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tvN [숲속의 작은 집] 현실판. 한국의 헬렌 니어링, 스콧 니어링. 자급자족, 자발적 가난, 불편도 불행도 즐기며 사는 시골 부부의 이야기. 편리한 도시를 떠나 시골에서 '조금 불편하게' 사는 사람들이 있다. 낡은 시골집을 직접 수리하고, 아궁이에 불을 때고, 요강을 쓰고, 잡초를 뜯어 밥을 지어 먹는다.
한집에 제비가 둥지를 틀고 살고, 개구리와 뱀, 지렁이와 박쥐도 함께 산다. 동물과 함께 하는 공생. 키 작은 식물들에게 배우는 삶의 이야기를 담았다. 낮은 담을 사이에 두고 이웃과 나누는 따뜻한 대화, 봄 여름 가을 겨울 계절을 발견하며 채우는 시골생활의 소확행小確幸이 가득하다. 집 이름을 '불편당'이라 짓고, 불편도 불행도 즐기면서 살자는 다짐 아래 살아가는 부부. 편리한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불편을 통한 행복과 느린 삶에서 찾는 여유를 전한다.
출판사 리뷰
고진하 시인, 권포근 잡초요리연구가의
따뜻한 공생을 만나다
“여보, 저 집은 꽃만으로도 부자네요!”
산책을 다녀오다 집 부근에 이르렀을 때 아내는 우리가 사는 집을
마치 남의 집을 가리킬 때처럼 ‘저 집’이라 부르며 탄성을 질렀다.
고진하 시인과 권포근 잡초요리연구가는 강원도로 귀촌 귀농해 자발적 불편을 실천하며 사는 사람들이다.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 잡초로 밥을 지어 먹기 시작하면서 “흔한 것이 귀하다”는 삶의 화두를 깨달았고, 잡초처럼 낮아진 겸허한 삶을 살고 있다.
화전을 부쳐 먹기 위해 뒷산에 올라 진달래꽃을 따고, 보랏빛 제비꼿, 노란 꽃다지도 조금 뜯어 내려오며 둘은 이런 대화를 나눈다. “우리가 엄청 사치를 누리는 것 맞죠?” “암, 사치구 말구. 우리가 시골에 살지 않았으면 어찌 이런 사치를 누릴 수 있겠소.”(화전을 부치다, 33p)
지천에 널린 꽃을 뜯고, 잡초를 뜯어 음식을 만들어 먹으며 그들은 이것을 ‘사치’라고 말한다. 현대인에게 사치란 지나치게 높은 엥겔지수, 월급에 맞먹는 쇼핑비용을 뜻하겠지만 이 시골 부부에게 사치는 그저 화전을 부칠 만큼 넉넉하게 꽃을 뜯어오는 일이다.
요즘 소확행이라는 단어를 자주 쓴다. ‘일상에서 느낄 수 있는 작지만 확실하게 실현 가능한 행복’을 뜻하는 말이다. 이 책은 도시에서는 느낄 수 없는 시골생활의 소확행을 담았다. 마트에 파는 잘 포장된 채소 대신 논밭가에 들쭉날쭉 자란 잡초를 뜯어 멋진 요리를 만들고, 버튼만 누르면 뜨근해지는 편리한 보일러 대신 직접 장작을 쪼개 아궁이를 때야 하는 전통 한옥에 사는 일. 화장실이 집밖에 있어 추운 겨울엔 방안에 둔 요강을 쓰고, 온 가족이 한 이불을 덮고 누워 서로의 온기를 나누는 사람냄새 가득한 이야기를 만나보자.
불편함을 받아들이고 사니
더 편해졌다는 부부의 시골 라이프!
“고 선상네는 진짜 부자네요.”
“네, 부자 맞아요. 마을 논밭가의 잡초를 뜯어 먹으니,
우리 마을 논밭도 다 우리 소유죠.”
꽃이 피면 꽃마중을 가고, 태풍으로 쓰러진 꽃들은 기둥을 엮어 바로 세워준다. 가뭄에는 하늘이 주시는 비를 기다리고, 단풍이 질 땐 노랗게 ‘산불’이 났다며 가을을 반기고, 겨울엔 처마 밑에 달린 고드름을 실로폰처럼 두드리며 노래도 부른다. 바쁜 도시에선 계절도 순식간에 지나가는데, 느린 시골에선 계절이 천천히 다가와 오래 머물다 간다.
추수가 끝난 고추밭에 아직 달려 있는 풋고추를 먹을 만큼 따가라고 권하는 이웃, 눈 오는 날이면 심심풀이로 눈사람을 만들어 경로당 앞에 세워두는 할머니들, 학교 대신 홈스쿨링으로 꿈을 키우는 오 남매, 평생 남의 머리만 만지며 살았지만 가끔 도인 같은 말로 놀라게 하는 이발소 주인. 평범한 이웃이지만 그들과 나눈 대화 속에서 마주하는 삶은 예사롭지 않다.
