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온계 이해는 연산군~중종~인종~명종 대를 살며 대사헌, 대사간, 예조참판 등을 역임한 조선의 대표적 명신 중 한 명이며 퇴계 이황의 친형이다. 그는 반정과 사화로 이어지는 혼란한 역사의 변곡점에서 직간을 서슴지 않음으로써 당대 사림과 백성의 존경을 한 몸에 받았으나 인종 대에 이르러 권신 이기를 우의정으로 임명하는 것에 반대하고 탄핵한 일로 원한을 샀고, 명종 즉위 후 소윤 일파가 득세하면서 모함을 당해 귀양길에 올라 도중에 병사했다. 《온계이해평전》은 온계의 15세 후손인 저자가 오랜 기간에 걸쳐 방대한 사료를 섭렵하고, 심도 있는 고증과 현장 취재를 통해 파란만장한 삶과 사상을 감동적으로 엮어 세상에 처음으로 내놓는 노작이다.
출판사 리뷰
현실 정치에서 유교의 도를 구현한 올곧은 선비의 전형, 퇴계의 형 온계의 삶과 사상
온계 이해(溫溪李瀣, 1496~1550)는 연산군~중종~인종~명종 대를 살며 대사헌, 대사간, 예조참판 등을 역임한 조선의 대표적 명신 중 한 명이며 퇴계 이황의 친형이다. 그는 반정과 사화로 이어지는 혼란한 역사의 변곡점에서 직간을 서슴지 않음으로써 당대 사림과 백성의 존경을 한 몸에 받았으나 인종 대에 이르러 권신 이기(李)를 우의정으로 임명하는 것에 반대하고 탄핵한 일로 원한을 샀고, 명종 즉위 후 소윤 일파가 득세하면서 모함을 당해 귀양길에 올라 도중에 병사했다. 《온계이해평전》은 온계의 15세 후손인 저자가 오랜 기간에 걸쳐 방대한 사료를 섭렵하고, 심도 있는 고증과 현장 취재를 통해 파란만장한 삶과 사상을 감동적으로 엮어 세상에 처음으로 내놓는 노작(勞作)이다.
<제1부. 별은 떨어지고>에서는 온계의 3남 교()가 부친의 일을 세세하게 기록한 《경술일기》를 바탕으로 무고 사건의 전모를 설명한다. <제2부. 다시 뜬 별>에서는 선조 대에 이르러 온계가 신원 되는 과정과 아우인 퇴계의 애도, 후세의 평가와 기록 등을 거론한다. <제3부. 따뜻한 냇물>에서는 온계의 출생과 가문 내력, 학업과 출사, 관리로서의 강직한 면모와 우국 애민의 정치철학, ‘도학 입국’이라는 유학의 실천적 이상을 고찰한다. <제4부. 그 형 그 아우>에서는 아우인 퇴계와의 우애와 학문적 교류를, <제5부. 정민공이시여>에서는 정민(貞愍), 즉 정조가 내려준 “절조를 지켜 청백하니 ‘정(貞)’이요, 백성들이 슬퍼하게 되었으니 ‘민(愍)’이라.”는 시호에 담긴 온계의 삶의 태도와 사상이 오늘날 우리에게 시사하는 의미가 무엇인지 역설한다.
“오늘의 우리에게 온계는 무엇인가? 온계의 죽음이 주는 의미는 무엇인가?”
온계 연구자인 이종호 교수(안동대)는, “절조를 지켜 청백하게 살아가는 사람을 억울한 일로 슬퍼하게 만들지 않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아니겠는가. 그것이 천상에서 내리는 온계의 명령이 아니겠는가. 과연 우리가 진정 ‘정민’이란 시호가 필요 없는 사회를 만들 의지가 있는가(‘온계 이해의 문학과 정신세계’).” 되묻는다.
저자는, “유교는 자기를 수양하여 남을 다스리는[修己治人] 인문학적 도덕 정신이며 철학이자 정치학이요, 큰 틀에서는 종교다. 유교의 근원은 인간의 가치 의식에 있다. 선(善)의 가치를 자각하고 나와 사회를 선으로 유도함으로써 궁극적으로 대동사회(大同社會)를 이루는 것이 유교의 목표(최일범, ‘유교는 왜 중용을 강조하는가’)”라는 점을 상기시키면서, “그것은 바로 하늘이 명한 것[天命], 인간이 지키고 알아야 할 본성[性]을 자각하고 그것, 그러한 자각으로 인간의 도리[理]를 끝까지 추구하는 것, 도(道)를 이루는 것이라면 온계가 불의와 타협하지 않고 죽음으로서 지키려 했던 그것이 바로 유교의 선비들이 추구한 그 도(道)였을 것이다. 옳은 일이라면 목숨을 구걸하지 않겠다는 그 길을 온계는 스스로 간 것(본문 346쪽)”이라고 역설한다.
