 매우 작아 이대로 내버리기 불쌍하지 않느냐.”도겸이 당황한 얼굴로 신율을 올려다보았다.“자개 장식함을 가져와라.”도겸이 은색 선학 무늬 사이로 오색 빛을 내뿜는 고아한 함을 가져왔다. 신율은 붉은 천으로 마감된 자개함 안에 도깨비풀을 넣으며 걱정스러워했다.“물과 흙이 없어 본가에 가는 중 시드는 것은 아닌지 염려되는구나.”“괜찮습니다. 이것은 꽃이나 잎이 아니라 씨앗이니 잘 버틸 겁니다.”“그렇다면 다행이다.”신율이 웃었다. 깨끗하고 눈부신 미소였다. 도겸은 놀랐다. 십칠 년이 넘는 긴 세월 주인을 섬겨왔지만 신율이 무언가를 가엾이 여기는 것은 처음 보았다.서씨 가문의 삼남이자 대륙 최고의 무사인 신율은 다정한 생김새와 달리 얼음처럼 차가운 속을 가진 사내였다. 아장아장 걷던 시절에도 결코 동물이나 식물, 하다못해 집 안 연못에서 키우는 잉어에도 관심을 준 적이 없었다. 그걸 알지 못하고 달려든 많은 여인들이 피눈물을 삼키며 아픔을 맛보았다.이상한 끌림이었다. 움직이지도 못하고 그저 소매에 붙어 있는 게 전부인 작은 풀인데 신율은 알 수 없는 어여쁨과 가엾음을 느꼈다.마치 도깨비풀이 살아 있는 소녀라도 되는 것처럼 말이다.신율은 스스로가 도깨비풀을 보고 느끼는 감정이 이상하다는 걸 자각했다. 그러나 큰일이라고는 생각지 않았다. 그는 육 년 전에 약관이 지났고, 오히려 여태까지 애착 가는 대상이 없었다는 것이 신기한 일이었다. 신율은 이무기 도깨비와의 혈전을 치르고 자신이 약간 감정적이 된 거라 생각했다.“한낱 식물이지만 이것도 인연이니 내 너를 본가로 가져가 심어주겠다.”신율은 이탈산 가까이에 있는 마을로 일행을 이끌었다. 마을이 매우 작았지만, 그럭저럭 신율의 식솔들이 머물 만큼은 되었다.신율이 가져온 커다란 이무기 도깨비 시체를 본 마을 사람들이 경외감에 가득 차 그가 가는 길에 엎드려 절했다.마을 주술사의 도움을 받아 이무기 시체를 구슬로 바꾸는 동안 신율은 마을에서 가장 큰 기와집에서 하룻밤 머물기로 했다. 이무기 사냥으로 지친 식솔들이 하룻밤 쉬고 나면 내일 바로 수도에 있는 본가로 출발할 예정이다.신율은 오랜만에 들떴다. 아무도 잡지 못했다는 이무기를 잡아서가 아니었다. 작은 자개함 속에 있는 도깨비풀을 본가 마당에 심을 생각을 하니 기분이 좋아졌다. 자개함은 다른 귀한 짐들과 함께 가장 안쪽 방에 두었다.밤 사이 자개함이 떨어지기라도 할까 가장 안쪽에 밀어 넣고 세 번이나 확인한 후에야 발걸음을 돌릴 수 있었다.‘감정이 이리도 뒤흔들릴 만큼 이무기 사냥이 큰일이었나.’스스로도 이상하긴 이상하다 생각하며 신율은 잠을 청했다.여미는 의식을 가지기 시작한 순간부터 자신이 도깨비라는 걸 알았다.도깨비는 모두 그렇다. 도깨비는 어디서든 태어난다. 나무, 바위, 풀, 동물, 심지어는 인간의 꿈이나 감정에서도 태어난다. 무엇이든 인간이 아닌 것에 의식이 깃들고, 아주 오랜 시간 동안 의식이 성숙하면 그것은 도깨비로 다시 태어난다. 본체에 의식이 깃드는 순간 도깨비들은 자아를 깨닫고 완전한 형체를 얻어 도깨비로 태어나길 숨죽여 기다린다.여미는 도깨비풀에 깃든 의식이었다. 몇백 년간 의식을 쌓아온 여미는 탄생을 코앞에 둔 상태였다. 여미는 서서히 밝아오는 시야를 인식하며 생각했다.‘이제 나도 도깨비로 깨어날 때가 된 건가?’그런데 사방이 좁았다. 답답하고 숨이 막혔다. 여미는 몸을 이리저리 부딪쳐 보았다. 멋모르고 날뛰다가 머리를 박았다. 알 수 없는 푹신한 물체에 휩싸인 여미는 한참을 고생했다.기와집에서 가장 안쪽에 있는 방, 선반 위, 자개함 속에서 여미는 몸을 웅크리고 끙끙 앓았다. 아침까지만 해도 도깨비 산 안쪽 안전한 곳에 있었는데 지금은 감옥 같이 작고 답답한 곳에 갇혀 있었다. 