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소개
\'두 독일의 작가\'라는 별칭으로 더욱 유명한 독일 분단 문학의 대표작가 \'우베 욘존\'의 데뷔작
동독의 슈타지(국가안전부 소속의 비밀경찰)가 서독의 NATO에서 일하는 통역원을 첩자로 포섭하기 위해 벌이는 비밀공작과 그 와중에 의문의 죽음을 맞이한 철도원 야콥에 대한 이야기다. 주인공 야콥은 서독과 동독의 경계에 위치한 역에서 하루에도 몇 번씩 가로질러 다니지만 정작 그는 어느 쪽에도 속할 수 없는 이질감과 이해의 어려움으로 혼란스럽다. 이렇듯 욘존은 역사적 사건과 등장인물의 행동을 치밀하게 연결시킴으로써 사실성을 획득함은 물론, 역사가 개인의 삶에 미치는 무게가 얼마나 무거운지를 잘 보여준다.
『야콥을 둘러싼 추축들』은 처음 출간된 1959년에 분단이라는 민감한 주제를 처음으로 다루었다는 점에서 큰 주목을 받았으며, 실제로 이 책은 당시 정치적인 이유로 동독에서는 접할 수 없었다고 한다. 저자는 나치즘에 한 번, 그리고 사회주의에 또 한 번 열광했다 좌절하는 경험을 반복하고 이후 더 이상 어느 편도 들지 않는 이른바 \'비판적 중립\'의 입장을 지켜왔으며 작품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그러한 스토리텔링은 그의 건조한 문체와 반(反)소설적 요소가 더욱 효과를 극대화 시킨다.
출판사 리뷰
'두 독일의 작가' 우베 욘존의 『야콥을 둘러싼 추측들』이 민음사 세계문학전집(257)으로 출간되었다. 독일 분단 문학의 시작이자 고전으로 널리 알려진 이 작품은 동독의 슈타지(국가안전부 소속의비밀경찰)가 서독의 NATO에서 일하는 통역원을 첩자로 포섭하기 위해 벌이는 비밀공작과 그 와중에 의문의 죽음을 맞이한 철도원 야콥에 대한 이야기이다. 형식상 건조한 문체, 반(反)소설적 요소로 욘존 특유의 \'비판적 중립\'의 입장을 철저히 따르고 있으며, 내용상 분단과 냉전이라는 정치적 현실에 부딪힌 개인의 심리를 예리하게 파헤치고 있는 소설이다. 욘존은 데뷔작인 『야콥을 둘러싼 추측들』을 통해 파편화된 사실과 주관적인 추측 속에서 과연 무엇이 진실인지를 물으면서 독자들을 1950년대 냉전의 한복판으로 끌어들인다.
독일의 분단 문학은 이 작품에서 비롯되었다
철로에 놓인 한 쌍의 레일은 영원히 함께하지만 결코 만나지 않는다. 그래서 평행한 선로는 절대 화해하거나 타협할 수 없는 상황을 비유하는 표현으로 사용되곤 한다. 현재의 남한과 북한이 그렇듯이, 1990년까지의 동독과 서독이 그랬듯이. 이 선로를 '숙달된 솜씨로' '무심히 넘어' 다니는 사내가 있다. 엘베 강변의 역에서 철도원으로 일하는 야콥 압스. 칠 년간 제국철도에서 일한 그에게 선로를 가로질러 사무실로 걸어가는 것은 그저 일상의 한 모습에 불과하다. 그러나 작가 욘존은 평행한 선로를 넘어 다니는 이 동독의 철도원을 동서독 간 치열한 정보전의 소용돌이 속에 배치시켜, 분단된 독일, 반목하는 동독과 서독 사이에 다리를 놓고 싶은 작가 자신의 소망을 간접적으로 드러냈다.