심한 고문을 받고 유배길에 오르는 이해도 비록 옥에서는 나왔지만 계속된 혹독한 고문으로 목숨이 경각에 달려 있었다. 그러나 이해는 조금도 위엄을 잃지 않고 정신을 가다듬고 할 일을 지시하고 있었다. 《경술일기》를 보자.
가노(家奴)인 의성 등 세 사람이 옥간(獄間)에 들어가 모셔 업고 나와서 교자(轎子. 어깨에 메는 가마)에 모셔서 함말질(咸末叱)의 집에 이르렀다.
아버님이 비록 변란과 옥고의 액을 겪었으나 정신은 옛 평상시와 다름이 없으셨으며, 모든 상하(上下)가 뵈옵고, 아는 사람들이 함께 위로하고 축하하면서 하는 말이, “처음 전지를 보았을 때는 다시는 가망이 없을 줄 알았는데 뜻밖에 오늘날 천은(天恩)이 이렇게 미칠 줄은 몰랐다.”라고 하니 아버님이 대답하시기를, “대저 억눌렀다가 부추겨 올리는 것이 임금의 도량(度量)이니라.”라고 하였다.
아들들이 아뢰기를, “여러 번 혹형이 가해져 혹 정신을 수습하지 못하셔서 그 한 가지 죄목에라도 억지로 인정[誣服]하실까 그것이 두려웠습니다.”라고 하였더니 아버님이 말씀하시기를, “처음 형장을 받을 때는 정신이 산란하여 태양이 빛이 없어 보이고 계속 맞은 그 자리가 몹시 아플 뿐 아니라 온몸이 떨리고 소름 쳐서 두 번 다시 참기 어려울 듯하였으나 마음속으로 생각하기를 끝까지 이렇게 나약하면 여러 번 당할 형벌을 어떻게 참을 수 있겠는가 하고 마음을 다져 두 번째 고문당할 때부터는 심지(心志)를 분발시키고 기력을 돋우어 혹독한 매가 비록 내려쳐도 별로 고초가 없었다.”라고 하셨으며, 또 말씀하시기를, “내가 처음 매를 맞을 때는 매의 숫자를 헤아리지 않았으나 두 번째부터 끝 번째까지는 하나하나 손꼽아 매의 숫자를 헤아리니 마음이 아침 해와 같이 밝아지더라.” 하셨다.
아버님이 형님[둘째 아들 녕]께 명하여 집에 돌아가 어머님을 뵈옵고 근심하시고 그리워하신 고통을 위로하고 마음을 펴 드리도록 하고 유배지에 머물 동안의 비용과 양식을 준비해서 가을과 겨울이 바뀌는 때에 갑산으로 와서 안부를 전하라고 하시고 나[㝯]로 하여금 모시고 가게 하였다. [아버님이 금부에 갇혀 있을 때 화를 예측할 수 없어 사람마다 위태하게 생각하였으나 이도사(李都事)는 말하기를 나는 영공(令公)의 덕상(德像)을 알기 때문에 반드시 흉하게 세상을 마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하였다.]
선생이 퇴계 선생과는 금옥(金玉) 같은 형제로 지기(志氣)가 투합하고 도가 같았다. 일찍이 전원으로 함께 돌아가자는 약속을 하였는데, 한가로이 벼슬에서 물러나 지내며 침잠하여 갈고닦아서 쌓아 나가는 수양 공부를 충분히 이루었더라면, 그 고명(高明)하고 광대(光大)함이 장차 하남(河南)의 백숙(伯叔)과 더불어 천재(千載)에 아름다움을 나란히 했을 것이다. 그러나 벼슬길에 일찍 나갔고 사직(辭職)을 얻기는 어려웠으며, 귀양 가던 날에 생을 마친 것은 또한 그 불행이 정암과 같았다. 이제 선배들로부터 전해 오는 말을 들으니, “선생이 학행(學行)으로 세상에 이름을 떨쳤다.”라고 하고, 또 “퇴계의 정학(正學)을 계발했다.”라고도 하는데, 이것은 반드시 근거가 있는 말일 것이다.
