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박물관은 사실만을 전시하는 공간일까? 우리는 박물관의 스토리를 어디까지 믿어도 될까? 대만과 홍콩의 정체성을 오랫동안 연구해온 류영하 교수는 이러한 질문을 출발점으로 대만 전역에 흩어져 있는 박물관 기행을 시작했다. 박물관은 현재와 미래 세대가 역사를 해석하고, 정체성을 재구성하는 ‘기억의 장소’이자, 다분히 ‘의도된 공간’이다. 『대만 박물관 산책』에서는 대만 선사시대부터 근현대 역사를 다룬 38개의 박물관을 통해 다층적이면서 포용적인 대만의 국가 정체성이 어떻게 형성되어 왔는지를 살핀다.
명실상부 대만을 대표하는 박물관은 수도 타이베이시에 있는 국립 고궁박물원이다. 대만을 여행하는 관광객이라면 필수 코스인 이곳은 일 년 내내 관람객으로 발 디딜 틈이 없다. 국공내전 시기인 1948년 장제스의 명령으로 베이징 자금성에 있던 유물 대부분을 옮겨와 만들어진 국립 고궁박물원은 67만여 점이라는 압도적인 유물 양을 자랑한다. 하지만 국립 고궁박물원의 전시는 오늘날 대만과 대만인을 얼마만큼 설명할 수 있을까?
대만의 버스와 기차에서는 표준어, 민남어, 객가어, 영어 순으로 안내방송이 흘러나오며, 대학의 정규 커리큘럼에는 원주민 언어와 문화를 다루는 강의가 포함되어 있다. 대만 사회는 민남인, 객가인, 외성인, 원주민이라는 네 개의 주요 집단으로 이루어져 있고, 각기 다른 역사와 문화적 계보를 지닌다. 이러한 다층적 정체성 앞에서, 국립 고궁박물원은 결코 하나의 답이 될 수 없다. 대만의 정체성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훨씬 더 많은 이야기와 시선이 필요하다.
출판사 리뷰
원주민의 역사부터 열강의 식민 지배, 일본통치기,
대만 독립, 양안관계, 민주화운동까지
박물관에서 대만의 역사와 정체성을 만나다
◦
‘기억의 장소’이자 ‘의도된 공간’인 박물관은
대만의 역사를 어떻게 보여주고 있을까
◦
다층적이고 포용적인 대만 정체성 형성 과정을 따라가는
‘대만 박물관 기행’
“대만에는 국립 고궁박물원만 있는 것이 아니다!”
류영하 교수가 소개하는 38개의 박물관을 통해
다층적이고 포용적인 대만 정체성의 기원과 형성을 살피다
박물관은 사실만을 전시하는 공간일까? 우리는 박물관의 스토리를 어디까지 믿어도 될까? 대만과 홍콩의 정체성을 오랫동안 연구해온 류영하 교수는 이러한 질문을 출발점으로 대만 전역에 흩어져 있는 박물관 기행을 시작했다. 박물관은 현재와 미래 세대가 역사를 해석하고, 정체성을 재구성하는 ‘기억의 장소’이자, 다분히 ‘의도된 공간’이다. 『대만 박물관 산책』에서는 대만 선사시대부터 근현대 역사를 다룬 38개의 박물관을 통해 다층적이면서 포용적인 대만의 국가 정체성이 어떻게 형성되어 왔는지를 살핀다.
명실상부 대만을 대표하는 박물관은 수도 타이베이시에 있는 국립 고궁박물원이다. 대만을 여행하는 관광객이라면 필수 코스인 이곳은 일 년 내내 관람객으로 발 디딜 틈이 없다. 국공내전 시기인 1948년 장제스의 명령으로 베이징 자금성에 있던 유물 대부분을 옮겨와 만들어진 국립 고궁박물원은 67만여 점이라는 압도적인 유물 양을 자랑한다. 하지만 국립 고궁박물원의 전시는 오늘날 대만과 대만인을 얼마만큼 설명할 수 있을까? 대만의 버스와 기차에서는 표준어, 민남어, 객가어, 영어 순으로 안내방송이 흘러나오며, 대학의 정규 커리큘럼에는 원주민 언어와 문화를 다루는 강의가 포함되어 있다. 대만 사회는 민남인, 객가인, 외성인, 원주민이라는 네 개의 주요 집단으로 이루어져 있고, 각기 다른 역사와 문화적 계보를 지닌다. 이러한 다층적 정체성 앞에서, 국립 고궁박물원은 결코 하나의 답이 될 수 없다. 대만의 정체성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훨씬 더 많은 이야기와 시선이 필요하다.
