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현대사회의 지칠 줄 모르는 자기 파괴에 대한 철학적 성찰. ‘사회비판총서’ 1권으로 기획된 이 책은 프랑크푸르트학파의 사상을 소개하는 동시에 그들의 테제(주장)들이 현대사회를 비판하는 데 여전히 유효한지를 묻는다. 이 질문을 통해 드러나는 것은 프랑크푸르트학파의 테제들이 바로 오늘날 한국사회의 현실을 비판하는 데 유용한 참조점이 되어준다는 것이다.
20세기 초반 유럽은 승승장구의 가도를 달리는 것처럼 보였다. 산업혁명으로 인한 경제발전의 성과와 세계 전역의 식민지로부터 나오는 부를 통해 유럽인들은 과거에 볼 수 없었던 풍요로운 시절을 누렸기 때문이다. 그러나 식민지 분쟁에서 촉발된 1차 세계대전, 그 뒤로 이어진 2차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유럽은 문명의 중심에서 야만의 장소로 전락하고 만다. 문명의 진보가 거대한 야만을 불러온 것이다.
이러한 ‘진보의 역설’은 한국사회에서도 다르지 않다. 단기간에 이룩한 경제발전과 민주화는 모두가 잘 사는 미래를 약속하는 듯 보였으나, 우리가 실제로 보고 있는 것은 끝없이 깊어진 사회 양극화와 자기계발이라는 허울 속에 숨은 자기 착취의 정당화이다. 그 결과 한국사회는 누구도 행복하지 못한 무한경쟁사회가 되고 말았다. 경제적, 정치적 자유의 추구가 삶의 자기 파괴로, 행복한 삶의 상실로 귀결된 것이다.
[저자 소개]
고지현
독일 브레멘 대학 철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가천대 아시아문화연구소 학술연구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 『꿈과 깨어나기?발터 벤야민 파사주 프로젝트의 역사이론』 『프랑크푸르트학파의 테제들』(공저) 『포스트모던의 테제들』(공저) 등이 있으며, 역서로 『베스텐트 2012』(공역) 등이 있다.
김원식
연세대 철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연구위원으로 재직 중이다. 공저로 『철학과 합리성』 『이성의 다양한 목소리』 『베스텐트 2012』 『프랑크푸르트학파의 테제들』 『포스트모던의 테제들』 등이 있으며, 역서로 『이성의 힘』 『하버마스와 현대사회』 『지구화 시대의 정의』 등이 있다.
문성훈
연세대 철학과를 졸업하고 독일 프랑크푸르트 대학 철학과에서 악셀 호네트 교수의 지도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서울여대 교양학부 현대철학 담당 교수로 재직 중이며, 『베스텐트』 한국판 책임편집자를 맡고 있다. 저서로 『현대철학의 모험』(공저) 『하버마스가 들려주는 의사소통 이야기』 『이성의 다양한 목소리』(공저) 『미셸 푸코의 비판적 존재론』 『프랑크푸르트학파의 테제들』(공저) 『포스트모던의 테제들』(공저) 등이 있으며, 역서로 『철학 오디세이 2』 『정의의 타자』 『인정투쟁』 등이 있다.
박구용
전남대 철학과를 졸업하고 독일 뷔르츠부르크 대학 철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전남대 철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 『니체 이해의 새로운 지평』(공저) 『우리 안의 타자』 『포스트모던 칸트』(공저) 『소통 인문학』(공저) 『병원 인문학』(공저) 『공정과 정의사회』(공저) 『프랑크푸르트학파의 테제들』(공저) 등이 있으며, 역서로 『정신 철학』 『도구적 이성 비판』 등이 있다.
박진우
서울대 언론정보학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파리5대학에서 사회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연세대 국학연구원 HK연구교수를 역임하였다. 역서로 『호모 사케르?주권 권력과 벌거벗은 생명』이 있다.
박찬국
서울대 철학과를 졸업하고 독일 뷔르츠부르크 대학 철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서울대 철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 『하이데거와 나치즘』 『해체와 창조의 철학자 니체』 『에리히 프롬과의 대화』 『들길의 사상가, 하이데거』 『현대철학의 거장들』 『니체, 인간에 대해서 말하다』 『원효와 하이데거의 비교 연구』 『프랑크푸르트 학파의 테제들』(공저) 등이 있으며, 역서로 『니체와 니힐리즘』 『유고』 『아침놀』 『비극의 탄생』 『강연과 논문』 『니체 1』 『상징형식의 철학 1』 『근본개념들』
출판사 리뷰
자유, 긍정, 자본주의의 결합이 낳은 파국적 결과
더 나은 사회를 위한 대안은 어디에 있는가?
