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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지는 저녁  이미지

꽃 지는 저녁
정호승 시를 강병인 쓰다
파람북 | 부모님 | 2020.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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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한국 문학사에 기록될 빛나는 문장과 대표 시인들의 시 작품을 글씨 예술가 강병인이 자신만의 필법(筆法)으로 풀어내는 ‘강병인 쓰다’ 시리즈의 두 번째 책으로, 정호승 시인이 손글씨에 적합한 35편의 시를 가려 뽑고 강병인이 심혈을 기울여 쓴 손글씨 시집이다.

‘강병인 쓰다’ 시리즈는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글씨 예술가가 문단을 대표하는 시인들의 시작품을 특유의 붓글씨로 재해석해 나가는 파격적인 기획이다. 시집은 시인별로 구성되며, 시인의 개성적인 시 세계와 강병인 작가의 심미적 조형의 세계가 어우러져 한층 증폭된 시정(詩情)의 울림을 제공한다. 독자들은 이 시리즈를 통해 규격화된 활자에 대한 밋밋한 접근에서 벗어나, 시인의 시심(詩心)에 다가가는 기쁨과 더불어 시 읽기의 또 다른 차원의 즐거움을 경험할 것이다.

  출판사 리뷰

정호승 시와 강병인 글씨의 찬란한 만남

‘강병인 쓰다’ 시리즈의 두 번째 ― 정호승 시집 『꽃 지는 저녁』


한국 문학사에 기록될 빛나는 문장과 대표 시인들의 시 작품을 글씨 예술가 강병인이 자신만의 필법(筆法)으로 풀어내는 ‘강병인 쓰다’ 시리즈의 두 번째 책으로, 정호승 시인이 손글씨에 적합한 35편의 시를 가려 뽑고 강병인이 심혈을 기울여 쓴 손글씨 시집이다.
‘강병인 쓰다’ 시리즈는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글씨 예술가가 문단을 대표하는 시인들의 시작품을 특유의 붓글씨로 재해석해 나가는 파격적인 기획이다. 시집은 시인별로 구성되며, 시인의 개성적인 시 세계와 강병인 작가의 심미적 조형의 세계가 어우러져 한층 증폭된 시정(詩情)의 울림을 제공한다. 독자들은 이 시리즈를 통해 규격화된 활자에 대한 밋밋한 접근에서 벗어나, 시인의 시심(詩心)에 다가가는 기쁨과 더불어 시 읽기의 또 다른 차원의 즐거움을 경험할 것이다.

강병인은 서예와 디자인을 접목한 캘리그래피를 대중화시키는 데 선구적 역할을 해온 작가이다. 한글의 창제원리를 작품 철학으로 삼아 한글 글꼴의 다양성과 아름다움을 알려왔으며, 집요하게 소리 문자의 영역을 넘어 뜻 문자로서의 가치를 글씨에 담아내고 있다. 이 지점에서 그의 글씨가 단순한 흘림글씨나 과도한 디자인과 상업성에 천착하는 캘리그래피와 궤를 달리한다고 할 수 있다.

그가 주목하는 것은 한글의 제자원리에서 드러나는 천인지(天人地)와 합자, 순환의 원리이다. 하늘(초성)과 땅(종성), 사람(중성)의 세 요소가 합하여 문자를 이루는 원리에서 한글의 입체성과 예술성을 도출해 내며, 모음의 변화를 통해 기운의 생동과 자연의 변화, 인간의 삶과 희로애락을 표현한다. ‘봄’이라는 글자에서 꽃의 생장이 그려지고, ‘바람’이라는 글자에서 불어오는 기운이 느껴지는 이유다.

강병인의 글씨 도구는 붓이다. 모필의 탄력을 이용해 소리가 없어도 음률(音律)이 와닿고, 빛깔이 없어도 현란한 색채감을 느끼게 한다. 시가 가지는 고유한 미적 요소들을 표현해낼 수 있는 최적의 도구라 할 수 있다. 강병인의 글씨는 ‘소리 문자’ 한글에 ‘뜻 문자’의 기능을 부여해 자연의 미세한 변화와 인간의 다채로운 감정을 섬세하게 포착해낸다. 여기에 붓이 가지는 미적 기능을 더해 시의 또 다른 감흥과 도저한 문자향(文字香)의 세계로 독자를 초대한다.

시가 가지고 있는 감정들
시어 속에 숨겨진 이야기들
활자로는 전달되거나 표상되지 않는 이야기들
획 하나하나에 스며들고 입체적으로 일어나
또 다른 시어가 되길 바라는 간절함으로 글씨를 썼습니다.
저 옛날 왕희지가 난정서를 썼듯이.
추사를 따르는 이들이 인왕산 아래 송석원에 모여 시를 짓고 글씨를 쓰며 그림을 그렸듯이.
―강병인

나는 분노보다 상처 때문에 시를 쓴다. 상처보다 그 상처에서 오는 고통 때문에 시를 쓴다. 기쁨보다 슬픔 때문에, 햇빛보다는 그늘 때문에 시를 쓴다. 상처 없는 사람은 결코 먼 길을 떠날 수 없고, 이미 먼 길을 떠난 사람에겐 그 상처가 오히려 힘이 된다. 나는 지금껏 그 상처와 고통의 힘으로 시의 길을 걸어왔다. 세상에는 가도 되고 안 가도 되는 길이 있지만 꼭 가야 할 길이 있다. 나에게 그것은 시의 길이다.