중간에 서늘하고 아늑한 비단에 탄 듯, 꿈결 같은 기분이 들어 정신을 놓고 있었더니 멋모르고 들짐승의 털에 붙어 이동한 모양이다.탄생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이런 봉변을 당할 줄이야. 도깨비 수장의 기운을 받지 못한 도깨비의 탄생은 인간으로 치면 난산과 같다. 밀려오는 고통에 몸을 이리저리 뒤집으며 여미는 고통을 참았다.“아프다, 아프단 말이다!”여미는 비명을 질렀다. 작은 도깨비풀의 비명은 상자 안을 벗어나지 못하고 사그라들었다. 여미는 몸의 뼈가 뒤틀리는 고통을 겪으며 신음을 내뱉었다. 사방에 산재한 부적과 인간의 기운이 여미의 탄생을 방해했다.“이걸 부수어야 내가 살겠구나!”여미는 자개함에 새겨진 인간의 문자를 부수었다. 그러자 조금 심신이 편안해졌다. 동시에 탄생이 급격히 진행됐다.달보다 진한 황금색을 띠는 신비로운 눈이 뜨이고 아담하고 오똑한 코와 보드라운 뺨이 드러났다. 다리를 모으고 양팔로 어깨를 감싼 여미의 몸은 가녀리고 말랐지만 품위가 있었다.마침내 길고 풍성한 머리카락까지 완성되었을 때, 여미는 도깨비로 각성했다. 여미는 답답한 상자를 박차고 나왔다.“어지럽다. 여기는 대체 어디기에 균형을 잡기가 이리도 힘든가?”상자를 나오자마자 여미는 갈지(之)자로 휘청거리며 방 안을 돌아다녔다. 중간에 한 번 넘어져 장식장을 와르르 무너뜨렸다. 몇 분이 지나자 제법 균형을 잡으며 걸을 수 있게 되었다.초식동물들은 태어나자마자 일어서서 걷고 뛸 수 있다. 포식자로부터 달아나기 위해서다. 도깨비도 마찬가지였다. 도깨비에게 인간들은 포식자와 같다. 도깨비들이 인간들의 소굴에 들어가면 감각의 혼란을 겪으며 약해진다.인간들의 소굴 한가운데서 태어난 여미는 위험에서 벗어나기 위해 본능적으로 자신의 능력을 모두 신체에 집중했다. 걷기에 집중하느라 도깨비가 부릴 수 있는 도술의 많은 부분을 포기해야 했지만 지금은 이곳을 벗어나는 게 최우선이라 어쩔 수 없었다.여미가 박차고 나온 상자는 무참히 부서져 상자 안에 있던 붉은 천이 어지럽게 흩어졌고 조개 장식은 조각조각 나뒹굴었다. 여미는 미련 없이 상자를 치우고 주위를 둘러보았다.“설마 했지만 정말로 인간 소굴이로구나!”여미가 있는 곳은 커다란 기와집의 가장 안쪽 방이었다. 조심스레 창호지를 바른 문턱을 흔들어 보니 문도 세 겹이다. 사방이 인간들의 기운으로 가득 차 있었다.여미는 두려워졌다. 인간과 도깨비는 서로 섞일 수 없다. 인간들은 집 안에 들어온 도깨비를 보면 분노해서 거칠게 쫓아낸다. 운이 나쁘면 이 집안사람들이 ‘도깨비 사냥꾼’을 부를 수도 있었다. 도깨비 사냥꾼이 온다면 여미는 틀림없이 죽은 목숨이다. 도깨비 사냥꾼은 갓 태어난 도깨비들에게도 거대한 공포의 대상이었다.“나가야겠다, 어서 나가야겠어.”여미는 발을 동동 구르며 초조해하다가 문을 열고 바깥을 빼꼼 내다보았다. 밤인 모양인지 사위가 어둡고 아무도 없었다. 인간들은 밤에 잠을 잔다고 했다. ‘잠을 자느라 아무도 없는 것이로구나’ 하고 생각한 여미는 안심하고 밖으로 나왔다. 그러나 몇 발자국도 가지 못해서 얼음처럼 굳었다.“오늘 셋째 도련님의 활약이 어마어마하지 않았어?”“말이라고 하니. 본가로 올라가면 첫째, 둘째 도련님은 물론 가주께서도 놀라실 거야.”“셋째 도련님은 그리 강하시면서 다정하시기까지 하니, 내가 귀한 가문에서 태어났다면 셋째 도련님께 시집갈 수도 있었을 텐데.”“얘, 너 말고도 환국 여자들이 줄을 섰단다.”이어서 꺄르륵거리는 인간 여자들의 웃음소리가 들렸다. 여자들의 웃음소리를 들은 여미는 온몸에 소름이 쭈뼛 돋았다. 