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결말 없이 그저 사랑하는 여자들의 이야기. 여성 인물들이 서로 만나고 사랑하고 헤어지고 아파하는 일곱 개의 에피소드를 담은 소설집이다. 단편마다 다른 시간과 장소와 인물이 등장하지만 얇게 겹치는 작은 우연들이 존재한다. 희미하게 연결된 우연들은 한 권의 책을 관통하는 동안 하나의 그림을 완성해나간다.
서로를 알아보고 감각할 뿐 차마 생산하지는 못하는 세계가 있다. 그런 세계도 누군가의 삶에는 커다란 의미가 되지 않을까. 멈추지 않고 흐르는 시간, 다소곳한 일상에 침입해 멈출 수 없게 된 감정, 위로하고 위로받는 동안 지울 수 없는 소중한 흔적이 하나의 세계가 되는 생산의 순간을 기록했다.
각 에피소드의 첫 페이지에는 예고편 격인 그림을 실었다. 이야기에 진입하기 전 그림을 통해 내용을 짐작하고, 다 읽고 난 뒤에는 또 다른 감상을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생산적인 일을 좀 해 봐.’
어느 깊고 어두운 밤에는 제가 쓰는 글이, 만드는 책이 도무지 생산처럼 느껴지지 않아 허무해질 때도 있습니다. 그 허무함마저도 제게는 생산입니다. 쓰지 않고는 가질 수 없는 것일 테니까요. 이 모든 노력에도 불구하고 마침내는 기억에서 전부 사라진다고 해도, 생산과 소멸의 무수한 반복을 지나 결국에는 아무것도 아닌 것에 이르게 된다고 해도, 그것 역시 제게는, 이 세계에서는 생산이었다고 믿고 싶습니다. -책에 대하여 中
한 사람의 혼잣말 같은 두 사람의 대화였다. 혹은 두 사람이 연주하는 하나의 선율. 어째서 나는 희주와 잘 통한다고 느끼는 걸까. 불협을 느낄만한 작은 구석이 어째서 하나도 없다고 생각하는 걸까. 그러면서도 혹시나 희주가 일방적으로 내게 맞춰주고 있는 거라면, 내가 너무 쉽게 약한 모습을 보인 바람에 짧게나마 날 위로해주는 거라면, 하는 생각이 멈추지 않았다. 이런 희주와도 언젠가는 균열이 생기겠지. 툭하면 우는 나를 이상한 애로 여기겠지. 내 전화를 받지 않겠지. 나를 멀리하다가 정말 멀어지겠지. -「청계호수」 中
작가 소개
지은이 : 강민선
계속 쓰는 사람. 문예창작을 전공하고 비정규직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다 도서관 사서가 되었다. 그리고 무엇에 홀린 듯 책을 만들기 시작했다. 2017년에 독립출판물 『백쪽』을 시작으로 『아무도 알려주지 않은 도서관 사서 실무』(2018), 『월요일 휴무』(2018), 『시간의 주름』(2018), 『여름특집』(2018), 『가을특집』(2018), 『나의 비정규 노동담』(2019), 『비행기 모드』(2019), 『외로운 재능』(2019), 『우연의 소설』(2020), 『자책왕』(2020), 『겨울특집』(2020), 『극장칸』(2021), 『하는 사람의 관점』(2022) 등을 쓰고 만들었다. 저자로 참여한 책은 『상호대차』(이후진프레스, 2019), 『도서관의 말들』(유유, 2019), 『아득한 밤에』(유어마인드, 2021), 『끈기의 말들』(유유, 2023)이 있다. 지금은 아무도 모르는 곳에서 조용히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다.
목차
episode 1 청계호수 / 12
episode 2 자유시간 / 46
episode 3 거룩한 사랑 / 82
episode 4 다른 그림 찾기 / 114
episode 5 우리가 빛보다 먼저 갈 수 없다면 / 142
episode 6 원하는 미래 / 166
episode 7 어떻게 지내요 / 1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