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과학 109호 - 2022.봄
문화과학사 / 이광석, 권범철, 김현우, 김상민, 채효정, 한재각, 김성윤, 김병권, 정원옥, 송은영, 박상은, 심광현, 정정훈, 이동연, 손희정, 서영표, 에티엔 발리바르, 최원, 박찬국, 라 / 2022.03.10
18,000
문화과학사소설,일반이광석, 권범철, 김현우, 김상민, 채효정, 한재각, 김성윤, 김병권, 정원옥, 송은영, 박상은, 심광현, 정정훈, 이동연, 손희정, 서영표, 에티엔 발리바르, 최원, 박찬국, 라
109호 ‘기후 생태 커먼즈’는 ‘인류세’적 위기 상황을 벗어나기 위한 이론적 진단과 더불어, 구체적인 생명 공생의 실천 의제를 고민하고 그로부터 다른 삶을 모색하기 위한 대안을 모색하였다. 국내외 기후위기 대응의 교착상태를 벗어나기 위해 생태 실천적인 문제의식을 강조하는 것과 더불어, ‘기후약자’와 ‘생태난민’ 스스로 그리고 함께 구성하는 자율적 생태 실천의 가능성을 타진하고 자본주의체제 전환 기획으로서 생태주의 논점 제시한다.109호를 내며/ 이광석·권범철·김상민
특집 / 기후 생태 커먼즈
045 ‘탈’인류세의 기후생태 정치학을 위하여 / 이광석
073 생태위기와 돌봄의 조건 / 권범철
093 기후위기의 현실 대안으로서의 탈성장 / 김현우
108 위를 보라! : 기후위기 극복을 위해 돌파해야 할 몇 가지 난관들 / 김상민
128 은행을 접수하라 : 금융세의 자본주의와 기후위기 / 채효정
152 한국에서 기후정치는 가능한가 : 기후정의 동맹의 도전 / 한재각
동시대 분석
173 ESG, 기업이 환경적·사회적 책임을 진다면 / 김성윤
188 국내 플랫폼 경제의 독점화 경향 및 정책 대안 / 김병권
207 블랙리스트 사건은 극복되는 중인가 : 문화예술인 시국선언 5주년의 진단과 과제 / 정원옥
텍스트의 재발견
223 서울의 ‘에이도스’를 찾아서 / 송은영
- 강내희의 『서울의 생김새 : 자본주의 도시적 형태의 시학』
234 애플과 폭스콘을 통해 본 세계 전자산업의 현주소 / 박상은
- 제니 챈, 마크 셀던, 푼 응아이의 『아이폰을 위해 죽다 : 애플, 폭스콘, 그리고 중국 노동자의 삶』
특별 좌담
245 심광현, 문화사회를 향한 여정 / 심광현·정정훈·이동연·손희정
이론의 재구성
279 생태주의, 페미니즘, 그리고 사회주의 : 위기의 시대, 전환의 길 찾기 / 서영표
305 생명정치적 개념으로서의 인간종 / 에티엔 발리바르, 최원 옮김
이미지 큐레이팅
박찬국, 동대문옥상낙원DRP 외
라이스 브루잉 시스터즈 클럽, 《꼭꼭 씹어 뱉기》외계간 『문화/과학』 109호 ‘기후 생태 커먼즈’ 특집호 발간
- 특집 <기후 생태 커먼즈>: 동시대 생태주의적 실천의 운동성을 확장하기 위해, ‘기후정의’ 관련 실천 담론과 생태 대안에 관한 6편의 특집 원고 수록!
- 이번 109호 ‘기후 생태 커먼즈’는 ‘인류세’적 위기 상황을 벗어나기 위한 이론적 진단과 더불어, 구체적인 생명 공생의 실천 의제를 고민하고 그로부터 다른 삶을 모색하기 위한 대안을 모색!
- 국내외 기후위기 대응의 교착상태를 벗어나기 위해 생태 실천적인 문제의식을 강조하는 것과 더불어, ‘기후약자’와 ‘생태난민’ 스스로 그리고 함께 구성하는 자율적 생태 실천의 가능성을 타진하고 자본주의체제 전환 기획으로서 생태주의 논점 제시!