온계는 굶주림의 현장을 쉬지 않고 둘러보며 대책을 강구하고 조치해야 하는 바쁜 일정을 보내야 했다. 보이는 것마다 탄식할 광경이니 눈물이 옷깃에서 마를 날이 있었을까. 그러나 부지런히 기민을 돌본 탓에 구휼한 고을마다 그를 칭송하지 않는 이가 없었다. 당시 경북 의성에 살던 송은(松隱) 김광수(金光粹. 1468-1563, 류성룡의 외조부)는 온계의 이렇게 구휼에 진력하는 모습을 본 마을 사람들이 부모가 봐주는 것 같다고 감동하는 광경을 전한다;
옥당의 학사 그대 보통과 다르거니
학 같은 자태이고 비단 같은 심장이네.
초야의 늙은이는 나라의 은혜(國恩) 자랑하고
마을의 노파들은 눈물 흘려 옷 적시네.
마음은 대궐 향해 충성심을 바치고
영남 땅 순행하며 마음 씀이 착했네.
죽게 된 만백성은 살아 더욱더 기뻐서
은혜로운 그 사랑 부모 같다 하였네.
온계도 진휼 임무 도중에 시를 통해 그런 마음을 밝힌다.
나랏일에 왜 나만 고생한다고 탄식했었던가.
매양 힘이 미치지 못함을 생각하고 애만 태웠다네.
험난함도 깔보며 벼랑 골을 따라가고
위태함도 무릅쓰며 바닷가를 따라간다.
죄다 목마른 물고기처럼 다투어 북적대니
고르게 혜택을 베풀어 각각 사랑해주어야지.
흉년 재앙이 사람 하나 잘 못 돼 생겼겠나.
허물은 푸르고 푸른 저 하늘에도 있다네.
진정으로 시절을 아파하고 나라를 걱정하기 위해서는 민중, 백성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필요하다. 온계는 도시에서 성장하지 않고 향촌 예안에서 유년기와 청년기를 보냈기에 가까운 거리에서 백성들의 삶을 지켜보았을 것이다.
작가 소개
지은이 : 이동식
1953년 경북 문경에서 태어나 서울대 영어교육과를 졸업했다. 1977년부터 2013년까지 36년간 KBS에 재직하면서 문화전문기자로 이름을 날렸으며, 사회부 기자, 문화부 차장, 북경특파원, 런던지국장을 거쳐 보도제작국장, 해설위원실장, 정책기획본부장, 부산총국장 등을 역임했다. 1984년 백남준을 우리나라에 소개하고 이우환, 이응로, 윤이상 등 문화예술인들을 다큐멘터리로 소개했으며, 중국 실크로드를 처음으로 취재해 방송하기도 했다. 저서로 《천안문을 열고 보니》 《길이 멀어 못 갈 곳 없네》 《찔레꽃과 된장》 《우리 음악 어디 있나》 《아니되옵니다》 《숨 좀 쉬어요》 《거문고》 등이 있다. 《책바다 무작정 헤엄치기》는 그의 오랜 경륜이 드러나는 독서 편력기로, 책과 독서와 서점과 도서관 그리고 유, 무명의 저자와 작품에 이르기까지 독자적인 체험과 견해는 물론 ‘읽기’를 통해 획득한 인간과 문화와 역사 전반에 관한 깊은 사유를 담고 있다.
목차
제1부_ 별은 떨어지고
삼성추고
국왕과 권력과는
을사사화 이후
최하손의 치사
진상을 호소하다
증거가 없어도
운명의 날
감형은 됐지만
이기의 원한
집요한 공작
이무강의 분풀이
비장한 호소문
끝내 차단되고
흐느끼는 유배길
제2부_ 다시 뜬 별
초라한 임시장례
사람을 평가하는 법
직첩 돌려받다
새 왕의 시대
마침내 장례식
동생이 짓다
이기의 최후
화려한 부활
후세의 기록
이치의 복권
이해의 문집 발간
제3부_ 따뜻한 냇물
여섯 국반
예안 온혜로
온계의 출생
숙부의 훈도
따뜻한 물
분주한 환로
광풍의 시대
충과 효는 하나
시절이 아프구나
조광조를 용서하소서
은대를 처벌해야
외척을 물리치소서
우국충정
도학입국의 꿈
하늘의 뜻인가
제4부_ 그 형 그 아우
동포지기(同胞知己)
용수사의 보름밤
의기투합
뜻을 펴려면
늘 형님 생각
척령
풍우대상
양사에 근무하다
성절사로 가다
애끓는 제문
동생의 수난
시냇가에서도
선상음악회
죽령에서의 이별
온계의 체온
강유겸전의 전통
온계를 알려면
제5부_ 정민공이시여
나란히 아름답구나
정민을 실천하다
노블레스 오블리주
양반가의 진면목
불에 탄 종택
온계 종택 복원되다
온계와 퇴계가 걸은 길
이 시대 ‘정민’이란
온계 할아버지께
부록
온계연보
추천사 : 김병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