제가 알 수 없는 이야기를 떠들고 소란스럽게 웃는 것이 마치 제 존재를 다 알고 있는 것 같았다.여미는 그림자 속에 숨어서 한 걸음 한 걸음 이동했다. 겨우겨우 기와집을 벗어나자 너른 마당이 나왔다. 첩첩산중으로 마당에는 등을 밝히고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는 남종들이 포진해 있었다. 오늘 기쁜 일이 있었는지 남종들은 마당 중앙에 모여 왁자하게 고기를 굽고 술을 즐겼다.“이무기 도깨비의 구슬을 얻은 건 서씨 가문에서도 이번이 처음 아닌가?”“그렇지, 역시 막내 도련님이야. 서씨 가문에서 최고의 무술 실력을 가지고 계시지.”“이번 대 서씨 가문은 복이 참 많구먼. 첫째 도련님은 도깨비 수장도 때려잡을 수 있는 뛰어난 사냥꾼이시고, 둘째 도련님의 주술은 신묘하기가 환국 최고라 하고, 셋째 도련님의 무술은 따라올 자가 없으니 말이야.”사냥꾼과 주술과 무술이라니! 세 가지 다 도깨비에겐 치명적인 것들이다. 여미는 여종들의 웃음소리를 들었을 때보다 더한 공포에 사로잡혀 필사적으로 탈출구를 찾았다.뒤를 돌아보니 뒷마당은 텅텅 비어 있었다. 여미는 재빨리 마루에서 뛰어내렸다. 밤이슬이 맺힌 풀이 발바닥을 간지럽혔다. 여미는 끙끙거리며 돌담을 넘었다. 손이 까져 피가 조금 나왔지만 인간들 소굴에서 탈출한 대가라고 생각하니 하나도 아프지 않았다.여미는 뿌듯한 마음으로 고개를 들었다. 인간들 소굴을 벗어났으니 이제 당당하게 도깨비 산으로 가면 된다. 그러나 담을 넘은 여미의 눈에 들어온 것은 담 안쪽보다 훨씬 많은 인간들이었다.세상에, 마을 전체가 축제를 벌이고 있었다. 환국의 변방인지 인구는 적었지만 모두 나와서 횃불을 밝히고 떠들썩하게 춤판을 벌이니 여미가 빠져나갈 틈이 없었다. 인간들은 연신 기쁨의 노래를 흥얼거리고 거리거리 상점마다 불빛을 환하게 밝혀놓았다.“떡 드시오! 오늘은 우리 마을을 괴롭히던 광증 걸린 용이 없어진 기념으로 떡이란 떡은 모조리 쪄냈소이다! 백설기, 무지개떡, 가래떡, 시루떡, 팥떡, 말만 하시오!”불을 환하게 밝힌 상점 중에 갓 쪄낸 따끈따끈한 떡을 파는 좌판이 보였다. 여미는 침을 꿀꺽 삼켰다. 새삼 부화하고 나서 아무것도 먹지 못했다는 것을 떠올렸다. 배 속에서 꼬르륵 소리가 났다.인간과 도깨비는 많은 것이 다르지만 먹지 않으면 힘을 쓰지 못한다는 사실은 똑같았다. 여미는 눈을 반짝이며 좌판을 바라보았다. 저 떡이라는 것에선 어찌 이리 맛있는 냄새가 난단 말인가.“특히나 꿀떡! 우리 가게의 자랑 아니요? 꿀떡 드실 분은 얼른 이리 오시오!”상인이 좌판 가운데에서 참기름을 발라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꿀떡을 들어 올렸다. 쑥을 넣은 녹색 꿀떡, 쌀가루 그대로 하얗게 쪄낸 하얀 꿀떡, 진달래 꽃잎을 갈아 넣어 예쁘게 만든 분홍색 꿀떡까지. 여미의 목구멍으로 침이 꿀떡꿀떡 넘어갔다.“아니야, 안 된다. 인간의 수작에 넘어갈 뻔하다니, 도깨비 체면이 말이 아니구나.”여미가 고개를 흔들고 양 뺨을 두드려 정신을 차렸다. 떡을 보니 더 배가 고파 힘이 빠졌지만 최선을 다해 꾸준히 걸음을 옮겼다. 인적이 드문 곳에 도달하자 여미는 담벼락 그림자에서 벗어나 냅다 뛰기 시작했다.멀지 않은 곳에 숲이 보였다. 도깨비 산과 연결된 숲은 아니지만 그럭저럭 몸을 감출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여미가 마을을 벗어나기 직전, 무언가가 그녀의 발목을 잡아챘다. 작은 돌부리였다. 아직 걸음에 서툰 여미는 달리다가 돌부리에 걸려 넘어졌다.요란한 소리가 나며 여미가 땅 위로 넘어졌다. 