이야기는 1956년 가을, 작가가 가상으로 설정한 동독의 도시 예리효를 배경으로 진행된다. 동독 국가안전부 소속의 롤프스는 서베를린의 NATO 사무실에서 일하는 게지네를 포섭하기 위해 그녀의 주변 인물들에게 접근한다. 게지네를 어머니처럼 돌봐주었던 야콥의 어머니 압스 부인은 롤프스와 만난 뒤 위협을 느끼고 급히 서독으로 도망쳐 버린다. 롤프스는 다음으로 게지네와 오누이처럼 자란 야콥에게 접근해 게지네를 동독으로 초청하라고 설득한다. 며칠 후 게지네는 위험을 무릅쓰고 야콥을 찾아오고, 두 사람은 예리효의 고향집까지 가지만 결국 롤프스의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 없음을 깨닫고 그와 협상한다. 롤프스는 게지네와 서베를린에서 다시 만난다는 조건 하에 그녀를 서독으로 돌려보내 준다. 야콥은 어머니와 게지네를 만나러 짧은 시간 서독을 방문하지만, 그곳에 남으라는 두 사람의 설득에도 불구하고 동독으로 되돌아온다. 그리고 안개가 잔뜩 낀 어느 새벽, 알수 없는 사고로 선로에서 목숨을 잃는다.
당시 독일은 베를린 장벽이 건설(1961)되기 전이었고, 분단은 되었지만 동서독 간 이동이 가능한상태였다. 동독 출신인 욘존도 1959년 데뷔작인 『야콥을 둘러싼 추측들』을 출간하고 서베를린으로 이주했다. 그리고 분단이라는 주제를 정면으로 다룬 최초의 작가로 구미 각국에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이 작품은 분단된 두 독일 사이에 존재하는 이질감과 이해의 어려움 그리고 분단 상황이 개인에게 미치는 영향을 포착하는 방식으로 분단 문제에 접근했다. 또한 동독에서 금기시되었던 주제인 슈타지를 본격적으로 다루어, 그 기능과 활동, 영향 등을 구체적으로 드러내기도 했다. 이러한 이유로 『야콥을 둘러싼 추측들』은 분단이라는 첨예한 대립의 상황에서는 물론 독일 통일 후 분단과 동독을 재조명하는 과정에서도 많은 주목을 받으면서 독일 분단 문학의 대표작으로 인정받고 있다.
작가 소개
저자 : 우베 욘존(Uwe Johnson)
1934년 현재는 폴란드에 속하는 포메른 지방의 카민에서 태어나 메클렌부르크의 안클람에서 성장했다. 아홉 살 때 레크니츠로 피난 가고 열네 살 때 아버지가 소련의 수용소에서 사망하는 등 제2차 세계 대전의 파고 속에서 나치즘 몰락을 경험했다.
동독 건설기인 1949년에 자유 독일 청년단에 가입, 열성적인 사회주의자가 되지만 폭력적으로 진행되는 동독의 사회주의에 좌절하고 1953년 탈퇴했다. 나치즘과 사회주의 두 번에 걸친 정치적 열광과 실망은 욘존이 현실을 인식하는 태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쳐서, 이후 그의 문학 세계에는 섣불리 판단하지 않고, 대상에 대해 거리를 두고, 어느 한쪽을 편들지 않는, 이른바 \'비판적 중립\'을 지키는 태도가 일관되게 드러난다. 1956년 어머니가 서독으로 이주했고, 번역이나 편집 일로 생계를 유지하던 그도 1959년 『야콥을 둘러싼 추측들』을 출간하고 서베를린으로 이주했다. 이 작품으로 \'두 독일의 작가\'라는 별칭을 얻었고, 47그룹으로 활동하면서 1960년 폰타네 상을 수상했다. 산문집 『카르쉬』 장편소설 『두 가지 견해』『기념일들』을 출간하고 서독 펜 클럽 회원, 서베를린 예술원 회원으로 활동했으나, 동독... 과 서독 모두에서 의심의 눈초리를 받고 방황하다 결국 1974년 제3국인 영국에 정착했다. 이듬해부터 심장질환에 시달린 데다 동독 슈타지가 그의 아내를 비공식 정보원으로 포섭하고 감시해 왔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큰 충격을 받았다. 영국 시어니스 지방에서 외롭게 지내다 1984년 마흔아홉의 나이로 죽음을 맞이했다. 다른 작품으로 『클라겐푸르트로의 여행』『베를린의 일들』『부수 현상』『어느 불행한 남자의 소묘』 등이 있다.
역자 : 손대영
서울대학교 독어교육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우베 욘존의 작품에 나타난 분단 현실의 문학과 형상화-\'야곱에 대한 추측\'을 중심으로』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같은 대학원에서 박사 과정을 수료했으며 현재 명덕의 국어고등학교에서 독일어를 가르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