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종말의 이미지와 이야기들을 그리며 줄곧 묵시록적 종말의 표정을 탐색해 온 시인 서동욱의 두 번째 시집. 최근 한국 철학계에서 활발한 활동을 보이고 있는 신예 철학자이자 치열한 비평을 통해 젊은 시인들의 강력한 지지자로 떠오른 문학비평가이기도 한 시인은 첫 시집 <랭보가 시쓰기를 그만둔 날>을 펴낸 후 10년 만에 새로운 시적 세계를 펼쳐 보인다.
이번 시집에서 시인은 사랑과 종말이 뒤섞인 처연한 '우주 서사'를 통해 죽음, 사랑 등 진부하고 상투적인 관념을 블랙홀, 우주선, 외계인 등과 결합시켜 신선하고 새로운 시어로 탈바꿈시켰다. 이렇게 우주적인 상상력으로 확장된 사랑의 시는 서정성을 뛰어넘는 초서정성을 빚어 내며 그로써 시인은 인간 생애의 희비극성을 그려 낸다.
출판사 리뷰
묵시록적 종말의 표정을 탐색해 온 시인 서동욱,
그가 그리는 사랑과 종말이 뒤섞인 처연한 우주 서사,
단 한 번뿐인 첫사랑, 그 블랙홀 속으로 빠져들다
종말의 이미지와 이야기들을 그리며 줄곧 묵시록적 종말의 표정을 탐색해 온 시인 서동욱의 두 번째 시집 『우주전쟁 중에 첫사랑』이 민음사에서 출간되었다. 최근 한국 철학계에서 가장 활발한 활동을 보이고 있는 신예 철학자이자 치열한 비평을 통해 젊은 시인들의 강력한 지지자로 떠오른 문학비평가이기도 한 시인은 첫 시집 『랭보가 시쓰기를 그만둔 날』을 펴낸 후 10년 만에 새로운 시적 세계를 펼쳐 보인다. 이번 시집에서 그는 사랑과 종말이 뒤섞인 처연한 ‘우주 서사’를 통해 죽음, 사랑 등 진부하고 상투적인 관념을 블랙홀, 우주선, 외계인 등과 결합시켜 신선하고 새로운 시어로 탈바꿈시켰다. 이렇게 우주적인 상상력으로 확장된 사랑의 시는 서정성을 뛰어넘는 초서정성을 빚어 내며 그로써 시인은 인간 생애의 희비극성을 그려 낸다.
우주적인 상상력, 그 초서정성으로 인간 생애의 희비극을 그려 내다
“현란한 포즈의 언어로 이미지의 교란만을 일삼는 일부의 시적 경향에서 훌쩍 비켜나 있으며, 매우 실험적인 인식의 포에지를 펼친다. 시와 예술에 대한 아방가르드적 열정이 세계 인식의 정당한 방법과 깊이와 조응할 때 빚어질 수 있는 시의 새로운 스타일을 유감없이 보여 준다.”(문학평론가 우찬제)라는 찬사를 받은 서동욱의 두 번째 시집『우주전쟁 중에 첫사랑』이 출간되었다.
첫 시집 『랭보가 시쓰기를 그만둔 날』에서 그는 불길한 묵시론적 종말의 분위기로 가득 찬 그로테스크한 세계를 그리며, 인식을 억압하는 숨은 권력을 까발렸다.
이번 시집에서 시인은 우주로 그 발을 넓혀, ‘우주전쟁 중에 첫사랑’, ‘외계의 사랑’을 노래한다. 하나하나 다채로운 방향으로 뻗어 나가는 시들은 서로서로 이어지면서 다양한 이야기들을 만들어 낸다. 사랑과 종말이 뒤섞인 처연한 우주 서사는 이 시집의 서시 격인 첫 시에서부터 예고된다.
