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리뷰
"변호사님, 저는 제 인생이 여기서 끝난 줄 알았습니다.“한 의뢰인이 내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그는 한때 성공한 사업가였다. 하지만 내가 그를 처음 만난 날, 초점 없는 눈빛과 흐트러진 옷매무새, 희망이라고 부를 만한 감정이 이미 오래전에 빠져나간 표정만 있을 뿐이었다. 그런 그가 이 말을 할 수 있었던 건 인생이 끝난 순간이 아니라, 다시 배우고 깨달은 시점이었다. 사람들은 대개 그렇게 뒤늦게 자신의 자리를 확인한다. 파산은 삶의 마지막 교실 같은 공간이다. 그곳에서 사람들은 뒤늦게 많은 것을 배운다.
돈의 무게, 관계의 의미, 선택의 책임. 이런 것들은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을 때는 보이지 않는다. 일이 잘 풀릴 때는 굳이 들여다보지 않아도 되는 것들이다. 그러나 삶이 무너질 때, 이 교실은 어김없이 열린다. 그래서 파산의 공간은 비극적이면서도 동시에 교육적이다. 파산 절차를 밟는 사람들의 표정은 복잡하다. 서류를 제출하는 날에는 후회가 앞서고, 면책 결정이 내려지는 날에는 허무와 안도가 동시에 찾아온다. 그리고 흥미로운 순간은 그다음이다. 면책 이후, 사람들의 마음이 이상하게 가벼워다고 말한다. 가난이 사라진 것도 아니고, 주머니 사정이 갑자기 나아진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마음이 가벼워지는 이유는 분명하다. 자책이 멈췄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사람을 살리는 일이 법정에서 이루어진다고 믿지 않는다. 법은 그 순간을 통과하게 돕는 장치일 뿐이다. 채무를 정리하고 절차를 통해 판결을 받는 일은 삶 전체에서 보면 아주 짧은 구간에 불과하다. 내가 진짜로 다루고 싶은 것은 그 이후다. 나는 무너진 줄 알았던 사람이 단단한 얼굴로 다시 살아나는 그 모습을 수없이 목격해왔다. 파산을 경험한 사람들은 생각보다 훨씬 잘 살아간다. 누구나 돈을 잃은 뒤에야 시간의 무게를 배우고, 관계의 진짜 가치를 배우며, 도움을 요청하는 용기를 배운다. 그래서 배움은 언제나 절망의 현장에서 시작된다.
나는 가끔 변호사로서 왜 내가 이 길을 걷고 있으며, 왜 이렇게 고되고 긴 절차 속에서 끊임없는 감정노동을 감수하고 있는지 묻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일을 계속하는 이유는 나를 통해 누군가의 삶이 변화되고 다시 평범한 일상을 되찾는 모습을 보기 때문이다. 파산은 법률적 사건이지만 그 핵심은 ‘인생을 운영하는 방식’에 있다. 돈이 무너진 것은 결과다. 마음이 무너지기 시작하고, 결국 다시 살아보겠다는 의지가 모든 전환의 출발점이 된다. 이 흐름을 이해하면 파산이 아니더라도 인간이 어떠한 위기 속에서 회복할 수 있는지 그 구조가 보인다. 나는 이 책을 통해 그 구조를 보여주고자 한다. 그리고 이 책을 펼친 독자들이 타인의 실패를 통해 배우고, 타인의 회복을 통해 다시 숨을 쉬며 자신의 인생을 재설계하게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당신이 지금 어떤 순간에 있든 결코 마지막이 아니다. 파산은 끝이 아니다. 두 발을 땅에 제대로 딛기 위한 과정이다. 이 책은 절망에서 관찰로, 관찰에서 회복으로, 그리고 새로운 시작으로 나아가는 과정을 다룬다. 이 과정을 이해한 사람은 실패를 덜 두려워하게 된다. 무너져도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기 때문이다.
자, 수업을 시작합니다.