가뭄에도 꽃을 피우는 잡초들, 담을 타고 넘어와 밥을 동냥하는 고양이 가족, 철마다 세를 주는 제비들 모두 행복하게 공생하는 시골 이야기. 너도나도 ‘힐링’과 ‘여유’를 좇는 시대다. 도시생활은 너무 바쁘고 빠르고 정신없다. 현대인은 지나치게 편리한 일상에 익숙해져 조금이라도 느리고 불편한 것들은 힘들어한다. 경쟁하며 사느라 주위를 돌아볼 겨를조차 없는 사람들에게 이 책이 조금이나마 여유를 가져다주지 않을까.
이 부부는 왜 도시를 벗어나 이렇게 불편하게 사는 것일까? 자발적 가난, 자발적 불편 속으로 들어간 일상을 확인해보면 그 해답을 찾을 수 있다. 도시보다 느리고 불편하지만 불편한 만큼 행복하다고 말하는 이들의 따뜻한 일상을 직접 책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쾌청한 하늘을 본 아내가 활짝 웃으며 말했다.
나는 아직도 함박눈을 펄펄 날리는 광할한 하늘을 올려다보며 깊은 묵상에 잠긴다.
작가 소개
지은이 : 고진하
불편도 불행도 즐기며 살자는 마음으로 강원도 원주 명봉산 기슭에 귀촌 귀농했다. “흔한 것이 귀하다”는 삶의 화두를 말로만 아니라 삶으로 실천하고 있으며,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 잡초의 소중함에 눈떠 잡초를 뜯어 먹으며 잡초처럼 낮아진 겸허한 삶을 살고 있다. 낮에는 낡은 한옥을 수리하고 텃밭을 가꾸고, 밤에는 책을 읽고 글을 쓴다. 대학과 도서관 등에서 지속가능한 삶에 대한 시와 인문학 강연을 활발히 하고 있다.1987년 <세계의 문학>으로 등단하여 《지금 남은 자들의 골짜기엔》, 《프란체스코의 새들》, 《얼음수도원》, 《거룩한 낭비》, 《명랑의 둘레》 등의 시집과 《시 읽어주는 예수>》, 《신들의 나라, 인간의 땅》, 《잡초치유밥상》 등의 산문집을 냈다. 숭실대 문예창작과 겸임교수를 지냈으며, 영랑시문학상, 김달진 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목차
작가의 말
1장 쉴 새 없이 명랑하자
화전을 부치다
쉴 새 없이 명랑하자
사랑의 꽃가지에 앉은 생
둥지를 떠난 새는 둥지를 돌아보지 않는다
내 영혼의 가장 맛있는 부분
아직도 써야 할 청춘이 남아 있다
청풍명월을 노니는 법
인간 증서
예술 피리
흰 종이의 숨결, 창조의 여백
소멸의 아름다움
새들은 뼛속이 비어 하늘을 가볍게 날 수 있다
알몸의 귀향
고드름
우리는 가볍게 사랑하자
2장 너와 나를 살리는 녹색의 시간
삶이 버거울 땐 잡초를 보라
땔나무를 쪼개다가
꽃만으로도 부자
최고의 의원은 주방에 있다
느긋한 삶의 지혜
하심
한가로움이말로 영의 보석
제비들이 찾아오셨다
구부러진 길이 좋아
너와 나를 살리는 녹색의 시간
나는 진짜 부자
새에게는 내일이란 개념이 없다
그대가 있어 내가 있다
두더지와 도도새
생명을 살리는 물건, 요강을 타자
아날로그식 생존법
3장 꽃들에겐 이분법이 없다
여물어간다는 것
시와 꽃과 예술과 하느님을 낭비하자
당신은 무엇을 잃었는가
계도
꽃들에겐 이분법이 없다
그대 나날의 삶이 그대의 사원
우렁이의 사랑법
영혼의 정원에 물주는 방법
향기로운 어울림
자아의 타이어에서 바람을 빼라
마음의 다이어트
성탄, 신생의 불꽃놀이
모성애가 시들면 지구도 시든다
이젠 하늘이 굴리는 대로 살 거야
4장 아플 때 즐거움을 창조하라
첫 불
나의 비밀스런 아름다운 양식
장엄한 빛의 속삭임
사람은 그 누구도 혼자가 아니다
돌담과 트럼프의 장벽
아플 때 즐거움을 창조하라
생존배낭
맛의 지배에서 자유로워지기
빌려온 지식, 체화된 지식
어린 야만을 용서하다
오 남매 집에만 오면 희망이 생긴다
아름다움을 멀리하는 집
수행자보다 거룩한 야크의 공생
우리가 지녀야 할 두 개의 가방
차별의 세상을 평정한 함박눈 속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