최근 바버라 에런라이크의 『긍정의 배신』과 한병철의 『피로사회』가 화제가 되었다. 『긍정의 배신』이 신자유주의와 긍정주의의 은밀한 공생을 지적하며 시장경제의 잔인함을 변호하는 ‘긍정 이데올로기’를 비판했다면, 『피로사회』는 ‘할 수 있다’는 것이 최상의 가치가 된 긍정사회, 성과사회가 우울증 환자와 낙오자를 만들어낸다는 데 문제를 제기했다. 이들은 자본주의 시스템의 진화 형태, 즉 신자유주의가 추구한 개인적 자유의 확장이 도리어 모든 문제의 책임을 개인에게 귀속시키는 ‘자유의 역설’을 초래했음을 보여준 것이다.
프랑크푸르트학파는 이미 그 1세대인 호르크하이머와 아도르노가 함께 쓴 『계몽의 변증법』에서부터 ‘자유의 역설’이 현대사회 자체에 내재해 있음을 지적해왔다. 독재 권력에서 해방된 개인의 자유 의지가 자본주의 시스템과 결합함으로써 자유의 실현이 아니라 오히려 개인의 억압을 낳았다는 것이다. 특히 현대 자본주의를 지탱하는 긍정주의라는 이데올로기는 마르쿠제의 『일차원적 사회』, 아도르노의 『부정 변증법』에서 비판 대상이 되기도 했다. 그들은 일차원적이고 무비판적인 긍정적 인식이 아니라 부정적 사유에서 진정한 사회 해방의 가능성을 찾았다. 이러한 문제의식은 2세대 하버마스, 3세대 악셀 호네트로 이어지며 더욱 정교해진다.
“권리, 도덕, 물질적 발전이 급속히 진행되면서 그 배후에서 일어난 경제적 탈규제화, 시장화 과정이 다시금 이러한 발전을 파괴하는 상황이 저의 주된 경험입니다. 호르크하이머와 아도르노에게는 이른바 전체주의가 역설이었습니다. 하버마스에게는 민주적 법치 국가의 역설이 주된 관심이었습니다. 저에게는 신자유주의적 혁명이 담고 있는 역설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8장 악셀 호네트와의 대담, 280쪽)
오늘날 프랑크푸르트학파는 우리가 공통적으로 당면한 문제인 신자유주의 이데올로기를 정면으로 비판한다. 악셀 호네트는 시장의 자유가 확대됨으로써 현대사회가 지향하는 민주적 가치가 자본 권력에 의해 침해되는 과정을 ‘신자유주의의 역설’로 설명한다. 즉, 자기 착취로 귀결된 자기계발이나 양극화를 낳은 경제발전은 모두를 위한 민주적 가치가 망각되는 동시에, 개인적 자유의 확장이 더 많은 이익을 추구하는 자본의 논리로 환원되면서 발생하는 병리적 현상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더 나은 사회를 위해 필요한 것은 자본의 논리가 모든 가치판단의 기준이 되는 현실을 비판하고, 사회 속에 내재되어 있는 진정한 자유와 민주적 가치에 대한 약속을 다시금 실현하는 것이라고 악셀 호네트는 말한다. 참된 미래는 외부로부터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망각해버린 과거의 사회적 약속 속에 이미 잠들어 있다는 것이다. “진보란 아주 장기적이고, 투쟁적이며, 늘 역공을 겪으면서도 다양한 사회 영역에 내재된 사회적 자유에 대한 약속이 인정투쟁을 통해 점차 실현되는 과정이다.”(악셀 호네트)
이렇듯 프랑크푸르트학파는 현대사회를 비판해야 하는 규범적 이유뿐 아니라 대안적 사회의 모습까지 제시한다. 프랑크푸르트학파는 근대 이성의 역설을 비판하고 그 파괴적 결과를 성찰하면서도 현대사회의 이상 자체를 포기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현대사회가 갖고 있는 규범적 잠재력을 재구성함으로써 더 나은 사회를 향한 길을 만들 수 있다고 말한다. 비판은 있지만 대안은 없는 담론들이 넘치는 상황 속에서, 무엇이 옳은지를 전제하고 무엇이 잘못되었는지를 비판하며 그 대안을 제시하는 프랑크푸르트학파의 사상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프랑크푸르트학파의 사상가들을 만나다
호르크하이머부터 악셀 호네트까지
1장은 프랑크푸르트학파 1세대의 대표자이자 이 학파의 태동에 결정적 역할을 했던 호르크하이머의 사상을 살펴본다. 호르크하이머는 전통 이론과 구별되는 ‘비판 이론’을 정립하며 기존의 사회 이론과 프랑크푸
목차
편집자 서문
1 호르크하이머
자유와 이성의 실현을 위한 사회 비판 / 문성훈
2 아도르노
끝없는 부정의 철학 / 박구용
3 벤야민
현대의 미시 공간 ‘파사주’ / 고지현
4 마르쿠제
일차원적 사회, 유토피아적 상상력, 인간 해방 / 손철성
5 프롬
인간주의적 사회주의 / 박찬국
6 하버마스
의사소통 행위 이론과 생활세계 식민화 테제 / 김원식
7 호네트
병리적 사회 극복을 위한 인정투쟁 / 문성훈
8 악셀 호네트와의 대담
현대 비판의 세 가지 모델
주
저자 소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