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리뷰
꽃이 가득하고 맑은 물이 흐르는 이 정원은
지구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정원 같았다.
햇빛 아래 활짝 열린 집 쪽으로 고개를 돌렸을 때
나는 여전히 그가 아름다운 것들 사이에서
모습을 드러내기를 바라고 있었다.
마흔일곱 살에 발표한 자전적 소설로 단숨에 페미나상 수상
프랑스 문학의 숨은 보석 ‘마리 클레르’
이 책의 특징프랑스의 대표적 여성지 〈마리 클레르〉는 한 소설에서 그 이름을 따왔다. 바로 마르그리트 오두의 소설 《마리 클레르》다. 우리에게는 아직 소개된 적이 없어 낯설지만, 이 책은 1910년 출간된 해에 프랑스의 저명한 문학상인 페미나상을 받았고 당시 10만 부가 팔리면서 작품성과 대중성에서 모두 인정받은 소설이다.
이 책은 저자 마르그리트 오두의 자전적 이야기로, 다섯 살에 고아가 된 마리 클레르의 성장담을 담았다. 총 3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1부는 다섯 살부터 열세 살까지 고아원의 생활을, 2부는 농장으로 보내진 후 5년의 삶을 담았다. 그리고 3부는 농장을 뛰쳐나온 후의 이야기를 다룬다.
유명 여성지 〈마리 클레르〉의 이름은 이 책에서 만들어졌다소설은 어머니가 결핵으로 죽으면서 시작된다. 곧 아버지가 아이들을 버리고 떠나자 언니와 마리 클레르는 수녀원에서 운영하는 고아원에 맡겨진다. 고아원에서 어머니의 애정을 대신 채워줄 마리에메 수녀를 만나고 이즈메리, 마리 르노 등 같은 처지의 친구들도 생긴다. 열세 살이 되어 고아원을 떠날 때가 되자 마리에메 수녀와 주임 신부는 그녀를 주임 신부의 누이가 운영하는 의상실에서 일할 수 있도록 해준다. 하지만 원장 수녀는 마리 클레르를 솔로뉴의 농장으로 보낼 것을 결정한다. 마리에메 수녀의 절망을 뒤로하고 모든 것을 포기한 채 도착한 농장은 낯설었지만, 마리 클레르는 양 떼를 돌보는 일을 맡아 시행착오를 겪으며 농장의 삶에 적응해간다. 거기서 그녀는 자신을 괴롭히기 위해 농장으로 보낸 원장 수녀의 의도와는 다르게 농장 사람들의 따뜻한 정을 느끼고 행복을 얻는다.
5세에 고아가 되어 18세에 맨몸으로 파리로 떠나기까지, 담백한 삶의 고백고아로 살다가 원치 않는 곳(농장)으로 보내져 낯선 일을 하며 10대 시절을 보내야 했던 소녀의 이야기라고 생각하면, 우리는 보통 눈물샘을 자극하는 전개를 예상한다. 하지만 이 책은 그런 예상을 뛰어넘는다. 주인공의 시점에서 전개되는 이야기는, 주인공의 연령에 맞는 시선으로 모든 것을 보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 시선에서 해석되는 수준으로 묘사되어 있다. 따라서 소설은 무척 단순하고 담백하다.
다시 말해 다섯 살에 고아가 되어 같은 처지의 아이들과 지내는 주인공의 시점에서는 ‘자신이 불쌍하다’는 생각을 할 이유가 없다. 아이 시점에서 친한 친구, 괴롭히는 보모, 좋아하는 수녀님 같은 그야말로 평범한 이야기들 속에 그녀의 삶이 녹아 있다. 좀 더 나은 삶을 알고 있는 독자들이 읽기에 그녀는 불쌍한 소녀이지만, 마리 클레르는 동정받아야 하는 아이가 전혀 아니다.
그녀의 삶에는 소소한 즐거움이 있고 새로운 경험과 호기심, 두려움, 그리움이 있으며, 절망과 괴로움도 있지만 온기와 희망이 있다. 여느 평범한 삶과 다르지 않은 것이다. 그런 점에서 우리는 우리와 다른 시대, 다른 곳에서 전혀 다른 삶을 살았던 마리 클레르에게 깊이 공감한다. 그리고 아직 끝나지 않은, 계속되는 그녀의 삶에 응원을 보낸다.
주어진 삶을 힘껏 살아가는 한 소녀에게서, 운명이란 없음을 배우다앞서 말했듯이 이 책은 저자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고 있다. 마르그리트 오두는 세 살에 어머니를 여의고 아버지가 양육을 포기하자 9년 동안 고아원에서 살게 된다. 열세 살에 (책의 배경인) 솔로뉴의 농장으로 보내져 일꾼으로 살다가 열여덟 살에는 파리로 올라가 재봉 일로 생계를 꾸린다. 평생 가난하고 외롭게 살던 그녀는 어느 날 시력이 악화되어 더는 바느질을 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진단을 받는다. 그러자 외로움과 절망을 견디고자 자기 삶을 글로 쓰기 시작했고, 이렇게 탄생한 것이 소설 《마리 클레르》다.
《마리 클레르》는 글의 가치를 알아본 저명한 작가 옥타브 미르보의 손에 의해 세상의 빛을 보게 되었다. 그리고 그 가치는 저자가 마흔일곱에 낸 첫 소설이 페미나상을 수상하며 입증되었다.
“어떻게 이런 아름다운 이야기를 쓸 수 있나요?” 이 질문에 마르그리트 오두는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고 한다.
“나는 아무것도 모릅니다. 무엇을 배운 적도 없어요. 단지 나는 몽상하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다시 한번 꿈꾸는 나’의 동반자 ‘교보 클래식’《마리 클레르》는 어린이와 어른, 동화책과 일반문학의 경계를 허물어 누구나 읽을 수 있는 고전을 목표로 하는 교보클래식의 다섯 번째 책이다.
교보 클래식은 바쁘고 팍팍한 현실에 ‘꿈’이라는 선물을 전한다는 콘셉트로 선보이는 교보문고의 고전문학 시리즈다. 어렸을 적 책을 읽으며 공감하고 상상의 나래를 펼치고, 또 무언가를 꿈꾸었던 자신을 되찾기 프로젝트로, ‘다시 한번 꿈꾸는 나’를 발견하는 데 동반자가 되어줄 다양한 문학작품을 소개해갈 예정이다.

어느 날 우리 집에 많은 사람이 찾아왔다.
마리에메 수녀님은 저녁기도 마지막 부분에 “주님, 추방된 자들을 불쌍히 여기시고, 죄수들을 구하소서”라고 말하며 큰 소리로 덧붙였다.
“세상 밖으로 나가는 자매를 위해 기도를 올립니다.”
나는 곧바로 그게 나에 관한 이야기라는 걸 알았고, 내가 추방된 자와 죄수들처럼 불쌍히 여겨져야 하는 존재임을 알게 되었다.
그날 저녁은 잠들 수가 없었다. 나는 내일이면 떠나야 한다는 걸 알았지만 솔로뉴가 어떤 곳인지 알지 못했다. 나는 온갖 꽃이 핀 평야만 있는 아주 먼 고장을 상상했다. 상상 속에서 나는 예쁜 하얀색 양 떼를 지키는 사람이고, 내 옆에는 내 신호에 따라 양 떼를 모는 개 두 마리가 있었다. 마리에메 수녀님에게 감히 말하지 못하겠지만, 그 순간에는 의상실 직원보다는 양치기가 더 되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