떡 바구니를 지고 마을 쪽으로 가던 아낙네 하나가 여미를 발견하고 비명을 질렀다.“저것이 웬 어린애인가?!”여미는 엉덩이 아래까지 내려오는 긴 머리카락을 추스르며 일어섰다. 아낙네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다가왔다. 아낙네의 얼굴에 도깨비에 대한 적대감은 없었다. 여미는 그제야 무언가 이상함을 느끼고 자신의 몸을 내려다보았다.여미의 몸은 인간들의 몸과 똑같았다.도깨비는 여러 가지 형태로 태어난다. 이탈도깨비들은 기상천외한 모습을 하고 여와도깨비들은 식물의 모습을 한다. 치우도깨비들은 커다란 짐승의 모습을 취한다.여미는 당연히 자신이 인간과 다른 모습을 하고 있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아낙네의 반응과, 제가 관찰한 것들로 미루어보건대 자신은 인간과 똑 닮은 모습으로 태어난 도깨비인 것 같았다.“길을 잃은 것인가? 이거 참, 기쁜 축제날에 봉변을 당했구먼, 아가. 그런데 머리카락은 왜 새하얀 색인감?”잘하면 아낙네 하나 정도는 속일 수 있을지도 몰랐다. 여미는 겁먹지 않은 척하고 당당하게 아낙네를 돌아보았다. 그 순간 아낙네가 들고 있던 떡 바구니를 떨어뜨렸다. 바구니에서 흰 송편이 와르르 굴러 나왔다. 여미가 아낙네에게 말했다.“나는 숲으로 가려고 한다. 그러니 너도 상관 말고 갈 길을 가도록.”아낙네는 비명을 질렀다.“에그머니나! 숭해라! 이것이 뭔 일이야!”여미는 어리둥절했다. 분명 자신은 인간과 비슷한 모습이다. 검은 머리카락을 가진 인간들과 달리 머리카락이 하얀 게 걸리긴 했지만, 인간들 틈에서도 종종 특이한 색깔의 머리카락을 가진 이가 나오니 문제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아낙은 여미의 앞모습을 보고 온 동네가 떠나가도록 소리를 질렀다.여미는 아직 어리다. 태어난 지 세 시간도 지나지 않은 어린 도깨비이다. 도깨비풀 형상으로 떠돌아다녔다곤 해도 여미가 알 수 있는 지식에는 한계가 있었다. 여미는 인간들의 가장 중요한 풍습을 알지 못했다.“뉘 집 딸내미기에 그 꼴로 여태까지 돌아다닌 것이야?”여미는 지금 알몸이었다. 여인의 말을 듣고도 문제점을 알아차리지 못한 여미는 그저 큰 소리에 놀라 뒷걸음질 쳤다. 아낙네는 옷을 다 벗고 돌아다니는 불쌍한 여자아이를 도와야겠다는 일념을 불태우며 여미에게 다가왔다.“오지 마라, 오지 마! 나는 숲에 간다니까!”“아이고, 신발도 안 신었네! 그 상태로 숲에 가면 발바닥 다 까진다!”두 사람이 벌이는 소동에 잔치를 즐기던 이들의 이목이 하나둘씩 집중되었다.“뭐야, 무슨 일이야?”“이 목소리는 떡집 부인 감씨 아닌가?”“횃불을 붙여 봐!”“기다리게! 우리 집에 있는 걸 가져갈 테니까.”우락부락한 남자가 횃불을 들었다. 여미는 불을 보고 공포에 질렸다. 여미는 도깨비풀에서 유래한 도깨비다. 풀 도깨비들에게 불은 저항할 길 없이 몸을 태우는 재앙이었다. 횃불을 보고 본능적인 공포로 이성을 잃은 여미는 허겁지겁 인간들을 피해 달아나기 시작했다.“도망친다!”“머리카락이 하얀색인데?”“맨다리구만! 뛰게 뒀다가 넘어지기라도 하면 큰일이야!”“옷이랑 짚신 좀 가져오게!”마을 사람들은 여미에게 줄 옷과 신발을 줄줄이 챙겨 여미를 따라오기 시작했다. 그들의 마음은 순수한 걱정과 호의였지만 여미에겐 그렇게 보이지 않았다. 여미에겐 인간이라는 시커멓고 커다란 괴물들이 떼가 되어 자신을 뒤쫓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여미는 정신없이 달렸다. 숲 초입에 도착했을 때 마을 남정네들이 횃불을 들이대는 바람에 비틀거리다 넘어졌다. 