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크스의 마지막 여행
말글빛냄 / 한스 위르겐 크뤼스만스키 지음, 김신비 옮김 / 2015.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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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글빛냄소설,일반한스 위르겐 크뤼스만스키 지음, 김신비 옮김
인간 마르크스에 초점을 맞춘 책. 이 책은 다른 세상의 경험을 통해 느끼는 감정을 소설처럼 엮어 마치 한 편의 영화를 보는 것처럼 진한 여운을 남긴다. '런던에서 지중해로', '알제', '몬테카를로와 카지노 자본주의', '다시 런던으로, 그리고 그 이후'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들어가는 말
프롤로그
제1장. 런던에서 지중해로
제2장. 알제
제3장. 몬테카를로와 카지노 자본주의
제4장. 다시 런던으로, 그리고 그 이후
에필로그
주석 및 참고문헌
세상을 바꾸고자 했던 마르크스, 그를 어떻게 볼 것인가?
죽음을 앞둔 마르크스가 우리에게 남긴 메시지는
과연 무엇을 의미하는가?
1882년 4월 28일, 알제 카스바(Kasbah, 알제리의 수도 알제의 원주민 거주 지구).
오래돼 보이는 한 가게 출입문에 ‘E. 뒤테르트르 이발소’라고 적힌 간판이 걸려있다. 이 가게 안쪽에 연결된 방이 하나 있고 전등 불빛이 그 방을 비춘다. 이 곳 입구 위에는 ‘E. 뒤테르트르 사진관’ 간판이 걸려있다. 칼 마르크스는 어두운 커튼 앞에 앉아 막 사진을 찍으려던 참이었다. 마르크스는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서 가게 앞쪽으로 가더니 이발관 의자에 앉는다. 그 날 저녁 마르크스는 엥겔스에게 편지를 쓴다.
“그건 그렇고, 난 오늘 햇살 아래에서 덥수룩한 수염과 페리위그(periwig, 머리형으로 된 가발)를 정리했다네. 하지만 딸들이 이전 모습을 더 좋아하니 수염과 페리위그가 이발사의 손에 희생되기 전에 사진을 찍어 두었다네.”
1882년 4월 28일, 이발소에서 나온 마르크스는 완전히 다른 모습을 하고 있었다.
마르크스가 죽기 전 처음으로 유럽을 떠나 알제와 몬테카를로에서 지낸 몇 달간의 경험은 그에게는 본능적으로나, 이념적으로도 새로운 것들이었다.
마르크스는 알제에서 식민지배의 사회를 실제로 경험해 보았으며 머리도 깎고, 수염도 밀었다. 어쩌면 자신의 모든 걸 바꾸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또한 그는 몬테카를로에서 부르주아의 상징인 카지노에 빠지기도 했고, 영국의 부호들처럼 최고급 호텔에 머물며 그들처럼 생활하기도 했다. 한편으로는 ‘남아있는 시간이 얼마나 되는가?’에 대한 질문을 자신에게 던지고 우유 섞인 브랜디를 마시면서 삼류 소설을 줄기차게 읽었다. 죽음을 앞둔 거장 마르크스가 낯선 곳에서, 낯선 경험을 통해 느낀 인간적 고뇌와 이념적 갈등을 엿볼 수 있다.
그도 평범한 사람들처럼 먼저 떠난 부인이 그리워 눈물짓고 가족의 품에서 잠들고 싶어 했다. 그리고 어쩌면 부르주아의 그들처럼 살고 싶어 했는지 모른다. 그는 매일 맞이하는 낯설지만 흥분되는 현실 속에서 사교적이며 착한 독일 교수의 가면을 쓰며 지내는 자신의 모습에서 내적 갈등을 겪는다.
이 책은 숱하게 쏟아진 기존 마르크스 관련 서적과는 달리 인간 마르크스에 초점을 맞췄다. 다른 세상의 경험을 통해 느끼는 감정을 소설처럼 엮어 마치 한 편의 영화를 보는 것처럼 진한 여운을 남긴다. 그는 누구의 말처럼 요람의 어린아이도 잡아먹을 듯한 잔인한 혁명가도 아니었고, 세상을 바꾸지도 못했다. 그도 그렇게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