- <이론의 재구성>은 생태 특집과 연결해 심화해 읽으면 좋은 두 편의 이론 글 게재! 정치철학자 에티엔 발리바르의 글을 포함해 두 편의 글은 생태주의적 전환의 올바른 방향과 그 안에서 인간의 종으로서의 의미에 대한 철학적 성찰을 담고 있음
- <동시대 분석>에서는 환경, 사회, 지배구조를 뜻하는 ESG 경영 담론과 관행에 대한 비판적 분석, 국내 플랫폼 기업들의 반경쟁적 독과점 현실에 대한 비판과 정책 대안을 제시하는 글 수록!
* 109호 특집 <기후 생태 커먼즈>
오늘날 ‘재난자본주의’ 아래 벌어지고 있는 생태위기 문제에 대한 비판적 이해와 성찰, 그리고 실천이 요구된다. 시간이 갈수록 우리의 생태를 회복 불가능한 상태로 몰아가는 자본주의 현실만이 크게 목도된다. 체제의 전환과 생태 대안에 대한 실질적인 구상이 절실하다. 이에 대응해 『문화/과학』 2022년 신년 봄호(109호)는 ‘기후 생태 커먼즈’를 특집 주제로 다뤘다. 이번 호를 통해 무엇보다 기후온난화 과정에서 다치고 누락되는 생명 약자와 ‘생태 난민’의 안녕과 번영을 아래로부터 도모하려는 자율의 조직적인 실천운동을 주목하고 있다. ‘기후 생태 커먼즈’는 이의 적절한 개념어로 채택되었다. 즉 국가와 기업이 구사하는 ‘녹색 위장술’에 크게 휘둘리지 않으면서도, 생태 약자들 그들 자신이 ‘기후정의’에 입각해 일종의 커머닝 공동체를 만들어내는 자율 실천의 흐름을 지칭한다. 여기서 언급하는 ‘기후정의’는 기후위기를 둘러싼 모순의 실체와 핵심이 결국 자본주의체제의 자연과 종 수탈에서 배태된 ‘부정의’와 근원적으로 얽혀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즉 자본주의의 체제 모순을 해결하지 않고는 현 기후 대응의 고착 상황을 영영 벗어나기 어렵다는 점을 강조한다. 기후 생태 커먼즈는 이 같은 기후정의의 생태인권적인 관점을 실현하고, 현재의 지구 공동의 위기 상황에 대한 생태 약자 주도의 구체적인 실천 방법으로 볼 수 있다. 즉 109호 ‘기후 생태 커먼즈’ 특집은 국내외 기후위기 대응의 교착상태를 벗어나기 위해서 ‘기후정의’에 입각한 생태 실천적인 문제의식을 강조하는 동시에, 기후 약자 스스로의 자율적 생태 실천의 가능성을 타진하고자 한다.
**<109호 특집 : ‘기후 생태 커먼즈’>는, 이제까지 『문화/과학』이 중요하게 다뤄왔던 생태학적 논의의 연장선상에서 6편의 특집 원고를 싣고 있다.**
이광석의 글은 동시대 지구 위기를 특징적으로 읽어내려는 상황 인식들, 즉 ‘인류세’ ‘자본세’ ‘툴루세’로 대별되는 지구 생태주의의 입장차를 확인하고, 이들이 지닌 입장이 기후 실천과 연결되는 지점과 이의 통합 가능성을 타진한다.
권범철은 세계를 돌보는 ‘우리’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조건을 살핀다. 특히 그는 노동을 거부/문제화하는 힘을 키우기 위해서는 서로를 돌보는 커먼즈가 필요하며 이는 다시 세계를 돌보는 ‘우리’의 토대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김현우의 글은 탈성장의 관점에서 여러 환경운동 조류들을 연결하여 대항 담론을 키워가자고 강조한다. 특히 그는 대항 헤게모니의 연합정치를 구상하는 낸시 프레이저의 관점을 받아들여, 탈성장, 환경정의, 그린뉴딜을 가로지르는 ‘횡단환경적 동맹’ 구축을 제안한다.