이윽고
심장에 얹은 손 아래서는
램프에 불이 들어온 것 같은
따스한 기운
임종의 시간
얻은 것 다 두고 사라져 가며
마음과 머리가 겨울 강처럼 텅 빌 때에도
손안에 조약돌처럼 들고 있을 그
짧은 감촉
블랙홀로 빨려 들어가는
우주선의 창문처럼
죽어가는 이들의 눈은
캄캄하고
-「입맞춤」 전문
도대체 이야기는 어디서부터 시작되는 것일까? 이 시집은 아직 탄생하지 않은 태아에서부터 이야기를 꾸며 나간다.(「산부인과 초음파」) 산부인과 초음파에 포착된 태아는 자신이 누리던 평온한 죽음을 방해한 생명이 싫다. 그래서 무덤 같은 자궁 속에 숨어 자신에게 들어오려는 생명에 맞서 싸우다 결국 항복한 채 세상 바깥으로 쫓겨 나간다. 비관적 삶을 몸소 구현한 자들, 그러니까 스물일곱 살에 죽은 염세적인 당나라 시인 이하(李賀)나(「비광 또는 이하의 마지막 날들」), 마흔여섯 살에 자살한 배우 장국영(「장국영」)이 시집에 출몰하는 것은 그런 까닭이다. 이러한 파멸의 정점에 이른 예술가들을 통해 시인은 그들이 화해하지 못한 우리 세계의 잔인함의 여러 국면을 드러내고자 한다.
여기에 다시 우주인들의 이야기와 사랑 이야기가 이어진다. 코믹한 B급 SF와 낭만적 사랑 이야기가 결합된 서사는 염세와 우울과 절망과 사악함의 정서와 함께 이 시집의 수레를 끌고 가는 말들이다.
(……) 고아가 된 나는 조용히 마지막 소주잔을 기울이는 것이다 태양계 최후의 별처럼 포장마차는 은은한 빛으로 밤을 밝히고, 그런데 포장마차 장막을 걷으며 꿈만같이 고교 시절의 그녀가 들어서는 것이다 겨우 공격을 피한 듯 이마에 작은 멍 자국을 가진 채.
작가 소개
저자 : 서동욱
벨기에 루뱅 대학교에서 들뢰즈 연구로 철학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2016년 현재 서강대학교 철학과 교수이다. 1995년부터 계간 《세계의 문학》 등에 시와 비평을 발표하면서 시인, 문학평론가로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차이와 타자: 현대 철학과 비표상적 사유의 모험』, 『들뢰즈의 철학: 사상과 그 원천』, 『일상의 모험: 태어나 먹고 자고 말하고 연애하며, 죽는 것들의 구원』, 『철학 연습: 서동욱의 현대철학 에세이』 등의 저서 외에, 비평집으로 『익명의 밤』, 시집으로 『랭보가 시쓰기를 그만둔 날』, 『우주전쟁 중에 첫사랑』, 『곡면의 힘』, 엮은 책으로 『싸우는 인문학』, 『미술은 철학의 눈이다』, 옮긴 책으로 들뢰즈의 『칸트의 비판철학』, 『프루스트와 기호들』(공역), 레비나스의 『존재에서 존재자로』 등이 있다.
목차
입맞춤
비광 또는 이하의 마지막 날들
산부인과 초음파
슈퍼맨의 비애, 귤껍데기 탄생 설화
사춘기
장국영
생은 문자 저편에
나의 미용사
가을, 담쟁이
새우소년
베개 속의 거울 또는 하하하
한밤중의 냉장고
어항의 수면
눈
우주전쟁 중에 첫사랑
사랑의 겨울
연애편지
겨울의 연애시
환타신
손
사람의 몸
겨울밤, 전기밥통
외계인 애인
타이의 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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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길 여관 또는 존재의 저편
은행나무
잃어버린 중국집
가자
뇌, 또는 김수영의 마지막 날
십 년
라헬의 언니 또는 야곱의 아내, 그리고 연애의 끝
부부
밥집 대나무의 환시
내가 그린 내 얼굴 하나
배고 낳고 죽는 것들에 대하여
임종의 한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