대만의 역사를 이해하기 위해 반드시 통과해야 하는 관문, 원주민의 정체성 문제
1장 <대만 박물관, 원주민을 기억하다>에서는 대만 원주민의 역사를 전시하는 일곱 개의 박물관을 소개한다. 대만 원주민의 정체성 문제는 오늘날 대만을 이해하기 위해 반드시 통과해야 하는 관문이다. 현재 2천 3백만 대만 인구 중에서 원주민으로 등록된 사람은 17개 부족 60만 명이 원주민으로 등록되어 있다. 전체 인구의 3%이다. 대만의 원주민 관련 박물관은 소수의 역사를 부정하거나 한족의 과오를 감추지 않고 전시하고 있다. 선사시대 토착 원주민부터 현재의 원주민까지 가장 완벽하게 정리하고 있는 국립 대만 선사문화 박물관, 대만 원주민족의 의복과 생활도구를 한자리에 모아놓은 대만대학 인류학박물관, 한족들의 개간 역사가 전시된 란양박물관, 17세기 대만에 온 네덜란드 선교사들 눈에 비친 원주민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신베이 시립 단수이 고적박물관 등이 있다.
2장 <대만 박물관, 역사를 수용하다>에서는 대만이라는 국가 서사의 형성 과정을 보여주는 박물관 여섯 곳을 소개한다. 1956년 개관한 국립 역사박물관은 국민당정부가 대만으로 이동한 후 첫 번째로 세운 공공박물관이다. 이 박물관은 대륙의 역사를 포괄하는 박물관으로, 대만인이 대륙을 포기하지 않았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공간이다. 장징궈 치하이 문화원구는 장제스의 아들이자 대만 경제발전과 민주화를 이루어냈다고 평가받는 장징궈의 관저를 박물관으로 만든 것이며, 국사관에는 12년간 총통을 역임하며 ‘조용한 혁명’을 이루었다고 평가받는 객가인 리덩후이에 대한 전시가 있다. 중화민국 총통부는 일제시기 총독부로 지어진 건물이며, 조선총독부와 동일하게 1919년에 완공되었다. 한국이 총통부 건물을 1995년에 철거한 것에 비해 대만은 현재까지 정부가 사용하고 있다. 두 나라의 정체성이 ‘일본’과 ‘역사’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일단이다.
대만의 박물관은 일본 시기와 근현대사를 어떻게 기록하는가
3장 <대만 박물관, 일본과 화해하다>에서는 국립 대만박물관, 국립 대만문학관, 철도부원구, 자오바녠 사건 기념원구, 가오슝시 전쟁과 평화 기념공원 등의 박물관 서사를 통해 일본 식민지배기의 경험을 다룬다. 류영하 교수는 ‘일본 점거 시기’, ‘일본 통치 시기’를 거쳐 이제 ‘일본시대’라고 부르는 대만의 역사 인식에 주목한다. 일본 통치 50년 동안 일본은 자신들의 근대화 방식과 비결을 대만에 적용하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기울였고 그 흔적이 대만 곳곳에 남아 있다. 그러나 일본의 점령에 저항하다가 희생당한 대만인은 약 20만 명이며, 일본이 진행한 삼림자원 개발은 원주민과의 크고 작은 충돌로 이어졌다. 류영하 교수는 이러한 일본 시대를 주제로 하는 박물관들이 가해와 피해의 이분법을 넘어, 기억과 성찰, 화해의 가능성을 어떻게 전시하고 있는지에 주목한다.