김상민은 영화 〈돈 룩 업〉을 경유하여, 다가오는 기후위기의 문제를 직접 그 자체로 다루기보다는, 지금의 기후위기에 대한 우리의 사유와 실천을 가로막는 것들, 즉 부인주의, 약탈적 자본주의, 기술만능주의, 그리고 염세주의를 비판적으로 탐색한다.
채효정은 금융자본을 기후위기의 핵심 주범으로 지목한다. 금융시장을 통한 녹색산업 활성화나 녹색투자는 위기에 대한 좋은 신호가 아니라 위험한 신호로 읽어야 하며, 이 ‘금융세’의 생산관계와 권력관계를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재각은 국내 기후위기에 대한 시민, 대선 후보자, 정당 들의 인식과 입장을 살피면서 여전히 기후정치가 지지부진한 상태에 머물러 있다고 진단한다. 그 돌파구로 그는 기후운동 진영과 진보정당이 연대하는 ‘기후정의 동맹’ 구축을 제안한다.
* <동시대 분석>에는 세 편의 글을 실었다.
김성윤은 환경, 사회, 지배구조를 뜻하는 ESG 경영 담론과 관행에 대해 분석하면서, 이것이 위기에 처한 환경과 사회에 정의를 실현하는 듯 보이는 것과 거리가 멀다고 경고한다.
김병권의 글은 국내 플랫폼 기업들이 반경쟁적 독과점 행위를 통해 독점적 지위를 차지하고 있는 현실을 비판적으로 살핀다. 이들 기업을 규제할 수 있는 공정한 디지털 플랫폼 정책을 요청한다.
정원옥의 글은 이명박-박근혜 정부가 문화예술계를 대상으로 사찰, 검열, 감시, 배제 등을 행했던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태’를 성찰적으로 고찰한다.
* <텍스트의 재발견>에는 두 편의 주제서평을 실었다.
송은영은 『서울의 생김새』에 대한 서평에서, 서울의 생김새를 규정하는 신자유주의적 금융화의 구조적 법칙에 대한 저자의 주목에 비해 그 ‘법칙’을 벗어나는 주체의 운동을 설명하는 데 소홀할 수 있음을 지적한다.
박상은은 책 『아이폰을 위해 죽다』에서, 폭스콘 등 외주화된 전자 제품 및 부품을 생산하는 업체들의 문제와 삼성전자와 같은 국내 재벌의 기업 책임을 동시에 포개어 읽기를 시도한다.
* <특별 좌담>을 마련했다.
『문화/과학』에 헌신했던 심광현의 지난 활동과 이론적 실천의 궤적, 그리고 앞으로의 계획을 독자들과 나누기 위한 좌담을 기록했다. 좌담에서는 손희정, 정정훈, 이동연이 그와 함께한다.
* <이론의 재구성>에는 ‘기후 생태 커먼즈’ 특집과 연결해 심화해 읽으면 좋은 두 편의 글을 실었다.
서영표는 녹색 뉴딜로 대표되는 생태위기에 대한 최근의 경제적 대응을 넘어 맑스주의 경제학 비판, 페미니즘 경제학, 생태주의 경제학이 결합된 탈-성장으로의 전환을 촉구한다.
다음으로, 에티엔 발리바르의 글(옮긴이: 최원)을 실었다. 그는 지구 행성의 위기가 우리 인간종, 인류의 존재론적 지위에 대한 어떤 새로운 사유를 펼쳐낸다는 점을 일깨운다.
마지막으로, 심소미의 <이미지 큐레이팅>은 생태 실천의 예술 상상력을 형상화한 작가 박찬국과 라이스 브루잉 시스터즈 클럽의 현장 작업을 소개하고 있다.
