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가난 때문에 학업을 포기하고 밑바닥 인생을 살아온 한 중화요리 전문가의 꾸밈없는 이야기가 담긴 이 수기는 지금은 우리 사회에서 잊혀져 간 기억들을 재생시켜 놓는다. 어둠의 자식들이나 꼬방동네 사람들 같은 지나간 시대의 화제작들을 떠올리게 하는 이 수기는 저자가 직접 겪은 이야기들을 일기 형식으로 써나간 책이다.
부끄러운 기억 마저 진솔하게 털어놓는 진실성으로 인해 독자를 생생한 현실 속으로 끌어들인다. 짜장면 하나로 자수성가해 지금은 남을 돕는 일에 앞장서기를 좋아하는 저자의 삶은 팍팍한 현실을 겪으면서도 선한 인간성과 이타적인 인간의 모습을 잃지 않는 순수함과 함께 잔잔한 감동을 자아내고 있다.
출판사 리뷰
나쁜놈 일기 1, 2권
1958년 생으로 1974년 중화요리집에 취직을 해 짜장면을 만들며 살아온지 47년이 되는 저자는 전라남도에 있는 무정 초등학교 졸업이 유일한 학력이다.
어린 시절 빚쟁이에게 시달리는 어머니를 목격한 뒤 돈을 벌어야겠다는 결심을 하고 대도시로 나온 저자는 어린 나이에 혼자 서울로 올라와 중화요리집에서 잔뼈가 굵어진다.
새벽이면 인력시장에 나가 일터를 구하며 하루하루를 먹고 사는 빈곤층의 삶을 몸으로 견디는 와중에도 등짐 속에는 언제나 책과 노트를 넣고 다니며
틈틈이 독서를 하고 일기 쓰는 일을 잊지 않고 실행한 그는 팍팍하다 못해 살벌하거나 비루하기까지 한 밑바닥 인생의 삶을 초등학교 졸업이 유일한 학력으로 숨김없이 기록한다.
먹고 살기 위해 사회 밑바닥을 헤매던 한 존재가 소년에서 청년으로, 그리고 초로初老의 나이가 되기까지를 기록한 이 수기는 한 권의 책이기 이전에 돈과 명예로부터
버림받았던 한 인생의 진지한 참회록이며 흥미진진한 드라마라고 할 수 있다.

늦은 봄날 감나무 꽃을 과자처럼 주워 먹고/ 실지렁이 우글대는 도랑물에 우려진 어린 풋감을 건져먹고/ 여름장마 견뎌낸 생감은 더 이상 떨어지지 않으니/ 먹을 것 없는 아이는 감나무만 쳐다본다/학교에서 돌아온 나는 감나무에 올라가 멀쩡한 감에 상처를 입히고 그 가지를 꺾어 큰 가지에 걸어 놓았다. 몇 날이 지나 상처 입은 곳부터 떫은맛이 사라진 감을 나는 사탕처럼 빵처럼 먹었다. 어쩌다 떫은 감을 겁 없이 먹는 날은 내장이 뒤틀려 게워내기도 했다. 그 아픔이 너무도 커 다시는 안 먹을 것 같아도, 또 다시 먹는 것은 배 아픈 몸서리보다 배고픈 설움이 더 커서였는지도 모른다. 가난은 그렇게 나를 가르쳐주고 키워내고 있었다.
하루 장사를 결산한 후 담양에서 집으로 돌아갈 무렵이면 날은 어두워지고 6키미터 거리에 있는 집까지 공동묘지가 두 곳이 있는데 늦은 밤 이곳을 지날 땐 여지없이 떠오르는 생각이 있었다. 어떤 사람이 자전거 타고 가다 귀신에 홀려 자전거를 버려두고 갔다는 이야기와 공동묘지 앞까지 있었던 생선이 공동묘지를 지나와 보니 새끼줄만 남았다는 전설 등이다. 이런 말도 안 되는 미신이 공동묘지 앞에서 진짜처럼 느껴지는 것은 실재로 맞닥뜨린 자의 두려움이 그것을 믿기 때문이다. 누구라도 깊은 밤 공동묘지를 홀로 지나갈 때 머리카락이 공중에서 잡아채듯 세워지고 검은 그림자가 묘지에서 솟아오른 것같이 보이면 그 공포감은 미신으로 들었던 얘기를 믿게 만들 것이다. 나도 순간 귀신 이야기에 빠져 공동묘지를 벗어나려 자전거 바퀴를 세게 밟으려는데 귀신들이 짐칸에 올라탄 것처럼 자전거가 앞으로 나아가지 않았다. 이때의 공포는 참과 거짓을 떠나 귀신에게 온몸의 힘을 빼앗긴 듯 오금이 저린다. 페달을 밟는 헉헉대는 숨조차 모가지를 핥는 귀신 혓바닥소리로 들릴 만큼 착각을 한다.
작가 소개
지은이 : 김후곤
1958년 전남 무정초등학교 졸업1974년~2021년 12월 현재 중계동에서 중화요리집 ‘한강’ 경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