최고급 명주실처럼 가볍고 하얀 머리카락이 여미의 몸을 덮어 횃불로부터 그녀의 알몸을 가려주었다. 여미는 어린 초식동물처럼 다리를 떨며 일어났다.“어린 여자애구만! 남자들은 다 물러가요!”떡집 감씨 여인이 아낙네들을 이끌고 오며 소리쳤다. 아낙네들이 횃불을 받아 들고 남자들을 몰아냈다. 의도는 선했으나 횃불이 있는 한 여미는 괴로울 뿐이라는 걸 그들은 알지 못했다.여미는 불꽃이 너무 밝아 눈을 감았다. 횃불이 아프게 눈 속을 파고들며 눈물을 짜냈다. 강한 빛으로 엉망이 된 시야 속에서 여미는 무조건 익숙한 방향으로 뛰었다. 신생아와 마찬가지라 세상 모든 것이 낯설었지만 단 한 곳 희미하게 익숙한 기운이 풍기는 곳을 느꼈다. 여미는 생리적으로 흘러나오는 눈물을 훔치며 그곳을 향해 뛰었다.“에그, 저곳에 함부로 들어갔다간 경을 칠 텐데!”여미의 몸이 커다란 문을 지났다. 아낙네들은 여미가 서씨 가문의 도련님이 묵고 있는 기와집의 문턱을 넘자 더 이상 쫓아오지 못했다.서씨 가문의 위세는 대단하다. 아무리 불쌍한 아이를 돕기 위해서라고 해도 서씨 가문의 식솔들이 머무는 집에 함부로 출입할 수 없다. 아낙네들은 대문을 두드려 서씨 가의 식솔들을 부른 후 사정을 설명했다.그사이 여미는 인간의 기운이 가장 적은 곳으로 달렸다. 뒤뜰로 가니 횃불이 없어 점점 마음이 진정됐다.계속 달렸더니 여러 겹 겹쳐 놓은 종이가 북 찢어지는 소리가 나며 인적 없는 곳에 도달했다. 여미는 눈물을 떨구고 숨을 헉헉 들이쉬며 눈을 떴다. 이상한 곳이었다. 인간들이 서식하는 깔린 맨들맨들한 바닥과 달리 발아래 거친 밀짚이 촘촘히 깔려 있다.구조도 이상했다. 인간들은 추위를 많이 타서 사방을 닫아놓고 지낸다 했는데 이곳은 벽은커녕 폭 넓은 울타리뿐이 없고 좌우는 아예 뚫렸다. 여미가 찢고 들어온 노란색 종이가 바람에 흔들렸다. 노란 종이 위에 이상한 붉은색 글자가 보였다.울타리 안쪽으로 고개를 돌리자 갈색 말들이 우물우물 건초를 씹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여미는 이곳이 인간들의 ‘마구간’이라는 걸 알지 못했다. 그저 인간이 아닌 동물이 있다는 것에 안심했다.“배고프구나.”여미는 밀짚 사이에 털썩 주저앉으며 말했다. 밀짚이 따가워 무릎을 모으고 엉덩이만 땅에 붙였다. 신세가 처량하기 그지없었다. 원래대로라면 도깨비 산에서 수장의 기운을 받아 건강하고 영리한 도깨비로 태어났어야 하는데, 인간의 기운이 가득한 상자 안에서 부화한 탓에 반푼이가 되었을 뿐 아니라 인간들 틈에 똑 떨어져 오도가도 못 하는 상황이 되었다.“그것이 맛있느냐?”여미는 당근이 섞인 건초 더미를 씹는 말을 보며 물었다. 등에 흰색 점이 박힌 순한 말은 큰 눈으로 여미를 물끄러미 바라보며 콧김을 뿜었다. 말의 콧김에 여미의 머리카락이 날렸다. 여미가 눈살을 찌푸렸다.“멋대로 바람을 불지 마라! 그렇지 않아도 고생했는데 네 입김에 날아가기라도 하면 책임질 것이냐!”본체가 도깨비풀이었던지라 여미는 작은 바람에도 이리저리 날려 다니곤 했다. 하나 지금은 엄연한 성체라 날아갈 위험이 없다. 하지만 몇백 년 넘게 도깨비풀의 모습으로 떠돌아다닌 습성은 쉽게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여미는 말이 내뿜는 콧김에 날아가지 않도록 울타리를 꽉 쥐었다.여미는 대담하게 울타리 안으로 손을 집어 갈색 말이 먹고 있는 당근을 하나 집었다. 당근을 뺏긴 말이 사납게 고개를 휘저었다. 여미는 말의 고갯짓에 튕겨 나가 밀짚 속을 뒹굴었다.“감히 동물 주제에 도깨비를 해하느냐!”여미가 화를 내며 건초를 쥔 주먹을 마구 흔들어댔다. 