109호 특집 : <기후 생태 커먼즈> (책임편집: 이광석·권범철·김상민 편집위원)
발간사 : 생태 전환의 실천 과제
기후위기의 문제는 분석과 이론의 문제를 넘어서 점차 실천과 행동에 그 무게가 실리고 있다. ‘불타는 지구’라는 기후 정세와 비상사태를 벗어날 해법은 우리의 생태 실천에 달려 있다. 지구행성의 동시대 위기를 지칭하는 ‘인류세’ 현실이 헛된 아우성이 되지 않으려면, 당장의 기후위기 해소는 물론이고 ‘생태 난민’을 살리는 체제 전환의 장기적 전망이 필요하다. 비판적 지식 생산과 관련해서는, 생태적 사유를 담은 정치철학과 신유물론의 비판적 독해, ‘탈’인간중심주의에 기댄 생태 패러다임의 재구성, 현장에 무게가 실린 새로운 생태 실천과 기후행동의 생태정치학 모색 등이 요청된다.
자본주의 현실과 지구의 미래를 우려하는 연구자라면, 오늘날 ‘재난 (생명) 자본주의’ 아래 벌어지고 있는 생태 문제의 본질에 대한 비판적 이해와 성찰적 자세가 더욱 요청된다. 발전과 성장, 기술 만능이라는 변종 프레임이 지구 환경을 갈수록 회복 불가능한 상태로 몰아가는 현실에서 동시대 자본주의체제의 전환에 대한 실질적인 구상이 절실하다. 이에 응해 『문화/과학』 2022년 신년 봄호(109호)는 ‘기후 생태 커먼즈’를 특집 주제로 다룬다. 이를 통해 (비)인간종과 생명 약자가 더불어 함께 살 수 있는 생태정치의 급진적 가능성을 타진하고자 했다.
‘기후 생태 커먼즈’는 기후온난화 과정에서 다치고 누락되는 생명 약자와 ‘생태 난민’의 안녕과 번영을 아래로부터 도모하려는 자율의 조직적인 실천운동에 해당한다. 이는 국가와 기업이 구사하는 ‘녹색 위장술’에 크게 휘둘리지 않으면서도, 생태 약자들 자신이 ‘기후정의’에 입각해 커머닝 공동체를 만들어내는 자율 실천의 흐름을 지칭한다. 여기서 기후정의는 기후위기를 둘러싼 모순의 실체와 핵심이 결국 자본주의체제의 자연과 종 수탈에서 배태된 ‘부정의’와 근원적으로 얽혀 있으며, 이의 모순을 해결하지 않고는 현 고착 상황을 영영 벗어나기 어렵다는 점을 강조한다. 더불어, 기후정의는 우리에게 지금과 다른 체제로의 전환에 주저하거나 기후위기를 배태하고 있는 자본주의의 파괴적 본성을 외면하는 ‘녹색성장주의’나 ‘탄소환원주의’를 경계하는 입장에 서 있다. 기후 생태 커먼즈는 이 같은 기후정의의 생태인권적인 관점을 실현하고, 현재의 지구 공동의 위기 상황을 넘어서려는 구체적인 실천 방법으로 볼 수 있다.
국제 비판 이론 진영에서 보자면, 『뉴레프트리뷰』가 생태정치적 쟁점을 거의 매 호 시리즈로 기획해 그린뉴딜과 탈성장 논쟁 등 지난 수년간 집중된 논의를 펼치고 있다. 일본의 『현대사상』 또한 생태맑스주의와 인류세 관련 논의를 꾸준히 생산해오면서 생태주의 관련 비판적 지식 생산을 주도하고 있다. 그동안 우리 『문화/과학』은 생태주의 논의를, 좀 더 장기 체제 전환의 기획과 연동된 논의로 만들어내려는 노력보다는 정세 요인에 맞춰 특집 기획을 진행한 아쉬움이 있다. 그럼에도 조금 위안을 삼는다면 2008년 광우병 파동 이래 『문화/과학』 편집위가 적어도 생태주의적 쟁점과 문제의식을 지속적으로 다루어왔다는 데 있다.