4장 <대만 박물관, 근현대사를 기록하다>에서는 대만 근현대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과 사건을 주제로 하는 박물관을 소개한다. 타이베이에 위치한 국부기념관과 중정기념당에서는 국부 손문과 중화민국의 초대 총통 장제스에 대한 전시를, 중앙연구원 후스기념관에서는 대만의 국가정신을 만든 사상가 후스에 대한 전시를 만날 수 있다. 일본 항복 이후 대만을 접수한 국민당 정부는 대만사회의 모든 자리를 차지하며 주류를 형성했다. 이러한 본성인과 외성인 정체성의 충돌로 발생한 것이 228 사건이다. 228 사건은 대만의 사회문화를 비롯한 모든 분야에 큰 영향을 미쳤다. 이 사건을 수용하는 대만인의 시각이 ‘228’ 기념관과 ‘228’ 국가기념관의 전시에서 잘 드러난다.
지나친 열패감도 지나친 우월감도 없이
대만섬에서 일어난 모든 역사를 ‘사실’로 받아들이다
5장 <대만 박물관, 대만 정체성을 말하다>에서는 국립 고궁박물원, 국립 대만역사 박물관, 대만 객가문화관, 타이베이시 객가문화 주제공원, 사법박물관, 국립 대만도서관 등을 통해 결코 단일할 수 없는 대만 정체성을 보여준다. 국립 고궁박물원에 전시되어 있는 유구한 중원문화의 유물들은 대만과 대륙이 불가분의 관계에 있음을 각성시킨다. 남부 최대 도시 가오슝에 있는 쭤잉 군사구역 스토리관에서는 중국대륙의 각 성에서 온 외성인과 그 가족이 살았던 권촌문화를 보여주는 박물관이다. 1945~1950년 사이 중국대륙에서는 2백만 명이 유입되었다. 권촌에 살았던 외성인들이 가져온 대륙의 분식문화는 쌀 위주의 대만 음식문화에 큰 영향을 주었다. 이들은 시간이 지나며 대만사회에 융합되었고 이는 새로운 대만정체성을 만들었다.
박물관은 문화적 유전자를 확인할 수 있는 현주소이다. 1980년대 이후 대만에는 200개 이상의 박물관이 새롭게 생겨났고, 물건 위주에서 사람 위주로의 서사 전환이 이루어졌다. 대만 박물관 역사서술의 가장 큰 특징은 ‘단절되지도 단절하지도 않는’ 것이다. 원주민의 역사도, 한족의 침탈 역사도, 일본의 식민 역사도, 독재의 역사도 배척하지 않고 서술한다. 대만인들은 대만섬에서 일어난 모든 역사를 ‘사실’로서 받아들인다. 지나친 우월감도 지나친 열패감도 없다. 건강한 대만 박물관의 서사는 건강한 대만사회의 유전자를 만들어내고 있다.
박물관은 정답일까? 박물관을 믿어도 될까?
순이 원주민 박물관의 버스 정류장에 내리는 순간 제대로 찾아왔구나 하게 된다. 정류장의 꾸밈새부터 남달리 예쁘다. 바로 앞이 원주민 박물관이다. 대만의 이런 점이 특별히 인상 깊다. 정류장의 외양이 천편일률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대만은 맨홀 뚜껑조차도 예쁜 그림으로 장식되어 있어 보는 사람을 한번 웃게 만든다. 당연히 대만인들의 내공에서 나오는 장난기인 것이다. 나는 건조한 도시보다는 장난기가 곳곳에서 묻어나는 대만의 도시가 좋다.
_「순이 대만원주민 박물관」
단수이 ‘고적박물관’ 바로 옆에 기독교 계열인 진리대학(真理大學)이 있고, 대학 입구에 맥케이가 지은 교회 ‘옥스퍼드 칼리지’가 있다. 물론 맥케이가 대만여인과 결혼해서 아들딸 낳고 살림을 했던 건물도 대학 내에 고스란히 남아 있다. 그가 캐나다의 고향인 옥스퍼드에서 모금을 해서 지은 ‘옥스퍼드 칼리지’는 역사전시관으로 운영되고 있는데, 대만에서의 초기 기독교 전도역사에 대해 잘 정리되어 있다. 1백 수십 년 전 맥케이는 교회를 지으면서 불교식 ‘탑’ 형태의 장식물을 지붕 위 몇 곳에 올렸다. 외래종교인 기독교가 대만종교와 타협을 시도하는 장면이자, 거부감을 최대한 줄이려고 한 노력의 일환으로 보인다. 종교나 정치나 지역이나 정체성과 정체성의 만남에는 이런 타협이 필요하다. 이렇게 한발씩 서로 물러서야 모두가 행복해진다.