말은 푸릉, 하고 콧방귀를 끼고는 다시 건초에 집중했다. 여미는 괘씸한 마음에 저 갈색 짐승을 크게 혼내주기로 결심했다. 도술을 부려서 혼이 빠지게 만들어 버릴까? 아니다, 태어나서 바로 걷는 데 온 기운을 투자해 도술은 좀 모자라다. 둔갑술을 통해 무섭게 변한 다음 호통을 쳐야겠다. 여미는 말에게 다시 가까이 가려고 밀짚 속에서 일어섰다.일어서려고 했다. 그러나 촘촘히 깔린 밀짚은 여미의 온몸에 엉켜 쉽사리 풀리지 않았다. 거기다 여미의 긴 머리카락까지 밀짚 사이에 얽혔다. 여미는 거미줄에 걸린 나비처럼 바동댔다. 그 와중에도 말이 먹다 남긴 당근을 손에 꼭 쥐고 놓지 않았다. 배고프니까.여미가 한참 동안이나 씨름하고 있을 때 주변이 점점 소란스러워졌다. 동네 사람들이 서씨네 식솔들을 설득하는 데 성공했다. 이제 서씨 일가의 식솔들까지 합세하여 여미를 수색하기 시작했다.서씨 식솔들이 머무는 기와집이 불가사의한 소녀의 침입으로 들썩거리는 동안, 신율은 방 안 꼴을 보며 어리둥절해하고 있었다. 방 안은 어린애가 어지른 것처럼 난장판이었고 도깨비풀을 담아둔 자개함은 조각나 바닥을 나뒹굴었다.분명 도깨비풀을 이곳에 넣어두었는데, 도깨비풀에 발이라도 달린 것인가? 손가락 한 마디도 되지 않는 도깨비풀에 발이 달렸다 해도 조개 장식에 단단한 목으로 마감한 상자를 부수고 나올 수 있었을 것 같지는 않았다.‘도깨비 비애의 짓인가?’업이 도깨비 사냥꾼이다 보니 원한을 품고 그를 따라다니며 해를 끼치는 도깨비들이 많았다. 신율은 혹여 그들 중 하나가 제 애착을 알아차리고 도깨비풀을 가져간 것은 아닐까 생각했다.심각한 표정이 된 신율은 부서진 상자 주변의 기운을 추적했다. 둘째 형님만큼 주술에 뛰어나진 않지만 그의 주술도 도깨비의 기운을 추적할 정도는 되었다. 그러나 그 어디에도 신율을 노리는 강력한 도깨비의 기운은 느껴지지 않았다. 그저 잔향처럼 향긋한 숲 내음이 남아 있을 뿐.한숨을 쉬었다. 놀랍게도 신율이 처음 느낀 감정은 아쉬움이었다. 이무기 도깨비와의 격렬한 싸움 속에서도 그의 옷소매에 꼭 달라붙어 있던 도깨비풀이다. 그 작은 모습이 기특하고 대견하여 금세 어여삐 여겼다. 본가에 가서 방 앞에 심어줘야겠다고 생각할 정도였다.쉽게 어딘가에 정을 붙이는 성격이 아닌데 소매에 붙어 있던 도깨비풀에게는 정을 붙였던 모양이다. 신율이 조각난 자개함의 일부를 들고 방 안에서 고민하고 있을 때 밖에서 하인들이 요란스레 움직이는 소리가 들렸다.창호지 문 바깥으로 분주히 움직이는 횃불이 보였다. 남종들은 무어라 소리치며 집 안 곳곳을 뒤졌고 여종들은 마을 사람들을 통제했다.무슨 일이 일어났기에 이 밤중에 소란인가. 신율은 밀랍을 바른 굵은 실로 가죽을 꿰어 만든 신발을 신고 밖으로 나갔다. 서씨 가문의 문양이 새겨진 그의 신발을 보고 여종들이 급히 고개를 숙였다.“이게 대체 무슨 소란이냐.”도겸이 헐레벌떡 다가왔다. 그도 손에 활활 타오르는 횃불이 들었다.도겸이 보기에 신율의 안색이 좋지 않았다. 아까 도깨비풀을 자개함에 넣을 때만 해도 매우 기분이 좋아 보였는데, 밤중에 일어난 소란으로 잠이 깨어 심기가 불편하신가 보다고 생각했다.“마을 사람들의 제보가 있었습니다. 이 집으로 흰 머리카락을 한 기이한 소녀가 들어왔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보통 사람이 아닌 것 같아 가솔들을 풀어 찾고 있습니다.”도겸은 고개를 조아리며 간결하게 보고했다.“흰 머리카락의 소녀라?”신율은 입가에 손을 대고 생각했다. 인간들 중에서도 색다른 색의 체모를 가진 이들이 종종 나오고는 한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주술의 부작용으로, 붉거나 푸를 뿐 흰색은 없었다. 