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리뷰
한국에서 화가로 산다는 것, 그것도 이름 없는 화가로 산다는 것이 어떤가를 오롯이 보여주는 책이 나왔다. 수차례의 개인 전시회와 각종 대회의 입상 경력에 ‘중견화가’라는 타이틀이 어울릴만한 연배의 저자가 학벌 중심인 한국 화단에서 ‘아웃사이더’로 지내온 오십 년 그림 인생을 때로는 담담하게, 때로는 격정적으로 그리고 있다.
가난한 시골 출신으로 돈이 없어 대학을 중단한 저자는 경기도 미군부대 근처의 화랑에서 그림을 그려 팔았고, 구로 공단의 그림수출회사에서 상업화를 그려가며 일용할 쌀을 사야 했다. 버젓한 미술 대학 나온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사전정보도 하나 없이 매년 응시한 대한민국미술대전에 17번을 낙선하고도 재도전하여 마침내 입선하기까지 ‘국전작가’ 타이틀을 위하여 피눈물 나는 이십 년을 보내야 했다. 명문 미술대학 중심의 학맥이나 인맥을 앞세운 ‘귀족 모임’인 한국미술협회에는 가입조차 불분명하지만, 미술을 향한 열정과 그림 실력만은 최고를 지향하는 화가들이 대거 모인 삼각지에서 화랑을 차려 작품 활동을 하면서 액자 판매 사업가로 거듭나기까지 그의 오십 년 그림 인생은 크고 작은 에피소드로 점철된 삶이다.
이 책이 담고 있는 저자의 삶과 사연들은 비단 일개 무명화가의 일대기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한국전쟁 이후 남한에 주둔한 미군들의 초상화를 그린 데서 출발한 미군 부대 근처 화랑가의 풍경, 70년대 구로공단의 그림수출회사에서 미국으로, 유럽으로 팔려나가는 그림을 그리면서도 정작 자신의 이름조차 달 수 없게 익명을 강요받던 화공들의 모습, 군사정부 시절 대학교수 출신인 중견화가가 수주한 박물관 벽화를 10분의 1의 대가로 하청 받아 그린 ‘극장 간판쟁이’ 화가의 사연, 외국 화랑에서도 인정하는 출중한 그림 실력을 갖추었지만 학벌과 반상업주의를 내세우는 한국미술협회에는 가입조차 불분명한 삼각지화가들의 처지 등을 속속들이 담고 있기에, 이 책은 한국전쟁 이후 우리 미술계의 이면과 실상을 보여주는, 한편의 살아있는 한국 미술실록이라 할 수 있다.
작가 소개
저자 : 김수영
<눈물로 그린 수채화>
목차
들어가면서
1장 누가 그림을 그린다고 하는가
1. 도시의 아웃사이더
2. 달래 누나의 마지막 선물
3. 플랜더스의 개
4. 분이 누나가 지던 노을
5. 비밀 장학금
2장 청춘 회상
1. 돈키호테는 얄개
2. 트위스트 대왕의 행차
3. 아버지의노래
4. 만우절의 중매장이
3장 히스토리 오브 아웃사이더
1. 그림이여 날아라, 금빛 날개를 달고
2. 아메아리
3. 그림쟁이 블루스
4. 우리는 지금 뉴욕으로 간다
5. 협잡꾼들
4장 가장 빛나는 아침을 위하여
1. 가짜 전시회
2. 그리운 금강산
3. 꿈은 이루어진다
4. 17전 18기의 특급열차
5. 마음의 초상화
5장 운명처럼 멍에처럼
1. 돌아가는 삼각지
2. 동행하는 사람들
3. 삼각지 블루스
4. 비극의 멍에를 지고 가는 사람들
5. 소녀의 기도
6장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1. 요지경 그림인생
2. 자유소재
3. 쫑쫑이 파티
4. 그림의 대가들
5. 몽고메리 클리프트를 찾아서
7장 화가는 무엇으로 사는가
1. 오만과 편견
2. 태양은 다시 떠오른다
3. 동대문 원정기
4. 송충이, 솔잎 그리고 알파
5. 화가는 무엇으로 사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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