이 책은 파산에 이르는 과정을 이해하는 데서 출발해, 우리가 잘못 알고 있던 인식을 바로잡고, 그 이면에 있는 사회 구조를 들여다본다. 그리고 마침내, 무너진 자리에서 다시 살아가는 사람들의 회복의 과정을 통해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삶’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 1부. 파산, 당신이 모르는 이야기《파산수업》1부에서는 우리가 익숙하게 가지고 있던 파산에 대한 인식을 근본적으로 뒤집는 데서 시작된다. 많은 사람들이 빚을 도덕적 실패로 여기지만, 저자는 “빚은 죄가 아니다”라는 메시지를 통해 이를 법적·현실적으로 바로잡는다. 파산은 낙인이 아니라 다시 살아갈 수 있도록 설계된 제도이며, 회생과 파산은 실패의 증명이 아니라 삶을 재정비하는 과정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특히 저자 자신의 경험이 녹아든 서사는 독자가 파산을 단순한 제도가 아닌, 인간의 삶과 연결된 문제로 받아들이게 만든다.
■ 2부. 대파산시대2부는 시선을 개인에서 사회로 확장한다. 저자는 현대 사회를 ‘빚을 권하는 구조’로 규정하며, 파산이 개인의 문제를 넘어선 구조적 현상임을 설명한다. 금융 시스템과 소비 환경은 끊임없이 대출과 소비를 유도하고, 그 과정에서 개인은 쉽게 빚의 흐름에 편입된다. 특히 젊은 세대의 파산 증가를 통해, 이는 개인의 실패가 아니라 구조와 환경이 만들어낸 결과임을 보여준다. 또한 ‘신용창조’ 개념을 통해 우리가 사용하는 돈의 본질까지 짚어내며, 파산을 바라보는 시각을 근본적으로 확장시킨다.
■ 3부. 돈 앞에서 무너지는 사람들3부는 사람들이 왜 무너지는지를 집요하게 관찰하는 데서 시작된다. 저자는 수천 건의 상담 사례를 통해 파산에 이르는 사람들에게 공통된 패턴이 존재함을 보여준다. 수입이 많고 적음이 아니라 돈을 다루는 구조의 부재, 그리고 문제를 혼자 감당하려는 태도가 결국 파산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또한 대부분의 위기는 한순간에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 인지하지 못한 채 서서히 쌓여온 결과임을 짚어낸다. 특히 ‘급성 파산’과 ‘만성 파산’이라는 구분을 통해 파산이 단순한 사건이 아니라 시간과 습관이 만든 흐름이라는 점을 설득력 있게 드러낸다.
■ 4부. 다시 삶, 회생의 길을 걷다4부에서는 회복의 과정에 집중한다. 저자는 면책을 ‘두 번째 생일’이라 표현하며, 진짜 중요한 것은 파산 이후의 삶이라고 말한다. 실제 사례들을 통해 무너졌던 사람들이 어떻게 다시 삶을 설계하고 변화해 가는지를 보여주며, 회복은 단순한 의지가 아니라 구조의 변화에서 시작된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 과정에서 독자는 막연한 희망이 아닌, 현실적으로 가능한 회복의 흐름을 구체적으로 확인하게 된다.
■ 5부. 사람 살리는 변호사마지막 5부는 저자의 직업적 철학과 시선을 담고 있다. 변호사는 법을 다루는 사람이 아니라 사람의 삶을 다루는 존재라는 인식을 중심으로, 회생과 파산이 결국 ‘사람을 살리는 일’임을 이야기한다. 또한 좋은 결과는 변호사 혼자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의뢰인과의 신뢰와 협력 속에서 완성된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를 통해 도산 분야가 단순한 법률 서비스가 아니라, 무너진 삶을 다시 세우는 과정임을 깊이 있게 전달한다.
왜 지금, 《파산수업》이 필요한가?오늘날 많은 사람이 경제적 위기 속에서 홀로 무너진다.
