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리뷰
“늘 괜찮은 나였지만, 전혀 괜찮지 않은 나였다”
딸, 아내, 엄마, 며느리…
수많은 관계 속 상처 입은 ‘나’를 보듬는 감성 에세이작가는 딸, 아내, 엄마, 며느리 역할을 동시에 수행 중인 여성이다. 서두에 “행복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지만, 관계 안에서 휩쓸리거나 상처받기 일쑤였다. 늘 괜찮은 나였지만, 전혀 괜찮지 않은 나였다.”라고 고백하듯 관계에서 받은 상처로 지쳐 있었다. 그녀는 상처의 이유를 단단하지 못했던 ‘자신’에게서 찾았다.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인정하고 사랑하지 않았기에 건강한 관계를 맺을 수 없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제는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귀히 여기고 사랑하기로 했다. 비로소 ‘나’를 만난 것이다.
작가는 자신과 같은 마음을 가진 이에게 위로와 용기를 주고 싶어 이 책을 썼다. 진솔하게 풀어낸 그녀의 이야기에 함께 아파했다면 다음은 그 상처를 치유할 차례이다. 똑같은 삶을 살 수는 없겠지만 ‘나’를 단단하게 만들기 위한 작가의 마음가짐과 노력은 눈여겨볼 만하다. 이 책을 통해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할 용기를 얻는다면, 그로 인해 한 발 내디뎌 볼 결심이 선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관계에 휩쓸려 잃어버렸던 ‘나’를 찾는 시간
온전히 ‘나’를 사랑할 선물 같은 시간이 되기를우리는 태어나서 죽는 날까지 많은 사람과 만나 서로의 존재가 된다. 존재는 관계를 만들고 관계는 역할을 부여한다. 하지만 관계는 때때로 나를 힘들게 하고 고통을 주어 삶을 버겁게 만든다.
어쩌면 가족이 주는 상처는 타인이 주는 그것보다 더 클 수 있다. 이 책의 작가 최영희는 딸로 태어나 결혼 후 누군가의 아내, 누군가의 며느리가 되고 아이를 낳아 엄마가 된 여성이다. 작가는 책의 서두에서 “엄마의 자리에서, 아내, 며느리, 딸이라는 관계 속에서 행복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지만, 관계 안에서 휩쓸리거나 상처받기 일쑤였다. 늘 괜찮은 나였지만, 전혀 괜찮지 않은 나였다.”라고 고백한다. 관계 때문에 아프더라도 쉬이 포기할 수는 없기에, 어제는 상처받았지만 오늘은 툭툭 털고 일어나 길을 걸어야만 했다.
관계가 주는 고통은 ‘나’ 혹은 ‘너’ 그것도 아니면 ‘모두’의 탓일 수 있지만 작가는 ‘흩어져 버린 나’에서 이유를 찾았다. 생각해 보면 그렇다. 실제로 인생에서 부여받은 역할에 충실하다 보면 어느새 ‘나’는 흐릿해지는 일이 부지기수다. 어느 날 어디쯤에서 사라진 줄도 모르고 그렇게 ‘나’를 잊은 채 역할에 충실히 살아왔다. 이건 결혼을 했든 안 했든 마찬가지다. 잃어버린 자아를 찾아 떠나는 상상은 현생에 지칠 때 누구나 한 번쯤 해보는 거니까.
‘나는 누구인가? 나는 어떤 사람인가?’
이 철학적이고 근원적인 물음을 작가는 인생길 한가운데서 떠올렸다. 과연 나는 나답게 살고 있는지 ‘우리’ 속에 내가 잠식되어 버린 것은 아닌지. 의문을 품은 순간 작가의 삶의 태도는 급격히 변했다. 과거에는 부정했던 자신을 인정하자, 스스로를 사랑하지 못한 자신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이제는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귀히 여기고 온전히 사랑하기로 했다. 비로소 ‘나’를 만난 것이다.