『문화/과학』은 이미 97호 ‘인류세’ 기획을 통해 현재의 급박한 지구 시스템의 위기를 둘러싼 이론적이고 인식론적인 논쟁 지형을 진단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번 109호 ‘기후 생태 커먼즈’는, ‘인류세’적 위기 상황을 벗어나기 위한 이론적 진단에 이어서 구체적인 생명 공생의 실천 의제를 고민하고 그로부터 다른 삶을 모색하기 위한 대안과 방향을 살피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문화/과학』 편집위는 이제까지 ‘생태주의’(2008, 56호), ‘동물과 문화연구’(2013, 76호), 그리고, 앞서 ‘인류세’(2019, 97호) 특집호에서 집중적으로 생태 문제를 다뤄왔다. 『문화/과학』의 생태주의 논의는, 2008년 광우병 공포와 유전자변형식품(GMO) 소비에 대한 시민의 공포라는 당대 화두를 특집 ‘생태주의’를 통해 점검했던 것이 그 본격적인 첫 시작이라 할 수 있다. 2013년에는 전국 구제역 발생과 동물 무차별 집단 살처분, 반려견 인구 증가, 유기견 학대와 도살 등이 사회문제가 되면서 동물권 문제를 이론·실천적으로 다뤘던 ‘동물과 문화연구’ 특집으로 이어졌다. 2019년은 미세먼지, 종 절멸 상황, 기후위기 등 급박한 지구 재난 위기 상황으로 야기된 글로벌 ‘인류세’ 담론의 비판적 분석에 집중해 특집을 구성했다. 이렇듯 특집 출간 시기마다 생태위기와 관련된 사회 쟁점들이 맞물려왔다고 볼 수 있다.
109호 ‘기후 생태 커먼즈’ 특집은 ‘신기후 체제’ 이래 진행되는 국내외 기후위기 대응의 교착 상태를 벗어나기 위한 생태실천적인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 기후 약자 스스로의 자율적 생태 실천의 가능성을 타진하고 자본주의 현실 전환 기획으로서 생태주의에 대한 보다 선명한 걸음을 내딛고자 하는 것이다. 이번 ‘기후 생태 커먼즈’ 특집은, 확대해 보면《문화/과학》편집위원 3기 체제의 이론·실천적 방향을 세우고자 기획했던 ‘커먼즈’(2020, 101호)의 이론적 문제의식과 닿아 있으며, ‘신유물론’(2021, 107호) 기획에서의 철학적 성찰을 통해 (비)인간종들 사이 평평한 존재론적 관계와 탈인간중심주의적 사유로 기후위기를 바라보는 입장과 환경문제의 인식론적 전환을 재차 연결하는 중요한 시도라고 할 수 있다.
<특집: 기후 생태 커먼즈>
109호 특집 주제 ‘기후 생태 커먼즈’는, 이제까지 『문화/과학』이 다뤄왔던 다면적인 생태학적 논의의 연장선상에 있다. 이번 호에서는 이를 좀 더 동시대 실천의 맥락에서 확장하기 위해, ‘기후정의’ 관련해 담론 생산과 생태 실천 논의를 주도해 왔던 외부 필자 3인과 기획편집위원 3인으로 총 6편의 특집 원고를 꾸렸다.
이광석의 글 「‘탈’인류세의 기후 생태 정치학을 위하여」는 동시대 지구 위기를 특징적으로 읽어내려는 상황 인식들, 즉 ‘인류세’ ‘자본세’ ‘툴루세’로 대별되는 입장차를 확인하고, 이들이 지닌 기후 실천과의 통합 가능성을 살핀다. 그는 ‘기후 생태 커먼즈’, 즉 자연과 인간 수탈의 자본주의체제 전환이라는 장기 기획과 함께, 생태 난민 스스로 그리고 함께 일구는 상호 돌봄의 커먼즈 공동체와 기후 약자들이 맺는 생태 동맹의 실천을 제안한다.
권범철은 「생태위기와 돌봄의 조건」에서 세계를 돌보는 ‘우리’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조건을 살핀다. 자본주의는 노동을 끝없이 부과하여 사회에 대한 지배력을 유지하는 체계이고, 그런 탓에 우리는 노동에 매몰되어 세계를 돌보기보다는 각자의 본분에 충실한 삶을 살아간다. 이 글은 그러한 노동을 거부/문제화하는 힘을 키우기 위해서는 서로를 돌보는 커먼즈가 필요하며 이는 다시 세계를 돌보는 ‘우리’의 토대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김현우의 글 「기후위기의 현실 대안으로서의 탈성장」은 탈성장의 관점에서 여러 환경운동 조류들을 연결하여 대항 담론을 키워가자고 강조한다. 즉 그는 기후위기에 대한 전통 맑스주의, 그린뉴딜의 논의를 살피면서 이를 탈성장의 관점에서 반박한다. 그러면서도 그는 대항 헤게모니의 연합정치를 구상하는 낸시 프레이저의 관점을 받아들여, 탈성장, 환경정의, 그린뉴딜을 가로지르는 ‘횡단환경적 동맹’ 구축을 제안한다.