도움을 받는 방법을 몰라서가 아니라, 도움을 받는 순간 자신이 ‘패배자’가 될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이 책은 그 믿음이 얼마나 많은 사람을 더 깊은 고립으로 몰아 넣는지를 보여준다. 바야흐로 돈의 무게가 사람의 인생을 애처롭게 짓누르는 시대다. 그런 시대 속에서 저자는 분명히 말한다. 회생과 파산은 실패의 증명이 아니라, 회복을 선택한 사람의 용기라고.
《파산수업》은 빚을 진 사람에게는 다시 시작하는 방법을 알려주고, 아직 파산을 경험하지 않은 사람에게도 반드시 필요한 질문을 던진다. 더 나아가, 누구에게나 한 번쯤 찾아오는 절망을 어떻게 견디고 통과할 것인지에 관해 이야기한다. 차선책 출판사는 신간 《파산수업》이 누군가에게는 상담실 문을 여는 계기가 되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삶을 다시 설계하는 출발점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책을 세상에 내놓았다.
이 책이 필요한 이유는 분명하다.
우리는 모두, 언젠가 무너질 수 있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목차
프롤로그 | 다시 일어설 용기가 있는 당신을 위한 수업
1부. 파산, 당신이 모르는 이야기
1. 면책받은 변호사 “
2. 빚은 죄가 아닙니다
3. 파산이 회생보다 홀가분한 이유
4. 파산하면 신용불량자가 된다?
5. 과연 누구를 위한 제도일까
6. 빚을 90% 탕감해 준다는 이야기의 실체
7. 회생했는데 더 힘들어졌습니다
8. 문제를 해결하는 첫 번째 열쇠 - 받아들이기
9. 사건번호 4885
박변의 노변담화 ① 부자는 사고, 가난한 사람은 쓴다
2부. 대파산시대
1. 빚 권하는 사회
2. 20대가 파산하는 이유
3. 창업은 쉬워졌고, 버티는 것은 더 어려워졌다
4. 은행이 빌려주는 게 돈이 아니었다고?
5. 돈을 쓰지 말라는 진짜 의미 - 삶에도 구조조정이 필요하다
6. 회생·파산제도가 탄생한 진짜 이유
7. 도산법은 사회가 만든 부드러운 손이다
8. 법원에서는 파산자를 어떻게 바라볼까?
9. 빚보다 재산이 많아도, 회생이 가능합니다
박변의 노변담화 ②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와 귀리죽 한 그릇
3부. 돈 앞에서 무너지는 사람들
1. 무너지는 사람들의 공통점
2. 절망은 소리 없이 쌓인다
3. 마음이 먼저 무너지고, 돈이 따라 무너진다
4.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균열의 순간
5. 신용점수 1,000점이 하루아침에 파산하는 이유
6. 내 이름으로 진 남의 빚
7. 대표는 죽을 자격이 없다
8. 주저앉은 사람들은 결코 약하지 않았다
박변의 노변담화 ③ 가장 강력한 사회보장, 회생·파산
4부. 다시 삶, 회생의 길을 걷다
1. 기적 같은 '두 번째 생일'을 맞이하다
2. 버티는 동안 시간은 적이다
3. 지금 시작해야 할까, 더 기다려야 할까
4. 프로메테우스의 간
5. 당신은 생각보다 훨씬 강합니다
6. 3,000명의 눈물을 지나며 알게 된 것들 - 침묵의 암살자
7. 아주 작은 습관의 힘
8.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일어선 사람들
박변의 노변담화 ④ 훌륭한 변호사는 소송을 OO다
5부. 사람 살리는 변호사
1. 절망의 자리에서 마주한 첫 번째 얼굴
2. 코인 채무 상담 사절
3. 이기는 사람은 구조를 내 편으로 만든다
4. AI 시대, 변호사는 살아남을 수 있을까
5. 의뢰인과 변호사도 팀워크가 중요하다
6. 답이 없는 것도 답이다
7. 변호사 중 단 1%, 도산전문변호사
8. 말은 제주도로 채무자는 서울로
박변의 노변담화 ⑤ 받아들인다는 것에 대하여
에필로그 | 우리 다시는 만나지 말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