13. 나는 아직 시가 무엇인지 모른다. 한때는 시가 무엇인지도 모르면서 시를 쓴다는 절망감에 빠지기도 하고, 시가 무엇인지 좀 알고 쓰면 좋겠다는 열망감에 사로잡힌 적도 있다. 그러나 지금은 그렇지 않다. 모른다는 것은 이 얼마나 다행한 일인가. 나는 지금 모르기 때문에 시를 쓸 수 있다. 만일 시가 무엇인지 알고 있다면(영원히 알 수 없지만) 지금쯤 나는 시를 쓰지 못할 것이다. 그것은 마치 내가 사랑이 무엇인지 모르기 때문에 사랑하고 사랑받을 수 있는 것과 같다. 만일 사랑이 무엇인지 알고 그 앎을 실천해야 한다면, 내가 그 누구를 사랑할 수 있고, 또 그 누구한테 사랑받을 수 있을 것인가.

19. 시의 배경은 침묵이다. 시는 침묵으로 이루어진다. 시에 있어서는 침묵의 가치가 중요하다. 그래서인지 갈수록 내 시가 짧아진다. 인생이 짧은데 어떻게 시가 길어질 수 있으랴. 말 없는 말이 더 중요하다. 서로 사랑하는 사람들은 사랑한다는 말을 하지 않아도 서로 사랑한다는 사실을 잘 안다. 시는 말 없는 말이다. 언어 없는 언어다.
―정호승 산문 〈시와 시인에 대한 몇 가지 생각〉 중에서





  작가 소개

지은이 : 정호승
1950년 경남 하동에서 태어나 대구에서 성장했으며, 경희대학교 국문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1972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동시, 1973년 대한일보 신춘문예에 시, 1982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이 당선돼 작품활동을 시작했으며 ‘반시(反詩)’ 동인으로 활동했다. 시집 《슬픔이 기쁨에게》 《서울의 예수》 《별들은 따뜻하다》 《새벽편지》 《사랑하다가 죽어버려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눈물이 나면 기차를 타라》 《이 짧은 시간 동안》 《포옹》 《밥값》 《여행》 《나는 희망을 거절한다》 《당신을 찾아서》 와 시선집 《흔들리지 않는 갈대》 《내가 사랑하는 사람》 《수선화에게》, 동시집 《참새》를 냈다. 이 시들은 영한시집 《A Letter Not Sent(부치지 않은 편지)》 《Though flowers fall I have never forgotten you(꽃이 져도 나는 너를 잊은 적 없다)》 외 일본어, 스페인어, 러시아어, 조지아어, 몽골어, 중국어 등으로 번역되었다. 어른을 위한 동화집 《항아리》 《연인》 등이 있고, 산문집 《내 인생에 힘이 되어준 한마디》 《내 인생에 용기가 되어준 한마디》 《당신이 없으면 내가 없습니다》 등이 있다. 소월시문학상, 정지용문학상, 편운문학상, 가톨릭문학상, 상화시인상, 공초문학상, 김우종문학상, 하동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지은이 : 강병인
1962년 경남 합천에서 태어나,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한글서예를 시작하고, 홍익대학교 산업미술대학원을 졸업했다. 90년대 말부터 서예와 디자인을 접목한 멋글씨, 캘리그래피를 개척하여 융합과 전통의 현대적 재해석을 통해 한글 글꼴의 다양성과 아름다움을 알리고 있다. 한글의 창제원리를 작품 철학으로 삼아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우리네 삶과 소리를 담아낸 글씨를 선보이며, 소리 문자를 넘어선 뜻 문자 한글의 가치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개인전시 3?1운동 100주년 기념 〈독립열사 말씀, 글씨로 보다〉 순회전 등 16회를 개최하고, 국립현대미술관 〈미술관에 書 : 한국 근현대 서예전〉 등 130여 회의 그룹전에 참가하였다. 저서로 『글씨 하나 피었네』, 어린이 그림책 『한글꽃이 피었습니다』 외 다수의 공저가 있다.한글의 디자인적 가치와 예술적 가치를 확장해온 노력을 인정받아 2009년 한국출판인회의 선정 올해의 출판디자이너상을 수상하고, 2012년 대한민국디자인대상 은탑산업훈장을 수훈했다.

  목차

서문정호승 묵향 가득한 자연의 글씨
서문강병인 붓이 울고 글씨가 운다 한들

꽃 지는 저녁 /상처는 스승이다 /수선화에게 /별들은 따뜻하다 /봄길 / 결빙 /새벽편지
/풍경 달다 /하늘의 그물 /술 한잔 /내가 사랑하는 사람 /선암사 /여행 /이슬의 꿈 /봄비
/어느 소나무의 말씀 /벗에게 부탁함 /설해목 /허허바다 /어린 낙타 /폐지廢紙
/부치지 않은 편지 /굴비에게 /겨울강에서 /햇살에게 /강물 /첫눈 /달팽이 /라면 한 그릇
/별 /또 기다리는 편지 /가을폭포 /삶 /못 /밥 먹는 법

정호승 산문 ―시와 시인에 대한 몇 가지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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