서역인은 타고난 체모의 색이 특이하다 하지만, 이런 작은 마을에 서역인이 있을 리 없다.“이탈산에서 온 도깨비인가?”“그렇게 보기는 또 애매한 것이, 마을 주민들의 제보로는 아주 가늘고 어린 소녀였다 합니다. 게다가 갓 태어난 사슴처럼 비틀거리는 걸음으로 도망치기까지 했답니다. 이탈산의 도깨비들은 하나같이 강력한 데다가 모두 전설 속의 신수와 같은 외모를 가지고 있지 않습니까.”“묘한 일이로구나.”신율은 신중하게 대답했다. 그는 함부로 결단을 내리지 않았다. 도깨비가 연관되면 인간이 상상할 수 없는 온갖 기묘한 일들이 일어난다. 지금으로서는 소녀가 이탈산에서 온 것인지 아닌지, 인간인지 도깨비인지조차 확신할 수 없었다.신율은 마당을 살폈다. 마당 안이 횃불과 창 부딪치는 소리로 가득 찼다. 제법 큰 기와집이라 식솔들은 여자아이를 찾기 위해 부산히 움직였다. 그 와중 신율이 등장하자 가솔들이 모두 그를 바라보았다. 신율은 천천히 마당으로 나아가며 위엄이 담긴 맑은 목소리로 말했다.“모두 멈춰라.”“도련님! 이상한 도깨비가 이 집에 숨어들어 왔다고 합니다.”신율은 가장 가까이에 있던 남종이 들고 있던 횃불 쪽으로 손을 뻗었다. 신율의 사정거리 안에 있던 횃불들이 모두 꺼졌다. 남종은 저절로 불이 꺼져 쉭쉭거리는 소리를 내는 횃대를 멍하니 바라보았다. 신율은 손을 거두고 말했다.“보고를 들어보건대 이 집에 침입한 자는 아주 겁이 많은 듯하다. 침입자가 도깨비든 사람이든 섣불리 겁을 주면 큰일이 날 수도 있어. 내 짐작 가는 곳이 있다. 너희들은 담의 경계를 강화해라. 내가 침입자를 찾아낼 때까지 그 누구도 이 집을 벗어나지 못하도록 해라.”마당에 나온 순간부터 신율은 마구간 쪽에서 풍겨 나오는 청량한 기운을 느꼈다. 방 안에서 느꼈던 것과 똑같은 기운이다.종들과 식솔들이 당황한 표정으로 담의 경계를 강화하러 흩어졌다. 신율은 뒷짐 진 손을 꽉 쥐었다. 이곳에 침입한 자가 신율이 어여삐 보관하던 도깨비풀과 관련이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만일 침입자가 도깨비풀을 훔쳐간 것이라면 용서하지 않겠다.’식솔들에겐 침착하라 했으면서 신율은 답지 않게 성급한 생각을 했다. 그는 마구간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가 지나간 자리마다 무거운 기운이 남았다.여미는 미칠 지경이었다. 바깥이 한참 소란스럽고 무시무시한 횃불이 다시 피어오르나 싶더니 갑자기 조용해졌다.“도련님, 이쪽은 저희가 수색하겠습니다.”마침내 인간들이 마구간 앞에 도달했다. 여미는 팔다리를 휘저어 보았지만 밀짚과 머리카락은 포승줄처럼 점점 더 조여올 뿐이었다. 도술을 부릴 수 없는 여미는 너무 겁이 나 당근을 쥔 손을 부들부들 떨었다.수군수군, 소름끼치는 인간들의 목소리가 울렸다. 눈물을 잔뜩 흘린 여미가 모든 걸 포기하고 축 늘어졌을 때, 다른 인간들과 확연히 다른 목소리가 들렸다.“여기 있어라, 내가 가보겠다.”여미는 눈을 번쩍 떴다. 청명하다. 머리가 맑아지는 고운 목소리다. 태어난 이후 온통 무서운 것들뿐이었지만 벽 너머로 들리는 목소리만큼은 여미에게 안정감을 주었다. 여미는 몸부림을 멈추고 목소리의 주인을 기다렸다.
완벽한 남자 에마뉘엘 마크롱
황소걸음 / 안느 풀다 (지은이), 김영란 (옮긴이) / 2018.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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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소걸음소설,일반안느 풀다 (지은이), 김영란 (옮긴이)