_「신베이 시립 단수이 고적박물관」
작가 소개
지은이 : 류영하
백석대학교 어문학부 중국어학 전공 교수이다. 중화민국 정부 초청으로 국립칭화대학(國立清華大學) 대만문학연구소(대학원)에서 「정체성과 역사 서사」 강의를 했다. 국립대만대학 인문사회고등연구원과 미국 UC버클리 중국학센터 방문학자를 경험했다. 한국에서 중어중문학과를 졸업하고, 홍콩에서 중국현대문학이론 전공으로 석사·박사학위를 받았다. 저서로 『사라진 홍콩』(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 『消失的香港』(대만 출판), 『대만 산책』, 『방법으로서의 중국-홍콩체제』, 『홍콩 산책』(문학나눔 선정도서), 『중국 민족주의와 홍콩 본토주의』, 『香港弱化-以香港歷史博物館的敘事為中心』(홍콩 출판), 『홍콩-천 가지 표정의 도시』, 『이미지로 읽는 중화인민공화국』(문화부 우수교양도서), 『홍콩이라는 문화공간』(문화부 우수학술도서) 등이 있다. 역서로 『포스트 문화대혁명』, 『상하이에서 부치는 편지』 등이 있고, 편저로 『중국 백년 산문선』 등이 있다.
목차
서문
1장 대만 박물관, 원주민을 기억하다
화롄현 고고박물관 花蓮縣考古博物館
국립 대만 선사문화 박물관 國立台灣史前文化博物館
국립 대만대학 인류학박물관 國立台灣大學人類學博物館
순이 대만원주민 박물관 順益台灣原住民博物館
란양박물관 蘭陽博物館
이란 설치기념관 宜蘭設治紀念館
신베이 시립 단수이 고적박물관 新北市立淡水古蹟博物館
2장 대만 박물관, 역사를 수용하다
국립 역사박물관 國立歷史博物館
장징궈 치하이 문화원구 經國七海文化園區
국사관 國史館
국사관 대만 문헌관 國史館台灣文獻館
중화민국 총통부 中華民國總統府
창룽 해사박물관 長榮海事博物館
3장 대만 박물관, 일본과 화해하다
국립 대만박물관 國立台灣博物館
타이난 시립박물관 台南市立博物館
국립 대만대학 의학 인문박물관 國立台灣大學醫學人文博物館
국립 대만 박물관 철도부원구 國立台灣博物館鐵道部園區
타이베이 탐색관 台北探索館
할머니의 집-평화와 여성인권관 阿嬷家-和平與女性人權館
타이난 시립박물관 자오바녠 사건 기념원구 台南市立博物館噍吧哖事件紀念園區
국립 대만문학관 國立台灣文學館
가오슝시 전쟁과 평화 기념공원 주제관 高雄市戰爭與和平紀念公園主題館
4장 대만 박물관, 근현대사를 기록하다
대만 신문화운동 기념관 台灣新文化運動紀念館
국립 국부기념관 國立國父紀念館
중앙연구원 후스기념관 中央研究院 胡適紀念館
국립 중정기념당 國立中正紀念堂
스린 관저 士林官邸
타이베이 ‘228’ 기념관 台北二二八紀念館
‘228’ 국가기념관 二二八國家紀念館
국가 인권박물관 國家人權博物館
5장 대만 박물관, 대만 정체성을 말하다
국립 고궁박물원 國立故宮博物院
우정 박물관 郵政博物館
대만 객가문화관 台灣客家文化館
타이베이시 객가문화 주제공원 台北市客家文化主題公園
국립 대만역사 박물관 國立台灣歷史博物館
국정 고적 타이난 지방법원-사법박물관 國定古蹟臺南地方法院-司法博物館
쭤잉 군사구역 스토리관 左營軍區故事館
국립 대만도서관 國立台灣圖書館
참고문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