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우리 시대 가장 영향력 있는 페미니스트 과학자”로 평가받는 앤 파우스토-스털링이 양성 체계에 입각한 기존의 성발달 이론을 비판하며 인간의 성별을 일종의 연속체로 봐야 한다는 주장을 확립한 고전.
올림픽에 출전한 간성인의 이야기에서부터 수세기에 걸친 과학적 연구들에 대한 역사적 분석에 이르기까지 풍부한 사례들을 바탕으로 우리의 신체가 두 가지 성별로만 구성돼 있다고 보는 관점이 얼마나 끈질기게 뇌과학과 내분비학, 생물학 분야의 과학적 연구 과정을 왜곡하고 인간의 성발달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가로막아 왔는지 보여 주는 한편, 섹슈얼리티를 둘러싼 각종 이분법들(섹스/젠더, 선천/후천, 유전자/환경 등)을 해체하며 성별이나 성정체성이 유전자 하나, 호르몬 하나, 생식기 하나로 확정되는 게 아니라 태아 발달 단계에서부터 출생 이후의 각종 사회적 개입에 이르기까지 끊임없는 역동적 과정을 통해 구성되는 것임을 역설한다. 2000년 미국에서 처음 출간된 이후 2020년 개정된 최신 판본을 완역했다.나는 생의 한때를 당당한 이성애자로, 또 한때는 레즈비언으로, 그리고 한때는 성 전환기를 겪으며 살아온 사람으로서 성인기에도 새로운 행동 패턴들이 유연하게 발달한다는 섹슈얼리티 이론에 열린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 그러나 자신을 평생 이성애자 혹은 동성애자로 생각해 온 사람이 섹슈얼리티는 생물학적으로 결정되며 발달과 성장이 진행됨에 따라 그것이 드러난다고 가정하는 이론에 수긍하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기도 할 것이다.
우리의 신체는 너무나 복잡해서 성차에 대해 명쾌한 해답을 제시하는 건 불가능하다. ‘성별’의 단순한 신체적 토대를 찾으려 하면 할수록 ‘성별’이 순수한 신체적 범주가 아니라는 사실은 점점 명확해진다. 우리가 여성 혹은 남성으로 규정하는 신체적 신호나 기능은 이미 젠더에 대한 우리의 생각과 뒤얽혀 있다.
나는 동성애자, 이성애자, 양성애자, 성전환자 같은 라벨이 실제로는 전혀 좋은 구분이 아닐 수 있으며, 특정 개인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독특한 발달 사건developmental events 발달 사건이란 유기체의 발달 과정 중에 일어나는 특정한 변화나 사건을 가리킨다. 이는 발달 체계 내의 여러 요소가 역동적으로 상호작용한 결과로 발생한다. 연구자들이 일란성쌍둥이에게 퍼즐을 풀게 하면, 쌍둥이는 서로 아무 관계가 없는 한 쌍의 일반인보다 훨씬 더 비슷한 답을 제시한다. 그러나 양전자단층촬영PET 스캔을 활용해 추적 관찰하면 퍼즐을 푸는 동안 쌍둥이의 뇌는 동일한 기능을 보이지 않는다. “유전자가 동일한 일란성쌍둥이도 결코 동일한 뇌를 가지고 있지 않다. 모든 측정 수치가 다르다.” 이런 결과는 행동에 대한 발달 체계적 설명을 통해 해명할 수 있지만, 유전자가 행동을 “프로그램” 한다는 설명으로는 해명하기 어렵다(Sapolsky 1997, 42).의 측면에서만 그들을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앤 파우스토-스털링
페미니스트 생물학자이자 과학사학자. 1970년 브라운 대학교에서 발달 유전학 박사 학위를 받고 학생들을 가르치다 은퇴해 현재는 같은 대학 석좌교수로 있다.1993년에 「다섯 가지 성」The Five Sexes이라는 논문을 발표해 대안적 성별 모델을 위한 사고 실험을 제시했고, 이는 학계뿐만 아니라 대중적으로도 큰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1985년작 『젠더의 신화들』에서 성차에 대한 생물학적 설명에 투영된 문화적 편견들을 비판적으로 분석한 이후, 2000년 『섹싱 더 바디』를 통해 성별 연속체 개념을 주장하며 인간 발달 연구에 동적 체계 이론을 적용함으로써 ‘유전자 대 환경’, ‘본성 대 양육’, ‘섹스 대 젠더’와 같은 이분법을 넘어서고자 했다. 이 책은 그해 미국사회학회가 수여하는 로버트 머튼상과 여성심리학회가 수여하는 우수도서상을 받았다. 현재는 동적 체계 이론을 유아기 성별 분화 연구에 적용하는 데 주력하는 한편, 젠더와 인종의 교차성을 고려한 발달 이론을 고민하고 있다.과학사학자 에블린 해먼즈는 그녀를 “우리 시대 가장 영향력 있는 페미니스트 과학자”로 평가했으며, 2020년 베른 대학교는 “젠더 연구, 특히 생물학적·사회문화적 젠더 구성에 대한 획기적인 기여”와 “편견과 환원론, 가짜뉴스에 맞선 지식인”으로서의 공로를 인정하며 명예박사 학위를 수여했다.
목차
서문 11
감사의 글 15
1장 이원론에 맞서기 19
2장 지배적인 성별 63
3장 젠더와 생식기: 현대 간성인의 활용과 남용 85
4장 성별은 오로지 두 개만 존재해야 하는가? 131
5장 뇌의 성별 부여하기: 생물학자들은 차이를 어떻게 만들어 내는가 171
6장 생식샘과 호르몬 그리고 젠더의 화학작용 211
7장 성호르몬은 정말로 존재할까?: 화학작용이 된 젠더 245
8장 설치류 이야기 281
9장 젠더 체계: 인간 섹슈얼리티 이론을 향해서 335
10장 젠더의 바다 367
후기 425
주 465
참고문헌 600
찾아보기 6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