철학 박사, 프랑스 최고의 엘리트를 양성하는 국립행정학교 출신, 만 열여섯 살에 스물네 살 연상인 선생님을 만나 15년간 노력하고 기다린 끝에 사랑을 이룬 순정남, 30대 초반에 로스차일드 은행 임원, 30대 중반에 대통령 경제수석비서관과 경제산업부 장관을 거쳐 만 서른아홉에 프랑스 최연소 대통령이 된 에마뉘엘 마크롱. 그의 이력은 짧지만 특별하고 눈부시다. 이 책은 프랑스 주요 일간지 〈피가로Le Figaro〉의 정치부 기자 출신 편집위원인 저자가 재구성한 마크롱의 초상이다. 베테랑 정치부 기자 출신답게 마크롱에 관련된 자료를 샅샅이 뒤지고, 정계와 재계, 학계의 거물을 포함해 수많은 주변 인물을 인터뷰한 자료를 바탕으로, 외할머니의 특별한 사랑을 받은 지방의 어린 왕자가 대통령이 되기까지 인생 여정을 그렸다. 타고난 매력과 치열한 노력으로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고, 관습과 현실의 벽을 깨며 자신이 원하는 것을 성취해가는 한 남자의 모습이 잘 드러난다. 배경이 되는 프랑스 최상류층의 실제 모습과 정가의 풍경을 엿볼 수 있는 점도 흥미롭다. 프롤로그_ 앙 마르슈 마크롱 신의 아들 에마뉘엘 외할머니 마네트 특별한 사랑을 이루기 위한 15년 단 하나의 사랑 브리지트 문학을 사랑한 철학자 타인을 사로잡는 매력 대부와 형님들 경험과 능력 사교계와 셀럽 정치적 미확인 비행물체(UFO) 에필로그_ 모글리 혹은 바부르프랑스 대통령이 된 어린 왕자 어린 왕자를 닮은 외모로 늘 상냥하게 미소 짓는, 프랑스 최고 엘리트 교육을 받았으며, 고위 관료를 거쳐 프랑스 최연소 대통령이 된 에마뉘엘 마크롱. 그가 어떤 사람인지 파악하기는 어렵다. 사생활을 거의 드러내지 않다가, 이용하고 싶을 때는 자신이 원하는 부분만 너그러운 척 드러내는 그에 대해 제대로 아는 사람은 없다. 겉으로 드러난 그의 특이하고 화려한 모습에 가린 실제 모습은 의외다. 탄탄대로를 거침없이 달려 단박에 최고의 자리에 오른 것 같지만, 그의 인생 여정을 들여다보면 실패에 굴하지 않고 자기가 처한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는 한 남자의 매력적인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어려서부터 아버지 서재에서 책을 훔쳐 읽은 그는 지금도 책 선물을 가장 좋아하는 독서광이다. 천재라고 칭송 받을 정도로 총명했지만, 파리고등사범학교 입시에는 두 번이나 떨어졌다. 그는 총명하지만 놀기 좋아하는 평범한 아이였다. 그를 특별한 아이로 키운 건 중학교 교사 출신 외할머니라는 사실도 놀랍지만, 그 외할머니의 특별한 눈빛이 스물네 살 연상인 아내의 눈빛으로 이어지는 장면은 더욱 놀랍다. 동년배 여성이 보낸 편지를 뜯지도 않은 이 지조 있는 남자는 자신의 특별한 사랑을 이루기 위해 15년을 노력하고 기다렸다. 로스차일드 은행 출신으로 고위 관료와 경제산업부 장관을 지냈지만, 그는 경제학 박사가 아니라 문학을 사랑하는 철학 박사다. 마크롱을 정계로 이끈 이들은 그의 총명함과 친화력에 매료된 대부와 형님들이다. 종전 정치체제를 부수고 혜성처럼 등장한 그는 아직 정치적 미확인비행물체(UFO)다. 이 책을 읽고 나면 끊임없이 진화하는 마크롱의 미래가 더욱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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