김상민의 「위를 보라! : 기후위기 극복을 위해 돌파해야 할 몇 가지 난관들」은 영화《돈 룩 업》을 경유하여, 다가오는 기후위기의 문제를 직접 그 자체로 다루기보다는 오히려 지금의 기후위기에 대한 우리의 사유와 실천을 가로막는 것들, 즉 부인주의, 약탈적 자본주의, 기술만능주의, 그리고 염세주의를 통해 탐색한다. 그는 기후위기의 극복을 위해 그 징후들의 객관적 사실성을 인정하고, 자본-기술-정치권력 연합체에만 해결책을 맡기지 않으며, 결국 기후변화에 따른 종말을 피할 수 없다는 무력감에 빠지지 않으면서, 지속적으로 인류의 거대한 전환을 요구해야 한다고 말한다.
채효정은 「은행을 접수하라 : 금융세의 자본주의와 기후위기」에서 금융자본을 기후위기의 핵심 주범으로 지목한다. 금융시장을 통한 녹색산업 활성화나 녹색투자는 위기에 대한 좋은 신호가 아니라 위험한 신호라는 것이다. 그는 금융세의 생산관계와 권력관계를 근본적으로 바꾸지 않은 채 탄소중립 같은 숫자놀음으로는 결코 당면한 기후위기를 막을 수 없기에, 시장과 기술 위주의 기후위기 담론을 보다 정치적으로 확장하자고 주장한다. 그에게 은행의 접수는 그 첫걸음이다.
한재각이 쓴 「한국에서 기후정치는 가능한가 : 기후정의 동맹의 도전」은 국내에서 기후정치의 가능성을 진단하고 모색하는 글이다. 그는 기후위기에 대한 시민, 대선 후보자, 정당 들의 인식과 입장을 살피면서 여전히 기후정치가 지지부진한 상태에 머물러 있다고 진단한다. 이에 대한 돌파구는 급진적인 목소리를 내는 기후운동 진영과 진보정당이 연대하는 ‘기후정의 동맹’ 구축이다. 그는 체제 전환을 이끌어나갈 이러한 동맹 구축이 새로운 정치세력의 틀거리가 될 수 있다고 본다.
<동시대분석>
《동시대 현실 분석》으로는 세 편의 글을 수록했다. 먼저 특집 주제에 직접적으로 맞닿아 있는 김성윤의 「ESG, 기업이 환경적·사회적 책임을 진다면」은 환경, 사회, 지배구조를 뜻하는 ESG 경영 담론과 관행에 대해 분석하면서, 최근의 그린 뉴딜과 ESG와 같은 현상의 기원을 지난 20여 년 동안 있었던 신자유주의적 자본주의의 실패에서 찾는다. 그는 ESG 투자와 경영의 성공은 일면적으로는 위기에 처한 환경과 사회에 정의를 실현하는 것일 수 있지만, 심층적으로는 사회에 의한 시장의 재착근화가 아닌 시장에 의한 사회의 역착근화 양상을 띨 공산이 크다고 경고한다.
김병권의 「국내 플랫폼 경제의 독점 경향과 정책 대안」은 국내 플랫폼 기업들이 반경쟁적 독과점 행위를 통해 독점적 지위를 차지하고 있는 현실을 비판적으로 살핀다. 그는 온라인 쇼핑, 마켓플레이스, 택시 호출 중개 등 국내 플랫폼 시장에서 지배적 위치를 차지한 후 수직 통합이나 수수료 인상 등을 통해 경쟁을 제한하고 이용자에게 오히려 부담을 떠넘기는 이러한 기업들을 규제할 수 있는 공정한 디지털 플랫폼 정책을 요청한다.