내가 없는 ‘우리’는 일방적이고 허술한 관계다. ‘나’를 먼저 단단하게 만들어야 ‘우리’ 관계도 건강해지고 이 건강한 관계가 또 건강한 나를 만든다.
비록 과거에는 관계에서 상처받고 힘들었지만, 돌이켜 보면 작가의 인생무대에 진짜 악역은 없었다. 나의 뿌리가 단단하지 못했으니 상대에게 휩쓸려 힘들었을 뿐. 이제 작가는 자신을 온전히 사랑하여 자신을 단단하게 만들 줄 아는 사람이 되었다. 자신을 먼저 돌보니 자연히 다른 이들과의 관계도 건강해졌다. 이로써 선순환의 고리가 만들어졌다.
사려 깊지만 솔직하게, 섬세하지만 연약하지 않게
‘나’를 찾은 그녀는 정말로 달라졌다수개월 작가와 함께 작업하면서 최근 꽤 놀랐던 순간이 있다. 책의 출간 작업이 막바지에 다다랐을 무렵, 왠지 달라진 기운을 감지했을 때다. 사려 깊은 태도와 배려하는 말씨는 한결같았지만, 글자 하나하나에서 에너지가 전해졌다.
이것이 카타르시스일까? 상처받은 마음을 툭 털어놓은 그녀에게 이제 긍정의 기운만 남았다는 신호일까? 편집자로서도 기억에 남는 경험으로, 마치 드라마 혹은 소설 속 입체적 인물을 보는 기분이었다. 역시 그녀는 자신의 인생무대 위의 주인공이었음을 여실히 느낀 순간이었다.
섬세한 글과 서정적인 먹그림
삶의 길 어디쯤 방황하고 있을 모두의 ‘나’에게 보내는 위로작가는 기혼 여성으로, 모든 사람이, 모든 이야기에 공감하기 어렵다는 걸 안다. 작게는 남성, 미혼 여성이 그럴 테고 성격이나 환경 등이 다른 사람도 그럴 것이다. 하지만 누구라도 한번 생각해봐야 할 건, 잃어버린 나를 찾고 그런 나를 단단하게 만들기 위한 작가의 마음가짐과 노력, 그 일련의 과정이다.
작가는 자신과 같은 마음을 가진 사람들에게 위로와 용기를 주고 싶어 이 책을 썼다. 그래서인지 글이 섬세하고 다정하다. 화려한 수식어보다 담백하니 곱씹게 되는 표현이 있고, 무릎을 치는 촌철살인의 문장보다 담담하게 마음을 어루만지는 무형의 힘이 있다. 한 가지 더 눈여겨 볼 것은 삽화로 들어간 먹그림이다. 작가가 직접 손으로 그린 그림인데, 생각지도 못한 놀라운 표현력에 깜짝 놀랐다. 사실적이면서 동시에 이상적인, 마치 동화 속 같은 그림은 왠지 마음을 몽글몽글하게 만들면서 글을 읽는 재미를 더해준다.
작가가 글과 그림으로 털어놓은 진솔한 이야기에 공감하고 함께 아파한 독자라면, 다음은 그 아픔을 치유할 차례이다. 작가와 똑같은 삶을 살라는 것이 아니다. 이 책을 통해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할 조금의 용기를 얻는다면, 그로 인해 한 발 내디뎌 볼 결심이 선다면 그것으로 되었다. 그것으로 충분하다.
당신은 존재만으로 충분히 사랑받을 자격이 있음을 잊지 말자.

“엄마, 아프지 말고 커야 해.”
순간 눈물이 핑 돌았다. 알면서도 늘 까먹는다. 그 어떤 것보다 중요한 것은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살아가는 것이란 걸. 경험해보고 알고 있으면서도 당장 아프지 않으면 또 망각한다. 몸과 마음을 방치하고 욕심을 발동시킨다.
백 년을 사신 분의 지혜를 보며 반성했다. 남편의 어떤 면을 보려고만 하고, 바라기만 했지, 먼저 위하거나 어떻게 위해줄지에 대해서는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았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