정원옥은 「블랙리스트 사건은 극복되는 중인가: 문화예술인 시국선언 5주년의 진단과 과제」에서 이명박-박근혜 정부가 문화예술계를 대상으로 사찰, 검열, 감시, 배제 등을 행했던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태’를 다룬다. 그녀는 적폐청산을 국정과제로 삼았던 문재인 정부가 끝나는 시점에서, 과연 블랙리스트 사태에 대한 진상조사, 피해자 회복 조치, 정치적 책임, 재발 방지 노력 등의 측면에서 어떤 성과를 남겼는지를 따져 묻고 있다.
<텍스트의 재발견>
《텍스트의 재발견》코너에는 두 권의 책에 대한 두 편의 글을 실었다. 송은영의 「서울의 ‘에이도스’를 찾아서」는 강내희의 신간, 『서울의 생김새』에 대한 서평이다. 그는 이 책이 서울을 다룬 다른 책들과 달리 서울의 생김새를 규정하는 신자유주의적 금융화의 구조적 법칙에 주목한다는 점에서 차별성과 강점을 지니지만, 그 강점이 ‘법칙’을 벗어나는 주체의 운동을 설명하는 데 있어서는 약점이 될 수도 있다고 지적한다.
박상은의 글 「애플과 폭스콘을 통해 본 세계 전자산업의 현주소」는 제니 챈, 마크 셀던, 푼 응아이의 『아이폰을 위해 죽다』에 대한 서평이다. 서평자는, 폭스콘 등 외주화된 전자 제품 및 부품을 생산하는 업체들이 글로벌 공급사슬 내에서 벌이는 유연한 노동관리 전략, 작업장 위험과 환경오염, 젊은 노동자들의 희망과 저항 등 공저자들이 언급한 내용을 다루면서, 이를 단지 외국의 사례로 참고하기보다는 우리도 삼성전자와 같은 재벌기업의 책임을 묻는 조사와 연구로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특별 좌담>
『문화/과학』에 헌신했던 심광현의 지난 활동과 이론적 실천의 궤적, 그리고 앞으로의 계획을 독자들과 나누기 위한 기록이다. 「심광현, 문화사회를 향한 여정」이라는 이 특별 좌담에서는 손희정, 정정훈, 이동연이 그와 함께한다. 이 좌담 기록에서 심광현의 이론과 실천이 만나는 여러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 것이다.
<이론의 재구성>
《이론의 재구성》에서는 생태 특집과 연결해 심화해 읽으면 좋은 두 편의 글을 실었다. 이들은 생태주의적 전환의 올바른 방향과 그 안에서 인간의 종으로서의 의미를 묻고 있다. 우선 서영표는 「생태주의, 페미니즘, 그리고 사회주의 : 위기의 시대, 전환의 길 찾기」에서 지금의 생태/기후위기는 녹색 뉴딜과 같은 국가와 자본에 의한 대규모 개입과 해결책에도 불구하고 에너지 전환이나 온실가스 감축과 같은 협소한 문제로 축소되어버렸다고 본다. 이에 과학 담론으로서의 인류세와 포괄적 정치경제 전략인 녹색 뉴딜로 대표되는 생태위기에 대한 최근의 경제적 대응을 넘어 맑스주의 경제학 비판, 페미니즘 경제학, 생태주의 경제학이 결합된 탈-성장으로의 전환을 촉구한다.
다음으로, 에티엔 발리바르의 글 「생명정치적 개념으로서의 인간종」을 철학자 최원의 번역으로 실었다. 발리바르는 코로나19 팬데믹과 더불어 새롭게 펼쳐진 현재의 상황과 인류세라는 새로운 지구행성적 차원의 파괴적 결과들이 우리 인간종, 인류의 존재론적 지위에 대한 어떤 새로운 사유를 펼쳐낸다는 점을 보여준다. 다른 생물종, 유기체 등과 관계 맺는 환경 내에서의 공진화 등을 고려할 때 지금의 우리 인간종에 대한 새로운 이해가 하나의 철학적 과제로 제기된다.